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욱,김원배,정병길,정은상 공저
이현숙 저
앤미디어 저
앤미디어 저
오원 저
황세원 저
외식 대신 배달음식을, 장보기 대신 주문을, 회의 대신 랜선미팅을 한다. 수업도 온라인으로 바뀌었고, 업무는 집에서 처리한다. 코로나가 바꾼 일상의 모습이다. 사람 얼굴을 보는 대신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마주하는 시간이 늘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데 점차 디지털인간으로 변하는 것 같다. 코로나가 만든 사회적 단절은 많은 사람들에게 '고독'을 심었다. 고독, 과연 문제일까? 일본 철학자인 오가와 히토시는 책 <언택트 시대 :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고독의 힘>에서 '고독한 시간을 차라리 즐기라'고 말한다.
"정신이 풍부한 사람은 혼자서도 작은 세계를 만든다. (p.156)"
강연을 하며 '고독'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나온 저자는 '적극적으로 고독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고독을 피하지 말고 즐긴다면, 그 시간은 오히려 개인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온다는 것. 그 근거는 "인간의 힘은 조용한 곳에서 최대치가 된다."는 세네카의 말, "혼자 있으려는 노력이 사랑의 전제조건이다." 에리히 프롬의 말과 같은 것이다. 또한 자신도 고독을 느끼는 순간이 있었지만, 생각을 전환한 후, '고독'이 어느 순간 '친구'가 되었다며 '긍정적인 고독레슨 7스텝'으로 자신만의 노하우를 제시한다. 좋아하는 일 찾기, 정보에서 벗어나기, 다른 사람 의식하지 않기, 거절하기, 혼자 즐길 방법 생각하기, 단시간 혼자 지내기, 장시간 혼자 지내기다.
사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고독은 필수불가결하다. 인간과 교류하고, 정보를 끊임없이 주고받는 가운데, 나와 타자를 구분하는 건 어쩌면 '고독'을 거치며 '품어온' 생각과 마음 때문일 테다. 나이를 먹을 수록 '고독'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책은 그런 감정이 한 사람에게 내적 힘을 제공하는 원천이 된다고 끊임없이 말한다.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책이다. 실천방법이 모호하고, 너무 뻔한 이야기로 읽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지금의 시간을 버틸 수 있는 '희망'을 준다. 고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면, 그 생각의 각도를 바꿔보자.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가 기회라고 말하지 않던가.
돌아보면 젊은 시절 혼자 있는 것이 낯설고 견디기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혼술, 혼밥 등 지금은 예의 익숙해 졌지만 불과 십여년 전만해도 ‘난이도 높은 혼밥’이라는 표현까지 하며 혼자 무언가를 하는 거에 대한 낯설음을 표현했다. 하지만 회사일이나 가족의 앞일을 결정해야 할 때 누군가의 조언은 들을 뿐....결정은 늘 혼자의 고민 속에서 내린 방향이었다. 그리고 고독은 그렇게 나쁘거나 낯선게 아니라 아직 익숙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언젠가부터 고독을 즐기는 수준까진 아니지만 혼자 있는 시간은 내 인생에 소중한 순간에 포함되어야 함을 알았고 그래서 스스로 고독할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언택트 시대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고독의 힘>은 나만의 생각이 그래도 나쁘진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 독서의 시간이었고 그렇다면 고독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더 좋을까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특히 고독이 가지고 있는 양날의 검, 고독을 무서워하거나 낯설게 여김으로서 나타나는 심리적 압박감과 고통을 자신의 인생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방법을 이 책은 간명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고독이 그렇게 흠이 되지도, 남들이 볼 때 이상하게 여겨질 일도 아님을 확인해 준다. 오히려 고독함으로서 얻게 되는 삶에 대한 성찰, 심리적 상처를 보듬고 돋아난 굳은 살로 훌륭한 멘탈을 선물로 받는 결과를 얻게 될 것임을 알 수 있고 이 책은 그 빛나는 결과를 얻게 될 훌륭한 안내자가 될 것이다.
파스칼, 니체, 노자, 버트란드 러셀, 몽테뉴처럼 세계 지성사를 이끈 철학가들은 한결같이 고독 속에서 인류를 밝힐 진리를 찾아냈다. 좋다. 굳이 철학자를 손꼽아 보지 않더라도 우리의 모든 결정과 고민은 혼자 감내하고 그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 결국 고독은 우리에게 벗과 같은 관계다. 우리에게 고독은 친구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단, 사귀기 쉽지 않지만 일단 사귀면 평생을 함께할 든든한 친구임을...
내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고독이란 부정적인 느낌이었다. 고독이라 하면 왠지 외롭고, 쓸쓸함이 연상되면서 고독한 상황을 피하려고 급급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저자는 '우리는 항상 고독한 상황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고독을 두려워하는 자기 자신이다.' 라고 말한다. 고독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 저자는 고독을 길들여 올바른 길로 이끌면 된다고 하며 이것을 '긍정적인 고독'이라고 표현한다. 긍정적인 고독이라는 표현은 나에게 모순적으로 다가왔다. 나에겐 상이한 느낌인 '긍정'과 '고독'이 어떻게 결합하여 표현되는지 기대하며 책을 넘겨나갔다.
이 책은 '고독'을 깊이 파고든다. 책에는 부정적인 고독과 긍정적인 고통이 설명된다. 위의 글에서 내가 느꼈던 고독이 부정적인 고독이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부정적인 고독을 긍정적인 고독으로 바꾸는 방법에 관해 설명하는데 거기서 인상 깊은 문구를 만나게 되었다.
'삶에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과 고독에 몸부림치는 것, 이 두 개의 선택지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 문장을 읽자마자 고독을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고독이 나에게 '나는 그렇게 나쁘지 않아. 나를 두려워하지 마! ' 라고 말하는 것 같아 마음이 찡했다. 고독에 대한 가졌던 오해, 그 오해를 역발상 하여 나를 위한 시간으로 만드는 방법까지. 이 책을 통해 나의 내면이 흔들리던 갈대에서 단단한 기둥으로 바로 세워지게 되었다. 적어도 '고독'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일은 없을 것이다.
또한 저자는 철학자로 고독과 철학과의 관계를 이 책에서 다룬다. 철학은 기존의 것들을 의심하고 자기만의 사상을 정립하는 고독한 길이지만 철학만큼 고독의 시간을 유의미하게 만들어주는 방법은 없다고 한다. 순수하게 자신을 만날 수 있고 내 안에서 고독에 대한 의미를 바꿔주는 철학의 이점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더불어 고독에 대한 많은 철학자의 견해를 만날 수 있다. 정말이지 철학은 여러 분야에서 접할 수 있는 대단한 학문인 것 같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는 고독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긍정적인 고독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7단계의 트레이닝을 소개한다. 단순하지만 용기를 수반하는 어려운 활동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부정적인 고독이 나를 괴롭혔다면, 긍정적인 고독으로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기회를 제공하는 이 책을 통해 자신만의 힘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