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저
웬디 미첼 저/조진경 역
김상욱 저
강양구 외 저
원종우,김상욱 공저
재단법인카오스 기획/이강영,다니엘 리,김범준,김갑진,조세형,류형돈,심원목,김상욱,한상근,천현득 공저
[책읽아웃] 사이코패스는 태어난다. 그러나 괴물로 태어나지는 않는다
2023년 05월 18일
[예스24 인문/사회 MD 손민규 추천] 악의 마음을 읽은 최초의 전설, 존 더글라스 회고록
2022년 03월 23일
최근에 SF 장르 도서에만 푹 빠져 있던 와중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라는 비문학 도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한 TV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사람이 유전 프로그램보다도 그를 둘러싼 환경, 즉 사회나 문화, 그리고 경험의 차이 등에 많은 영향을 받으며 자란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나의 삶의 태도나 가치관은 나의 경험의 폭이 넓어짐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이 보여준 하나의 사례는 나의 믿음을 뿌리째 흔들었다. 태어날 때부터 지닌 성정 - 과학적인 관점에서는 유전자라고 할 수 있겠다 - 이 그 무엇보다도 강한 사람.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고, 모든 상황을 교모하게 본인이 원하는 대로 통제하는 그런 인간. 머릿속에 퍼뜩 '사이코패스'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러던 와중에 본인이 사이코패스임을 모르고 살아가다가, 어느 날 자신의 뇌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뇌와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된 뇌과학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전말과 이후의 그의 행적이 무척 궁금해졌다.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졌으면서 사회에 잘 녹아든 사람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며 살아가는지, 어떻게 해서 친사회적 성격을 발전시킬 수 있었는지 등등.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를 읽기 시작한 것은 그런 의문을 해소할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는 그런 얄팍한 호기심으로 읽기에는 조금 힘든 책이었다. 나는 그저 사이코패스와 일반인을 구분하는 기준, 그리고 작가 본인의 구체적 삶 등을 알고 싶었던 것이나 책의 절반 이상은 사이코패스를 학문적으로 정의 내리기 위한 복잡한 과학 이론과 명칭의 총 집합체였다. 사이코패스의 뇌를 세포 단위까지 속속들이 알고 싶어 이 책을 집어 들었다면 매우 만족스러웠겠지만, 그런 것보다도 서사적인 전개를 기대하고 집어들었다면 읽다가 지칠 것이다. 작가가 주장하는 '세 다리 이론' 외에도 사이코패스와 연관 지을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너무 산발적이라 글이 산만하기도 하다. 나는 한참 동안 이 책이 어떤 거대한 주제를 안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페이지를 넘겨야 했다(차라리 '세 다리 이론'에 대해서만 왕창 다뤘다면 어땠을까? 사례를 좀 넣어서).
나는 다수가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의 유전자 또한 오래 살아남기 위해 진화와 돌연변이를 거듭해 왔을 것이고 그중 가장 많이 살아남은 보편적인 유전자가 생존에 더욱 유리한 것은 맞겠지만, 변두리의 유전자 중에서도 특정 상황에 강인한 것들이 있을 테다. 그런 경우 정적이지 않은 생존의 링 안에서 누가 끝까지 살아남을지는 불분명해진다. 사이코패스의 유전자 또한 사회에 필요하며, 그렇기에 사이코패스가 반사회적 살인마로 성장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년 시절의 따뜻한 보살핌과 집중적인 케어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동의한다. 하지만 책에서는 그 이후가 나타나있지 않다. 보살핌은 너무나도 두루뭉술한 단어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과 태도가 필요한지, 스스로의 사례를 바탕으로 몇 가지 얘기해 볼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사이코패스를 뇌과학적으로 해부하는 것보다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며 생각하는지를 간단히 맛보고 싶다면, 나는 본 책을 읽는 것보다는 영화 [케빈을 위하여]나 회고록 [나의 살인자에게]를 추천한다. [케빈을 위하여]는 오래전에 봤음에도 서사나 장면이 충격적이라 아직까지도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영화다. 사이코패스와 그의 가족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사이코패스에 대한 복잡하고 무거운 이해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살인자에게]는 사이코패스 가족에게 살해 위협을 받으며 살아가는 작가의 실제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두꺼운 페이지에 작가의 유아기부터의 모든 삶이 세세히 실려 있어 몰입감이 높다. 다만 해당 영화와 책은 사이코패스를 주변인의 관점에서 다루기 때문에 사이코패스 본인의 심리를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런 점에서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는 여전히 흥미롭고 읽어볼 만한 책이다.
뇌과학은 관심영역이 아니었기에 이런 류의 책을 읽을 까닭은 없었는데, 알쓸인잡에서 소개할 때 읽어볼까하는 마음이 들어 관련 서적을 함께 주문했고 그 중에 제일 먼저 이 책을 읽었다.
저자는 MRI등의 기기를 통해 사람의 뇌를 분석한다. 극단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사이코패스를 연구하던 중 자신의 뇌사진이 사이코패스를 보여주는 거란 걸 깨닫고 거기에 집중해서 자신을 고백하는 과정을 거치며 유명해졌다. 그게 벌써 10여년이 지났는데, 난 몰랐네 ㅋ
자기가 연구하는 대상의 사이코패스가 자기라는 것을 안 저자는 왜 자기는 그런 극단적인 범죄자가 아닌가를 설명하려고 한다. 학계와 언론은 저자를 인터뷰하고 분석한다. 사이코패스는 공감력이 없다는 결론을 스스로 인정하는 탓에 그의 주변에선 그를 떠나려는 사람도 있고, 역으로 그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진 이들도 있다. 그를 위험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가까왔던 이들이다. 그의 행동과 태도를 잘 아는 사람들이 그의 공격성을 알게 된 탓에 두려움을 가진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의 100명중 2명꼴로 사이코패스라고 한다. 그런 사람의 존재는 부인할 수 없고, 사이코패스가 항상 극단적 범죄자라고 등식화할 수는 없지만 저자처럼 스스로 알고 사회에 기여하려는 이들도 있다는 현실은 부인할 수 없겠다(물론, 그가 고백한 사소한 사건들에서도 사실 반사회적인 모습이 보이긴 하지만)
'알쓸신잡'에서 언급되어서 구입한 책.
정말 알쓸신잡에 나온 내용이 다였다. 뇌과학자가 우연히 자신의 뇌가 사이코패스의 뇌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사이코패스의 기질을 타고난 자신은 왜 범죄자가 되지 않았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자신의 몇 대손 조상까지 파고 여러 가지 케이스를 다루었지만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 전사유전자, 전측두엽의 저기능, 어린시절의 학대 이다. 그리고 자신은 유복한 집안에서 사랑받고 살았기 때문에 범죄자가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
원래 '괴물의 심연'이라는 책으로 발간되었는데 개정판을 내면서 제목을 바꾸었다. 꼭 읽어볼 필요가 있었는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