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한화택 저
"오래전 멀리 사라져버린"
"왜 난 여기 이렇게 살아 있고,다른 사람들은 전부 죽은 거죠?
답은 없었다.그 의문은 시작과 끝이 없는 하나의 고리와도 같았다.
아니면 나선형 드릴로 바위를 깊이 뚫어가며 만든,빛 하나 찾을 수
없는 터널과도 같았다.와이엇도 알고 있었다.다시 원점이다."
P.252
"줄리애나는 인생의 대부분을 텅 빈 벽돌 담장만 바라보며 지냈다.
근데 별안간 그 담장에 문이 생긴 기분이었다.
그 문 뒤에는 언니가 지구상에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진 건
아닐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자리하고 있었다.
P.243
인간에게 있어 기억이 존재한다는것은 어떤 의미일까.그 기억들이 지독히도 아픈 기억들이라면...여기 두사람이 존재한다.줄리애나와 와이엇!!두사람은 1986년 그해 오클라호마시티 그곳에서 있었던 10대 소년,소녀의 기억들 속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채 살아가고 있다.그 기억들은 행복한 기억들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을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기억들이며 그 기억들속에서 답을 찾지 못한채 26년이라는 시간속에서 살아왔다.결코 벗어나지 못한 질문들!!!그 질문들은 그 시간들을 채워 나갔다.
겨우 10대초반이었던 두사람!!와이엇과 줄리애나...두사람에게 일어난 비극!!그 비극은 사람들 기억속에서 잊혀졌지만 두사람의 기억속에서는 결코 잊혀지지도 않는 아픔으로 남아 답을 찾고 있다.두사람의 이야기속으로 들어가보자.
와이엇은 극장에서 직원으로 일하고 있었다.그곳은 와이엇에게 많은것을 선물해준 곳이었다.비록 깐깐한 관리자인 빙엄씨가 존재했지만 그런 사소한 문제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 정도로 그곳에서 일하는 또래에 친구들은 그 시절 와이엇에 삶의 의미였다.하지만 그 모든 행복한 시간들이 산산조각이 나는 사건이 일어나는데.1986년 8월극장이 무장강도에 침입을 받게 되고 모든 사람들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오롯이 와이엇만 생존하게 된다. 그리고 한달이 지난 뒤 지역 박람회에서 줄리아나는 언니와 함께 나름에 행복한 시간들을 채워 나가고 있었다.불현듯 언니는 벤치에 줄리아나를 남겨둔채 잠시만 갔다온다는 말을 남긴채 사라지고 그뒤 언니는 실종된다.그것이 마지막이었다.줄리애나에게 언니는 세상에 전부였다.그런 언니가 사라진것이다.그리고 26년이 지난 현재 와이엇은 사립 탐정으로 일하고 있으며 줄리애나는 간호사로 일하며 살아가고 있다.평범한듯 보이는 두사람에 일상은 겉보기만 그럴뿐 철저히 26년전 그 시간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와이엇은 그뒤 오클라호마시티를 벗어나서 살아가고 있었지만 사건의뢰로 인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데..사건 수사를 하면서 마주하는 과거의 아픔들이 잊었다 생각했지만 아픔으로 다시 다가오고 어려서 알수 없었던 그날에 기억속을 더듬어 사건에 진실을 파헤치려 한다.그러면서 수없이 되뇌이는 말은 ""왜 난 여기 살아있고,다른 사람들은 전부 죽은 거죠?"이말이다.줄리애나 역시 언니의 실종에 진실을 찾아 헤메이는데..무모하리만큼 기억속 파편들 속에서 퍼즐을 하나씩 맞혀 나가는 줄리애나에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다.세상에 전부였던 언니를 잃은 삶은 그 삶이 아픔 자체였기에 행복할수도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수도 없었다.각기 다른 퍼즐을 맞혀나가는 두사람은 비로소 진실에 한발자국씩 다가가는데....과연 그 진실은 무엇일까.
그것은 분명 비극이었다.두사람이 감당하기조차 힘들었던 그 비극들속에 답은 분명히 없을테지만 그 정답을 찾아 과거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두사람은 끈질기게도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진다그리고 비로소 퍼즐을 다 맞추었을때 정답은 존재하지만 각기 다른 또다른 아픔과 마주하기도 한다,하지만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빠져드는 늪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그 시간들속에서 벗어나 또다른 시람들을 준비한다.예상하지 못했던 갑자기 찾아온 이별 앞에서 그들이 행했던 일들이 아님에도 죄책감은 그들을 26년이란 시간속에서 빠져나가지 못한채 또다른 아픔을 만들어낸다.소설은 분명 미스터리 소설이지만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필체속에서 묵직한 발걸음을 독자들에게 안겨주는 그런 소설이었다.슬프도록 아름다운 미스터리 소설을 찾는다면 이 소설이 정답이다,
기억이란 강물과 같아서 시간이 갈수록 그 줄기가 가늘어지는 걸까, 아니면 여러 개의 방이 있는 집과 같아서 점점 방의 수가 줄어들다가 결국에는 결코 떠날 수 없는 단 하나의 방만 남게 되는 걸까?
...(중략)...
왜 그들은 와이엇이 아니라 테레사를 죽였을까? 왜 와이엇이 아니라 오말리를 죽였을까? 왜 멜로디와 칼린. 그립과 빙엄씨를 죽였을까? 왜 와이엇은 아니었을까? 어째서, 모두를 죽이고, 목격자를 살려둔 것일까?
말이 되지 않는다. 와이엇은 그 범인들을 알지 못했다. 평생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들이었다.
결코 답을 알수 없는 질문이었다. 그래서 와이엇은 오래전 그 물음을 멈추었다. 멈추려 애썼다.
왜 난 여기 이렇게 살아 있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죽은 거죠? _174~175
사고로 친구들을 다 잃고 혼자 살아남았던 와이엇, ‘왜 난 여기 이렇게 살아 있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죽은 거죠?’ 그가 고향을 떠나 잊었다고 생각한 과거의 사건 현장을 마주하게 되며 그 순간들을 되짚어간다. 비슷한 시기, 오클라호마의 지역 박람회에서 사라진 아름다운 소녀, 사라진 언니의 행적을 쫓는 줄리애나의 간절함은 그녀의 희망을 믿고 싶어지게 한다.
사실 초반이 지루하게 느껴졌던 건 세세한 묘사로 길어지는 문장들이 사건의 원인을 빨리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등장하는 두 남녀가 어떻게든 연관이 되지 않을까? 하는 포인트에도 집중하게 돼서 더 길게 느껴졌는지도, 중반? 이후 어쩌면 이 둘은 전혀 접점이 없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인가 보다 하고 읽게 된다. (이게 포인트!) 그동안 읽어왔던 추리하며 읽는 미스터리 소설방식으로 읽기보다 그저 이야기의 두 화자의 이야기를 따라 흐르듯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 초중반의 진입장벽을 지나면 그제서야 문장의 섬세함들이 스며들듯 다가온다. (앞으로 다시 돌아가 읽기 시작한 건 안 비밀!)
와이엇과 줄리애나의 시간은 남겨진 이들의 죄책감과 사랑하는 이들을 잃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삶을 살았던 이들은 26년이 지나 진실을 마주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기억이란 강물과 같아서 시간이 갈수록 그 줄기가 가늘어지는 걸까, 아니면 여러 개의 방이 있는 집과 같아서 점점 방의 수가 줄어들다가 결국에는 결코 떠날 수 없는 단 하나의 방만 남게 되는 걸까?
그건 이 세상을 사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참담한 운명일지도 모른다. 물론 어떤 방에서 생을 마감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_174p.
“인생을 살다 보면 이제 와 돌아봤을 때 전혀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죠.”_263p.
부상을 입은 상태임에도 그는 꽤 멀끔했다. 미소 또한 멋있었다. 줄리애나는 그의 두 눈이 흥미로웠다. 그의 미소와 일치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무언가가.
“생명엔 지장 없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러고는 열상 단면부에 마취약을 서서히 주입했다.
“이름이 어떻게 돼요? 전 와이엇이에요.”
“줄리애나요.”
...(중략)...
만나는 모든 여자들이 어딘가 모르게 테레사와 닮은 것처럼 보이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지만. 이 간호사 역시 어딘가 모르게, 희미하게 테레사를 닮았다. 그녀와 똑같은, 치밀하고 겹겹이 짜인 무언가를 품고 있는 사람이었다. 와이엇은 예감했다. 이 간호사 역시 가급적 멀리하는 것이 좋은 부류라는 것을 말이다. _ 299~307p.
단순하고도 바보 같은 행복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와이엇은 그 행복의 현장 한가운데에 있으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유리 벽에 가로막혀 혼자만의 공간에 외따로 떨어져 있는 기분이었다. 눈으로는 보이지만, 온기는 전달되지 않는 특별한 유리 벽. 전에도 느낀 적이 있었다. 타닥거리는 모닥불 주위로 가족들이 한데 모여있는 사진을 바라보는 기분. 모닥불은 사진 속 사람들에게는 온기를 주지만, 사진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 그 온기가 전달되지는 않는다. 앞으로도 절대 그 온기를 느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 금방이라도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_390~391p.
답은 없다. 그는 깨달았다. 아니, 답은 있지만, 이것이다 싶은 것이 없는 것이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그럴 테지. 와이엇은 선택해야 한다. 그런 현실을 받아들일지, 받아들이지 않을지. _538p.
긴 세월 동안 그녀는 오로지 이미 사라져버리고 없는 이의 인생만을 마음에 두고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서부터는 지금, 이곳에서의 일만 마음에 담으며 살기로 결정했다. _541p.
"이제 어떻게 되는 게냐?"
그가 말했다.
와이엇도 알 수 없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고, 뭔가 새로운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뭐든, 누가 알겠는가? _5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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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3
우리 언니를 보셨어야 해요, 벤더 부인.
26년이 지났는데도 누군가 그녀를 보고 예쁘다고 말할 때면 줄리애나는 제일 처음 이런 생각부터 들었다.
누군가가 종종 술집에서, 해변에서, 닷지 램의 크루 캡에서 그녀가 섹시하다거나 참하다거나 아름답다고 말할 때마다 말이다.
아름다움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려면 우리 언니부터 봐야 해.
p.174
왜 그들은 와이엇이 아니라 테레사를 죽였을까? 왜 와이엇이 아니라 오말리를 죽였을까? 왜 멜로디와 칼린, 그럽과 빙엄 씨를 죽였을까? 왜 와이엇은 아니었을까? 어째서, 모두를 죽이고, 목격자를 살려둔 것일까?
언니가 사라졌을 때 줄리애나는 고작 열두 살이었다.
친구 같았던 직장동료들이 모두 죽는 사이에서 혼자 살아남은 와이엇은 겨우 열다섯 살이었다.
살았는지도 죽었는지도 모를 언니를 찾아 줄리애나는 26년이라는 세월을 견뎌내야만 했다.
강도에 의해 모두 죽임을 당했는데 왜 자신만이 살아남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채로 와이엇은 26년을 버텨내듯이 살아야만 했다.
그들 사이의 접점은 오클라호마. 그들이 어린 시절을 살았고, 그들에게 불행이 닥쳤던 그곳에서 그들은 결국 만났다. 그리고 그들을 오랫동안 힘들게했었던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게 되었다.
약 55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의 소설이다. 이렇게 두꺼운 이야기는 해리 홀레가 나오는 시리즈나 에이머스 데커가 나오는 시리즈 빼고는 정말 오랜만이다. 또 이렇게 두꺼운 책이 휙휙 잘 넘어가는 것도.. 하지만 뭔가 좀 아쉽다. 제목도 표지도.. 분명 이 이야기를 <오래전 멀리 사라져버린>이란 제목보다 더 잘 표현할만한 것이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좀 뭔가 섭하게 아쉽다. 표지 역시도.. 표지만 봐서는 선뜻 손에 쥐게는 안 생겼다. 하지만 이 표지보다 더 나은 게 나올 수 있을까..하는 마음이 든다.. 여하튼.. 어떤 끌림에서건.. 내가 이 책을 결국 선택했고, 그리고 읽었다는 게 제일 중요하다. 나는 나의 선택에 매우 만족하고 있으니까.. 좀 오래 책장에 모셔두었던 것 빼고..^;;ㅋ
살면서 인생에서 절대 잊혀지지 않을 그런 순간이 누구나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줄리애나와 와이엇처럼 사는동안 그림자처럼 딱 붙어 있는 그런 사건은 흔치 않을 것이다. 나 역시도 절대 잊지 않을 거라 생각했음에도, 어느 날 문득 떠오르는 그 순간의 기억에 슬퍼하고 세월은 이길 수가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세월이 약이란 말이.. 빈 말은 아니였구나.. 하는 그런 씁쓸했던 생각. 하지만 저 둘에게는 세월이 약이 되지 못했다. 세월이 갈수록 더 독이 되어버렸다. 그 독이 자신을 삼켜버리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여튼 다행인 건, 내가 이들 사이에 있지 않고 이들을 책 너머에서 바라봤다는 거다. 아마 이들 사이에 있던 인물이였다면 나는 내가 책속 인물인 줄도 모르고 질식해서 축! 사망했을 거다. 그만큼.. 지켜보기 힘든.. 하지만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그런 스릴 & 미스터리한 이야기였다.
책을 덮자마자 금방 아쉬워져버려서 루 버니라는 작가에 대해 검색했다. 우리나라에 번역본이 나온 건 이 책이 처음이다. 다.행.히. 다른 번역본이 올 1월에 나와서 잽싸게 주문했다. 읽을 책도 읽고 싶은 책도 지금 너무 너무 많은데.. 주문한 지 1시간도 안 된 <노벰버 로드>가 기다려져서 목이 빠질 지경이다. 쩝. 이렇게 기대 엄청하고 있다가.. 실망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까지 드는데도.. 기다림을 멈출 수가 없다. 흠.. 이런..ㅡㅡ;;;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