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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올해의 책] 작가, 출판인, 기자, MD 50인의 '올해의 책'
2020년 12월 01일
'쏘울 메이트' 혹은 '영혼의 단짝'이라는 표현이 있다. 원래는 하나였던 조각이 다시 맞춰지는 것처럼 딱 들어맞는 서로의 짝을 일컫는 말이다. 조금 더 츤데레식 표현이지만 우리 속담 중에도 '짚신도 제짝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세상 어딘가에 나와 딱 들어맞는 짝이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 짝을 찾기 전까지 우리 인간은 항상 미완성의 무언가 모난 존재로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싶다. 평범하지 않은 조각으로 살아가다가 내 모난 면에 딱 들어맞는 영혼의 다른 편 조각을 만나 면 다시 둥그스름한 보통의 인생이 된다. 이 책 [노멀 피플]은 이렇게 영혼의 짝을 만나고 맞춰가는 두 남녀의 이야기다.
마침내 평범하게 되었다.
이 책은 한 작가님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사실 전혀 사전 정보가 없던 책이었다. 읽고 보니 참 젊은 감각의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 책을 쓴 샐리 루니는 27세의 젊은 나이에 세계적인 문학상인 맨부커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고, 2017년 데뷔와 동시에 ‘스냅챗 세대의 샐린저’, ‘프레카리아트(불안정을 뜻하는 ‘Precario’와 ‘프롤레타리아트’를 합성한 신조어)의 제인 오스틴’, ‘더블린의 프랑수아즈 사강’과 같은 젊고 감각적인 수식어로 극찬 받은 아일랜드의 젊은 소설가다.
[노멀 피플]은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아일랜드 서부의 작은 마을 캐릭클리와 더블린을 배경으로 메리엔과 코넬, 이 두 사람을 둘러싼 2011년 1월에서 2015년 5월까지 4년 정도 성장과 사랑 이야기다. 학창 시절에 만난 메리엔과 코넬이 사랑하고 불안해하고 갈등하고 다시 사랑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학창 시절 미혼모의 아들인 코넬은 모두에게 인기 있는 인싸인 반면에 메리엔은 성적도 좋고 집안도 좋지만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오만한 태도로 다른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 반대로 대학에 가서는 변호사 어머니를 둔 부유한 집안의 똑똑한 메리엔은 사교의 중심에 서지만, 코넬은 왠지 어울리지 못하고 걷 돌게 된다. 두 사람을 둘러싼 환경과 사람들은 계속 변화하고 인생은 흘러가지만 이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딱 맞는 완벽한 상대임을 시행착오를 겪으며 확신해 간다.
메리앤과 이야기를 나눌 때며, 그는 그들끼리의 비밀이 완전히 지켜질 것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녀에게 자신에 대해 무엇이든, 심지어 이상한 것까지도 다 말해줄 수 있고, 그녀가 결코 그 말을 옮기지 않으리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녀와 단둘이 있는 것은 마치 평범한 삶에서 벗어나는 문을 열고 들어가 등 뒤로 그 문을 닫아버리는 것과 같다.
[노멀 피플] 중에서
이 두 사람의 로맨스가 마냥 아름답고 평탄하지 많은 않다. 밀레니얼 세대 특유의 혼란스러움과 불안한 정서가 이야기 내내 깔려 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로맨스 소설이 아니라 성장 소설 같다는 느낌도 든다. 불안한 두 청춘이 서로에게 기대고 사랑하고 자신을 열었다가 상처받고 오해하고 불안해하며 한 사람의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이다.
그녀라는 존재의 구덩이 속에는 엄청난 공허감이 있다. 마치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는데 문이 열리면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고, 그저 끔찍하고 캄캄한 텅 빈 엘리베이터 통로만 끝없이 이어지는 것과 비슷한 공허다. 그녀에게는 어떤 근본적인 본능, 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자기방어 또는 자기보호 본능이 없다. 저항을 예상하면서 몸을 기울이면, 모든 것이 눈앞에서 무너져 내릴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든 것을 감수하고 언제든지 그녀를 위해 죽을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그가 자각하는 한에서, 그를 가치 있는 사람처럼 느끼게 해주는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노멀 피플] 중에서
메리엔과 코넬은 서로에게 잃어버린 조각 같은 존재임을 느끼며 사랑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서로에게 미친 영향이 서로의 맞닿은 부위를 딱 들어맞게 다듬어 더 잘 맞는 하나가 될 수 있게 한다. 다른 사람에게 완전히 독립해서 혼자만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법은 없다. 상대에게 완전하게 종속되는 것은 반어적으로 완전한 자유를 얻게 되는 방법이다. 불안과 의심이 사라지고 평범하고 행복한 삶이 찾아온다.
그녀 자신이 그토록 완벽하게 다른 사람의 통제 아래 있다고 느끼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지만, 또한 참으로 평범한 일이기도 했다. 타인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그런 시도를 그만두는 게 어떨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안다. 더 이상 그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소설에 나오는 메리엔의 표현 중에 이런 표현이 있다. "누군가는 좋아하기 때문에 어떤 결정을 내리고, 그러고 나면 삶 전체가 달라진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야." 우리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일지 모른다. 그리고 결정으로 인해 인생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은 명백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고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일은 참 두렵고 불안한 일이다. 하지만 평범하고 행복한 '보통의 사람'이 되기 위해 지나쳐야 하는 하나의 성장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사랑이 우리의 삶을 바꾼다.
두 남녀가 고등학교 시절에 만나서 대학 졸업 정도의 시기까지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일련의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연애소설이기도 하고, 하나의 과정을 지나가는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운명같은 만남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다른 편으로는 엉성한 풋사랑에서 점점 서로의 대해서 이해하고 알아가는 완성된 사랑으로 옮겨가고 있다.
소설의 마지막은 열린 결말로 끝내고 있다. 독자 마음대로 결론을 지울 수가 있고, 사람의 관계가 끝이 없는 것이므로, 계속 변화를 주며 살아 갈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두 주인공이 나올 때, 이 두 주인공이 끝까지 갈 것이라는 것을 예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소설은 내면을 주로 그려내고 있지만, 크게 이벤트라고 할 만한 내용은 없다. 고등학교 졸업과 대학입학 정도이다. 더블린의 트리니티 대학교가 명문 대학이고, 두 주인공이 뛰어난 공부 실력으로 같은 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이, 어쩌면 이들의 연애가 길게 갈 수 있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작중에서는 주로 관계가 어설프고 표현이 부족해서 오해가 생기는데, 솔직하게 자기 고백을 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각자 남에게 표현할 수 없는 열등감이 있고, 열등감으로 숨기게 되는데, 이 부분이 매번 두 사람이 헤어지게 되는 요인으로 자리 잡는다. 한편으로는 곤경에 처하게 된 후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다행히도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 다시 관계가 그것을 계기로 회복된다.
자극적이지 않고, 지극히 평범한 연애소설을 읽는 기분이었다.
[eBook] [100% 페이백][대여] 노멀 피플
약간 신데렐라 스토리를 뒤집어 놓은? 것 같네요 여자 쪽이 좀더 보통 일반적인 평가에 의거하자면 상위존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흠없는 왕자님 포지션은 아니고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는 서로에게 유일한 존재이구요... 여주는 자신이 가진것에도 불구하고 남들에게 외면받는 신데렐라 속성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극적인 재미를 위한 장치겠죠.
노멀 피플 리뷰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주의 해주세요. 드라마 원작이라고 하길래 궁금해서 대여해서 읽어봤습니다. 주인공들의 나이대가 저도 지나온 나이대다 보니 공감되는 부분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 작품이 아니다보니까 다르다고 느끼는 부분이 훨씬 크게 느껴져서 몰입은 잘 안되었던거 같습니다. 드라마로 보면 영상이 더해지니까 달라질지도 모르지만 아쉽네요.
샐리 루니 작가님의 소설, 노멀 피플입니다. 아르테 출판사에서 올해 2월에 대여로 출간된 따끈따끈한 소설입니다. 저는 네네의 100퍼센트 페이백 이벤트를 통해서 대여로 구매했습니다. 워낙에 유명한 소설이기도 하고 BBC에서 드라마였나 영화로 만들어진 소설이라서 많이들 아실 것 같아요. 노멀, 정상 혹은 평범하다는 정의가 대체 무엇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했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