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락송 2권]
1.
판성메이의 심정을 그린다. 부모님이 그녀의 집으로 찾아왔는데 속상한 마당에 가족들까지 들이닥치니 판성메이의 마음이 별로다.
- 환락송을 읽는 작업은 고대고 참 어렵다. 고되고 어려운 이유는 다섯 아가씨들의 인생들이 내게는 너무 고되어 보였고, 그리고 부분부분 따라가는 인생들이 나에게 잘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판성메이의 심정을 그릴 때도, 가족들의 인생이 판성메이의 마음에서 요동칠 때도 나는 그들의 인생을 너무 힘들게만 바라보았기 때문에 나에겐 너무 이 작품을 읽어나가는 것이 어렵고 고된 작업이었다.
2.
'리더'의 심포지엄에 참석한 앤디, 웨이궈창을 만난다. 특이점이 앤디를 이해는 것 같은데, 안 끌린다.
- 앤디의 이야기를 볼 때도 정말 힘든 작업을 계속해 나가야 했다. 인생에서 무언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해를 한다고 해서 무언가에 끌리는 건 아니지만, 이해를 하는 순간, 인생의 많은 문제를 풀 수 있을 거란 생각. 그 생각들이 앤디를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곤 했다.
3.
추잉잉은 새로운 직장에서 즐겁게 일한다.
취샤오샤오는 추잉잉의 행동을 보고 있으면 정이 뚝 떨어질 것 같다
- 추잉잉과 취샤오샤오의 인생을 본다는 것은 한편으론 즐거움, 한편으론 괴로움이다. 그들의 인생은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인생의 험난한 파도를 자주 헤치기 때문이다.
4.
자신들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다섯 아가씨. 그 아가씨들의 인생을 바라보면서,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은 어떻게 세상과 호흡할 수 있는 것인지, 삶의 정점에 서 있을 때, 그때의 나는 어떤 말들을 하게 되고,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할지를 생깍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5.
취샤오샤오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밖에서 보면 조수석이 두 사람이 앉아 있는 게 환히 보였다. - p.98
마음이 놓이지 않는 어떤 지점. 그 인생의 어떤 지점에서 누군가의 인생을 밖에서 바라본다면, 그때의 인생이 뭔가를 놓치고 있던 것을 바라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삶은 그렇게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 덕분에 오히려 사람들의 삶이 앞으로 더 나아가게 되지 않을까. 한번도 밖에서 바라보지 않은 인생은 우리를 아주 좁은 울타리에 가둬둔 채, 우리에게 복종을 강요할지도 모르지만, 밖에서 바라보는 인생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어, 그동안 바라보지 못했던 나를 바라보게 하지 않을까. 그때, 나의 인생을 돌아본다면, 그리고 밖에서 바라보게 된다면, 나는 적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성숙한 내가 되어 있을 거라고, 그리고 그동안 내게 있지 않았던 겸손도 생겨날 거라고, 그런 믿음을 가져 본다.
그럼, 이만……
- 팩토리나인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1권에 이어 판성메이의 참담한 심정을 그린 이야기가 계속된다. 결국 부모님이 조카를 데리고 하이시에 있는 그녀의 집으로 찾아온 것. 가뜩이나 속상한 마당에 가족들까지 들이닥치니 판성메이의 마음이 결코 좋을 리 없다. 이 와중에도 조카 레이레이만 챙기는 어머니. 심지어 아버지까지 쓰러지고 만다. 이런 판국임에도 어머니는 판성메이에게 희생만을 강요한다. 그런 그녀를 옆에서 지켜보던 친구들은 그녀가 스스로의 현실을 깨닫고 부디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주기를 바라고, 판성메이 또한 자신의 삶을 망치지 않으려면 더 이상 부모님의 요구를 들어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업계 최고 '리더'들이 참석하는 심포지엄에 참석한 앤디는 친부인 웨이궈창을 만난다. 정신질환이 발병한 엄마를 버리고 비정하게 떠난 아버지라 생각했지만, 밝혀지는 진실. 그 진실 앞에서 앤디는 더욱 당황스럽다. 교제 중인 특이점에게 청혼을 받지만, 자신 또한 언제 어머니나 동생 같은 처지가 될 지 몰라 두려운 앤디는 혼인신고를 나중으로 미루자고 제안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특이점이 앤디를 무척 잘 이해하고 그녀를 아낀다는 것은 알겠는데, 이 남자에게 정이 안간다. 이유가 뭘까. 아무리 생각해도 도통 모르겠는 거다!
추잉잉은 사랑의 상처를 잊고 자신의 새로운 직장에서 즐겁게 일하고, 관쥐얼 또한 맡은 바 소임을 다 하는 중이다. 하지만 융통성이 부족한 그녀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 못한 듯 하고, 일류 대학을 나온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관쥐얼은 매우 위태로워보였다. 취샤오샤오는 업무적으로는 능력을 인정받지만 애정전선에 이상이 생겼다! 그녀의 행동을 보고 있으면 없던 정도 떨어질 것 같은데, 정신없는 안하무인 부잣집 딸래미의 전형이라고 할까.
이런저런 삶의 맛들을 느끼면서 자신들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다섯 아가씨. 그런데 1권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솔직히 내 취향의 작품은 아니었다. 중국소설이 아직 낯선 탓도 있겠지만, 뭔가 어수선하고 정리되지 않은 느낌들이 소설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기분. 드라마로도 방영되어 엄청난 인기를 끈 작품이라고 하니, 재미있게 읽는 독자들도 많겠지만, 음, 3권이 출간되면 읽을 지 말지 아직은 미지수.
** <팩토리나인>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중국의 섹스 앤 더 시티로 유명한 소설 환락송은 대도시에 모여 살아가는 여자들의 일과 사랑 그리고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어 인기를 끌었는데 동명의 드라마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어디나 사람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하지만 그 나라의 문화나 사람들의 철학에 의해 조금씩 그 차이를 보이는데 미국 드라마인 섹스 엔 더 시티에서는 여자들의 성에 대해서도 자유롭고 거침없는 반면 동양 사상이 깊이 박혀있는 중국에서는 성에 대해 예전보다는 자유로워졌다고 해도 여전히 여성들에게 엄격한 잣대가 있을 뿐 아니라 남존여비 사상이 뿌리 깊이 남아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서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판성메이의 고향 집에는 여전히 쉬지 않고 사고가 터지지만 환락송 22층 친구들 덕분에 무사히 해결되고, 다행히 그녀는 연봉을 올려 이직도 하게 된다.
힘들 때마다 왕봐이촨이 판성메이의 곁에서 물심양면 힘이 되어주지만 그와의 미래를 떠올리면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남자친구와의 이별의 상처를 털어버리고 새롭게 취직한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추잉잉은 온라인 숍까지 운영하며 돈 버는 재미를 느끼며 적극적인 삶을 살아간다.
손님으로 알게 된 동향 친구와 이성적인 호감이 생기기 시작하지만 이전 연애의 실패로 인해 선뜻 마음을 열지 못한다.
취샤오샤오의 사업은 승승장구 하지만 연애만큼은 마음 같지 않다. 자오치핑에게 끊임없이 구애를 하지만, 돌아오는 건 냉담한 반응뿐. 게다가 솔직한 성격 탓에 22층 친구들과도 크고 작은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결혼에 딱히 관심 없던 관쥐얼은 주위 남자 동료들이 그녀에게 마음을 고백하자 결혼에 대한 결심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1년간의 인턴 기간을 마치고 고대하던 정직원이 된다.
한편, 특이점과 결혼까지 약속했던 앤디는 자신의 출생 관련 문제와 트라우마로 인하여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이게 되고, 결국 그와 이별하기로 결정한다. 울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떠난 여행길, 하지만 공항에서 우연히(?) 바오이판과 만나게 되며 예상치 못하게 그와 동행하게 되는데…
판성메이는 퇴근하고 회사를 나설 때 집에서 걸려온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엄마는 피해자 측 사람들이 또 병원비 계산서를 가지고 찾아와 1,000위안을 내놓으라고 한다며 울먹였다. 이미 예상한 일이었다. 그녀가 무기력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친구들도 돈 빌려달라고 할까 봐 나를 피해. 엄마는 1,000위안 달라고 쉽게 말하지만 돈 빌리기가 어디 그렇게 쉬운 줄 알아?”
“그래도 우리 집에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이 너밖에 없잖아. 이번 한 번만이야. 네 오빠도 이번에 나오면 정신을 차릴 거야.”
“잘도 그러겠다. 오빠가 언제 정신을 차리겠어? 다리가 부러져도 정신을 못 차릴걸. 어쨌든 빌려볼게.”
“내일 또 1,000위안을 줘야 돼. 힘들어도 되도록 많이 빌려봐. 어쩌겠니. 오빠가 나오면 다 네 덕분이라고 얘기할게. 다 늙은 우리가 무슨 방법이 있겠니. 너 아니면 누가 네 오빠를 구하겠어.”
“빌려보는 데까지 빌려볼게. 못 빌려도 어쩔 수 없어….”
“꼭 빌려야 돼. 그놈들이 우리 집 창문을 두드리면서 돈 안 주곤 못버티게 한댔어. 네 오빠가 사람을 때렸으니 우리가 어쩌겠니. 너밖에 기댈 사람이 없어. 가족이 안 도우면 누가 돕겠어? 우린 늙어서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판성메이가 짜증을 냈다.
“그놈들 돌아가라고 하고 내일 은행에 가서 기다려. 얼마든 빌려볼 테니까.”
판성메이가 전화를 끊고 긴 한숨을 내쉬며 정류장으로 들어오는 버스를 쳐다보았다. 잠시 넋을 잃고 있다 사람들이 거의 다 탔을 때 문득 정신이 들어 버스에 올랐다.
「18장」 중에서
추잉잉이 신용 카드를 받아 물건 값을 계산한 후 커피를 포장해주었다. 그런데 남자가 계산대 주위를 계속 서성이는 것이었다.
“왜 그러세요?”
“라러우 냄새가 나요. 제 고향 냄새에요.”
“하하하! 후각이 정말 예민하시네요. 라러우를 소포로 받았거든요. 고향이 어디세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이라서 지명을 써드릴게요.”
진지한 성격의 남자였다. 다만 글씨가 지렁이 기어가는 것처럼 비뚤배뚤했다. 추잉잉이 반색을 했다.
“와, 제 고향이 바로 그 옆이에요. 동향 분이시네요. 잠깐만요. 라러우를 조금 나눠드릴게요. 저도 나눠 먹어야 해서 한 줄밖에는 못 드리지만요.”
“설 전에는 계속 회사에서 지내니까 밥을 해 먹을 시간이 없어요. 설에는 고향에 내려가서 먹을 수 있고요. 고맙지만 마음만 받을게요.”
난감해하는 남자를 보고 추잉잉이 말했다.
“그렇군요. 금연하는 사람 옆에 시가를 두는 셈이겠네요. 명함을 주고 가시겠어요? 타오바오에서 주문하시면 알아볼 수 있게요.”
남자가 카페를 나설 때 마침 들어오던 매니저와 마주쳤다. 매니저가 들어와 문을 닫으며 말했다.
“요즘 감기가 유행이라더니 또 1명 만났네. 방금 나간 남자 모태솔로가 분명해. 여자 친구가 없으니까 씻지도 않나 봐. 몸에서 퀴퀴한 냄새가 진동하더라.”
「23장」 중에서
아무리 친한 사이에도 개인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거리를 두고 사랑하는 데 있어 거침이 없는 서양에 비해 그런 거리가 다소 모호한 동양에서는 친구의 일이 자신의 일인 것처럼 발 벗고 나설 뿐 아니라 심지어는 친구의 연애마저 간섭을 하고 연애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에서 동서 간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그런 차이도 젊은 층을 대상으로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데 그 대척점에 있는 게 아마도 취샤오샤오와 판성메이가 아닐까 싶다.
똑 부러지는 성격임에도 가족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든 판성메이는 부모의 말씀에 순응하는 예전 사람의 모습이 보이고 이와 반대로 부모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감정에 솔직하다는 핑계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에도 거침없는 취샤오샤오는 전형적인 요즘 세대의 모습이다.
그런 그들이지만 새로운 회사로 이직하고 실연을 겪으면서 조금씩 변화되어가는 두 사람을 보는 재미가 환락송의 다른 여자들의 변화보다 조금 더 흥미로운 것도 사실이다. 2편이 끝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5권이 완결이란다. 다음 편에서 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떤 새로운 사람을 만날지 궁금해진다.
저자 : 아나이(阿耐)
취미로 쓴 소설을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하며, 독자들의 수많은 공감과 찬사를 이끌어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의 현실과 감정을 대변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계공학을 전공했지만 글재주가 뛰어나고 이야기 구성이 치밀하다. 한 번도 공개적으로 얼굴을 드러내거나 자신의 프로필을 자세히 밝힌 적이 없어 신비한 작가로 불린다. 주요 작품으로 《모두 좋아라》, 《동쪽으로 흐르는 큰 강》, 《환락송》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중국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인기를 끌었던 '환락송'의 원작 소설입니다. 과거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경험하고 뛰어난 머리로 업무능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반대로 사람을 대하는 방식은 서툰 앤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잘 챙기고, 미모도 뛰어나지만 사실은 거지같은 집안에 빨대 꽂혀서 고생하고, 그렇기 때문에 더 결혼해서 위로 올라가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판성메이, 그리고 부잣집 딸같고 막무가내인데 자기 생각이 나름 있는 취샤오샤오, 대책없는데 순진하면서 그래도 귀여운 추잉잉, 어른스럽고 항상 노력하지만 소심한 관쥐얼까지 다섯 여자들의 캐릭터가 아주 매력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