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읽을 수 있다는 서평을 일단 믿었고, 또 제목이 화학사이니 화학 이론을 설명하는 책은 아니라고 짐작했다. 그럼 읽을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저자는 머리글에서 서양 중심의 화학에서 탈피하여 실험실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어려운 분자모형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휴우...
1부 세상을 잇는 화학사에서는 원시시대의 화학(저자는 숲의 화학이라 부른다)과 중세 무렵의 연금술사들의 화학, 그리고 18세기 이후의 현대 화학 이야기를 담고 있다.
2부는 직접 화학실험을 할 수 있도록 간단한 화학실험들이 소개된다.
살짝 긴장하며 본문을 읽기 시작했다. 어떤 내용으로 나를 어려움에 빠뜨릴까?
우려와는 달리 이야기책 같았다.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과거 원시시대의 화학 또는 현재라도 원시적인 생활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부족들이 숲에서 만나는 화학을 이야기한다.
2부는 독자들을 직접 실험하게 유도한다.
저자는 12살때 화학실험 선물세트를 선물 받고 기뻐 매일 실험을 했다고 하는데, 사람마다 참 관심사가 다른 게, 난 정말 하기 싫다 ㅋㅋ
책에는 무려 48가지의 실험이 소개되어있다.(일부는 실험은 아니고 저자의 생각인 것도 있다.)
저자는 실험재료가 구하기 쉬운 재료라고 하지만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구할 수 없는 재료들이 대부분이다. 농촌에서라면 한번 시도해 볼만하다. 그러난 그냥 실험 내용을 쭉 읽는 것만으로도 실험이 상상이 되었다. 이 부분은 가볍게 넘겨 읽어 버려도 될 것 같다.
화학 하면 원소기호들과 알 수 없는 분자식, 그리고 그것들을 발견한 서양의 과학자만을 떠올리게 마련이고 지레 겁부터 먹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은 이야기책이다. 물론 중간중간 화학을 설명하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다.
?서양 과학자들이 자랑스럽게 그들의 선조들의 발견을 뽐내는 책이 아니어서 좋았고, 과학적 발견만이 전부인 것으로 쓰이지 않아 좋았다. ?
그러나 조금 더 사진이나 그림처럼 설명을 도울 것들이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