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회계원리를 통한 재무제표의 접근은 좋으나, 완전 초보자가 아닌 재무제표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독자로 한정하여 회계원리에 더 치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꿰뚫어본다는 6장의 내용도 재무비율과 기업가치평가기법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루는데, 실제 회사에 적용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마치 기초 회계학의 강의를 교양서에 담은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초보를 위한 회계학에 대한 소개도 아니고, 투자자를 위한 회계원리도 아닌 어중간한 느낌이었다. 아쉽다.
책 표지에는 주식투자자, 직장인, CEO, 대학생 등에게 재무제표 제대로 읽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이라고 씌어있었다.
책을 펼치면 아래와 같은 워런 버핏의 말이 씌어 있다.
재무제표를 알아야 우리가 과연 정확히 분석했느냐가 옳고 그름을 좌우할 것이다.
한 회사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은 재무제표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들어가는 저자의 말...
모두가 다람쥐 쳇바퀴를 돌 듯이 똑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짐작했듯이, 그 오류는 회계 공부를 암기로 시작해 암기로 끝내려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그리도 반복했던 오류를 끊어낼 때가 왔다. 그 시작은 다음과 같은 생각으로부터 비롯된다. ‘회계는 암기가 아닌, 이해를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과연 회계를 이해할 수 있는가? 이다. 길은 있다. 다음의 명제를 명심하면 길이 보인다. ‘모든 회계는 빅피처 아래에 있다.’
회계는 빅피처 속에 엄청나게 세밀한 짜임새를 갖춘 구조이다. 비유하자면 회계학은 아름다운 빅피처에서 출발해 지극히 세부적인 묘사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인 최고가를 기록하는 예술작품과 진배없다. 회계는 마치 거미집과도 같이 코어에서 정교하게 확장된 구조물이다. 이러한 짜임새 있는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한 줄 한 줄의 실타래 속으로 다짜고짜 들어가면 길을 잃고 만다. 그래서 회계를 알려면, 무엇보다도 빅피처를 보아야 한다.
회계를 공부하려는 목적이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부터 말하자면, 마침내 재무제표를 이해하는 것이다.
일단 회계를 알아야 최종 완성물인 재무제표가 보이기 시작한다.
필자는 분명히 말한다. 우리는 재무제표를 볼 때 반드시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한다. 그 어떤 관점은 바로 ‘기업의 진정한 가격(가치)을 온 집중을 다해서 보는 것’이다.
책의 중간에 이런 부분이 나온다.
p.112 회계의 빅피처를 조망한 이후 반드시 해봐야 할 일이 한 가지 있다. 그건 바로 당신의 손으로 재무제표를 한 번만이라도 작성해보는 것이다. 재무제표를 작성해보면,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다.는 복식부기의 정신을 분명히 체험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진실이 피부처럼 와닿는 것이다.
본 챕터에서는 하나하나 스스로 생각하보며 재무제표를 작성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이런 부분은 참 마음에 들었다. 경험보다 좋은 스승은 없다는 명언처럼 말이다.
예전 회사에서 재무제표를 처음 봤을 때가 생각난다. 대차대조표, 차변과 대변,,도무지 뭐가 뭔지 모르는데 기업 분석은 해야하고. 재무제표를 공부하자는 생각은 계속 있어 왔지만, 어렵고 복잡하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공부를 미뤄왔었다.
그때와 지금 달라진 게 있다면 지금은 나의 사업을 목표로 재무제표를 이해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입장이 달라지니 배움에 대한 관심도가 달라진다. 한 번 읽으니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하겠다. 앞으로 몇 번은 더 읽어야 내 것이 될 것 같지만 그래도 필요할 때마다 찾아보며 하나하나 익혀나갈 생각이다.
회계와 재무제표에 대해 접근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그렇지 않다고 바꾼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