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소설은 2008년 12월 21일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주인공 로리는 퇴근길 만원 버스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계획하고 있었다. 그녀의 계획은 매우 단순하고도 친근했는데, 바로 고향에 내려가 오빠네 커플과 함께 폭식을 즐기며 새해가 될 때까지 쭉 동면하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에 빠진 채로 창문 밖을 바라보던 로리는 버스 정류장에 있던 한 남자에게 시선이 멈추었다. 버스 정류장 의자에 앉아 독서에 열중하던 그 남자. 그들은 우연히 눈이 마주쳤고, 로리는 이름도 모르고 말 한마디 나눠보지 못한 그에게 첫눈에 반해버렸다.
새해를 맞이한 로리는 버스 보이를 찾는 것을 새해 계획으로 세우고 매일 그와 만날 날만을 고대하며 보내고 있었지만, 어디에서도 그를 다시 볼 수는 없었다. 그렇게 시간은 또다시 흘러 일 년 뒤… 로리는 절친 세라의 남자친구를 소개받는 자리에서 자신이 애타게 찾던 버스 보이, 잭을 만나게 된다. 바로 친구의 남자친구로 말이다. 로리에게는 친자매만큼 가까운 사이였던 친구 세라였기에, 그녀는 마음이 아팠지만 세라의 남친이 된 버스 보이를 모른척하게 된다. 긴 시간 동안 짝사랑했던 만큼 마음을 떨쳐내기가 어려운 로리, 이상하게 자꾸 여친의 친구에게 신경이 쓰이는 잭, 자신의 절친과 남친이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는 세라. 그들의 삼각관계는 어떻게 진행될지…
가벼운 로맨스 소설이 읽고 싶어서 선택했던 책이다. 뻔한 내용으로 전개되지 않을까 싶어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러면서도 뒷이야기가 궁금해 자꾸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 스토리였다. 소설은 그들이 버스 정류장에서 처음 본 날 이후로 9년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자의 시점에서 그들의 속마음을 번갈아 보여주는 전개 방식은 엇갈리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냈고, 스토리가 더 흥미로워지도록 만드는 장치도 되어 주었다. 이 작품은 소설이 가진 분위기도 그렇고, 머릿속에 장면이 잘 그려진다는 점에서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주인공들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 매우 자주 나오는 덕분에 술이 고파지기도 했다.
<12월의 어느 날>은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로맨스 소설을 찾는 이에게 권해보고픈 이야기였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가독성 좋은 로맨스 소설을 찾는 이에게도 권해볼 만한 책이다.
이 책의 소개를 우연찮게 보게 되고 도저히 궁금해서 참을 수 없음에 고민할 필요도 없이 구매하게 되었다.
[책 소개글 : 크리스마스를 앞둔 저녁, 로리는 지친 몸으로 퇴근길 버스에 앉아 런던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버스가 정류장에 잠시 멈추었을 때, 로리의 눈에 한 남자가 들어온다. 남자는 번잡한 풍경과 동떨어진 것처럼 조용히 책을 읽고 있다. 순간 그가 시선을 느낀 듯 고개를 들고, 로리와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 둘은 번개가 내리치는 듯한 짜릿한 충격을 동시에 느낀다. 몇 초간 숨 막히게 서로를 바라보다 남자가 서둘러 버스에 타려던 그때, 버스가 출발하고 둘은 그대로 엇갈린다.
첫눈에 반한다는 게 이런 걸까? 로리는 남자를 잊을 수 없다. 남자 또한 그럴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로리는 남자를 찾아 런던 이곳저곳을 헤매지만 만날 수 없다. 그랬던 그가 나타난 것은 1년 뒤, 친구들과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다. 친자매와도 같은 소중한 친구 세라가 자신의 애인이라며 데려온 남자가 바로 그 ‘버스보이’였다. 남자의 이름은 잭. 세라는 로리와 잭이 친해지기를 바라며 소개하고, 로리는 심장이 멎는 듯한 고통 속에 그에게 인사한다.
버스 정류장에서의 그 벼락 치는 듯한 눈 맞춤은 오직 로리의 착각이었던 걸까? 운명적 사랑이라 믿었던 것도, 단지 환상에 불과했던 걸까? 그러나 그 순간, 잭 또한 로리를 보고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있었다. 1년 전 로리와의 한순간은 잭에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운명을 믿지 않는 잭이지만, 로리는 그 후로도 종종 꿈에 나와 그의 가슴을 뛰게 했다. 그러나 지금 자신이 사랑하는 건 곁에 있는 여자 친구, 세라다. 이제 로리와 잭은 어떻게 해야 할까? ]
사실 소설이기에 가능한 이야기가 아닌가! 그런데도 왜 빠져들게 되는지..ㅎㅎ
뻔한 사랑이야기일지라도 이 책에서는 사랑의 묘사는 솔직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랑이란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그렇지만 우리는 사랑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을..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다.
이 책을 알게된 건 사실 크리스마스무렵이었다.
하지만 어찌저찌 읽는 것을 미루다가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책을 다 읽고나서 든 생각은 역시 '크리스마스 무렵에 읽었으면 더 좋았겠다'라는 생각이었다.
일단 분위기 자체가 마치 러브액츄얼리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크리스마스가 생각나듯이, 이 책 역시 그런 느낌이다.
로맨스 소설이지만 그 호흡이 매우 길다. 일단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단순이 몇 년에 걸친 이야기가 아닌, 매우 오랜 기간을 거치면서 둘 사이에 서로의 난처한 상황과 감정의 갈등 등이 전개된다.
하지만 그렇기에 마지막에 두 사람이 해피엔딩을 맞이했을 때 내가 느끼는 행복 역시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
물론 두 사람이 사랑을 이루기 위해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야 했던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어떻게 보면 이 두 주인공이 주변사람에게는 민폐로 느껴질 수도 있다. 나 역시도 두 주인공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잘 어울리는 커플이라고 생각하지만, 주변의 인물들이 두 사람의 사랑을 좀 더 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장치로만 소비된 것 같아 조금 불편하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도 그들의 주변인물들에게도 각자 맞는 인연을 찾아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튼 책 분량은 그리 적다고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잘 읽히는 재밌는 책이었다. 아마 겨울이 다시 오면 책을 한 번 더 펴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