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를 먹는 개라니.
심지어 앞니 사이로 씨를 뱉기까지.
어쩌면 머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다.
팔리 모왓의 가족이기 때문이다.
고양이도 아닌 주제에 나무를 오르내리고 높은 지붕도 절벽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어이 그 꼭대기를 자신의 발로 밟아야 내려오는 결기,
거기다가 시크하긴 또 얼마나 시크하게.
주인이 곤경에 처하거나 말거나 자기 관심사에 빠진 개.(하긴 주인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사냥감을 물어 오라고 했더니 들판에 풀을 뜯는 소를 쫓아가니거나 스컹크와의 일전을 불사해 가족들을 곤경에 빠트리다 못해 첫사랑 여인과 기어이 헤어지게 만들기까지.
개에 대해선 일만큼의 지식도 없는 내가 봐도 머트 얘는 독특하다.
독특한이라는 말만으로는 머트를 표현하는데 무리가 따른다.
머트는 개가 되기 싫은 정도가 아니라 자기가 자유로운 영혼의 존재쯤 된다고 생각하고 사는듯하다.
게다가 자기가 무슨 애완동물쯤 된다고 착각하는 수리부엉이들까지.
이 집에 오는 동물들은 되다 자기들이 무슨 모왓의 가족이라도 되는 줄 아는 착각 병에 단체로 걸린듯하다.
배꼽 빠지게 포복 졸도하다가 기어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책장을 덮는다.
내 이래서 생명 있는 동물을 안 키우는 거라고,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팔리 모왓이란 저자의 이름 때문이다. 꽤 오래 전에 『잊혀진 미래』를 읽으면서 소수종족으로 살다 사라져가는 이누이트인들의 삶을 따듯한 눈으로 담아낸 팔리 모왓의 글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아주 강렬하게 남아있다.
이 책을 읽고 보니 그의 따뜻한 영혼이 어쩌면 어린 시절 캐나다 대평원의 자연 속에서 머트와 올과 윕스와 가정 동물원과 할아버지, 어머니, 아버지를 통해 만들어졌던 게 아닌가 싶다.
팔리 모왓이 8살 되던 해 새스커툰으로 잊이주해 겨우 4센트에 어머니가 사온 잡종 개 머트와 인간과 동물 혹은 주인과 애완견의 관계가 아니라 영혼을 함께 나누며 가족으로 산 10여 년의 성장을 기록한 작품다.
한 편의 성장 소설로 읽더라도 그 문학성이 탁월한 작품이다.
당분간 팔리 모왓의 유머 넘치는 문장을 떠올리며 웃을 것 같고, 그의 가족들이 동물을 대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감탄할 것 같고, 이들 가족을 찾아왔던 수리부엉이들의 마지막을 떠올리며 가슴 아파할 듯하다.
좋은 책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개가 되기 싫은 개 >라고 해서 어떤 작품인지 무척 궁금해진 작품이다.
< 개가 되기 싫은 개 >는 팔리 모왓 작가님으로 캐나다 출신의 자연주의 작가님이라고 하신다. 작가님의 어린 시절 경험담을 토대로 만들어 졌다고 해서 어떤 이야기일지 더욱 궁금했었는데, 실제로 주인공도 팔리 모왓과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계획엔 없었지만, 어머니가 시장에서 사 데리고 온 머트까지~!!
머트는 정말 개답지 않다. 고양이 마냥 담을 탄다거나 지붕위를 올라다니며 고양이들에게 위협(?)이 된다거나 나무를 타고, 사다리를 오르기도 한다. 사냥견도 아니면서 뛰어난 사냥개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는 사냥터도 아니고, 사냥감도 없는데, 총소리만 듣고 상점에 들어가 박제된 새를 물고 오는 기행까지~!! 눈도 제대로 보이지 않으면서 배앞머리에 서서 항해사를 자처하지를 않나... 정말 굉장한 개다.
볼품없던 강아지지만, 사람보다 더 사람같고, 더 재능이 많고, 날로날로 어떻게 이렇게 재능을 늘려가는지!!
그 외에도 다양한 동물들과 소년의 이야기, 가족의 이야기로 즐거움도 감동도 같이 주었던 이야기로 무척 좋았던 것 같다. 어디까지가 소설이고, 어디까지가 실제 이야기 부분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이런 특출난 강아지가 있었다니 참으로 신기하고, 재밌는 것 같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에겐 공감이 갈.... 팔리와 머트의 특별한 이야기가 즐겁기도, 뭉클하기도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머트의 기이한 행동들에 정말 피식피식 웃으면서 책을 읽으면서, 정말 이런 개가 있었단 말이야? 하고 놀라기도 했던 것 같다. 담을 타고 고양이처럼 사뿐사뿐 걸을 수 있는 개를 보게 된다면 정말이지 놀라울 것 같다. 어쩐지 머트를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머트도 참으로 독특했지만, 팔리 모왓 가족들도 참으로 독특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서로를 생각하고, 머트를 생각하는 가족의 이야기들에 뭉클해지기도 했고, 팔리 모왓이 자연을 대하는, 느끼는 감정에, 머트와의 이야기에 즐겁기도, 뭉클하기도 했던 좋은 작품이었던 것 같다.
실제 머트는 어느 정도의 개였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이정도면 사람보다 낫다. 아니 사람인가? 아니 사람보다 훨 괜찮은 존재라고 해야할까? ㅋㅋ
특별한 사람들과 특별한 개, 특별하면서도 평범하고, 따뜻하고, 즐거웠던 이야기!!
상당히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책 속에는 삽화들이 들어 있는데, 왠지 색연필을 들고 삭삭삭 컬러링을 해보고 싶은 기분이 드는데, 1판1쇄 한정판으로 컬러링 카드가 들어 있으니~ 책에 컬러링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예쁜 카드에 한 장 한 장 색칠을 해보는 것도 무척 재밌을 것 같다.
그러고보면 아이랑 같이 읽어도 좋을 책 같기도 하다. 내용도 재밌고하니 같이 읽으면서 같이 색칠을 함께하면서 읽으면 꽤 즐겁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