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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식스 카운티 (Essex County)

제프 르미어 글그림/박중서 | 미메시스 | 2020년 2월 13일 한줄평 총점 8.6 (7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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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 교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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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천재적인 이야기꾼, 제프 르미어의 대표작. 캐나다 시골 마을인 에식스 카운티 사람들의 고독한 일상과 내면을 흑백 그림으로 그려 낸 이 작품은 올해 서른다섯인 제프 르미어를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를 대표하는 만화가로 우뚝 세워주었다. 고독하면서도 인간적인 이야기, 특유의 강렬하고 거친 흑백 그림은 평론가와 대중의 찬사를 받았고, 영화적인 연출 방식이 돋보인다는 평도 들었다.

『에식스 카운티 (Essex County)』에서는 캐나다의 시골 마을 에식스 카운티에서 살아가는 두 집안의 가족사가 여러 세대를 넘나들면서 펼쳐진다. 하지만 작가가 관심을 두는 것은, 화기애애하거나 따뜻한 가족의 모습은 아니다. 오히려 그가 묘사하려는 것은, 가족이라는 관계로 묶여 있지만 서로 단절되고 고립되어 있는 고독한 영혼들, 쓸쓸한 현대인의 초상이다. 또한 각 작품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고독은 저마다 다른 결로 그려진다. 슬픔, 원망, 후회, 고독의 감정이 탁월하게 전개되는 흑백의 위력을 가득 느낄 수 있는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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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글그림 : 제프 르미어 (Jeff Lemire)
1976년 캐나다의 에식스 카운티에 있는 작은 농가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지만, 자신의 고독한 성격에는 만화가 더 어울린다는 것을 깨닫고 만화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고독하면서도 인간적인 이야기, 강렬한 인상의 흑백 그림, 영화적인 연출 방식 등으로 주목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5년 『잃어버린 개들Lost Dogs』로 제릭 상Xeric Award을 수상했고, 2008년에는 『에식스 카운티』 3부작 가운데 하나인 「농장 이야기」로 캐나다 만화계 최고의 영예인 조 슈스터상과, 더그 라이트상, 청소년에게 호소력 지닌 작품에 주는 미국도서관협회의 앨릭스상을 ... 1976년 캐나다의 에식스 카운티에 있는 작은 농가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지만, 자신의 고독한 성격에는 만화가 더 어울린다는 것을 깨닫고 만화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고독하면서도 인간적인 이야기, 강렬한 인상의 흑백 그림, 영화적인 연출 방식 등으로 주목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5년 『잃어버린 개들Lost Dogs』로 제릭 상Xeric Award을 수상했고, 2008년에는 『에식스 카운티』 3부작 가운데 하나인 「농장 이야기」로 캐나다 만화계 최고의 영예인 조 슈스터상과, 더그 라이트상, 청소년에게 호소력 지닌 작품에 주는 미국도서관협회의 앨릭스상을 수상했다.
역 : 박중서
출판기획가 및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저작권센터(KCC)에서 에이전트로 일했으며, ‘책에 대한 책’ 시리즈를 기획하기도 했다. 옮긴 책으로는 『인간의 본성에 관한 10가지 이론』, 『지식의 역사』, 『신화와 인생』, 『끝없는 탐구』,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멍멍이 호텔』, 『더 원더풀 오』, 『만화보다 더 재밌는 시간 여행자의 일기장』, 『커럼포의 왕 로보』,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 『시어도어 스터전』, 『풀의 죽음』, 『트리피드의 날』, 필립 K. 딕 걸작선 『발리스』, 『성스러운 침입』, 『흘러라 내 눈물, 경관은 말했다』, 『안드로이드는 전기... 출판기획가 및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저작권센터(KCC)에서 에이전트로 일했으며, ‘책에 대한 책’ 시리즈를 기획하기도 했다. 옮긴 책으로는 『인간의 본성에 관한 10가지 이론』, 『지식의 역사』, 『신화와 인생』, 『끝없는 탐구』,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멍멍이 호텔』, 『더 원더풀 오』, 『만화보다 더 재밌는 시간 여행자의 일기장』, 『커럼포의 왕 로보』,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 『시어도어 스터전』, 『풀의 죽음』, 『트리피드의 날』, 필립 K. 딕 걸작선 『발리스』, 『성스러운 침입』, 『흘러라 내 눈물, 경관은 말했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셰익스피어 & 컴퍼니』, 배트맨 그래픽노블 『킬링 조크』, 『아캄 어사일럼』, 『허쉬』, 『롱 할로윈』, 『다크 빅토리』, 『헌티드 나이트』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제프 르미어는 천재적인 이야기꾼이다.”
2000년대 최고의 캐나다 〈소설〉로 선정된 만화!

캐나다 만화가 제프 르미어의 그래픽 노블 『에식스 카운티』3부작이 미메시스에서 출간되었다. 캐나다 시골 마을인 에식스 카운티 사람들의 고독한 일상과 내면을 흑백 그림으로 그려 낸 이 작품으로, 올해 서른다섯인 제프 르미어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를 대표하는 만화가로 우뚝 섰다. 고독하면서도 인간적인 이야기, 특유의 강렬하고 거친 흑백 그림으로 평론가와 대중의 찬사를 받았고, 영화를 전공한 이력 덕분인지 영화적인 연출 방식이 돋보인다는 평도 듣고 있다. 특히 만화로서는 이례적으로 캐나다 리즈에서 〈2000년대 최고의 소설〉로 선정될 정도로, 그 탄탄한 스토리와 구성을 인정받았다.

■ 2010년 캐나다 리즈 선정 〈2000년대 최고의 소설 5권〉
■ 2008년 조 슈스터상 〈최고의 캐나다 만화가상〉 수상
■ 2008년 더그 라이트상 〈최고의 신인상〉 수상
■ 2008년 미국도서관협회 앨릭스상 수상

하나의 큰 태피스트리를 이루는 삼부작
부록으로 두 편의 단편, 번외편, 최초 공개 일러스트, 캐릭터 스케치까지

『에식스 카운티』삼부작은 「농장 이야기」(2008), 「유령 이야기」(2008), 「시골 간호사」(2009)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세 편의 만화는 각각 단행본으로도 출판되어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세 작품은 독자적인 작품이면서도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스토리가 직조되면서 더 큰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다. 외관상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장면들이 이어지고, 무심히 지나친 순간이 다른 단편과의 연결고리가 되어, 전체 작품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린다. 많은 이들, 특히 만화가와 작가들이 이 작품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지점도 바로 스토리의 구성과 짜임새다. 독자들도 한 편 한 편 읽어 나갈수록 서서히 이야기가 고조되고 감동이 증폭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합본호에는 3부작 외에도「에식스 카운티 복싱 클럽」과 「코끼리 귀 에디의 슬프고도 외로운 삶」 등 두 편의 단편을 덧붙이고, 더불어 최초로 공개되는 일러스트, 미니 번외편, 중간에 삭제된 장면들, 캐릭터의 초기 스케치 등 특별한 보너스 자료도 부록으로 담았다.

“어디서부터 한 장면을 시작하고 끝내야 하는지, 그리고 더 큰 태피스트리에 속하는 한 장면을 어디에 놓아야 하는지를 파악하는 그의 본능은 정말 탁월하다. 이야말로 대부분의 만화가들이 평생의 연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터득하지 못하는 종류의 능력이다.” - 만화가 다윈 쿡

“이 마법 같은 작품은 스토리의 정교함, 미묘한 뉘앙스 등의 면에서 슈피겔만의 『쥐』와 비견될 만하다.”
- 작가 리처드 반 캠프

“『에식스 카운티』 삼부작의 미묘한 짜임새는 그야말로 탁월하며, 지속적인 놀라움을 자아낸다. 그 누적적인 효과에 나는 결국 목이 메고 말았다.” ― 만화가 제프 스미스

우리는 모두 고독하다
외로운 영혼들을 위로하고 어루만지는 작품

캐나다의 시골 마을 에식스 카운티에서 살아가는 두 집안의 가족사가 여러 세대를 넘나들면서 펼쳐진다. 하지만 작가가 관심을 두는 것은, 화기애애하거나 따뜻한 가족의 모습은 아니다. 오히려 그가 묘사하려는 것은, 가족이라는 관계로 묶여 있지만 서로 단절되고 고립되어 있는 고독한 영혼들, 쓸쓸한 현대인의 초상이다. 또한 각 작품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고독은 저마다 다른 결로 그려진다.

1부「농장 이야기」는 외로운 한 소년의 이야기다. 어머니가 암으로 죽자 졸지에 고아가 된(아버지는 얼굴조차도 본 적이 없다) 레스터는 외삼촌 켄에게 맡겨진다. 평생 홀로 농사만 지어 온 켄은 아이를 돌보는 데 서투르기만 하고, 마찬가지로 상처받은 레스터는 자신만의 세계에 틀어박혀 나오려 하지 않는다. 늘 슈퍼 히어로 복장을 하고 다니고, 슈퍼 히어로 만화를 그리면서 공상에 빠져 있을 뿐이다. 그런 레스터가 유일하게 마음을 연 이가 있으니, 바로 근처 주유소 주인인 지미. 하지만 켄은 조카가 지미와 어울리는 것에 대해 이상하리만치 예민하게 반응하고 지미를 찾아가 다툼까지 하는데……. 대체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부 「유령 이야기」는 하키 선수로 뛰는 형제의 이야기다. 루와 빈스는 어려서부터 함께 하키에 대한 꿈을 꾼다. 형인 루가 먼저 고향을 떠나 토론토 하키 팀에 입단하고, 곧이어 동생 빈스도 토론토로 불러들여 둘은 촉망받는 하키 선수가 된다. 하지만 그 영광도 잠깐, 하룻밤의 비극적인 실수로 형제 간의 사이가 돌이킬 수 없이 틀어지면서 사이좋던 형제는 무려 25년 동안 관계를 끊고 살아가게 된다. 이 모든 이야기는 이제 치매 걸린 노인이 된 루의 회상으로 진행된다. 치매 증상 탓? 루의 시간 관념은 뒤죽박죽이 되고, 그에게는 오히려 젊은 시절이 더 현실적이고 또렷하다. 수시로 루의 지난 과거들이 호출되는 과정에서, 루는 동생 빈과 고향 가족들에게 자신이 저질렀던 실수를 후회하게 되는데……. 대체 이 하키 선수 형제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3부 「시골 간호사」는 에식스 카운티 마을 사람들을 돌보는 간호사의 이야기다. 간호사 앤은 마을 전체 회진을 돌면서 사람들을 돌본다. 단순히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을 넘어 깊숙이 관여하려고 하는 성격 때문에 때로는 참견하지 말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긍정적인 듯 보이는 앤에게도 역시 어쩔 수 없는 슬픔과 공허함이 숨어 있는데... 3부는 에식스 카운티 삼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서, 전체 작품을 하나로 묶어 내고 큰 그림을 완성하는 역할을 한다. 3부에 이르러 비로소 1부와 2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 두 집안의 계보, 숨은 가족사가 명확하게 드러나게 된다. 이 작품의 결말은 물론 해피앤딩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단절되었던 관계의 회복, 화해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것이 바로 이 작품이 쓸쓸함과 외로움의 감정을 전달하면서, 동시에 감동과 위로, 희망을 안겨 주는 이유다.

“이 작품은 그저 작은 시골 마을에 관한 단순한 플롯만으로도, 얼마나 큰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준다. 르미어는 눈에 보이는 행동뿐 아니라 감정까지도 묘사할 수 있는 빛나는 재능을 갖고 있다.”
- 〈sacramentobookreview〉

강렬한 흑백 그림으로 담아낸 슬픔, 공허함, 그리움…
제프 르미어는 컬러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흑백 그림의 위력을 잘 알고 있다. 거친 필치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그의 흑백 그림은 많은 것이 생략되어 있는 듯하면서도 풍부한 느낌을 준다. 특히 슬픔, 원망, 후회, 고독의 감정을 탁월하게 담아내고 있다.

“조용하고, 의도적으로 느릿한 르미어의 스토리텔링이 지닌 위력은 바로 그의 흑백 그림에 있다. 그의 그림은 거칠고, 휘갈긴 듯하고, 때로는 미니멀하다. 아무렇게나 그은 듯한 몇 개의 선에 정말 많은 것을 담아 전달하고 있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또한 이 작품이 생생하게 다가오는 데는 〈에식스 카운티〉가 작가의 실제 고향이라는 점, 작가 자신이 아이스하키광이라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제프 르미어는 에식스 카운티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1부의 꼬마 주인공 레스터처럼 하루종일 만화를 그리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덕분에 에식스 카운티의 분위기나 황량하게 펼쳐진 풍광들이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자연스럽게 그려질 수 있었다. 또한 지금까지도 여전히 매주 하키 경기를 하고 있는 아이스하키광답게 르미어는 하키라는 스포츠를 매력적으로 그려 내며, 스토리 전개의 중요한 장치로 활용한다(1부와 2부에 등장하는 이들은 늘 TV나 라디오로 아이스하키 경기를 듣거나 보며, 2부에서는 아예 아이스하키 선수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만화는 내가 꼬마였을 때부터 내 인생의 전부였다. 나는 만화와 함께 숨 쉬면서 살았다.” - 제프 르미어


■ 이 책에 쏟아진 찬사들
“『에식스 카운티』는 한마디로 놀라운 업적이며 (……) 이 진심 어린 그래픽 노블은 만화라는 장르에서뿐만 아니라 결국 캐나다 문학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계속 손꼽히게 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하는 바이다.” ― 만화가 다윈 쿡

“훌륭한 그래픽 노블 (……) 다 읽고 나니 눈에 눈물이 고였다 (……) 르미어는 천재적인 이야기꾼이다.”
― 「USA 투데이」

“앞으로 20년 뒤에 프린스턴과 듀크 대학에 그래픽 노블 전공 대학원 과정이 생긴다면, 르미어의 〈에식스 카운티〉 삼부작을 주제로 석사 논문을 쓰는 학생이 아마 상당수이지 않을까.”
― 「디 오리거니언」

“이 책은 워낙 인상적이고, 아름답고, 시적이며, 장점이 많기 때문에, 혹시나 압도당하고 감탄하고 울음도 약간 터트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차라리 책을 당장 내려놓고 그냥 가버리는 편이 나을 것이다.”
― 스토리 작가 제이슨 에런

“압축적인 대사 하나하나마다 인간의 복잡성이 깃들어 있다. (……) 이 아름답게 그려진 이야기는 아메리카 대륙의 가장 탁월한 젊은 만화가들 사이에서 르미어의 위치를 확립해 주었다.”
― 「레인 택시 리뷰 오브 북스」

“만화라는 매체의 최고 수준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북 리스트」

종이책 회원 리뷰 (4건)

구매 에식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하**1 | 2023.02.18

제프 르미어 그는 신이야...!

히히 이 작가 너무 좋아 그냥 투박한 그림체와 무채색으로 아주 섬세하고 아름다운 감정들을 잘 표현한다. 으으 읽다보면 어라라 싶은 부분들이 생기는데 책을 한번 다 읽고 다시 읽을때는 보이는게 더 많아진다. 최고야 책도 너무 이쁘고

천재적인 이야기꾼, 제프 르미어의 대표작. 캐나다 시골 마을인 에식스 카운티 사람들의 고독한 일상과 내면을 흑백 그림으로 그려 낸 이 작품은 올해 서른다섯인 제프 르미어를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를 대표하는 만화가로 우뚝 세워주었다. 고독하면서도 인간적인 이야기, 특유의 강렬하고 거친 흑백 그림은 평론가와 대중의 찬사를 받았고, 영화적인 연출 방식이 돋보인다는 평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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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식스 카운티 (Essex County)/제프 르미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s******i | 2015.01.31

에식스 카운티 (Essex County)스토리는 다르지만 그 분위기가 "Winter's Bone"을 떠올리게 하는 500 페이지의 영화. <에식스 카운티>는 그렇게 정의할 수 있다. 글과 그림을 그린 제프 르미어는 자신의 고향인 캐나다 에식스 카운티를 배경으로 등장인물들의 삶과 그들 간의 얽히고 섥힌 인연들을 묵묵히 먹먹히 한땀 한땀 흑백으로 얘기하고 있다. 특히, 연작 "농장 이야기", "유령 이야기", "시골 간호사"는 각 편마다 주된 화자가 바뀌며, 다음 이야기가 이전 이야기의 숨겨진 비밀을 드러내고 이해시키며, 종국에는 하나의 인간 군상극이 완성된다. 아, 이게 이 장면과 연결되는구나, 하면서 계속 앞의 장면들을 다시 찾아보게 되는데, 영화에서도 흔히 나오는 플롯이지만 바싹 마른 흑백의 그림으로 구성되니 또 다른 강렬함이 있다.

 

장 자끄 상뻬의 <인생은 단순한 균형의 문제>와 나란히 놓고 보면, 우리가 세상으로부터 만들어내는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이렇게도 서로 다를 수 있구나 싶다. 상뻬는 위트와 여유로 풍만한 삶을 얘기하고, 르미어는 인생의 페이소스와 대물림을 얘기하고 있다. 가끔은 500 페이지 만큼의 묵직한 이야기를 눈으로 따라가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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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만화] 에식스 카운티 (Essex County) ★★★★☆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오*지 | 2011.10.06

제프 르미어 글,그림/박중서 역 | 미메시스 | 512쪽 | 1598g | 165*230mm | 2011년 01월 15일 | 정가 : 26,800원


만화를 펴자마자 등장한 농장 장면을 보고 영화 [지퍼스 크리퍼스 2]의 첫장면을 떠올렸다. 허수아비가 느닷없이 눈을 떠서 덤비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읽기 시작했지만,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만화 내용을 전혀 모르고 시작했기에 공포 만화인가 의심도 해보았지만, 이 만화 소개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말은 "고독"이었기에 일단 기분을 가라앉히고 보기 시작했다.  이 만화는 지독하게 잔잔했다.


책 상태는 두깨가 5cm이다. 1.5kg이 넘는 무게로 절대로 들고 다니면서 볼 수 있는 사이즈는 아니다. 책상용 또는 침실용으로 적합하다. 연이어 두꺼운 만화책을 읽고 있어서 그런지 딱히 놀랍지도 않다. 책은 두께에 비해서 빨리 읽힌다. 하지만, 좀 힘들다. 만화라면 흔히 생각하게 되는 알록달록하고 가벼운 그림과는 거리가 멀고 검은 색으로 농담으로만 표현한 그림은 거칠다. 외국 작가가 현대 수묵화 기법을 자유자제로 표현한다며 내 맘대로 생각해 봤다. 이여운 작가의 우중고적 전시도 생각나고 얼마 전 시립미술관에서 했던 이미지 수사학 전시의 유근택 작가의 <어떤 만찬>이 기억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만화는 그 작품들보다 훨씬 거칠고 쓸쓸하다. 화면에 비슷하면서도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 인물들은 사연을 끌어 안고 나타나, 이야기를 불친절하게 풀어 놓는다. '사실은 이야기 하려고 이야기 한거 아니거든'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암으로 엄마를 잃은 레스터가 아이라고 키워본적이 없는 삼촌에게 맡겨지고, 그 근거리에 살고 있는 아버지 지미와 만나게 되는「농장 이야기」로 시작해서, 원망과 오해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생각하게 하고 뻔하지만 뻔하지 않게 다음 이야기로 넘어간다.  너무 다정하고 행복한 사이였지만 형의 실수로 오랜 아픔을 겪어야 했던 형제의 이야기인 「유령 이야기」가 이어진다. 혼자 살아 남은 형이 과거와 현재를 혼돈하고 그 사이사이에서 이미 떠나버린 과거의 동생과 화해한다. 실수는 실수이지만, 사실은 이들이 알았던 것과 다르지 않을까? 지미의 얼굴을 보니 이미 벌어진 실수는 빨리 덮었어야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지미는 그 가족의 마지막 사람으로 엄마를 잃은 레스터의 아버지로 이야기는 연결된다. 「시골 간호사」는 「유령 이야기」의 형을 간호하던 간호사의 이야기로 그 이야기가 끝날 무렵에 그려지는 가족 관계도는 '그들을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고 생각한' 내 생각을 뒤집어 놓는다. 에식스 카운티 안에서 누구하나 연결되지 않을 수 없이 살아가지만, 누구 하나 외롭지 않은 사람이 없는 것처럼 사람은 기본적으로 쓸쓸한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덮었다. 이 만화를 읽으며, 이정도 밖에 써낼 수 없다는게 답답하긴 하지만, 그 느낌을 말로 옮기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직접 보고 느껴야 할 일이다.

두꺼운 책이 일단 폼이 난다. 덧붙여 각진 양장 표지는 아주 튼튼한 것이 뿌듯한 느낌이 든다. 내가 만든 것도 아닌데, 어디다 내놓고 자랑하고 싶은 그런 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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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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