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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의 매력은 지금 세상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과학 사이에 섞인 일말의 감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과학은 발전해도 여전히 사람은 살아가고 있으며, 갈등은 발생한다. 그 과정에는 사랑과 슬픔 따위의 감정도 여전히 존재한다. 나는 어쩌면 그런 면에서 SF 소설에 빠지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김초엽 작가가 써 내리는 글의 장점은 현실적인 문제를 적절히 잘 녹여낸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의 SF에 수록된 '인지 공간'도 그러하다.
인지공간은 공동체의 지식을 다루는 곳으로, 일정 수준의 조건을 갖춘다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소위 말하는 오픈 클라우드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인지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지만 신체 조건 또한 인지 공간 접근의 조건이 된다.
어릴 적부터 허약한 이브를 보호해주며 친한 친구 사이가 된 제나는 인지 공간에 들어갈 수 없게 된 이브와 엇나가며 인지 공간에 매료된다. 정신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신체적 성장이 필연적이라는 대목이 인상 깊었다. 신체가 폭넓은 정보를 받아들이며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그릇이 필요하다는 의미일까. 나는 꼭 수반되어야 할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해, 씁쓸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브는 개인의 인지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남들보다 이른 끝을 맞이하게 되었다.
텁텁한 쓴 맛이 느껴지는 엔딩과 제나의 시점에서 이어지는 서술은, 어쩌면 우리에게 한가지 말을 던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번 책모임의 주제는 인문학이었고 세번째로 추천받은 도서는 인지 공간이었다.
이런 편견을 갖고 시작하면 안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작가님의 이전 책을 그다지 흥미롭게 읽지 못했고 인지 공간 역시 똑같은 도입부로 시작했기 때문에 흐린눈을 하지 않기 위해....무던히 애를 썼다. 어떻게 간신히 다 읽었는데 잘 모르겠다. 정말 잘 모르겠다.
집단 지성의 힘을 빌리기 위해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았다. 장애학...접근 가능한 미래....
그렇다면 이브는 공동 지식에 접근할 수 없어서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걸까 아니면 특별하기 때문에 접근가능하지 못했던 걸까. 작가는 그걸 부조리하다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그렇기 때문에 다른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었던걸까
장애를 가진 사람은 특별해야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인가 어떤 변호사 000처럼?
잘 모르겠다...사실 소재 자체도 그다지 흥미를 끌지 못해 ..... 엔딩은 낭만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치만 정말 잘 모르겠음....
내가 다니는 회사는 부천에 있다. 회사에서 십 분쯤 걸어가면 11시 30분에 열어 3시에 문을 닫는 돈까스 가게가 있다. 회사 단지와 애매하게 떨어져 있는 탓인지 오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편이다. 오픈시간에 맞춰 들어가 몇 개 없는 메뉴를 골라 주문을 하면 12시가 다 되어서야 음식이 나온다. 음식이 나오기까지 2~30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몇 번 항의를 받은 것인지 가게 벽에는 '문 즉시 조리를 시작해 나가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 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다른 때라면 밥을 언제 먹고 회사로 복귀하냐고 짜증이 났을 텐데, 책을 읽기 시작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책 한 권을 들고 가게로 향한다. 가는 길은 한적하니 좋다. 좌석이 널찍해 앉아 있기 좋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책을 읽다가 식사를 하고 추가로 음료를 시켜 점심시간이 끝날 때까지 다시 책을 읽으면 이제 반 밖에 지나지 않은 하루가 벌써 보람차다.
이번 북클러버 도서는 <오늘의 SF>이지만, 정확히는 이 책에 실린 '인지공간'이라는 단편이 그 주인공이다.
'인지공간', '김초엽 작가' 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오늘의 SF> 라는 책에 수록된 단편이라는 말을 들으니 덜컥 겁이 났다. SF라니. 전에 <숨> 을 읽었을 때 아, 역시 SF는 나랑 맞지 않는 장르구나. 싶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큰 기대 없이, 아니 오히려 걱정을 안고 책을 구매했다. 그나마 같은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다른 부분은 모르겠지만 '인지공간' 단편 하나는 마음에 들겠지, 싶었는데 마지막 장을 넘기고 새로운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아, 이거 리뷰를 어떻게 써야할까.
책을 들고 앞서 말한 돈까스 가게를 향했다. 늘 먹던 세트메뉴를 시키고 시간을 본 뒤 책을 펼쳤다. 서문을 읽는데 첫 페이지부터 익숙한 지명을 마주하고 반가웠다. <오늘의 SF>의 인트로는 3페이지 하고 한 페이지를 반도 채우지 못하는 짧은 글이다. 보통 서문에는 두루뭉실한 포부나 이 책에 담긴 의의가 얼마나 대단하고 가치있는지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웬걸. 시작부터 지친다는 말로 시작하더니 목차도 아닌데 갑자기 이 책에는 이런 것들이 실려있다는 말을 시작한다. 순서에 맞춰 여기엔 무엇이, 그 다음엔 무엇이, 그리고 그 다음엔… 이건 책을 위한 서문인가 글을 위한 서문인가. 그렇게 하나하나 늘어놓으며 이 글은 이렇게 저 글은 저렇게 보시라 안내해주더니 서문이 끝나버렸다.
이 담백한 퇴장에 감동하는 한 편 익숙한 오타쿠의 기운에 한 번 더 감격했다. 이 책이, 내가 얼마나 환상적인 기획을 했는지 보시라! 가 아니라 이걸 이렇게 먹어야 가장 재밌는데 왜 못 드시는 거예요, 이건 이거 먼저 먹고 그 다음으로 먹어야 해요. 하고 직접 쌈까지 싸서 입에 넣어주는 간절함을 보니 반드시 순서대로 글을 읽어야겠다는 오타쿠 동지로서의 사명감이 불타올랐다. 그 순간 내가 떠올린 건 내가 만들었던 <헌사>였다. 아니, 순서대로 봤을 때 가장 감동적이게끔 만들었는데, 왜 중간부터 빼 드시는거죠?!
결국 밥을 다 먹고 고민하다가 커피를 시켰다. 이건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줘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점심시간이 모자라 두 번에 나눠 읽어야 했다. 누군가 이 글을 보고 책을 산다면 한번 펼친 자리에서 다 읽기를 추천한다.
그전까지 내 머릿속에 있던 sf의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이랬던 것 같다. 장르소설 쪽이라는 생각 때문에 좋아하는 독자층은 좋아한다는 그런 생각. 잘 모르지만 그냥 그럴 것 같다는 '느낌' 때문에 지금까지 쭉 그리 생각해왔었고 내가 즐겨 찾을 분야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데 김초엽 작가님의 지면이 실린 책이라니 너무 반가운 마음에 이건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표지를보면 검은 색 배경위에 책의 목차가 조목조목 쓰여진걸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잡지특성상 여러 사람의 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