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카네기 저/임상훈 역
김호연 저
룰루 밀러 저/정지인 역
EBS 자본주의 제작팀 저/EBS MEDIA 기획
채사장 저
채사장 저
인내는 미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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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가 미덕이 아닌 독이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사랑받는 좀비도 싫고, 좀 더 행복한 이기주의자로 살고 싶다. 그래서 만난 책 한 권, < 모두에게사랑받을필요는없다 >. 인내를 발휘하고 싶지 않은 날 찾은 도서인데 생각 외로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자기 삶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할 때 우리는 희생물이 된다. 여기서 핵심은 누가 통제하는가이다. (p18)"
습관이라는 게 참 무섭다. 사랑받기 위해 노력한 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사랑받는 즐거움을 찾을 때가 있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럴 때 마음에 적신호가 빠르게 켜진다는 점이다. 희생물이 되어 삶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건 유쾌한 일이 아니다.
"과거를 돌이켜봤을 때 정말 그 일이나 상황이 지금의 힘듦을 만들었는지 확신할 수 없다. (p87)"
웨인다이어 작가를 참 좋아한다. 구구절절 공감 가는 말을 어쩜 이렇게 잘하는지. 처음 책을 읽었을 때 울컥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가장 아끼는 도서 중 하나인 <모두에게 사랑 받을 필요는 없다>는 사랑받길 갈구하는 좀비가 될 위험을 방지해 주는 도서다.
"두려움은 이 세상 어느 곳에도 실재하지 않는다. 두려움에 시달리며 좋지 않은 무언가를 상상하는 자신만 있을 뿐이다. 당신이 허락하지 않는 한 당신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없다. 두려움에 떨면 그 두려움에 스스로 잡아먹히게 된다. (p50)"
때론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두려움. 이 두려움이 가짜라는 걸 알면서도 대인관계, 꿈 꾸는 미래 등이 잡아 먹힐 때가 있다. 짙은 어둠 속에서 더 빛나는 게 우리라는 별인데, 무엇이 그토록 두려웠던 걸까. 어떤 상황에서 오는 두려움이든 그것은 실체가 없는 허상일 뿐이다.
"오직 자신만이 스스로의 등불임을 명심하라. (p116)"
언제 읽어도 뭉클한 한 문장. 스스로가 등불이라는 것. 관계에 지치고, 막연한 두려움에 지칠 때, 인내하는 것을 멈추고 싶을 때, 더는 사랑을 갈구하는 좀비가 아니고 싶을 때 꼭 읽어보기 좋은 도서이다. 희생자와 자유인이 어떻게 다른가 '자유롭게 살기 위한 100가지 행동 리스트'도 담겨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단호함도 배울 수 있다.
[책속한줄]
- p32
"우리는 우리가 선택한 모습으로 변한다." 감정적 동요나 불안에서 벗어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우리 모두는 충분히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을 발현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 p116
비교하는 말은 한 번에 그치지 않는다. 포기하지 마라. 당신의 의지가 전달될 수 있을 만큼 단호해져야 한다. 인내심을 갖고 노력한다면 보상을 받을 것이다.
- p152
인간관계에서 인내는 상대에게 나를 마음대로 취급하라고 가르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만약 당신이 부당한 대우를 그저 인내하고 있고 그것이 꽤 오래되었다면 당신을 그렇게 취급해도 저항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그들에게 보내는 셈이다. 참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행동하면 상대방은 그 행동을 멈춘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기력한 당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당신을 취급하는 것이다. 조용히 참기만 하면 그들은 당신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권리를 얻은 양 행동한다. 당신이 계속 그렇게 취급해도 된다고 그들에게 가르친 꼴이기 때문이다.
- p168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설명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혹은 자기 신념에 기초한 도덕 강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좀체 이야기를 맺는 법이 없다. 그처럼 거들먹거리는 태도로는 당신을 뜻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
- p170
완고한 태도로 자기주장을 펼치며 당신을 특정 방향으로 몰고 가려는 사람들은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고 그 고집이 흔들리지 않는다. 애원, 읍소, 감언이설, 요구, 위협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그들과 싸우기 위해선 당신 또한 고집불통이 되어야 한다. 귀를 닫고 그들의 요구를 거절하라.
- p259
어떤 일을 하는 데는 수만가지 방식이 존재한다. 그 순간 가장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뿐이다.
- p262
창의적으로 행동하려면 습관적으로 무기력에 빠지는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행동만이 답이다. 행동만이 무력감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
Q. 내가 아는 나는 진짜 나일까.
'타인에게 얽매이지 않고 온전한 나로 사는 법'
책 제목 위에 나붓이 쓰여진 리드카피.
그렇다. 이 책은 그야말로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타인의(외부의) 자의적 혹은 타의적 공격으로부터 나를 지키고 '희생' 당하지 않을 수 있는 일련의 방법들.
살롱 멤버들에게 추천받아 읽게 된 이 책은
선정한 후에도 선뜻 손이 가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방법을 알려주는 대부분의 책들에 대해 선호도가 낮아서이기도 했고
무턱대고, 심리학을 가미한 처세서로 치부해버렸던 선입견 탓이 컸다.
다소 지루한 마음을 이미 장착하고 첫 장을 넘겼다.
저자는 두가지 키워드의 대립으로 이야기를 끌어 나갔다.
자유와 희생.
그가 말하는 자유란 단순히 우리가 누군가로부터 받는 물리적 방해로부터의 해방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삶의 기준을 강요하는 외부적 혹은 내부적 요인으로부터 온전한 나로서의 가치를 찾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지에 대한 자립적 선택이 가능한 상태.
내가 이해한 다이어의 자유 정의는 이랬다.
또한 반대로, 외부적 혹은 내부적 요인으로 인해 휘둘리고 방향이 흔들리는 상태를 희생의 상태 혹은 그러한 자를 희생자라고 지칭한다.
책에서는 끊임없이 자유에 놓인 상태와 희생자로서의 상태를 비교해준다.
어쩌면 지극히 새로울 것이 없는 가치들을 단순히 나열했다고 생각되는 순간, 하나의 문장이 마음을 끌었다.
'강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기 가치를 실현하며 삶을 이끌어간다는 의미다' (p.49)
다이어가 이 책을 통해 내게 말하고자 하는 키워드가 바로 '나'였음을 알게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장을 읽으며 (지금도 여전히) 이유를 모르게 내 엄마의 우는 얼굴이 자꾸 생각났다.
나의 페르소나가 걷힌 순간
내겐 아주 많은 가면이 있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가면을 골라쓰고 때로는 페르소나와 나의 경계를 잊어버리기도 한다.
그것과 나의 일치화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페르소나와 함께하는 삶이 어느새 익숙해져버린 것은 아닐까.
나는 왜 페르소나가 필요했을까.
진짜 나 자신을 견고한 페르소나 뒤에 꽁꽁 숨겨버리고 언제나 인정받고 존중받으며 나아가 누군가에게는 선망의 대상으로 포지셔닝 되고 싶은 그럴듯한 포장지가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모든 게 부끄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 나는 나의 모든 것이 창피해 그 하나하나의 외면을 그럴싸한 포장지로 래핑해왔다.
나를 알고 리뉴잉해가는 진실된 자아실현이 아닌 그저 보여지는 것에 대한 지나친 의식에 가까웠음을 부정할 수 없다.
때로 그 포장지가 삐그덕대고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판단될 때는 가차없이 다른 포장지를 찾곤 했던 나.
그렇게 보기 좋게 포장된 내가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서
물론 '개선'이란 소기의 순기능을 낳기도 했지만 페르소나와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며 채찍질당한 내 마음 한 구석은 내팽개쳐지거나
멍든 채 방치되어 있진 않았을까.
그러한 과정은 나를 '부정'하는 것에서 출발했으며
그것이 일부 개선되었을 수는 있을지언정, 내팽개쳐지고 방치된- 여전히 인정받지 못한 내 안의 그 아이들은 갈 곳을 잃었다.
때로는 편안하지 못했고 때로는 아슬아슬했으며 또 때로는 여전히 부끄러웠다.
내 행위들의 목적에는 '내'가 아닌 '타인'에 그 기준이 맞춰져있었던 탓이리라.
그야말로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온전하지 못한 나였음을.
오롯이 나 혼자서의 기립이 아닌 관계 속의 나를 토대로 자아를 찾으려 했던 시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걸
나는 이 책의 끝을 향해가며 깨닫고 있었다.
다행히 지금의 내가 나는 그리 싫지만은 않다.
이미 내가 페르소나가 되어버린 건지, 일부 페르소나를 걷어내고 진정한 나를 찾은 건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그리도 숨기고 싶었던 많은 것들이 조금은 부끄럽지 않아졌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나는 조금 나에게 가까워진 것은 아닐까.
내게 남겨진 숙제
: 진짜 나를 찾아서
본능적일지도, 혹은 이미 살아오며 겪은 숱한 학습을 통해서일지도 모르지만
나의 호불호의 상황, 대상, 형성된 일종의 가치관을 알고 있고
그것을 기준으로한 자유인으로서의 삶은 어느 정도 확보했음을 책을 통해 확인했다.
다만 그것이 진짜 나에게서, 나로부터 기인한 것인지,
그래서 결국 나는 어떤 가치가 있는 존재인지... 아직은 미지의 영역이다.
다시금 안개 속을 더듬어가는 느낌.
하지만 설레임과 기대감이 생기는 묘한 기분.
지나간 날들을 반추하며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창피한 일들이 여전히 떠오른다.
기억의 파편, 파편을 모으고 생각이 깊어질수록 알 수 없는 뜨거운 것이 마음 한 구석을 건드린다.
아마도 그것은 감추고 감추려해도 새어 나오는, 어김없이 엉망이었을 내 모습의 자락들을
그대로 감춰주고 이해해주고 또 그저 보아준 주변인들에 대한 고마움, 그 이상의 것이 아닐지.
이 책은 내게 방법론적인 처세서를 넘어 성찰의 철학서로 자리 잡았다.
감춰진 나를 조금은 들여다보고 그 안에 숨어있는 보석같은 내게 손을 내밀어보고 싶다면.
다이어가 들려주는 이 이야기에 한번쯤 귀기울여봐도 괜찮겠다.
A. 내가 아는 내가 진짜 나일수도 혹은 아닐 수도 있다.
다만 그에게 손을 내미는 순간, 내 안에 숨겨진 보물을 발견할 자격이 이미 있음을
우린 알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