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저/김원중 역
J. M. 바스콘셀로스 저/박동원 역
로널드T.포터-에프론 저/전승로 역
J.M. 바스콘셀로스 저/박동원 역/최수연 그림
모니카 비트블룸,산드라 뤼프케스 공저/서유리 역
이 책을 읽어보려고 맘먹게 된 건 물론 제가 독신으로 살고 있기 때문인 동기가 큽니다. 하지만 정작 이 책을 읽고 있으니 혼자 산다는 것 자체는 독신이라는 빈 그릇일 뿐이며, 그 그릇을 채워나가는 것은 각자의 몫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또한 그와 별개로 독신이라는 태도에 대한 윤리적인 비난도 지나칠 수는 없습니다. 독신자에 대해 사람으로서의 도리와 책임을 저버린 것이라는 뉘앙스의 윤리적 비난 말입니다. 물론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그건 윤리적 문제가 아니라, 그러한 책임과 도리를 다해야 하는 짐을 지더라도 가족이 주는 기쁨을 누리고자 할 것인가 라는 선택의 문제인 것이라고 봅니다. 어쨌든 많은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부분도 있지만, 독신인 저 입장에선 거의 대체로 느꺼온 부분들의 확인이었던 내용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독신의 매력을 느끼는 분들이라면 더더욱이 추천할 만합니다.
도서관에 새로 들어온 책들 중에 '비혼'에 관한 책 하나에 관심이 가서 빌리러 갔었다. 대출가능 상태였는데 그 책은 어디에 있는건지 찾을 수가 없었고 그책 대신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를 빌려왔다. 책제목이나 저자의 이름이나 왠지 낯익었는데 그냥 그렇게 느껴졌을 뿐 저자의 다른 책을 읽어본 것은 아니었다.
아무튼 이 책을 읽고 혼자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 알 수 있었다. 특히 저자가 남자라서 그런지 남자 미혼의 삶은 어떤지 처음으로 알게 됐다. '싱글'이나 '비혼'이나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살게 되면 그렇게 살지 뭐 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그러한 삶을 살아야 한다면 고려해야 할 점이 많았다. 4인용 테이블에 익숙한 사회에서 1인용 테이블에는 나름의 고통이 있었다.
2인 또는 4인 가족의 경우 각자 역할 분담이 가능하다. 그런데 1인 가구는 모든 일을 혼자서 해야 한다. 식기세척기나 로봇청소기, 또는 가사도우미로 가사노동에 투입하는 시간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이것도 그럴 여유가 있는 사람이나 가능할 것이다. 또한, 맞벌이 부부의 경우 한 사람이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퇴사를 한다면 나머지 한 사람의 수입에 의존하여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1인 가구의 경우 소득이 끊기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혼자 산다는 것으로 인하여 생기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쉐어하우스'를 언급한 것이 흥미로웠다. 그것도 지금처럼 쉐어하우스가 유행하기 전인 2013년에.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자가 외국에서 공부를 해서 그런지 외국 사례들이 많이 등장했다. 우리나라도 외국의 선례를 따라갈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비혼 남녀들의 삶이 궁금했다.
주거형태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야기 한다. 통계를 보더라도 1인 가구는 증가하고 있다. 작가는 1인가구가 형태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안정된 사회망속에서 이루어질때 진정한 자신의 독립한 1인 가구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일단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않으면 1인가구는 고독사를 하게 될 가능성이 많아진다. 뉴스에서 많이 보는 고독사 가구는 대부분 1인가구이고 경제적으로 하층민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사회적, 가족적 안전망에서 완전히 소외된 사람들이거나 자신을 사회로부터 자발적으로 소외시킨 사람들이다. 그 이유는 경제적으로 파탄이 났기때문이다. 스웨덴은 선진국이면서도 1인가구 비중이 40퍼센트이상이 되고 있지만은 고독사 문제가 일본이나 우리나라처럼 심하지 않는 나라이다. 그 이유는 1인가구에 대해서 경제적으로 사회안전망이 구축되어 있기때문이고 1인가구들이 우리나라처럼 완전시 고립된 가구가 아니라 서로 연대와 교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성공적인 1인가구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1인가구가 될수 있는 사회안전망이나 국가적 지원이 있어야 하고, 1인가구 사람들이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신의 의미를 찾을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에 덧붙여서 1인가구들이 섬처럼 고립되어 있지않고 서로 연대를 공동체적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개인의 생활이 보장 되면서 어느정도의 연대과 공동체적 규칙속에서 삶을 살 수 있는 공동체가구를 이야기 하고 있다. 많은 선진국에서 이러한 공동체가구가 오랜 사회적 실험에서 안정선을 입증되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미래도 이러한 가구의 모습을 너무 늦기 전에 생각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