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요한 저
댄싱스네일 저
코르넬리아 슈바르츠,슈테판 슈바르츠 저/서유리 역
홍종우 저
봄쏙,서제학 공저
우리는 모두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산다.
가족, 연인, 친구, 직장동료, 일적으로 만난 사람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만난 사람들등.
살아가면서 수많은 고민을 하고, 어려운 일이 많겠지만
사람관계때문에 고민하거나 힘든 부분도 만만치 않으리라.
소소하게는 연인이나 친구와 싸우거나, 일터에서의 의견 불일치에서 시작하여
심각하게는 학교나 직장에서의 따돌림, 가족불화등이 있을 것이다.
정말 집에서 혼자 지내지 않는이상 여러가지 관계가 맺어지고, 그 관계에서 영향을 받으며 살아살 수 밖에 없다.
활발하고 둥글둥한 성격탓에 어떤 관계속에서든 모나지 않게 잘 지냈던 것 같다.
가족, 친구, 학교, 친적, 회사등 어떤 테두리 안에서 관계가 맺어지고, 내 역할이 주어지면
최선을 다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편이였고, 그러다보니 크게 충돌이 생길 일도 없었다.
그러나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탓에 내 스스로의 만족도도 중요했고, 다른 사람의 평가도 중요했다.
그런 부분때문인지 타인들의 기대감에 조금은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했고,
결과도 중요시 여기다보니, 스스로가 스스로를 닥달하는 듯한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점점 사회생활에 익숙해져서인지, 편안함과 안정감을 추구해서인지, 이기적으로 변해버린 것인지,
언제부턴가 '다른 사람이 내 맘 같지는 않다, 내가 모든 사람을 좋아할 수 없듯이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 없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생각이 바탕에 깔리게되니 새로운 타인과 관계를 맺거나 유지하는 것에 있어서
크게 부담감도 줄어들고, 덜 피곤해지는 것 같았다.
이 책에서도 그런 부분에 크게 공감했다.
'1부에 우리는 다릅니다, 2부에 내 맘 같은 친구는 없다. 3부에 그 질문은 그 사람에게 받을 답이 아니다,
4부에 당연하다는 생각은 틀렸다'라는 큰 주제만 봐도 너무 공감이 됐다.
이 이야기들이 내가 보통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각하고 있던 부분들이다.
비슷할지는 몰라도 절대 같을 수 없다는 것, 내 맘이랑 똑같을 수 없다는 것,
상대방에게 내가 원하는 답을 강요하지 않는 것, 무엇이든 당연한 건 없다는 것,
이런 생각들이 있다보니 오히려 상대방에 대해서 배려할 수 있고.
섭섭한 마음도 덜 생기며, 내 마음 조절도 조금 더 쉬워지는 거 같았다.
'이게 정답이야, 이렇게 해'라는 식의 어떤 대답을 듣기보다
공감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다보니 주로 밤에 읽게 되었는데, 마음이 참 편했다.
오늘 하루도 알게모르게 사람때문에 피곤했을지도 모르는 마음에게 수고했다고 하는 것 같았고,
고생했다고 하는 것 같았다.
혹여 타인과의 관계때문에 힘들다거나 고민스럽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막무가내식의 '이게 정답이야'라는 분위기로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의견 정도의 분위기가 더 수긍하게 만들고, 공감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본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혼자가 좋다고 말하는 사람도 결국 아주 혼자서는 살아가기가 어렵다.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비행기 추락으로 무인도에 혼자 남게 된 남자가 한 배구공에 얼굴을 그려주고 윌슨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주고 대화를 나눈다. 그러다 자신이 만든 뗏목에서 윌슨을 잃어버렸을 때 마치 자기의 피붙이라도 잃어버린 양 울부짖던 모습을 기억하는가? 살아내고자 하는 그의 생존능력이 뛰어나기도 했지만 아마도 그 긴 시간동안 그에게 윌슨이라는 상대가 없었다면 아마도 그는 그 무인도를 무사히 탈출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인간의 삶에는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그와 윌슨과의 관계가 그토록 절절하고 애틋할 수 있었던데는 하나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건 바로 윌슨이 배구공이라는 사실이다. 배구공은 대답을 하지 않고 먼저 위로의 말을 걸어주지도 않는 대신 그의 말에 반대도 하지 않으며 비아냥 거리지도 화를 내지도 않는다. 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도, 아무리 오래된 친구라도 서로에게 적당한 거리는 늘 필요하다.
우리는 관계에 피로감을 느끼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잘 섞이고 싶어 한다.
<낯익은 타인을 대하는 법> 中 p.21
결혼을 하고 늘 해외로 떠도는 직업을 가진 배우자와 살면서 엎어지면 코닿을 곳에 시댁이 있다는 건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었는데 내가 아들과 함께 해외로 떠나게 되면서 물리적으로 멀어진 거리만큼 감정적으로는 상당히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었다. 같은 동네에 살 때는 전화도 자주 하길 바라시고 주말이면 손자를 데리고 와주길 바라시고 그 바람이 충족되지 않으면 어김없이 목소리 톤이 달라지곤 하셨는데 태평양을 건너가 있으니 한두달이 넘도록 전화가 없다가도 전화를 하면 그렇게 반가워하시고 고마워하실 수가 없었다. 그렇게 목소리가 달라지시니 기브 앤 테이크라고 좋은 목소리에 나도 덩달아 친절하고 상냥한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떨어져 있는 동안이 내 결혼기간 중에 가장 시부모님과 사이가 좋았던 때라고도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부모님과 차로 장장 네 시간 반 거리에 떨어져 산다. 그렇게 애틋할 수가 없다.
<낯익은 타인을 대하는 법> 中 p.24
우리 말에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난 어려서부터 이 말이 도통 이해가 가질 않았다. <싱어게인>에서 우승한 30호 가수가 자신을 가리켜 '배 아픈 가수'라고 했을 때 어, 난데? 하고 생각했었다. 비슷비슷한 능력치도 아닌데 무척이나 잘난 사람을 보면 배가 아팠고,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갑자기 너무 잘되거나 하면 더 배가 아팠다. 그래서 너무 잘 나가는 사람의 SNS는 아예 끊어버리고 안 본 적도 있다. 대학교 4학년 때 아직 졸업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기업의 면접까지 통과한 친구가 형식에 불과하다던 신체검사를 받으러 갔던 날, 아주 가까운 친구라는 이가 그 직업을 폄하하는 말을 하는 것을 듣고 난 뒤 누군가의 기쁨을 진심으로 기뻐해주기란 저렇게 어려운 것이구나 라고 절실하게 깨닳았다.
결정적일 때 우리는 언제나 혼자다. 친구는 위기에서 나를 구원해주는 존재가 아니다.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주지 않았다고 진짜 친구가 아닌 것은 아니다. 그때는 그저 혼자서 견뎌야 하는 순간일 뿐이다.
진짜 친구는 이래야 한다, 는 식의 이상적인 정의를 느슨하게 내려놓고 기대치를 낮춰보자. 친구는 낯익은 타인이다. 내가 어려울 때 도와주는 보험같은 존재가 아니다. 각가의 삶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존재다. 그렇게 인정하는 것이 건강한 관계의 첫 단추다. 나 이외의 것중에서 바꿀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환경도 그렇고, 사람은 더더욱 그렇다. 다름을 받아들이고 나와 너 사이의 거리를 인정해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친구와의 관계에서 틈을 만들어내야 한다. 너그러움이라는 숨쉴 틈을.
<낯익은 타인을 대하는 법> 中 p.71~72
역시 남자든 여자든 우정 앞에서 별반 다르지 않다. 남의 슬픔에는 공감하고 도와주려고 하지만, 좋은 일에 정말 마음속 깉이 기뻐해주기는 쉽지 않다. 특히 자신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일이거나 한 분야에 같이 몸담고 있는데 친구가 잘 되는 걸 보는 건 상대적으로 자신의 모습이 초라해질 수 있어서 더욱 그렇다.
<낯익은 타인을 대하는 법> 中 p.86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기억의 오류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니 어쩌면 기억의 오류라기 보다는 자기 자신만을 위한 기억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토니 웹스터와 그의 여자친구였던 베로니카가 기억하는 과거에 대한 이야기. 토니는 토니만을 위한 기억을 가졌고 그 기억은 토니 자신을 위해 윤색되었다. 아마 베로니카가 가진 기억도 역시 베로니카 자신을 위해 무언가 더해지고 덜어졌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나이를 먹을수록 스스로에게 함부로 내 기준으로 남을 판단하지 말고, 내가 보고 듣지 않은 이야기로 상대방을 공격하지 말자라고 늘 다짐하게 된다. 비록 내가 제 3자의 입장에서 어떤 사실을 바라보고 있을 때조차 그 상황은 내 감정과 기준에 의해 판단되고 평가될 수 있기 때문에 늘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려고 애쓰며 살고 있다. 아니 애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옳을테다.
하지만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둘이서 똑같은 경험을 해도 기억은 하나가 아니라 두 가지다. 둘이서 느끼는 방식과 강도 역시 같을 수 없다. 그저 각자가 주인공인 시나리오를 써내려가고 있을 뿐이다.
<낯익은 타인을 대하는 법> 中 p.97
'정상적'이라는 기준을 세우고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자리 잡으면, 우리는 스스로가 정의내린 기준에서 빗겨 있는 타인에 대해 쉽게 공격적일 수 있다. (중략)내가 기준선을 좁게 긋고 살고 있는 건 아닌지 그 일로 다시 한번 느꼈다. 낯선 타인에 대해서 판단의 여지를 남겨두는 사람이 되자. 우야든동 깨달음의 원천이 되는 타인에 대하여.
<낯익은 타인을 대하는 법> 中 p. 142
나 조차도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일수도 나쁜 사람일수도 있는 면을 가졌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 다른 얼굴을 하고 흔들리는 가치관에 놀랄 수도 있다. 저자가 초반에 밝혔듯이 '낯선' 타인이 아니라 '낯익은' 타인들에 대한 이야기, 나 자신 역시도 다른 이들에게는 타인일 뿐이라는 고백이라는 이 책에는 내가 평소 생각했던 인간관계, 그리고 관계와 관계 사이의 거리에 대한 수많은 공감대들이 있었다. 흔히 '오지랖'이라고 부르는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관심을 표현하는 방식들이 가끔은(혹은 자주) 가까운 사이 특히 가족이나 친구라는 이름의 관계들을 해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도 참 많다. 결국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모두 타인이며, 타인이되 가까운 낯익은 타인들이 주는 상처는 낯선 타인이 주는 상처보다 훨씬 더 깊고 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 너무 가깝다는 이유로 배려가 부족했던 내 가족들에게 오늘 '배려'를 선물로 줘야겠다.
우리는 한 사람에 대해 전부 아니면 전무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그 사람이 선과 악 중에서 오로지 하나의 모습일 뿐이라는 건 나만의 입장에서 내린 판단일 뿐. 안 좋은 타이밍과 판단 착오와 고정관념이 뒤엉켜서 나온 감정일 수 있다. 조직 안에서는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나 역시 정의롭다가도 비굴하고, 냉장하다는 말을 듣고 인정에 약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낯익은 타인을 대하는 법> 中 p.164
낯익은 타인을 대하는 법 리뷰. 이 책은 복잡하고 미묘한 인간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특히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주로 담아냈다. 사랑하고 상처받는 관계이지만, 저자는 결코 그들과의 관계를 놓아버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적당한 거리를 지키라고 말할 뿐이다. 저자는 인간관계에서 존중과 배려가 가장 중요함을 말한다. 나도 품었던 생각과 통하는 이야기가 있어서 좋았다.
인간관계를 맺다 보면 상처 받는 일이 정말 많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인간관계 자체를 꺼리게 되는 것 같아요.
직업 특성상 사람들을 많이 만난 저자가 하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어요.
특히 2부 내 맘 같은 친구는 없다가 가장 공감이 많이 갔네요. 어릴 때는 친구가 가족만큼 중요했는데 자연스럽게 거리가 생기게 된 이유가 이거였구나 싶어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마음 상하지 않으려면 저자의 말처럼 관계 속 거리 두기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