김은주 저
요나스 요나손 저/임호경 역
티나 실리그 저/이수경 역
오지은 저
윤석윤 저
박성만 저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은 요나스 요나손 작가의 작품이다.
요나스 요나손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나도 맨 처음 그 책을 읽었을 때 주인공인 100세 노인 알란의 모험담과 중간중간 보이는 작가의 유머와 풍자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필체와 요나스 요나손의 문장 구성력과 글의 구성이 여타 다른 소설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주인공이 100세 노인이라는 평범하지 않은 인물의 설정과 기상천외한 모험들이 참 인상깊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으로 인구 천만의 나라 스웨덴에서 120만 부, 전 세계적으로 1천만 부 이상 판매 기록을 세웠다. 그에 대한 후속작이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이다. 이 책의 집필 동기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그건 내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나는 유사이래 가장 한심한 시대였을 지난 세기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이미 다해버렸다. 나는 내 메시지를 따스하고 유머스럽게 포장했다. 내 책은 전 세계에 퍼져나갔다. 하지만 세상은 더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는 느낌이 조금씩 자라나기 시작했다. 내 나름의 방식으로, 혹은 알란의 방식으로 말이다. '
이렇게 하여 100세 노인은 다시 한번 모험을 떠난다. 이번에는 북한, 미국, 독일 등 각 세계 지도자들을 만나면서 말이다. 알란은 이제 101세 노인이 되었다. 이 책의 중심 소재는 핵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등을 소재로 하여 북한과 미국의 관계, 북한을 비해화시키려는 UN과 각 세계 여러나라들의 노력 등이 해학적이고 풍자적으로 나와있다. 나는 이 책에서 김정은, 트럼프, 앙겔라 메르켈 등 세계 유명 지도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의 정치 견해와 의견 등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작가인 요나스 요나손이 국제적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얼마나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연구를 해왔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초점을 맞추어 북한으르 비핵화시키려는 UN을 포함한 유럽, 미국 등 강대국들의 노력과 행동 등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면 101세 노인은 알란은 어떻게 핵을 가지고 도망갈 수 있었을까?
이 과정 또한 너무나 우연하게 시작한다. 그럼 101세 노인이 된 알란은 어디에 있을까? 우선 이 이야기의 시작부터 얘기해보려 한다. 알란, 그는 누구인가? 나이는 101세, 국적은 스웨덴, 이름은 알란 카손, 우여곡절을 겪고 101세가 되어 지금은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요양중에 있다. 그의 친구인 율리유스 욘손과 함께 말이다. 율리우스는 예전엔 도둑, 사기꾼이었다가 알란을 만나 알란과 함께 발리섬에 머물며 아스파라가스 재배자로 새 삶을 시작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도 사기가 포함되어 있지만 말이다. 너무나 평화롭게 발리에서 휴양 생활을 보낸 어느 날 알란의 101세 생일 축하 파티 현장에서 사건은 발생한다. 101세 생일 파티를 축하하며 파티 후 알란과 율리우스는 열기구 여행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해, 열기구에 알란과 율리우스만 타게 되고, 설상 가상으로 열기구가 고장나서 인도양에 불시착하여 표류하게 된다. '이제는 꼼짝없이 죽었구나' 하며 생각하던 그들에게 어선이 지나가는데, 그 배는 콩고에서 우라늄을 밀수하여 북한으로 향하는 북한 배' 명예와 힘' 이다.
101세 노인은 선장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분께 이렇게 말하시오. 제가 최고 영도자님의 모든 문제엑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냈습니다. 이제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은 열간 등압 압축법과 저의 가열 찬 노력 덕분에 전례 없는 번영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꿈도 꿀 수 없었던 드높은 경지에 올라설 것입니다." 라고 말이다. (본문 중에서) 그래서 북한 선장은 101세 노인 알란을 핵무기 전문가로 알고 그를 북한으로 데려 간다. 101세 노인은 김정은을 만나서 이렇게 말한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나와 내 조수가 열간 등압 압축법에 대한 우리의 모든 지식을 북한에 전수하고 그 대가로 일이 끝난 후에 우리가 유럽으로 돌아갈 수 있게씁 최고 영도자께서 좀 도와주십사 하는 것이오." 라고 말이다.(본문 중에서) 이 말을 듣고 김정은은 101세 노인을 잡아두려고 하지만, 101세 노인은 그런 김정은의 속마음을 알고 UN 스웨덴 대사의 도움과 그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우라늄 4킬로그램을 가지고 성공적으로 북한을 탈출하게 된다.
말 그대로 핵을 들고 도망친 것이다. 그는 그 핵을 맨 처음에는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게 맡기려고 했으나, 트럼프의 순수하지 못하고 거짓된 모습에 실망하여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게 된다. 글 중간중간에 현존하는 각 나라의 지도자들이 나오고 그들의 성격이나 인성 등이 서술되어 있는데 그 부분이 참 신선하고 재미있다. 그 서술 중에 작가는 교묘하게 풍자하고 비꼬고 비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부분을 메르켈 총리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친애하는 독일 연방 공화국 총리 메르켈 여사' 나는 내 검은색 태블릿을 통해 여사께서 믿을 만한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스파라거스를 재배하는 내 친구 율리우스와 함께, 나는 우리가 잠시 방문하게 된 북한에서 아주 우연히도 농축 우라늄 4킬로그램을 가지고 나오게 되었습니다. 행운과 대담함 덕분으로 우리와 농축 우라늄은 무사히 미국에 도착하게 되었고, 우리의 계획은 이것을 트럼프에게 맡긴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를 만나 보니 그리 즐겁지가 않았습니다. 그는 쉬지 않고 고함을 처댔으며 그의 성격은 김정은의 그것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중략) 우린 여사께서 이 우라늄을 최선의 방법으로 처리하시리라 믿습니다. (본문 중에서)
이렇게 하여 101세 노인 알란은 스웨덴으로 돌아가 장의 사업에 뛰어든다. 우연히 만난 사비네 욘손과 그의 친구 율리우스와 함께 말이다. 하지만, 이 또한 우여곡절을 겪고 죽음의 위기를 모면하면서 결국에는 아프리카 케냐까지 오게 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 내용들이 전반부의 내용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궁금했고, 이 부분을 작가가 썼을까 궁금했는데 이 모든 이야기의 결말은 북한의 핵과 연결되는 것이다. 원래 북한은 우라늄 4킬로그램을 시험삼아 써보고 성공하면, 우라늄 5벡킬로그램을 밀수해와서 핵무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을 세운 것이다. 그래서 북한이 몰래 콩고의 우라늄 광산으로부터 우라늄 5백 킬로그램을 들어오려다가 일이 잘못되어, 101세 노인 일당에게 꼬리가 잡혀 101세 노인은 이 우라늄 또한 획득하게 된다. 원래 의도하지 않았고, 일부러 추적해서 케냐까지 오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는 이로써 북한이 핵무기 만드는 것을 또 한번 막게 되고 세계를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구하고 세계평화를 지키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 속에는 101세 노인의 낙천적인 성격과 지혜와 위트가 숨겨져 있다. 그런 그였기 때문에 101년 동안 무사히 잘 살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소 결말이 좀 시시해서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또 한번 101세 노인의 기상천외하고 다이나믹한 모험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북한,남한 등 우리 나라 이야기가 나와서 반가운 느낌도 들었지만, 작가를 비롯한 세계인들이 우려와 관심의 눈으로 북한과 우리 나라의 정세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수 있었다. 이에 우리 나라가 대처를 잘 하고 세계 여러나라의 힘의 논리에 휘말리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101세 노인 알란의 모험은 끝났다. 지금쯤 케냐에서 그의 친구 율리우스와 함께 아스파라거스를 재배하며 편안하게 잘 살고 있겠지. 그의 애장품인 검은 색 태블릿으로 세계 여러나라 소식을 들으면서..지금은 코로나 팬데믹에 대해 걱정하고 있으려나. 혹시 다음 번에도 그가 모험을 떠난다면 또 어떤 엉뚱하고 기상천외한 모험을 할지 . 그 때는 102세가 되어있으려나 하고 궁금해진다.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은 세계적으로 천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후속작이다. 전작에서 100세 생일 파티를 앞두고 양로원 창문을 넘어 도망쳤던 알란은 우연히 손에 넣은 갱단의 돈가방을 들고 발리로 도망쳐 친구 율리우스와 함께 고급 호텔에서 지내고 있다. 돈가방에서 돈다발을 뽑아 쓰는 생활에 진력이 날 즈음 알란의 101세 생일이 되고, 열기구를 타고 샴페인 파티를 하려고 했으나 예상치 못한 사고로 열기구가 추락해 망망대해에 표류하게 된다.
'이제 정말(!) 죽는구나!'라고 체념하는 율리우스와 남은 샴페인이나 마시며 구조를 기다리자는 알란.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알란의 말대로 그들 앞에 구조선이 다가오는데, 하필이면 농축우라늄을 몰래 운송 중이던 북한 화물선이었다(ㅋㅋㅋ). 살기 위해 알란은 자신이 핵무기 전문가라고 거짓말을 하고, 결국 알란과 율리우스는 북한 화물선을 타고 북한으로 이송된다. 김정은 앞에서도 자신이 세계 최고의 핵무기 전문가라고, 너희가 그토록 가지고 싶어 하는 핵무기를 직접 만들어주겠다고 거짓말을 해버린 알란과 율리우스는 과연 무사히 이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전작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주로 20세기의 주요 정치 사건들을 그린다면,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은 최근 몇 년 동안 국제 사회에서 주요 이슈로 다뤄졌던 문제들을 그린다. 주인공 알란이 북한, 미국, 독일, 스위스 등을 누비며 김정은, 트럼프, 메르켈, 푸틴 같은 국가 지도자들을 만나고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장면들이 웃음을 자아낸다(한국의 문재인 대통령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나오지 않았다).
전작과의 또 다른 차이점은 알란이 '검은색 태블릿(아마도 아이패드)'를 구입해 시도 때도 없이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확인한다는 것이다. 알란은 전 세계의 뉴스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며 기뻐하면서도, 매 순간 매 장소에서 온갖 비참한 일, 황당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과연 이것들을 다 아는 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알란이 남긴 마지막 말 -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고 있어. 너무너무 많은 것을." - 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 같다.
“따라서 난 이 모든 권력자들에게 〈미안합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너무 불평하지 마쇼, 더 고약하게 쓸 수도 있었으니까〉라고도,
또 〈그래, 내가 만일 그렇게 썼다면 어쩔 건데?〉라고 묻고도 싶다.”
- 머리말 중에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워낙 인상적이어서
후속작은 어떨까 싶어 구매하게 되었다.
두 주인공이 어찌저찌해 전 세계 정상들을 만나게 되는
설정인데 물론 소설이니 작위적 설정이 나올 수 밖에
없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작에 비해 많이 아쉽다.
요나스 요나손의 전편 핵을 들고 도망친 100세 노인을 재미있게 읽고 시간이 한참 흘러서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후편을 읽었다. 전편인 핵을 들고 도망친 100세에 비해서는 뭔가 사건 구성등의 밀도가 좀 떨어지는 것을 느꼈지만 그래도 작가 특유의 위트와 상상력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둘 중 한권만 읽는다면 전작을 추천하지만 둘다 읽는다면 101세 노인도 읽어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