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카네기 저/임상훈 역
룰루 밀러 저/정지인 역
김호연 저
EBS 자본주의 제작팀 저/EBS MEDIA 기획
채사장 저
채사장 저
2020년 05월 08일
다이어트에 관심이 생겨 알아보다가 저탄고지를 알게되었는데
체중감량에는 좋다쳐도 건강에도 좋을지는 의문이 들었고...
정제된 탄수화물이 아니라면?
채식에서 섭취하는 탄수화물은?
채식 위주의 식단이라면 굳이 저탄고지를 따지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고
이때부터 채식 위주의 식단을 위한 셀프 설득작업(?)의 한 방법으로
채식, 육식 관련 책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특히 이 책은 읽기 시작하니 놓을 수가 없었다.
재미있었다.
나도 아이 키우는 상황에서 공감이 되기도 했고.
그런데 다 읽고 나니 마음이 좀 불편해졌다.
고기를 먹기가 미안해졌다.
설득되지 않은 가족들에게 고기반찬을 안주려니 가족들에게 미안해졌다.
책을 읽고 또 몇개월이 지났다.
동물복지의 달걀과 육류를 구입하고, 먹는 횟수는 줄었다.
식탁에 풀들이 많아졌다.
아직은 이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
종교가 불교다보니 어느 순간 육식에 대해 뭔가 껄끄러움애 생겼다. 포살법회를 하면서 '살이있는 생명을 때리거나 해치지 않았습니까?라는 스님의 질문에 '예'라고 자신있게 답하기 어려웠다. 여름에 모기가 극성일 때 달겨드는 모기를 죽이고 살생했음에 참회를 하는 건 이제 인정하겠는데, 육식을 하는 것도 살생으로 볼 것인지 내 마음은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내 마음은 육식도 살생이라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그 부분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이 책은 제시했다.
환경운동을 한다며 주변인에게 자동차 안 사고 안 타기, 일회용품 안 쓰기 등을 주구장창 얘기했지만 육식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었다. 가축들이 옥수수 사료를 먹고 트림이나 방구를 뀔 때 이산화탄소보다 23배 더한 메탄가스를 발생하고 이로 인해 지구 가열화가 증폭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가축 1Kg을 살찌우기 위해 그것의 수십배에 달하는 사료가 쓰인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가축이 내뿜는 가스로 인해 지구가 그렇게 가열화 되는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사실이라고 믿고 있던 것이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나는 어려서 할머니로부터 힘을 쓰러면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소리를 숱하게 들었다. 그래서 갑자기 몸에 기운이 없으면 고기를 일부러 챙겨 먹었다.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도 내 몸을 위해서는 고기를 꼭 먹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그런데 코끼리나 고릴라가 채식만 하면서도 힘이 세다는 구절과 채식만으로도 운동에서 힘이 부족하지 않다는 선수들의 경험담을 통해 채식을 통해서도 충분한 영양 섭취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순간 육식은 내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전에 선혜동자 관련 일화를 들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몸뚱이나 비둘기의 몸뚱이나 생명의 가치에는 차이가 없다. 인간의 몸이라 고귀하고 동물의 몸이라 비천한 것은 없다. 생명의 무게는 경중을 가릴 수 없구나.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이런 생각은 했다. 설령 육식을 하지 않아 내 몸이 건강하지 않다고 해도 그것이 다른 동물의 생명을 해치지 않는다면 기꺼이 내 건강을 잃겠다'라고. 육식을 하지 않는 건, 나를 위해서도 우리를 위해서도 기꺼이 권할만 하다.
황윤, 『사랑할까 먹을까』, 휴출판사, 2018.
2019.11.24.
‘청춘의 책탑’ 독서모임 3회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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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초원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는 소, 우리 한구석에서 낮잠을 자는 돼지, 마당을 돌아다니며 모이를 쪼는 닭, 밀짚모자를 쓴 농부. 우리가 어릴 적봤던 그림책들을 앙들에게도 보여주며 여전히 소와 돼지가 그렇게 살아가고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이제 이런 농장은 거의 없다. 우리가 먹는 99.9%의 돼지고기는 농장이 아닌 공장에서 생산된다.
(중략)
농장을 보여주고자 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공장식 축산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키우는 대안을 찾고 싶었고, 돼지가 돼지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돼지가 실제로 어떤 동물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 황윤, 『사랑할까 먹을까』, 휴출판사, 2018, 24-25쪽.
돼지들이 ‘편안하게’ 잘 있다는 그의 말에는 동의하기 힘들었다. 딱딱한 콘크리트, 햇빛 한 점, 바람 한 점 안 들어오는 축사, 몸 크기와 똑같은 철제 스톤 속에 갇힌 어미 돼지들이 어떻게 편안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어미 돼지들이 자는 것도 아니고 안 자는 것도 아닌 상태로 멍하니 콘크리트 바닥에 누워 있었다. 편안해서가 아니라 아무런 할 일이 업었기 때문으로 보였다.
반쯤 뜬 그들의 눈에서 어떤 생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익숙한 눈동자였다. 그렇다. 바로 동물원에서 이런 눈동자를 보았다. 철창에 갇힌 호랑이, 침팬지들은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절망적인 눈동자를 갖고 있었는데, 돼지들이 똑같은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 황윤, 『사랑할까 먹을까』, 휴출판사, 2018, 87쪽.
무언가 서정적인 제목의 표지.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자고 이야기한 친구의 추천에 이 책이 어떤 책인지도 자세히 알지도 못한 채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채식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해서 별 기대없이, 책장을 넘겼다.
가독성 좋은 문장이 술술 읽혔다. 단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고 한 달음에 다 읽은 책이었는데, 그것은 단순히 책이 재미있어서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책의 내용이 매우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저자가 다루고 있는 불편하고도 충격적인 진실에 대해 깊이 공감과 몰입이 더해져갔다.
저자가 진실을 마주할 때마다 나도 진실을 함께 마주하고 있었다.
특히 마음에 시리게 남는 장면은 스톨에 갇힌 어미돼지에 대한 부분과 도살장과 살처분에 대한 이야기였다. 유년시절부터 돼지들은 농장에서 한가로이 풀 뜯고 뒹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는 그저 동화같은 상상일 뿐이었다. 내가 침대에서 편하게 책을 읽고 있는 그 순간 어미 돼지들은 감옥같은 스톨에 갇혀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가혹한 학대를 받고 있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새끼들을 만져보지도 못한 채, 얼굴도 보지 못한 채 분리되어 젖을 내주는 참담한 삶을 살고 있었다.
사람이건 돼지건 행복한 삶을 누릴 권리는 매한가지인데, 모성애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왜 아무 죄도 없는 돼지가 그처럼 가혹한 형벌을 받아야만 하는 것일까.
심지어 도살장에서 동물들을 전기충격으로 기절시킴에도 불구하고 고기의 질을 위해 약한 전기충격을 가해서 의식이 회복된 상태에서 죽임을 당하는 동물들이 최소 10프로 이상이라는 사실은 경악스럽기까지했다. 또한 도살장 근무자나 국가적 명령에 의해 동물들을 살처분해야만 하는 공무원이나 군인들의 이야기...
결국 동물들을 어떻게 대하는가의 문제는 우리의 육체적 건강 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과도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사람과 동물 모두 조금이나마 행복하게 공존하려면 어떤 대안이 있을까, 그리고 나는 동물들을 위해 최소한의 무엇을 할 수 있나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책을 읽기 전 육류(고기) 음식이라면 무조건 환영이던 나는 책을 읽은 후, 육류를 가능한 한 줄여보자는 최소한의 다짐을 한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 82년생 김지영이 있는 것처럼 , 사람에게 각각 고유한 자기서사가 존재하듯이 동물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빛과 색이 있고 스토리를 지니는 법이다.
책 한권을 통해 나 한사람부터 생각과 태도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최소한의 실천이라도 행해간다면 조금 더, 아주 한 발짝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칠흙 같은 어둠이 깔린 축사 한쪽에 따뜻한 노란 전등이 하나 켜 있고, 볏짚 위에 어미 돼지 십순이가 누워 갓 태어난 새끼 돼지들에게 젖을 먹였다.
아기를 낳은 사람 엄마, 갓난아기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아름답다, 평화롭다는 느낌을 넘어서 신비롭고 성스러운 느낌마저 들었다. 가톨릭 신자들의 비난을 받을지도 모르지만, 마구간에서 아기 예수를 안은 마리아의 모습도 떠올랐다. 어찌 감히 돼지를 성모마리아에 비하느냐고 하겠지만, 성녀와 인간 엄마와 돼지 엄마를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생명의 힘, 사랑의 힘이다. 모든 탄생의 순간은 경이롭다. 온 우주가 도와서 일어나는 신비로운 순간. 모든 생명은 그 자체로 귀하며, 동등하다.
누구의 도구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는 점에서. 고통이 아닌 행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 황윤, 『사랑할까 먹을까』, 휴출판사, 2018, 47쪽.
출판사 휴(休), 저자 황윤의 사랑할까, 먹을까 어느 잡식가족의 돼지 관찰기 를 이북으로 구매 후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요즘 환경과 채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저에게 지인이 추천을 해주어서 구입하게 된 책입니다. 공장식 축산에 대한 문제점과 여러가지 환경문제 건강문제들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소장가치가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