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 미첼 저/신소희 역
우종영 저/한성수 편
헨리 데이비드 소로 저/이종인 역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 저/김율희 역/이원영 감수
나태주 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주선을 쏘아 올려 달이나 더 먼 태양계 행성을 탐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구의 바다나 땅 속에 대해서는 아직도 밝혀진 것 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바다 아래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와 탐험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땅 속 세상에 대해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땅 속 세상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연 작가로서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저자가 6년 동안 집필한 책은 총 3부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린시절 수학여행으로 방문한 동굴에서 신비한 세상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얼마 되지 않은 지표 아래에 비슷한 돌로 구성되어 있지만, 지상과 완전히 다른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특별하게 보였습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지하 동굴, 과거 역사적 유물이 매장된 공간, 핵페기물 저장 공간, 나무나 균류들이 연결되는 땅속의 그물망과 같이 인간의 연구와 탐험이 활발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자연적인 동굴도 있지만, 지하자원 채굴이나 전쟁중의 다양한 목적으로 인간이 만든 동굴도 있습니다. 과거 주거지가 동굴이었던 시절의 선조들이 동굴 속 벽화에 남긴 흔적도 만날 수 있습니다. 고위도지방에서 동굴벽화가 드물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경관의 대부분이 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무렵까지 얼음 속에 묻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빙하가 천천히 물러가는 지역에 인간이 차례로 자리를 잡아갔다는 것도 알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동굴벽화가 가장 잘 보존되는 곳은 석회암 지대라고 합니다. 하지만, 북유럽에는 석회암이 드물고 화성암과 변성암이 많다고 합니다. 또한, 이런 암석은 표면이 거칠어서 과거 인류가 그림을 그리기 어렵고 예술혼이 반영되기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단순한 선조들의 그림이라고 생각하였는데, 동굴이 위치한 지리적인 환경, 동굴 벽화 작품에 사용된 재료, 예술성 등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인간이 죽어서야 묻히게 되는 땅 속 세상에 대해서, 평소에도 지하수, 동굴, 지하자원이 있는 곳으로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한반도의 경우에는 북한이 전쟁 목적으로 만든 땅굴도 생각납니다. 이제부터 광활한 우주를 만나는 것처럼, 아직도 모르는 곳이 많은 언더랜드에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몇 년 전 노르웨이 해안가의 빙하가 녹으면서 거대한 뼈가 드러났다. 이 뼈의 정체는 고래의 것으로 판명되었는데, 아마도 빙하가 녹지 않았다면 이것은 인간에게 결코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 땅을 딛고 사는 인간의 시선은 땅 위로 향한다. 하늘과 우주, 그리고 그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서 천상이라는 시공을 초월한 공간까지. 반대로 땅 밑은 분명 존재하는 구역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높이에 대한 인간의 동경에 비하여 깊이는 지금까지 경멸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심지어 땅 밑(언더랜드)은 그 단어에도 이미 '혐오'의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 그래서, 언더랜드가 주로 먼지, 피할 수 없는 죽음, 가혹한 노동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 그리 놀랍지 않다. 인간의 바램이 담겨 있는 신화와 전설에서도 언더랜드는 죽음의 공간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강은 일말의 상식과 정신의 물매를 거스르는 반직관적 행동이다. 굳이 아래로 내려가 언더랜드에 무언가를 두는 행위는 대개 그것을 쉽게 들키지 않고 지키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략) 접근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오랫동안 언더랜드는 쉽게 입 밖에 낼 수 없는 것이나 볼 수 없는 것, 상실, 슬픔, 모호한 속내, 그리고 일레인 스케리가 말한 육체적 고통의 '땅속 깊이 묻어둔 진실'을 상징하는 도구가 되었다.
- p. 20 中에서 -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자연작가인 로버트 맥팔레인은 '지금 우리가 밝고 있는 땅 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라는 물음에 착안하여 6년 간의 땅 속 여정을 통하여 『언더랜드』를 썼다. '하강'과 '언더랜드'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이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일반인이 경험할 수 없는 '언더랜드'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된다.
단순히 땅 아래의 공간으로 알고 있던 '언더랜드'는 로버트 맥팔레인의 장기간의 탐사와 집념을 통하여 동굴 속 무덤에서부터 핵 폐기물 저장소에 이르는 보다 구체적인 공간으로 우리에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렇게 드러난 '언더랜드'의 공간은 기억과 소중한 물건, 메시지, 연약한 생명의 은신처로, 정보와 부(富), 은유, 광물의 생산지로, 폐기물과 트라우마 독, 비밀의 처리 장소로 각각 묘사된다. 그동안 미지의 공간으로 남아있던 '언더랜드'의 이러한 다양한 의미로 인하여 우리는 갈라진 물푸레나무 밑, 미로 끝에 자리잡은 이 신비한 석실 벽을 따라 펼쳐지는 '심원의 시간 여행'에 기꺼이 동참하게 된다.
일말의 상식과 정신의 물매를 거스르는 반직관적인 행동으로 하강을 정의하고 있지만, 지하 30m, 총길이 300km의 프랑스 파리의 '카타콤(catacomb)'은 오히려 인간의 필요에 의하며 만들어진 공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공간이다. 고대 로마시대부터 채석장으로 이용되면서 이 공간은 '언더랜드'로 새롭게 태어나게 되었으며, 이후 프랑스 파리의 건축물이 하나씩 건설될 때마다 이 공간은 더욱 확장될 수밖에 없었다. 이 확장된 공간은 도시로 몰린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하면서 그들의 시신을 보관하는 장소로 그 용도가 바뀌면서 오늘날 '카타콤'으로 명명되고 있다. 로버트 맥팔레인은 관광이 허용된 2km 구간을 탐색하면서 '언더랜드'에 대한 기존의 관점과 생각을 불식시킨다. 지금은 유골의 보관함이지만, 지상의 건물을 건설하기 위하여 인간에 의하여 만들어진 이 공간은 부활을 맞이하기 위한 재생의 공간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과 공개되지 않은 구간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과 관심은 '언더랜드'에 대한 기존의 관점에 변화가 필요함 느낄 수 있게 된다.
현재 암흑물질의 구성 요소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입자는 윔프(WIMP), 즉 약하게 상호 작용하는 무거운 입자이다. 우리가 윔프에 대해 아는 건 이 입자가 무겁다는 것, 그리고 잃어버린 질량을 설명할 만큼 많은 양이 우주 탄생 불과 몇 초 만에 창조되었다는 것이다.
- p. 68 中에서 -
암흑물질은 우주 안에 있는 모든 것의 기본이 되기 때문에 우주의 기원은 물론 현재 진행중인 우주의 확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것을 정확히 관찰할 수 있다면 그동안 우주에 대한 인류의 많은 궁금증이 풀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암흑물질을 우주 공간에서 관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윔프나 중성미자는 전자의 산란을 통하여 빛을 발하기 때문에 그것을 지하에서 관측할 수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전 세계에 지하 연구소가 세우졌다는 점은 몹시 흥미롭다. 일본의 버려진 한 광산 속 지하 800미터 지점이 편마암 방, 미국 사우스다코다 주의 노천 폐금광 깊숙한 곳, 글고 영국 요크셔 해안이 작은 마을의 탄산칼슘 및 암염 광산의 작업장이 바로 그곳이다.
그동안 '언더랜드'를 보이지 않는 공간으로 정의하였지만, 거꾸로 우주에서는 관측할 수 없는 암흑물질을 그 공간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은 앞서 언급한 '카타콤'과 마찬가지로 '언더랜드'가 현재에도 사람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으로 그 인식을 바꿀 수 있음을 내비친다. 이곳 지하 연구소에서 암흑물질을 발견하려는 연구원의 대답은 단순히 그의 연구 사명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언더랜드'를 어떤 의미에서 바라봐야 하는지로 느껴지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지식의 발전을 위해서지요. 그리고 생명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서요. 탐구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기다릴 뿐이에요."
- p. 78 中에서 -
서서히 변하는 '언더랜드'에 대한 관점은 '우드 와이드 웹(Wood Wide Web)'이라는 표현으로 그 공간 속의 존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으로 확장된다. 암흑, 죽음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그곳에 그러한 끈끈한 유기적인 관계를 상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전나무가 더 크게 하기 위하여 주위의 자작나무를 뽑아버렸더니 오히려 전나무의 생장이 더뎌졌다는 사실은 거꾸로'언더랜드'라는 공간에서의 균류의 협동 과정이 지상에서 나무들이 숲을 이룰 수 있게 해주는 것임을 드러내면서 이 미지의 공간에 끈끈한 생명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우리가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을 통하여 무수히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처럼 '언더랜드'의 '우드 와이드 웹(Wood Wide Web)'은 지상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한 네트워크로 동작하고 있는 셈이다. 과연 '언더랜드'에 이러한 역동적인 움직임의 네트워크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스발바르의 국제 종자 저장고에는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수많은 식물 종자를 보관하고 있다. 마치 '노아의 방주'를 떠올리는 이 공간은 인류의 멸종을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데, 핀란드의 '온칼로' 역시 인류의 생존을 위한 또 하나의 공간이다. 지하 깊숙히 이 공간에서 보관하는 것은 핵 폐기물이라는 점에서 스발바르의 종자 저장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하지만 무려 10만년 동안 핵 폐기물을 보관할 수 있는 이 공간은 인류의 생존과 번영에 있어서 필수적이다. 폐기물 방식이 마치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를 묻는 방식을 연상케 할 정도로 조심스럽게 매장되고 있는 이 지역은 '언더랜드'가 죽음과 암흑의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번영을 위한 공간으로 대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땅 속의 광물질과 같은 자원과 석재의 공급처였던 이곳은 이제 인간이 자신들을 위하여 쓰고 버려야 할 핵 폐기물마저 수용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섬뜩한 태양빛, 나무들이 구부러진 총천연색 손가락들, 빛나고 위험한 지하 세계를 내려다보는 감각에 놀랐고, 이내 이 그림을 내 책의 표지로 사용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중략) 실제로 'nether'라는 단어는 '아래', '아래로 향하는' 이라는 뜻이다.
- p. 498 中에서 -
이 책 『언더랜드』의 표지는 로버트 맥팔레인이 자신의 친구가 그린 『네더(Nether)』라는 제목의 야광 그림에서 가져왔다고 말하고 있다. 그가 처음 '언더랜드'를 '물푸레나무 아래'로 연결지었던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닌 것 같다.
'심원의 시간 여행'이라는 이 책의 부제처럼 헤아릴 수 없이 깊은 '언더랜드'는 물리적인 공간으로서도 또한 보통의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도 상당히 낯설 수밖에 없다. 그래서, 6년에 걸쳐 세계 곳곳의 땅 속 공간에 대한 저자의 탐사는 빛을 발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다양한 실제의 장소에 대한 묘사는 읽는 이로 하여금 '언더랜드'의 이미지를 보다 구체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붉은 기운이 가득한 책의 표지와는 달리 책 속에는 '언더랜드'와 관련된 사진들이 모두 흑백이어서 이 낯선 곳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사람들에게 금기시되던 '언더랜드'에 관하여 이 책은 지질학과 같은 과학은 물론이고 모험처럼 느껴질 수 있는 탐사 과정, 신화와 문학, 전설 등과 같은 인문학적인 요소로 '언더랜드'를 확연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분 1초로 다뤄지던 땅 위의 세상과는 달리 수 천년에서 수 만년이라는 오랜 간격의 시간 단위로 설명이 가능한 '언더랜드'는 그만큼 우리에게는 심원의 공간이었다. 『언더랜드』는 과학적인 증명과 함께 죽음과 생명의 순환과 자원, 에너지에서 폐기물이라는 전환 과정으로 이 공간을 재정의한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우리는 그간 별다른 관심이 없던 '언더랜드'와 유무형의 관계를 맺은 채 살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언더랜드'에 대한 탐사를 마치고 지상으로 향하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저자의 생각 역시 우리로 하여금 그간 암흑의 공간인 '언더랜드'를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는 인식전환의 필요성을 이끌어낸다. 이 책을 통하여 지질학과 관련된 과학의 영역으로만 바라보던 '언더랜드'를 그 공간이 주는 겸허함과 나눔에 더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화려한 색감의 표지, 다채로운 지하세계에 대해 알고 싶어 샀다..
생각보다 두꺼운 것이 내용은 알차다. 그러나, 책에서 말하는 내용에 대한 사진이 더 많이 포함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사이트를 검색하는 것이 재미있을 수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책을 읽는 것을 부담스러게 한다. 책을 읽으면 여러가지 재미난 이야기가 많이 나와 알게 모르게 상식+지식이 추가되는 것을 느낀다..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다만, 컬러 화보가 더 많이 있었으면 더 쉽게 책에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쉽다. (사이트를 찾는 것 때문에 자꾸 읽다가 딴 짓을 하게되서 집중도가 낮아지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