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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를 담아 애정을 고백하는 법

무라타 사야카 저/최고은 | 살림출판사 | 2020년 3월 23일 한줄평 총점 10.0 (26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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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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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를 담아 애정을 고백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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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일본의 3대 문학상을 휩쓴 무라타 사야카,
또 한번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서서
‘성(性)’과 ‘욕망’을 섬세하게 그려내다!

재개발 마을이라는 일상적이고 사실적인 무대, 초등학생 때부터 사귀었던 친구와 중학교 때 관계가 달라지는 당황스러움…… 이 모든 것이 우리가 겪을 법한 일이다. 첫사랑도 그렇다. 그 누구도 어떻게 사랑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알지 못하지만, 사랑을 처음 경험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그리고 그 순간을 잘 포착하여 ‘크레이지’라는 별명을 가진 작가답게, 무라타 사야카는 독특한 시선으로 글을 써내려간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사춘기 소녀의 사랑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하지만, 『편의점 인간』 『소멸세계』 『멀리 갈 수 있는 배』 등에서 알 수 있듯 늘 깊이 있게 파고드는 주제는 ‘정상 혹은 비정상’에 관해서다.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은 끊임없이 ‘정상’을 의식하며 지낸다. 튀지 않고, 무난하고, 구설에 오를 만한 일을 피하는 안전한 말과 행동을 ‘평범해지기 위해서’ 하지만, 한편으로는 항상 특별한 여자애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관찰하는 행위로 ‘정신 승리’만 할 뿐 실제로는 자신을 억누르고 비뚤어진 방법으로밖에 그 마음을 표출하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과 타인을 제대로 마주하고, 동등한 위치에 서서 바깥을 향해 나아간다는 결말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포인트다.

이번 작품은 국내에서는 여섯 번째로 출간되는 작품이지만, 사실 『소멸세계』 『편의점 인간』보다 이전에 발표되었다. ‘당연한 것들’에 도전하고 상식을 뒤집으며, ‘한 개인의 세계’를 긍정하는 흐름이 저자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게 되는 것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의를 담아 애정을 고백하는 법』은 저자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배경 삼아 쓴 책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책은 저자의 내면세계로 안내하면서도 우리 모두를 어린 시절로 데려가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이런 의문을 품게 된다. 어쩌면 상식과 비상식, 정상과 비정상은 나약한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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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무라타 사야카 (Sayaka Murata,むらた さやか,村田 沙耶香)
1979년 일본 지바 현 인자이 시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도달할 수 없는 곳에 가 보고 싶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다마가와 대학 문학부 예술학과 재학 시절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데뷔 후에도 편의점에서 일하며 틈틈이 소설을 써 왔다. 2003년 『수유(授乳)』로 제46회 군조신인문학상을 받으면서 작가로 등단했으며, 2009년 『은색의 노래』로 제31회 노마문예신인상을, 2013년 『적의를 담아 애정을 고백하는 법』으로 제26회 미시마 유키오상을, 2016년 『편의점 인간』으로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국내에 출간된 저자... 1979년 일본 지바 현 인자이 시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도달할 수 없는 곳에 가 보고 싶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다마가와 대학 문학부 예술학과 재학 시절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데뷔 후에도 편의점에서 일하며 틈틈이 소설을 써 왔다. 2003년 『수유(授乳)』로 제46회 군조신인문학상을 받으면서 작가로 등단했으며, 2009년 『은색의 노래』로 제31회 노마문예신인상을, 2013년 『적의를 담아 애정을 고백하는 법』으로 제26회 미시마 유키오상을, 2016년 『편의점 인간』으로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국내에 출간된 저자의 다른 작품으로는 소설 『멀리 갈 수 있는 배』, 『살인출산』, 『소멸세계』, 에세이 『아 난 이런 어른이 될 운명이었던가』 등이 있다.
역 : 최고은
도쿄대학교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일본 전후 문학을 중심으로 공부하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무라타 사야카의 『소멸세계』, 기리노 나쓰오의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인형 탐정』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의 『서브머린』, 『칠드런』,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히가시노 게이고의 『옛날에 내가 죽은 집』, 요네자와 호노부의 『부러진 용골』, 미치오 슈스케의 『스켈리튼 키』, 요코야마 히데오의 『64』, 『그림자밟기』, 미카미 엔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 모리무라 세이치의 [증명] 시리즈를 비롯... 도쿄대학교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일본 전후 문학을 중심으로 공부하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무라타 사야카의 『소멸세계』, 기리노 나쓰오의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인형 탐정』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의 『서브머린』, 『칠드런』,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히가시노 게이고의 『옛날에 내가 죽은 집』, 요네자와 호노부의 『부러진 용골』, 미치오 슈스케의 『스켈리튼 키』, 요코야마 히데오의 『64』, 『그림자밟기』, 미카미 엔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 모리무라 세이치의 [증명] 시리즈를 비롯해 『인사이트 밀』, 『절규성 살인사건』, 『46번째 밀실』 『도미노』, 『덧없는 양들의 축연』, 『거대 투자 은행』, 『소녀지옥』, 『침묵의 거리에서 1, 2』, 『말레이 철도의 비밀』, 『백년법 상,하』, 『골든애플』 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 리뷰

‘평범함’의 무게를 깨는 조용한 충격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한 ‘상처받을 용기’가 일으키는 파문
도발적인 소설로 돌아온 ‘크레이지’ 사야카!


재개발 마을이라는 일상적이고 사실적인 무대, 초등학생 때부터 사귀었던 친구와 중학교 때 관계가 달라지는 당황스러움…… 이 모든 것이 우리가 겪을 법한 일이다. 첫사랑도 그렇다. 그 누구도 어떻게 사랑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알지 못하지만, 사랑을 처음 경험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그리고 그 순간을 잘 포착하여 ‘크레이지’라는 별명을 가진 작가답게, 무라타 사야카는 독특한 시선으로 글을 써내려간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사춘기 소녀의 사랑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하지만, 『편의점 인간』 『소멸세계』 『멀리 갈 수 있는 배』 등에서 알 수 있듯 늘 깊이 있게 파고드는 주제는 ‘정상 혹은 비정상’에 관해서다.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은 끊임없이 ‘정상’을 의식하며 지낸다. 튀지 않고, 무난하고, 구설에 오를 만한 일을 피하는 안전한 말과 행동을 ‘평범해지기 위해서’ 하지만, 한편으로는 항상 특별한 여자애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관찰하는 행위로 ‘정신 승리’만 할 뿐 실제로는 자신을 억누르고 비뚤어진 방법으로밖에 그 마음을 표출하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과 타인을 제대로 마주하고, 동등한 위치에 서서 바깥을 향해 나아간다는 결말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포인트다.

이번 작품은 국내에서는 여섯 번째로 출간되는 작품이지만, 사실 『소멸세계』 『편의점 인간』보다 이전에 발표되었다. ‘당연한 것들’에 도전하고 상식을 뒤집으며, ‘한 개인의 세계’를 긍정하는 흐름이 저자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게 되는 것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의를 담아 애정을 고백하는 법』은 저자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배경 삼아 쓴 책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책은 저자의 내면세계로 안내하면서도 우리 모두를 어린 시절로 데려가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이런 의문을 품게 된다. 어쩌면 상식과 비상식, 정상과 비정상은 나약한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학교 안 권력에 억눌린 소녀의 작은 세상 속에서
감추고 싶은 인간의 양면성을 그리다


반에서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 초등학생 여자애 ‘다니자와 유카’. 친구와 그저 친하게 지내는 것이 다였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자 모두의 계급이 정해진다. 예쁘고 잘생긴 애들은 못생기거나 소심한 애들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싫어한다. 아무도 교실 안에 계급이 있다고 대놓고 말하지 않지만, 유카는 이런 일들을 목격하고 당한다.

유카의 위치는 높지도, 아주 낮지도 않은 ‘수수하고 얌전한 여자애’ 그룹. 중간에서 조용하게 학교생활을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애들을 위에서 관찰하는 것으로, 자신은 ‘특별한 여자애’라고 되뇐다. 유카는 이런 특별해지고 싶다는 마음을 서예 교실을 함께 다니다 친해진 남자애 ‘이부키 요타’에게 쏟아낸다.

유카는 호기심에 시작한 키스 이후로, 점점 이부키를 ‘장난감’으로 삼고 싶은 욕구가 강해진다. 하지만 이부키와 가까워지고 싶어도, 교실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건 급 높은 애들뿐이다. 유카는 ‘얌전한 여자애’답게 말도, 표정도, 행동도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한다. 감정은 점점 커지기만 해서 유카는 주체할 수 없는 열기를 밀어붙이기만 한다. 연애인지 지배인지 불분명한 관계를 이어가면서 둘의 사이는 점점 어긋난다.

교실의 유리천장을 두드려 번진 파문은, 자기만의 가치관이 지배하는 세상이 진실로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작가의 목소리로 확장된다. 학교라는 작은 세상 속에서 권력에 억눌린 소녀를 통해 인간의 양면성을 그린 이 책이 다시금 우리의 마음을 흔든다. 무라타 사야카의 팬이라면, 그녀의 문학 세계를 더듬어가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만 한다.

종이책 회원 리뷰 (23건)

포토리뷰 [서평] 적의를 담아 애정을 고백하는 법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로얄 d******n | 2021.01.20

재개발로 여기저기에 공사현장이 한창인 동네에 살고 있는 '다니자와 유카'는 같은 반 친구들과 어울리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여고생입니다. 특별히 이쁘진 않아도 지적당할 정도의 외모는 아니었기에 그녀는 적당한 위치에 머물러 있죠. 학창 시절은 무림과 같습니다. 50명이 체 안되는 구성원 속에서도 파벌과 그룹이 나눠지게 되고 항상 시기와 질투가 존재하게 됩니다. 특히나 이성과 감정 그리고 사고가 완전하지 않은 미숙한 학생 시절에는 그 구분이 더 명확해지게 됩니다.

이쁜 얼굴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인기가 많은 '와카바', 외모가 부족하고 통통한 체형의 '노부코' 그리고 '유카'는 단짝처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사이입니다. 얼핏 보기에는 서로가 동등한 입장인 것 같지만 늘 그렇듯 이 그룹에서도 보이지 않는 등급이 존재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에는 인기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외적인 부분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죠. 여자들은 남자와 다릅니다. 남녀평등이라는 잣대를 무시하고도 시기와 질투의 감정은 남자보다 훨씬 크다고 봅니다. 특히나 인원수가 '홀수'일 경우엔 더 복잡한 계산식이 돼버립니다. 더욱이 세 명일 경우는 더 심각해지죠. 그들은 모두가 혼자일 수밖에 없고, 약간의 변수로 한쪽으로 치우치게 된다면 분명 나머지 한 명은 도태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제일 마음이 편한 건 역시 인기가 많은 '와카바'입니다. 쇼핑을 하기 위해 모인 세명은 약속 장소에 모이게 되고, 먼저 왔던 노부코와 유카는 와카바를 기다리게 됩니다. 그런데 늦게 도착한 와카바의 옷과 유카의 옷이 똑같습니다. 이 상황을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유카와 함께 있을 땐 말이 없었던 노부코는 와카바가 입고 온 옷을 보고는 '우와, 예쁘다.'라고 말을 하며 그에 옷자락을 만지작거립니다. 여기서 이미 마음은 기울어져 버립니다. 와카바의 선택에 따라 둘 중 하나는 도태될 겁니다

 

"늦어서 미안해"

와카바가 나타났을 때, 나는 순간 집에 갈까 생각했다. 와카바는 나와 같은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위에는 하얀 카디건을 걸쳤는데, 그 밑의 하늘색 원피스는 칼라와 치맛단에 하얀 비즈가 달려 있었다. 내 원피스를 보고서는 아무 말도 없었던 노부코는 '우와, 이쁘다' 하고 와카바의 원피스를 만지작거렸다.

-p44

 

:이부키

축구를 하는 '이부키'는 신장은 같은 학년 중에 세 번째로 작았지만, 운동신경도 좋고 성격도 누구든 친하게 지내는 아이입니다. 서로에 교류가 없던 유카와 이부키는 어느 날 방과 후에 집으로 가는 도중 같은 길을 걷게 됩니다. 그러면서 둘은 가까워지게 되죠. 같은 서예 교실을 다니던 둘은 쓰레기를 버리러 함께 소각장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버려진 성인 잡지를 발견합니다. 귀가 빨개지도록 부끄러워하던 이부키와는 다르게 유카는 아주 자연스러워하며 이부키를 놀리게 됩니다.

"봐 아무것도 안 입은 여자가 있을 뿐인데"

이부키는 여전히 이쪽을 보지 않으려 했다.

"난 관심 없어"

"거짓말 책에 쓰여 있어 남자들은 이런 거 다 좋아한다고"

"난 달라."

"'사정'하면 분명히 기분이 좋아질 거야"

"'사정'?·····"

이부키는 연신 눈을 깜빡거리며 물었다.

"이부키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네. 애야 애."

-p55

.....

손을 씻으러 간다는 이부키를 남자 화장실까지 쫓아간 유카는 이부키에게 '키스를 해본 적 있어'라며 서로 해보자는 말을 하고 둘은 그렇게 키스를 하게 됩니다. 또 어느 날은 자신의 손에서 피가 난다며 이부키에게 핥아달라고까지 말을 하며, 핥고 있는 이부키에게 '너는 내 장난감이지?'라고 대답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학년이 바뀌고 어느 반에 가서도 인기가 많을 이부키를 생각하면 짜증이 난다고 그를 불러와 또다시 키스를 강요합니다. 이부키는 왜 바보처럼 당하고 있었을까요? 유카는 그런 그에게 왜 그랬을까요?

그것은 인간 내면에 잠재돼 있던 자신이 우위에서 있을 때 찾아오는 쾌감인 것 같습니다. 착하고 경험이 없던 이부키를 이용하여 자신의 잠재된 욕망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책의 제목에서 말하는 '적의를 담아 애정을 고백하는 법'이란 게 이런 유카의 행동인 것 같습니다.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이부키를 약점과 감정을 이용해 함께하고 싶었던 겁니다. 좋아하는 감정과 사랑이라는 감정은 틀리니까요.


 

 

나는 가장 '바닥'인 노부코네 그룹을 힐끗 보았다. 사물함 옆자리에서 몸을 움츠린 우마보리에게 노부코는 뭐라고 말을 걸고 있었지만 그다지 즐거워 보이지는 않았다. 반에서 가장 최하위 그룹인 노부코 그룹은 서로 친하다기보다는 오갈 곳 없는 애들이 모인 듯한 분위기였다. (중략)

저런 '최하위' 그룹 애들과 친하게 지낸다는 인상을 주는 건 이 교실에서 살아가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2학년에 올라와 반이 바뀌었을 때, 교실에서 나를 발견하고 환한 표정을 짓는 노부코를 보고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p122

 

학년이 바뀌면서 자신이 속한 그룹은 또다시 바뀌게 됩니다. 그렇게 룰에 맞춰 보이지 않는 그룹이 나눠지게 되고 자신은 그 세계에 머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과거에 함께 하며 친하게 지냈던 노부코라는 친구조차 외면하게 됩니다. 물론 노부코는 유카와 어울렸다기보단 와카바와 함께 했다는 게 맞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노부코의 입장이 바뀌었다면 노부코 역시도 똑같은 행동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책을 읽는 내내 여고생들의 내용이라 100% 공감을 할 순 없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성적인 내용이 적잖이 나옵니다. 물론 저는 남녀공학을 초등학교 빼곤 다녀 본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의 관계와 행동들은 제가 겪은 학창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성인이 된 지금도 큰 테두리는 거의 동일하다고 봅니다. 누구나 비슷한 경험을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이겠지요. 모든 건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이 됩니다. 유카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부키와 재회를 했을 때 자신이 한 행동들을 반성하게 됩니다. 유카는 그리 나쁜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단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부키, 나 경찰에 신고 안 해?"

"경찰?"

"내가 너한테 한 짓····· 성범죄야. 남자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책에서 봤어."

"찾아봤어?"

"내가 저지른 짓이잖아. 도서관에서 찾아봤어. ·····이부키, 네가 그러자고 하면 경찰서에 갈 거야. 떠올리고 싶지도 않으면 그렇게 하기 싫겠지만"

이부키는 그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조그마한 소리로 말했다.

"싫다기보다는····· 계속 생각했어. 다니자와가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생각해도 모를 거야. 나도 몰라. 그냥 네 몸을 독차지하고 싶었어."

-p358

 

「편의점 인간」으로 일본 문학계와 국내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줬던 '무라타 사야카'의 최근 국내 발간 작품입니다. 시기상으론 편의점 인간보단 먼저 나온 작품입니다. 그래서인지 '편의점 인간'을 먼저 접한 독자라면 다소 실망할 수 있습니다. 항상 4차원을 넘어 4억 차원의 발상으로 국내외 독자들에게 특별한 인상을 심어주는 작가입니다. 소재 또한 항상 독특한 내용이라 '호불호'가 있다 보니 저도 '편의점 인간' 이후에 고른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학창 시절의 연령대보단 성인이 되었을 때의 내용이었다면 참 좋았을듯합니다. 크게 공감은 못했지만 작가의 의도는 알 수 있었습니다. 작가 본인의 어린시절을 모티브로 쓴거라 그런걸 수도 있겠네요. 단, 유카의 이부키에 대한 성적인 행동은 일본이라 그런지 선정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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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를 담아 애정을 고백하는 법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꿈*******자 | 2020.12.15

파격적인 주제로 책을 읽을 때마다 많은 생각을 건네는 무라타 사야카의 작품과 만났다. ‘편의점 인간이나 소멸세계’, 그리고 전작 멀리 갈 수 있는 배를 통해 작가의 정상과 비정상에 대해 생각한다. 이번에 만난 적의를 담아 애정을 고백하는 법은 묘한 이질감이 있다. 어찌보면 너무나 일본적인(?) 색깔에 놀라고 그 시절의 사춘기 소녀라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껄끄러운 그 뭔가가 있다. 사춘기 소녀들의 생각이 우리 때와는 다른 것인지, 아니면 우리 때엔 이런 소설이 안 나와서 몰랐던 것인지 묘하게 적의(?)를 느끼면서도 공감되기도 한다.

 

주인공 유카는 반에서 특별하지 않고 눈에 띄지도 않는다. 평범하게 친구와 친하게 지내지만 묘한 어색함도 공존한다. 이런 유카가 중학생이 되었는데 그곳에는 계급이 있다. 예쁘고 잘생긴 애들은 못생기거나 소심한 아이를 무시하고 싫어한다. 대 놓고 계급이 있다 말하지 않지만 아이들은 알고 있다. 자신이 어느 그룹에 속해있는지. 유카의 위치는 높지도 그렇다고 아주 낮지도 않은 수수하고 얌전한 여자애 그룹이다. 중간 그룹에서 아이들을 관찰하고 지켜보며 자신은 특별한 아이라고 생각한다. 유카와 초등학교 때부터 서예 교실에 같이 다닌 이부키 요타가 중학생이 되자 아이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초등학생때엔 유카보다 작고 아이 같아 이부키를 장난감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했고, 아이들 앞에서 이부키와 친하다는 것을 알리지 않는다. 또한 어릴 적 호기심으로 시작한 입맞춤 이후로 이부키를 지배(?)하려 들지만 이들의 불분명한 관계는 점점 어긋나기 시작하는데...

 

딱 중간 그룹. 그곳에서 3자들을 관찰한다. 자신보다 낮은 그룹의 친구를 보면서 은근히 깔본다. 자신은 티가 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당하는 친구는 그걸 귀신처럼 안다. 같은 반에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계급들. 높은 계급으로 올라가기 위해 비위를 맞추고 잘보이려 노력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속으로 비웃지만 결국엔 자신도 그 그룹으로 올라가고 싶어하는 아이들. 나만 아니면 되는 상황.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왕따가 되는. 아이들의 이런 계급이 무섭다. 어른들의 축소판이라고나 할까? 그런 과정에서 자신보다 작았던 친구를 장난감처럼 생각하는 유카가 징그럽다는 생각이 든다. 중학교에 가서 중심그룹에 속하는 이부키를 아는 척 할 수 없지만, 서예 교실에 가서는 자신이 우위에 서려는 모습이 씁쓸하다.

 

그러면서도 이해되기도 한다. 같은 반이지만 낮은 그룹에 있는 유키. 그러나 이부키는 높은(?) 그룹의 아이. 절대 낮은 그룹의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할 수 없는 아이. 그 아이를 자신이 장난감처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묘한 우월감. 비뚤어진 그 마음이 그래서 씁쓸하다. 마지막이 살짝..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고 영락없이 일본스럽다고 표현할 수 있지만.. 어쩌면 내가 이 또래 아이들의 심리를 몰라서 더 난감할 수 있겠다. 이들은 이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연습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언제나 파격적인 이야기를 선사하는 무라타 사야카라는 작가. 다음에는 어떤 내용으로 충격을 줄지.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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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를 담아 애정을 고백하는 방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m******o | 2020.04.09
일본소설은 그만의 느낌이 확실하다.
익숙한듯 색다른..글쓰기가 서투른 나로서는 정확한 표현이 어렵지만 내가 봐 온 책들은 그러하다.이 책 또한 누구나 겪어봄직한 학창시절의 이야기를 하지만 그 표현들은 익숙지않다. 작가가 좀 기이하다는 평이 있고 '크레이지 사야카'라고 불리운다는데..이 한권만으로도 왜인지 알것같았다.

주인공 유키의 내면이 특이하면서도 섬세한 표현들로 가득차있다.단순 성장통이라 하기에는 좀..나도 그랬었지 하며 청소년시절 회상으로 책을 덮기에는 생각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불편함이남는다(극히 개인적으로..^^)

뉴타운이 형성되는 공사소리가 끝이지않는 어느 도시..학기마다 전학생이 열명 가까이 오는 학교에 초등 3학년부터 친구인 여자아이들..그 중 주인공 유키의 눈으로 보는 관계들..유키는 겉으로는 평범한듯 눈에 띄지않게 지내지만 안으로는 특별하고싶은 남들과 다르고픈 모습이다. 어른의 눈으로 귀엽기도 하지만 학교밖에서 만나는남자친구 이부키를 대하는 행동을 보면 놀라워 인상이 찌푸려진다.그러한 양면성이 인간 누구에게나 있다지만 아직 초등학생인데..
제목부터 어울리지않는 두 단어를 섞은 것이 아마도 그런 양면성을나타내려는 것이 였을까.. 여튼 책을 읽을수록 이야기와 잘 어울린단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 씁쓸하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권력관계인 서열을 말한다. 중학생이 되며 단짝이였던 셋이 상중하의 그룹으로 나뉜다.
누가 정한것도 아닌데 다들 인지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그 기준이 외모라는게 참..학교도 하나의 사회라고 말하지 않던가..딱 우리 사회의 모습이 보였다. 이것을 알아챈 나는 상위그룹이 아니란 얘기..책에 이렇게 표현되었다. 아.......

P.126
누가 위이고 누가 아래인지, 다들 알고 있다고는 하지만 개중에는
드물게 교실에 계급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애들도 있었다. 정말 드물지만, 그런 둔감한 성격을 가진 행복한 애들을 나는
마음속으로'행복이'라고 불렀다. 행복이들은 대부분 상위 그룹에
있다. 위에 있기 때문에 둔할 수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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