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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자살

조영주 | CABINET | 2020년 10월 19일 한줄평 총점 9.0 (20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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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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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나와 세상 속에 숨은 혐오를 직시하는 것

『혐오자살』은 한 남자의 죽음을 둘러싸고 있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 진행 되는 미스터리 플롯 속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에 대해 깊은 통찰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자신과 동반 자살을 하려고 한 남자 친구를 베란다에서 밀어버리고, 그것을 은폐하려는 여자.
사건 피해자이자 사건 발생 이전에 새로 이사 온 아파트에서 이상한 일을 자꾸 겪은 남자.
단순 자살 사건이 아님을 눈치채고 홀로 수사를 진행하는 형사.

세 사람의 이야기가 자유로운 시점과 시간 흐름 속에서 진행되고, 이야기의 후반부에 모두 한 곳으로 모인다. 그리고 이쯤 되면 독자들 역시 휘몰아치는 사건들 속에서 수많은 추측과 가정, 깨달음을 거치며 각 인물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재배치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점과 시간 흐름은 자칫 잘못하면 인물의 감정이입을 방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영주 작가는 치밀한 심리 묘사와 상황 설명을 통해 독자들이 세 인물 모두의 입장을 따라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얽혀 가는 인물 관계는 작품의 미스터리를 더 강화시키고 주제 의식 또한 탄탄하게 만든다. 우리 사회에서 혐오란 어떤 것인지, 그 혐오가 불러일으키는 사회적 문제는 어떠한 것인지 세밀하게 다루고 있다.

조영주 작가가 플롯, 캐릭터와 인물관계, 주제 의식을 정교하게 세공한 『혐오자살』은 그간 독자들이 인지하지 못했던 혐오와 그 혐오 세계에 대한 생각을 깨우치게 한다. 물론 그 이후의 감정과 태도는 개인의 가치관에 달려 있다. 그저 이 작품을 읽은 독자들은 적어도 자신이 인지하고 있는 ‘혐오’는 벗어 던질 수 있길 바라는 바다.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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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조영주
성공한 덕후, 만화가 딸내미, 글 쓰는 바리스타, 특급변소, 떡볶이 성애자, 성공한 덕후 등 다양한 별명으로 통하는 소설가.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나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중학교 시절 아버지의 만화 콘티를 컴퓨터로 옮기는 작업을 하며 자연스레 글 쓰는 법을 익혔다. 셜록 홈즈에 꽂혀 홈즈 이야기를 쓰다가 홈즈 패스티슈 소설 『홈즈가 보낸 편지』로 제6회 디지털작가상을 타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제2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예스24, 카카오페이지 등 순문학과 웹소설을 넘나들며 각종 공모전을 섭렵하다가 『붉은 소파』로 제1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본업이었던 바리스타... 성공한 덕후, 만화가 딸내미, 글 쓰는 바리스타, 특급변소, 떡볶이 성애자, 성공한 덕후 등 다양한 별명으로 통하는 소설가.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나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중학교 시절 아버지의 만화 콘티를 컴퓨터로 옮기는 작업을 하며 자연스레 글 쓰는 법을 익혔다. 셜록 홈즈에 꽂혀 홈즈 이야기를 쓰다가 홈즈 패스티슈 소설 『홈즈가 보낸 편지』로 제6회 디지털작가상을 타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제2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예스24, 카카오페이지 등 순문학과 웹소설을 넘나들며 각종 공모전을 섭렵하다가 『붉은 소파』로 제1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본업이었던 바리스타를 졸업하고 전업 소설가로 거듭났다. 김승옥문학상 신인상을 비롯해 예스24, 카카오페이지 공모전 등에서 수상하였으며, 장편 소설 『반전이 없다』, 『혐오자살』 등을 출간했다. 여러 권의 에세이를 썼고, 다수의 앤솔러지를 기획하고 집필에 참여했다. 이 중 앤솔러지 『모두가 사라질 때』에 수록한 단편 「멸망하는 세계, 망설이는 여자」는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출판사 리뷰

데뷔 10주년 조영주 작가의 신작 미스터리 소설!

제1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조영주 작가가 데뷔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미스터리 소설, 『혐오자살』로 독자들을 찾아 간다.
『혐오자살』은 몰입도 높은 이야기와 깊은 주제의식을 통해 또 한 번 조영주 작가의 진면모를 드러낸다. 조영주 작가는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진득하게 물고 늘어진다. 독자에게 신선한 충격과 동시에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주기 위해서.

어젯밤 내가 남자 친구를 죽였던 현장에서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심지어 다들 그가 자살한 것이라 말한다.

어느 날 아침, 명지는 일어나자마자 14년간 만난 남자 친구, 준혁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곧이어 명지는 어제 자신과 동반 자살을 하려 했던 준혁을 베란다에서 밀어버렸던 기억을 떠올린다. 떨어지는 준혁을 뒤로 하고 도망친 자신의 모습까지.
내가 사람을 죽였다니?
충격에 굳어버린 명지를 깨운 건, 다름 아닌 준혁의 죽음을 ‘자살’로 추정하는 친구의 전화다.

장례식 이후에 유품을 정리하러 준혁의 집으로 간 명지. 명지는 그곳에서 위화감을 느낀다.
명지는 분명 이곳에서 준혁과 크게 싸웠고 둘 다 피를 흘렸던 것을 기억한다.
그런데 왜 아무런 흔적이 나오지 않는 걸까?
정말 준혁의 자살인지,
혹은 자신이 죽인 게 맞는데 아직 증거가 나오지 않은 것인지,
시간이 흐를수록 명지의 초조함은 극대화된다.

그런데 그런 명지 앞에 준혁의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나영이 찾아온다.
나영은 준혁의 죽음이 단순 자살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과연 준혁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은 무엇일까?

또 다른 김나영 형사 시리즈

『붉은 소파』와 『반전이 없다』에서 나온 매력적인 김나영 형사의 또 다른 사건 수사 기록. 『붉은 소파』의 303 사건 이후 독특한 능력이 생긴 김나영 형사는 『혐오자살』에서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 작품의 스토리는 물론이거니와 직업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성장해 나가는 김나영의 캐릭터를 즐기는 것도 이 작품의 또 다른 재미 요소다.

종이책 회원 리뷰 (18건)

구매 포토리뷰 같은 사람인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n***8 | 2021.05.25

    
 

 

 

 이 책 제목에는 내가 좋아하지 않고 거의 쓰지 않는 말이 들어갔다. 어쩔 수 없이 제목을 글로 써야 할 때 있었지만 여전히 잘 쓰지 않는다. 책 제목은 《혐오자살》이다. 그 말을 써서 그런 마음에 빠지는 건 아닐까. 모르겠구나. 요새는 그 말 자주 들리고 많은 사람이 쓰는 듯하다. 나도 미워하고 싫어하는 게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그걸 겉으로 드러내고 누군가를 괴롭히지는 않는다. 난 괴롭힘 당하는 쪽이다. 이 말 잘못하면 괴롭힘 당한 적 있다는 말로 보이겠다. 그런 일 있었는데 내가 느끼지 못한 걸까. 아니 그런 쪽은 예민해서 모르지 않으리라고 자신한다. 나를 대놓고 따돌리지는 않았지만 은근히 따돌린 적은 있는 듯하다. 이런 말 하니 조금 창피하구나. 그런 일은 초등학생 때 잠깐이었다. 예전에는 누군가를 심하게 괴롭히거나 따돌리지 않았다. 언젠가도 말했지만 같은 동네에 살던 친구 둘이 나만 빼고 잠깐 논 적 있다. 그때 왜 그랬는지 여전히 모른다.

 

 앞에서 안 좋은 걸 말하다니. 누군가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싫어하지 않기를 바라는구나. 하지만 그건 잘 안 될지도 모르겠다. 난 말을 무척 안 한다. 말 안 하는 게 어떻다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말 안 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말하지만 어쩌면 그건 나였을지도. 나도 누군가를 싫어하고 꺼린 적 있을 거다(이렇게 말하다니). 사람은 자신이 한 건 잊고 당한 건 잘 기억한다. 어떻게 자기한테만 좋게 기억하는지. 그래도 심하게 누군가를 괴롭힌 적은 없다. 앞에서 이 말 했는데 또 했구나. 누군가를 괴롭히고 즐거워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게 재미있나. 이런 이야기 많이 나오지 않는데 말했구나. 아니 많이는 아니어도 가끔 나온다. 준혁은 어릴 때뿐 아니라 다니던 회사에서도 따돌림 당했다.

 

 갑자기 준혁이라는 이름을 말하다니. 잠시 여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야겠다. 백명지와 김준혁은 사귀는 사이로 아침에 명지한테 준혁이 죽었다는 전화가 온다. 명지는 지난 새벽 일을 거의 잊었다가 전화를 받고 떠올린다. 자신이 준혁이 사는 아파트에서 준혁을 밀어서 죽였다는 걸. 명지한테 전화한 사람은 준혁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한다. 준혁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 명지나 다른 사람한테 죽임 당했을까. 명지가 준혁을 죽이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은 바로 든다. 준혁 집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준혁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증거도 마찬가지였다. 사람이 죽으려면 발코니 난간에 손을 대고 다리를 올리지 않나. 그렇게 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의심해야 할 것 같은데.

 

 김나영은 형사로 난민 연쇄살인 같은 걸 알아보다가 준혁이 죽은 일을 알게 된다. 김준혁은 한사람이 아니고 두 사람이다. 명지는 준혁과 헤어지려고 생각하고 김준혁과 선을 본다. 그런 일 있을 수 있을까. 준혁한테는 초등학교 동창으로 준혁을 블랙이라 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레드였다. 블랙이라 하다니. 책을 볼 때는 그 말이 뭘 뜻하는지 몰랐다는 걸 지금 깨달았다. 이 책 볼 때 다른 데서도 다섯 사람이 색깔 정하는 게 나와서 그랬던가 보다. 거기에서는 누가 일부러 누군가한테 넌 블랙이다 하지 않았다. 레드가 준혁을 블랙이라 한 건 피부색 때문이었다. 내가 앞에서 괴롭힘 당하거나 누군가를 괴롭혔나 생각한 건, 레드가 준혁을 어렸을 때 괴롭혔다는 말을 봐서다. 준혁이 다니던 회사에서도 그랬을까. 준혁이 들어간 회사는 꽤 큰 곳었다는데. 그런 곳 사람도 사람을 겉모습만 보는 일 있을지도. 한국 사람도 유색인인데 같은 유색인을 차별한다. 좀 웃기는 일이다.

 

 여러 사람이 한사람을 바보로 만들기도 한다. 그것 또한 피부색을 보고 그런 걸지도. 준혁은 왜 돈을 벌고는 좋은 집이나 좋은 차를 샀을까. 여자친구인 명지한테 잘 보이려고 그랬구나. 그렇다고 빚까지 지다니. 준혁은 회사를 그만둬서 큰 집이나 비싼 차를 감당할 수 없었다. 싼 집으로 이사하는데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하지만 모두가 준혁이 이상하다는 식으로 몰고 갔다. 혼혈이 아니어도 피부색 짙은 사람도 있는데. 한국 사람은 그걸 생각하지 않을 때가 많지 않나 싶다. 층간소음, 담배연기, 음식물 쓰레기. 이런저런 문제도 이야기한다. 층간소음은 겪지 않으면 잘 모르겠지. 담배 피우는 사람은 담배연기가 얼마나 안 좋은지 잘 모른다. 그건 조금만 조심하면 좋을 텐데. 누군가를 괴롭히려고 음식물 쓰레기를 문앞에 버리다니. 실제 그런 일 있을지.

 

 지금 한국에는 한국 사람만 살지 않는다. 오래전에는 한국 사람이 잘사는 나라에 가서 돈을 벌고 거기에 눌러살기도 했다. 한국 사람이 다른 나라에서 안 좋은 일을 당한 걸 뉴스에서 보면 얼마나 기분 안 좋은가. 그게 자기 일이 될 수도 있는데 한국 사람은 다른 나라에서 일하러 온 사람을 차별하기도 한다. 피부색이 달라도 같은 사람으로 여기면 좋겠다. 다른 나라에서 일하러 온 사람이 한국을 살기 싫은 나라다 말하는 일 없기를 바란다. 꼭 외국에서 온 사람만 차별하지 않지만. 같은 나라 사람끼리도 무척 안 좋은 일을 한다. 자신만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도 생각하면 좋겠다.



희선



 

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혐오자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빨**마 | 2020.10.08

사실을 말하자면 이 책의 저자 조영주 작가님은 초기작 쓰실때부터 블로그로나마 이웃이고, 그분께 이쁜 컵을 받은적도 심지어 서로 책 교환도 해 본적도 있다.  얼굴 뵙고 인사 한 적은 없지만 나름 그래도 이웃이고 블로그가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하고 간혹은 내 심리를 건들건들 건드리는 이야기는 싫어서 외면한 적도 있고, 작가님 글에 덧글을 단 적도 있지만 요즘은 눈팅만 주로 해 오는 불량이웃기도 하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작가님의 <홈즈가 보낸 편지>가 생각보다 내 스타일이 아닌 듯한 느낌이 들어서 작가님의 신간이 나오면

사기도 하지만 직접 손에 바로 들지는 않았다.  나랑 안 맞아.  막 이런 생각을 하면서....... (헐~ 작가님 보시면 안되는데..ㅡ.ㅡ^)

그래서 어쩌면 이 책에 대해서도 그리 큰 기대를 안 품었던 것 같다.  심지어 책을 펼쳐 몇 페이지를 읽는 동안까지도..

초반 사건발생 이야기부터 이 쪽으로 저쪽으로 정신없이 옮겨다니는 시간을 헷갈려하며 아니려나? 이러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대박이다.

이 책에 빠지면 큰일난다.  초반지나면서 이야기 훅훅 지나가면 감당이 안돼서 잠을 잘 수 없다.

왜? 궁금하니까.....  그러고 준혁의 삶과 준혁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호기심, 범인은 과연 누구인가? 그리고 나영은 진실에 다가갈 것인가, 게다가 명지는.....  정말 못된 여자일까? 기타 등등 온갖 궁금증과 더불어, 도대체 왜 준혁에게 이런 이상하고도 괴이한 일들이 닥치는가 라는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다.

일단 자살이라고 결론나지만 자살일 수 없는 사건 이야기들이 이어 지지만  그들은 자살을 한 것인가, 자살 당한 것인가? 라는 의문부호를 찍게 된다.  그리고 그 점들을 준혁의 사건과 한 점 한 점 연결되어 따라가다보면 결코 묵과 할 수 없는 많은 사회문제가 이 전체의 이야기를 덮친다.

아... 순간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덮으면서 작가님이 주는 깊고 아픈 메세지에 멍했다는 사실.

그러고보니, 나도 혐오를 담고 있는 인간이었구나 하는 성찰에서 부터, 그들의 삶을 좀 더 생각하게 되는 복잡한 마음까지....

이야기를 좇아 가는 과정이 궁금했고, 준혁의 삶이 궁금했고, 모든 주위가 왜 그런지 궁금했다.

그저 왜? 왜? 라는 질문을 던 질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의 연속이었다.


오롯이 녹아있는 일상의 이야기가 이렇게 깊은 고뇌와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인가?

심지어 이런 미스터리를 줄 수 있는 것인가?


준혁은 초반 내 눈에는 찌질했다.  아니, 마지막 그 순간까지도 찌질해 보였다.  여자친구에게 찌질하게 복수나 하는 놈으로 명품에 눈이 멀어 허세만 가득한 놈으로.... 그렇게 찌질하고 허세가득한 보잘것 없는 놈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손에 놓는 순간, 참 준혁이 만큼 아픔이 많은 사람도 없구나 싶어서 마음이 찌릿해지는 이기분은 뭘까나.

게다가 모두가 자신을 정신병자 취급하고 심지어 모든이들이 자신을 공격해 오는 그런 상황에서 얼마나 숨막혔을까 생각하니 측은해지기까지 하는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하지만, 결국 나도 대중안에 있었다면 그들과 같은 눈으로 준혁을 바라보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게 되니 더 준혁에 대한 마음이 아파진다.


이 책 한권에 우리의 뿌리깊은 혐오와 생각지도 못한 치부, 그리고 모든 이를 범인으로 보게 되는 스릴러적 호기심까지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니, 작가님 진짜 이러기 있어요?  진짜 이렇게 글 쓰기 있어요? 

아놔 나 이번책으로 진짜 조영주 작가님 찐 팬, 찐 이웃.  혼자 막 이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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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거부와 편견으로 시작된 감정 『혐오 자살』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뻑* | 2020.10.07


재미와 혼란을 동시에 맛보여준 소설이 아닐까 싶다. 작가 조영주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왔지만, 정작 작가의 작품을 직접 완독까지 한 경우는 없었다. 언제나 그 입소문의 진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을까 싶어 궁금하기만 하던 차에 이 작품 『혐오자살』을 만났다. 뭔가 잔뜩 긴장하면서 읽기도 했다. 무엇보다 동명이인의 등장과 사건이 시간을 순서대로 보여주지 않아서 기억하면서 읽어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읽어가면서, 점점 결말에 다다르면서 느껴지는 그 사건의 진실 앞에서 만족감을 만났다.


자고 일어난 명지는 어젯밤의 일이 기억난다. 명지는 어젯밤에 남자 친구 김준혁을 죽였다. 집으로 어떻게 돌아왔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자기가 김준혁을 죽였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남자 친구가 죽은 현자에서는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을뿐더러, 모두 그가 자살했다고 말한다. 현재 그가 처한 신체를 비관해서 스스로 죽었을 거라고, 그런 일이 흔한 세상이니 자살이 아니면 무엇이겠냐고. 14년 동안 김준혁을 만나온 명지는 그가 왜 자살해야 하는지 믿을 수 없었지만, 어쨌든 그녀가 죽인 게 아니라니 얼마나 다행인가. 이제 죽은 사람은 잊고 새로운 김준혁과 잘 만나다가 결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죽은 김준혁과 현재 살아있는 김준혁. 두 명의 김준혁은 명지의 인생을 채운 남자다. 한 명은 명지의 청춘을 채운 남자, 한 명은 명지의 첫사랑이자 최근 재회한 남자. 소설은 이 두 명의 김준혁을 등장시키고, 또 김준혁이 죽은 날을 중심으로 그 전과 후의 이야기를 교차로 들려준다. 죽은 김준혁은 살던 집을 두고 허름한 동네의 허름한 아파트로 이사한다. 집을 중개했던 김 사장은 그의 형편에 딱 맞는 아파트를 소개해주고, 그 집에서 돈을 낭비하지 않게 충고 아닌 충고로 생활방식까지 정해준다. 하지만 그는 이사 온 첫날부터 그 집에서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다. 옆집에도 이상한 사람들이 드나들고, 위층 아래층 심한 층간소음에 돌아버릴 지경이다. 부동산 김 사장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경비실 정 이사에게도 말해보지만, 매번 그만 이상한 사람이 될 뿐이다. 주변 사람들 모두 그를 경계하고, 그를 볼 때마다 놀란다. 마치 소인국에 들어간 거인처럼, 다들 그를 멀리하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듯 본다. 이제 그는 더는 이곳에서 살 수가 없다. 일도 그만두고, 면접 보는 것마다 탈락이고, 얼마 남지 않은 돈으로 이 아파트에서 생을 마감할 것만 같다. 안 되겠다. 마지막으로 명지를 한번 만나야겠다.


그랬다. 남자 친구 김준혁이 마지막으로 한번 명지를 만나야겠다고 마음먹었던 날, 명지는 그를 만났고 그가 죽었다. 소설은 명지의 착각 아닌 착각을 시작으로 김준혁의 죽음을 차근차근 파헤친다. 사건 8개월 전의 죽은 김준혁의 시간부터, 사건 일주일 전의 백명지의 시간과 사건 한 달 전의 형사 김나영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채워진다. 잘 짜인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도 들고, 누구도 모르는 자기만의 시선을 엿보는 재미도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말하지 않으면 모를 각자의 사정과 인생이 하나씩 들려올 때마다 한숨이 쉬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아야 하며, 왜 내가 원하고 좋아서 살아가는 모습이 아닌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보여주기 좋은 모습이어야만 하는 것인지.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 또한 이런 생의 진리 아닌 진리 같은 시선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무섭기도 하다. 어쨌든 이 소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닌, 나 자신과 다른 시선으로 나를 보면서 인간 혐오를 쌓아가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혐오의 이유를 마주했을 때 분노하고 흥분하면서도 어쩌면 우리는 이런 혐오의 감정을 단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지 묻고 싶어진다. 나는 정말로, 단 한 번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혐오를 가져본 적이 없는지를.


남자 친구 김준혁의 장례식이 끝나고 명지는 그가 살던 집에 가서 유품을 정리한다. 방문 목적은 유품 정리라고 하지만, 그녀 스스로 김준혁의 살인자로 생각했던 적이 있었기에 이 찝찝한 감정을 털어내고 싶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이상하게도 그의 집에서는 아무런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가 떨어져 죽었다는 발코니에서조차 그의 지문이 없었다. 그는 발코니에서 떨어져 죽었다는데, 어떻게 죽었기에 아무런 흔적이 없느냔 말이다. 아무런 증거도 없으니 명지의 초조함은 커져만 가고, 그 와중에 형사 김나영이 이 사건의 수상함을 감지하고 파고들기 시작한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동명이인에, 시간을 앞뒤로 왔다 갔다 했는지 궁금해도 재밌는 소설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뭔가 하나씩 더 드러나면서 작가가 보여주고 싶은 범인의 실체에 다가가는가 싶으면 뭔가 이상한 낌새에 범인을 단정할 수 없게 된다. 죽은 이들과 죽은 이들에게 남겨진 메시지 '이 나라를 떠나'는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어서 끝까지 읽기 전까지는 그 확인을 마칠 수 없다. 등장인물들 또한 본명과 함께 그들의 별명으로 같이 나오는데, 아마 이 부분에서 이미 복선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미스터 블랙으로 불리던 김준혁, 죽은 김준혁의 친구 레드, 백설 공주로 불리던 백명지, 처음부터 계속 등장했던 난민이라는 신분. 언뜻 보면 이 단어들의 공통점을 금방 찾지 못할 것 같지만, 서서히 드러나는 인간의 묘한 심리가 가슴을 파고든다. 이상하게도, 우리는 우리의 불행과 고통과 힘듦을 타인에게서 찾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너 때문에, 너만 아니었으면, 너만 없으면 금방 해결되고 괜찮아질 것 같은... 작은 편견으로 시작했던 거부의 감정은 이제 걷잡을 수 없는 거대한 산처럼 쌓여 금방 무너지지 않는 혐오로 자리 잡는다. 한마디로 표현하고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이 가지는 그 묘하고 두려운 감정의 적나라한 민낯을 그대로 비추는 작가의 방식이 흥미롭다. 그래서 추리소설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조각을 맞춰가는 재미가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혐오가 얼마나 뿌리 깊게, 사소한 것에서부터 자라나기 시작했는지 차근차근 보여주면서,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혐오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왔는지, 그 혐오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묻기도 한다. 그러면서 작가의 전작들에 등장한 형사 김나영 시리즈의 한 권으로 채워 넣는다. 추리소설의 재미와 메시지를 동시에 품고, 아직 형사 김나영의 다른 활약을 못 만난 독자가 있다면 당장에 확인하고 싶게 한다. 전작 『붉은 소파』와 『반전은 없다』와 같이 읽는다면 더 즐거울 것 같다. 작가의 말처럼, 두 작품 사이에 위치한 이 이야기의 여운을 더 느끼고 싶다면 세 작품 같이 만나는 시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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