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조예은 저
몸에 상처가 난 아이와 마음에 상처가 있는 여자 주인공, 남자주인공이 한 숲에서 우연히 만나 시작되는 이야기는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들었어요. 글들이 대부분 대화체로 작성되어서 글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고,감정이 솔직히 전달되었습니다. 어딘가 모르게 큰 상처를 입었을 어린아이를 사랑하는 여자주인공(조), 그 옆을 묵묵히 지키고 도와주는 남자주인공(게이브)는 가정에 숨기고 싶은 출생 사실이 있었지만 마지막에 그들의 삶과 사랑을 이해하게 되면서 사이가 좋지 않았던 누나와 함께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네요.
책을 읽고나서 내가 그런 상황이라면 과연 아이를 받아들이고, 내 목숨처럼 사랑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고, 진심을 담아 소중한 무언가를 지킬려고 노력한다면 그 사람이 비록 잘못된 행동을 했더라도 용서받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어쩌면 한번은 주변에서 일어날법한 일을 소설에 담은 글렌디 벤더라 작가의 추리력과 세심한 구성에 다시한번 깊은 감명을 받은 책이었습니다.
SF소설을 읽을 때면 그 더할 나위 없이 판타지적인 세계 안에서 내가 살아가는 '현실'을 읽어내는 일은 꽤나 낯설고도 즐거운 일이다. 이 소설을 SF로 분류할 수 있다면, 이 소설 역시 그런 낯선 즐거움을 주는 소설이었다. 다만 내가 보기에 SF란 판타지의 외연을 뒤집어쓰고선 실은 그 안에 우리의 현실을 더할 나위 없이 촘촘하고도 담담하게 직조해놓고 또 숨겨놓는 장르임에도, 어째 '사랑'이라는 장치만큼은 그 촘촘함을 훌쩍 빗겨나가 마법의 열쇠처럼 이야기 위에 군림하고 있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이 소설 역시 그 지점에서 조금 아쉬움을 느꼈다.
그녀는 오늘 아침 얼사가 게이브의 온화한 성품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그의 품속으로 파고들던 모습을 떠올리며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우정, 신뢰, 애정이 좋았다. 어른으로서 위험에 처한 아이를 보호하는 것, 미성년자에 경제적으로 물리적으로 약자인 아이를 한 개인으로 존중하는 것, 신뢰와 애정을 기반으로 솔직하게 표현하고 다투고 토라지고 화해하는 것, 유쾌하고 편안한 대화가 가능한 것, 시간과 공간과 기억을 공유하는 것. 기꺼이 곁과 품을 내주고 또 기꺼이 그것을 받아들이는 어른과 아이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늘 느끼지만 아이는 늘 어른과 보호자에게 수많은 기회를 준다. 반대 같아 보이지만 얼사도 조와 게이브에게 용기를 낼 기회, 실패할 기회, 만회할 기회를 무수히 주었다.
마무리가 급작스러워서 'Power of Love'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나는 딱 조가 옷을 훌러덩 벗어 던지고 게이브, 얼사와 계곡에서 놀던, 그 자유로움과 유쾌함과 외롭지 않은 느낌이 좋았다. 그 셋이 하나, 무리, 공동체가 되는 것 같았다. 드디어 셋 모두 친구로 합체한 느낌? 그래도 뭐 알콩달콩 예쁘게 사랑하며 잘 살겠지요.
재미있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