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요한 저
정두영 저
문요한 저
요아힘 바우어 저/장윤경 역
에노모토 히로아키 저/이지현 역
코르넬리아 슈바르츠,슈테판 슈바르츠 저/서유리 역
이때 감정에 이름 붙이는 작업을 꾸준히 해준다면 도움이 된다. ‘감정 이름 붙이기’ 또는 ‘감정 라벨링(Affect Labeling)’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격양된 감정의 뇌에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현재 내가 경험하고 있는 감정에 언어로 꼬리표를 다는 거다. 그리고 그 감정의 강도를 가장 약한 단계 0부터 가장 강한 단계 100 사이의 숫자로 표시해본다.
- 나는 지금 분노를 느껴, 70 정도 세기야.
- 나는 지금 외로움을 느껴. 50 크기로 느끼고 있어.
이렇게 감정 라벨링을 하고 나면, 내가 이 감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이로운지, 멈추거나 낮추는 것이 이로운지를 계산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감정 인식’이다. 넒은 의미에서 감정을 인식한다는 것은 내가 느끼는 감정과 더불어 이 감정이 나의 생각과 행동, 또 타인과 상황에 미치는 영향까지 미리 예측하여 알아차리는 것을 말한다.
--- 「똑같은 패턴이 관계 속에서 반복될 때」 중에서
살아가다 보면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순간이 있다. 아무 일도 없을 것 같은 평범한 일상 속 어느 시간, '대체 왜 저러는거야?, 문제가 뭐지?' 하지만 아무리 곱씹어 보아도 알 수 없는 커다란 벽을 만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그 생각으로 머리 속을 가득 채우고 왜 그런건지, 무슨 이유 때문에 이런건지, 저 사람은 왜 저런 말과 행동을 하는건지, 내가 잘못한 건가? 이런 생각들로 몇 시간 혹은 몇날을 곱씹어 보다가 어느 순간, 그래 이래서일거야 하고 내 스스로 마음에 결론을 내리고 그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들로 내 마음을 다스린 후에야 비로소 그 생각들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손정연님의 "상처주는 것들과의 이별"은 내게 그 자유로움을 준 책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당황스러운 순간과 관계, 나 자신을 납득시킬 수 있는 이유를 찾아야 직성이 풀리는 나에게 단비와 같은 책이었다. 뭔가 이상하기만 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 없었던 나의 답답함을 한번에 풀어 주는 책이라 첫 페이지를 펼친 순간부터 내려놓기까지 술술 읽혔다. 한번씩 무릎을 탁 치며, 그래 그래서였어. 나혼자 혼자말을 뱉어내며 탄복하는 순간들이 여러번 있었다.
회사에서 흔하게 만났던 이상한 말투의 상사, 회사를 다니면서 대체 저 사람은 왜저러는거야..하고 고민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책 속에 나온 일화를 보며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왜 그들이 이런 말투를 썼는지 '이중구속'과 '답정너'라는 심리학적 설명을 읽고서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이야~ 나만 빼고 이렇게 모여서 맛있는 거를 먹고, 아~ 김수석님, 오셨어요? 같이 드세요.
"아니아, 됐어 됐어. 나는 신경 쓰지 마.” 직원 중 한 명이 여행을 다녀왔다며 과자를 가지고 온
침이었다. 조금씩 나눠 먹고 있었기에 같이 어울려서 먹으면 되는데, 오늘도 김수석은 말 한마디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따돌린 듯한 양상을 만들어버린다. 결국 마음이 불편해진 직원들은 각자의 자리로 조용히 흩어졌다.
김수석과의 대화는 늘 이런 식이다. "오선임, 나 싫어해요? 다른 부서로 발령 신청할 거 라면서요?"
“아, 김수석님, 그게 사실은 입사하면서부터 해보고, 싶었던 업무인데 자원을 받는다고 해서요. 아직 생각만 했어요. 안 그래도 수석님께 의논드리려고 했습니다.”
"아니, 이상하게 전 부서에서도 내가 그쪽 가니깐 오 선임이 이쪽으로 오더니, 내가 이쪽에 오니까 다른 데 로 가려고 하는 것 같아서 말이지. 나 싫어서 피하는 거 아니죠?"
.....모호한 말로 상대의 반응을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조종하려는 것이다. 심지어 이들은 그런 화법이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상처가 된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한다.
#상사: “런치 특강에 어울리는 메뉴로 아무거나 추천 좀 해봐.”
직원: “한식 도시락이 어떨까요?"
상사: “너무 번거롭지 않을까?""
직원: “그럼 간단하게 캘리포니아 롤이나 김밥은요?"
상사: “너무 흔하지 않아?”
직원: “그럼 햄버거로 할까요?"
상사: “먹기가 불편하잖아."
직원: “그럼 뭐가 좋을까요?"
상사: “여럿이 같은 테이블에서 먹기 좋은 게 피자
아냐?"
직원: “네, 피자로 알아보겠습니다."
...상사의 답은 언제나 정해져 있다. 이런 대화가 반복되면 부하직원은 더 이상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게 의미 없다는 걸 깨닫고 입을 다물게 된다.
야근과 주말 출근이 잦은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화가 나는 순간이 있었는데, 지나고 보면 미안했지만 그 상황에서는 도무지 알 수 없었던 그의 마음을 이 설명을 보며 이해할 수 있었다.
#
그의 내면은 쉬고 싶다'란 욕구와 '가족과 함께하고 싶다'는 욕구 사이에서 충돌했다. 그중 후자를 선택했던 건, 비록 무의식이긴 하지만, 가족을 향한 마음이 더 크 게 동기화된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 을 의미하는지 알아차림의 시간을 가져본 적 없기에, 그 속에서 의미와 동기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동기를 설명하지 못하니 좋은 의도는 퇴색되었고, 억울하고 서운한 감정만이 남아 상처를 받고 만 것이다. 만약 자신의 동기를 충분히 인식했다면, 아내에게 이렇게 물어볼 수 있을 것이다. 쉬고 싶은 동기가 강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면, “같이 가주고 싶은데 내가 이번 한 주가 많이 힘들었는지 정말 피곤하네. 당신만 괜찮다. 면 나는 집에서 쉬고 싶은데 괜찮을까?"
책은 전체적으로 심리학적인 이론과 설명을 아우르면서 다양한 일화들로 쉽게 설명해 주어서 이해하기 쉬웠던 것 같다. 과거에 언젠가 한번은 겪어봤음직한 사소하고도 공감이 가는 사례는 내 생활에 빗대어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덤으로 작가님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도 마음을 울렸던 것 같다. 읽는 내내 나는 어땠던가..어린 시절의 나는 어떤 기억과 마음이었던가 생각해보며 추억에 빠지기도 했던 것 같다.
상처주는 것들과의 이별..애매모호하고 이해하기 어려웠던 순간들과 이별하게 해준 손정연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좌절하는 사람들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하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까지, 우리는 생활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며 살지만 그들에 대해 무조건 이해하며 배려하는 것도 잘못된 거지만 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지, 왜 철저한 반성이나 성찰적 자세와 발전지향, 혹은 감정이나 관계 자체에 대해선 공부하지 않는지, 사람들의 개인적 취향이나 선택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무조건 부정적으로 해석하며 자의적 판단이 무조건 맞다고만 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책은 감정과 기분, 마음, 심리상태 등을 통해 바라보는 감정에 대해 분석한 책으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그런 사소한 것들까지 왜 그런 반응과 태도, 심리적 동요가 일어나는지, 이에 대해 체계적인 논리를 펼치고 있는 책이다. 최근의 심리학 트렌드는 아무래도 자존감 수업이나 자기애, 자신감 등을 통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영리한 처세술이나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현대사회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추세나 사람들이 많이 지쳐있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나쁜 방법은 아니지만 조금 더 나은 전략이나 다른 선택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고 싶다면 저자가 책에서 말하는 것에 주목하며 때로는 공부해 둘 필요가 있다. 감정에 대해 분석하며 겉으로 드러나는 행위가 무조건 그 사람의 감정이나 상태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감정에도 여러가지 유형이 종류하며 이를 획일적으로 해석하는 것 자체가 모순적이라 말한다. 이는 자기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부분이며 타인을 이해하거나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적절한 화법을 구사하고 싶다면 참고하며 알아둬야 하는 덕목인 지도 모른다.
예민함과 섬세함, 그리고 유약함이나 피하려고만 하는 의지박약 등 대화나 인간관계에 있어서 사람들의 선택은 다양하다. 갑자기 급진적인 변화나 무조건 해보라는 종용의 메시지가 아니다. 심리학적으로 풀어내며 감정 자체에 대해 공부하며 우리는 더 나은 관계를 통해 자신의 삶을 지키거나 성공적인 관리를 통해 살아갈 자격이 있는 존재들이다. 그 동안 간과했던 감정에 대한 이해, 그리고 지금과는 다른 방법을 찾는다면 책을 통해 배우며 진정으로 나 자신을 지키면서 원만한 관계나 처세술, 성공적인 관계관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결과물들이 무엇인지 판단해 보길 바란다. 주관적인 느낌이 강한 책으로 보이지만 상당히 객관적이며 냉정한 부분이 많아 공감되는 내용도 많을 것이다. 읽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