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분야 전체
크레마클럽 허브

처음 읽는 술의 세계사

한 잔 술에 담긴 인류 역사 이야기

미야자키 마사카츠 저/정세환 | 탐나는책 | 2020년 12월 21일 한줄평 총점 9.2 (42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  종이책 리뷰 (32건)
  •  eBook 리뷰 (0건)
  •  한줄평 (10건)
분야
역사 > 세계사
파일정보
EPUB(DRM) 76.01MB
지원기기
iOS Android PC Mac E-INK

이 상품의 태그

카드뉴스로 보는 책

책 소개

인간을 신의 세계로 유혹하는 술
향긋한 술을 통해 배우는 인류 문명의 역사


술로 세계사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스카치, 버번, 캐나디언 클럽, 코냑, 워커, 럼주, 와인 등은 지역을 대표하는 각양각색의 술이지만 지금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즐길 수 있다. 각 지역의 문화적 특색이 담긴 술이 어떻게 탄생되었고 또 어떻게 세계로 확산되었는지를 살피는 것은 인류 문명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보드카, 데킬라, 소주 등 전 세계의 모든 증류주는 9세기에 이슬람에서 연금술을 위해 발명된 증류기 알렘빅에서 시작되었다. 메소포타미아에서 유럽으로 전해진 ‘액체 빵’ 맥주, 흑사병의 공포가 낳은 위스키와 브랜디, 음료수 대신이었던 대항해 시대의 와인, 겨울의 추위가 낳은 기적의 술 샴페인 등 세계를 둘러싼 다양한 술의 재미있고 생생한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들어가며

1장 술과의 행복한 만남
1. 가장 오래된 술 봉밀주
2. 과실주의 챔피언이 된 와인
3. 유라시아 대초원이 키운 마유주
4. 바닷길을 따라 전파된 야자술

2장 열심히 술을 빚은 문명
1. 4대 문명을 대표하는 각각의 술
2. 메소포타미아에서 유럽으로 전해진 맥주
3. 동아시아의 곡물주 황주
4. 벼농사와 숲이 낳은 일본주
5. 잉카 제국의 옥수수술 치차

3장 이슬람 세계에서 동서로 전해진 증류주
1. 중국 연금술과 그리스 연금술의 결합
2. 『코란』도 막지 못한 음주
3. 이슬람 상권이 러시아에 탄생시킨 보드카
4. 페스트의 공포가 키운 브랜디와 위스키
5. 액체로 된 보석 리큐어
6. 동쪽에서 전해진 증류기가 낳은 아락과 소주
7. 몽골 제국의 유라시아 제패와 아라길주

4장 바다와 항해가 넓힌 음주 문화
1. ‘대항해 시대’를 떠받친 와인
2. 항해의 최전선에서 성장한 주정 강화 와인
3. 대서양 항로가 키운 셰리주
4. 아스테카 문명의 위대한 유산 데킬라
5. 신대륙의 감자를 원료로 사용한 북유럽의 술
6. 맥주가 부족하여 탄생한 플리머스 식민지
7. 설탕 혁명과 싸구려 럼
8. 포경의 중계 기지 하와이의 ‘철의 엉덩이’

5장 근대 사회가 키운 술
1. 영국, 네덜란드가 주도한 술의 상품화
2. 고급술의 대명사 코냑
3. 겨울의 추위가 만들어낸 기적의 발포주 샴페인
4. 네덜란드가 낳고 영국이 기른 술 진
5. 독립전쟁과 버번위스키
6. 프랑스혁명에 색채를 가미한 와인

6장 거대한 인공 공간을 채운 술
1. 밤거리를 물들이는 바
2. 술 세계의 산업혁명
3. 챔피언이 된 라거 맥주
4. 저온 살균으로 세계적인 상품이 된 와인
5. 고흐의 인생을 파멸로 이끈 술 압생트
6. 알 카포네의 암약을 자극한 금주법
7. 글로벌 사회와 칵테일 문화

저자 소개 (2명)

저 : 미야자키 마사카츠 (Masakatsu Miyazaki,みやざき まさかつ,宮崎 正勝)
일본의 역사학자로, 전근대 문명교류사와 역사교육 전문가이다. 1942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교육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다. 도립미타고등학교, 구단고등학교, 쓰쿠바대학교 부속고등학교 세계사 교사를 역임했다. 이후 쓰쿠바대학교 강사와 홋카이도교육대학 교육학부 교수를 거치며 20여 년 동안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의 편집과 집필을 담당했다. NHK 방송의 고교 강좌 [세계사](TV와 라디오) 전임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 중앙교육심의회 전문부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시에 NHK 방송문화센터, 아사히 컬처센터, 도큐 세미나BE 등에서 활발한 강의 활동을 펼치며 역사책 쓰기에... 일본의 역사학자로, 전근대 문명교류사와 역사교육 전문가이다. 1942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교육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다. 도립미타고등학교, 구단고등학교, 쓰쿠바대학교 부속고등학교 세계사 교사를 역임했다. 이후 쓰쿠바대학교 강사와 홋카이도교육대학 교육학부 교수를 거치며 20여 년 동안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의 편집과 집필을 담당했다. NHK 방송의 고교 강좌 [세계사](TV와 라디오) 전임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 중앙교육심의회 전문부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시에 NHK 방송문화센터, 아사히 컬처센터, 도큐 세미나BE 등에서 활발한 강의 활동을 펼치며 역사책 쓰기에 애쓰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를 비롯해 『하룻밤에 읽는 중국사』, 『처음 읽는 음식의 세계사』, 『부의 지도를 바꾼 돈의 세계사』, 『지도로 읽는다』, 『물건으로 읽는 세계사』, 『세상에서 가장 쉬운 패권 쟁탈의 세계사』 등 다수가 있다.
역 : 정세환
동덕여대 일어일문과를 졸업하고, 일본 외국어 전문학교 일본어과 수료 및 일한 통역과를 졸업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에서 일한 번역을 담당하며 현재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는 『여자아이의 학습능력을 길러주는 방법』, 『처음 시작하는 만화 통계학』, 『열두 살의 인생노트』, 『비즈니스 매너』, 『심리적 전략 자기 PR기술』, 『우연의 힘』, 『공부 잘하는 기억력의 비밀』, 『즐거운 채소 기르기』, 『비즈니스의 첫 단계 미팅 약속』, 『행운에도 법칙이 있다』 등이 있다. 동덕여대 일어일문과를 졸업하고, 일본 외국어 전문학교 일본어과 수료 및 일한 통역과를 졸업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에서 일한 번역을 담당하며 현재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는 『여자아이의 학습능력을 길러주는 방법』, 『처음 시작하는 만화 통계학』, 『열두 살의 인생노트』, 『비즈니스 매너』, 『심리적 전략 자기 PR기술』, 『우연의 힘』, 『공부 잘하는 기억력의 비밀』, 『즐거운 채소 기르기』, 『비즈니스의 첫 단계 미팅 약속』, 『행운에도 법칙이 있다』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인간과 술의 행복한 만남
세계사와 궤를 같이한 술 문화


우리는 언제부터 술을 마셨을까. 인류가 최초로 만든 술은 꿀을 발효시켜 만든 ‘봉밀주’라는 설도 있고, 원숭이가 나무 구멍 속에 모아놓은 과일이 자연 발효되어 술이 되었더라는 ‘원숭이 술’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최초로 만든 술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인간은 술의 존재를 수렵 채집 시대부터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최초의 술이 기록으로 남아 있을 리 없다. 아마도 알코올 발효를 처음 접한 인간은 좋은 향기를 풍기며 썩어가는 액체를 머뭇거리며 조심스럽게 맛보았을 것이고, 취기라는 흥분된 기분을 알게 되면서 이 오묘한 액체를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렇게 알코올 세계의 문이 열리게 되었다. 생활 속에서 발효라는 신비로운 현상을 깨달은 인류는 시대가 지남에 따라 다양한 술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된다.

세계사는 ① 장기간에 걸친 수렵과 채집 시기, ② 농경의 시작과 도시 출현 시기, ③ 유라시아 여러 문화 간 교류 시기(7~14세기), ④ 대항해 시대, 즉 신구 양 대륙의 교류 시기(15~16세기), ⑤ 산업혁명 이후의 시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술 문화의 변모 과정도 그대로 겹쳐진다. ①시기에는 포도, 야자, 꿀 등 자연계에 존재하는 소재를 발효시켜 양조주를 만들기 시작했고, ②시기에는 곡물을 발효시켜 대량의 양조주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술이 대중화되었고, ③시기에는 이슬람 세계의 증류기가 동서로 전해지면서 아락, 소주, 보드카, 위스키, 브랜디 등의 증류주가 탄생했다. ④시기에는 신대륙과 구대륙 간의 교류가 활발해져 향신료, 과일 등이 술 문화와 얽혀 다양한 혼성주가 등장했고, ⑤시기에는 연속 증류기가 발명되어 술의 대량 생산이 시작되고 칵테일 시장이 성장하면서 술 문화의 세계화가 이루어졌다. 인류의 행보와 술의 역사를 함께 생각해보면, 술도 인류 문화의 한 부분임이 틀림없다.

문명의 교류가 탄생시킨 증류주
술의 세계를 단숨에 확대한 위대한 혁명


전 세계의 무수히 많은 술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효모가 당분을 알코올 발효시킨 ‘양조주’, 양조주를 증류시켜 알코올 순도를 높인 ‘증류주’, 증류주에 허브, 향신료 등을 섞은 ‘혼성주’로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쉽게 알코올 발효가 되는 포도, 사과 등의 과실과 야자나 버섯 등의 수액, 꿀이나 가축의 젖을 이용해 양조주를 만들었다. 봉밀주, 와인, 마유주, 야자술 등이 대표적이다. 이후 발효 기술이 발전하여,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식량으로 널리 이용되는 곡물을 원료로 삼아 대량의 양조주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는 맥주, 황주, 일본주, 치차 등이 있다.

술의 세계가 단숨에 확대된 계기는 이슬람 세계에서 연금술로 금이나 은을 인공적으로 만들기 위해 고안된 증류기가 술 제조에 사용되면서부터이다. 증류기로 양조주를 가열하고 증류하여 알코올 농도를 높인 증류주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증류주에는 브랜디, 칼바도스, 키르슈바서, 위스키, 진, 보드카, 아쿠아비트, 럼, 데킬라 등 종류가 매우 많다. 또한 증류주에 허브, 향신료, 과실, 사탕수수, 착색료 등을 첨가하면 혼성주가 된다. 시대에 따라 순차적으로 등장한 술 문화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중첩되고 조합되어, 오늘날 세련되게 발전한 술의 세계로 완성될 수 있었다.

술이 빚어낸 세계사의 결정적 순간들
하늘이 내려준 아름다운 선물, 술


인류 역사에서 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순간들이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왕 제임스 1세는 청교도를 엄하게 탄압했고, 이를 참을 수 없었던 102명의 청교도가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대서양을 넘어 신대륙으로 향했다. 2개월이 넘는 고난의 항해 끝에 미국 연안에 닿았는데, 본래는 좀 더 남하하여 따뜻한 남쪽 땅에 식민지를 세울 예정이었으나 물 대신 마시던 맥주가 떨어져 매사추세츠만에 닻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맥주가 미국을 탄생시켰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프랑스혁명은 파리 시민에 의한 바스티유 감옥 습격으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바스티유 습격 3일 전부터 와인 밀수업자가 이끌던 민중에 의해 파리 주변의 관세문 습격이 잇따랐고 그 연장선상에서 바스티유 습격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프랑스혁명에서 타도의 대상이 된 부르봉 왕가의 이름을 단 위스키 ‘버번’이 혁명이 발발한 해에 미국에서 탄생해 합중국의 국민 술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 책에는 이집트와 그리스 신화 속 와인, 액체 빵이었던 최초의 맥주, 무취와 무색투명한 보드카, 페스트를 치료하는 생명수로 불리던 브랜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의 위스키, 메디치가에 의해 전파된 리큐어, 용설란으로 만드는 데킬라, 감자를 원료로 만든 자양 강장주 아쿠아비트, 사탕수수 폐기물로 만든 해적의 술 럼, 추위가 만들어낸 발포주 샴페인, 네덜란드와 영국, 미국이 공동으로 발전시킨 진, 에일 맥주와 라거 맥주, 고흐의 인생을 파멸로 이끈 압생트, 미국의 금주법을 기회로 성장한 캐나디안 위스키와 영국의 스카치, 칵테일을 대표하는 맨해트과 마티니 등 세계사 속 흥미롭고 재미있는 술 이야기가 가득하다.

먼 옛날 사람들은 일상생활의 벽을 가볍게 넘나들게 하는 술이 주는 특별한 기분을 신의 세계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취기로 인해 쾌감, 환상, 환각, 현기증을 느끼며 비일상적인 세계로 인도되었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신과 접했다거나 신이 되었다면서 술을 신과 관련지어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에서도 술을 ‘하늘이 내려준 아름다운 선물’이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있다. 하늘이 내려준 선물인 술은 줄곧 인간과 함께해왔다. 술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은 인류를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술은?
- 소주가 연금술과 관련이 있다고?
- 처음부터 귀족 술인 샴페인의 탄생 비밀은?
- 라거 맥주와 에일 맥주의 차이점은?
- 칵테일이 미국에서 발전한 이유는?

종이책 회원 리뷰 (32건)

구매 [도서] 처음 읽는 술의 세계사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m***u | 2023.04.21

저자의 세계사 관련 책을 하나하나 사서 읽고 있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역사를 보다 세밀하기 읽을 줄 안다. 특히 이번 권은 술을 통해 역사를 이해하려고 하고 있다. 술은 인간의 역사와 더불어 가장 오래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그 술이 어떤 식으로 발전해왔는지를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 여러분이 즐겨 마시는 술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역사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기 바란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구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재밌는 술에 관한 역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드**리 | 2022.12.30

『아무튼, 술』을 읽었을 때 함께 읽은 책이었다. 그러니까 대략 4달 전에 읽은 책인데, 책 후기는 쓰기 귀찮고 올려봤자 조회수도 안 나와서 차일피일 미루다, 이렇게 쓰려고 하니,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는...

 

일본 저자가 쓴 책이다. 일본 저자 중에는 주류 역사 서술에서는 주목하진 않지만 신기한 사건을 많이 아는 저자가 꽤 있는데 이 저자도 그런 느낌. (한국에는 굳이 따지자면 곽재식, 도현신 저자님 정도...가 생각난다.)

 

4달이 지난 지금도 몇 가지 기억나는 내용은

 

  1. 최초의 술은 봉밀주였다. 신혼여행을 뜻하는 허니문이라는 단어도, 술과 무관하지 않다.

  2. 종교가 술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함. 아시아에선 사찰이, 유럽에서는 수도원이 술을 만들었는데 이는 꽤나 아이러니컬하다. 금욕, 절제를 강조하는 고전종교에서 술을 제작했다는 사실이.

  3. 술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한 데에는 연금술이 크게 기여한다. 연금술은 이슬람 문명에서 발달했다. 이슬람 문명은 중국의 도교로부터 영향받았다.

  4. 술과 전쟁의 관계도 중요하다. 맨정신으로 어떻게 전쟁 치르나.

  5. 대항해시대 역시 술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전쟁과 비슷한 맥락이긴 한데, 역시 맨정신으로 어떻게 외롭고 힘든 항해 견디나. 전쟁이나, 대항해시대 모두 다양한 술이 발전하는 데 변곡점이 된다. 술은 전투/항해 식량으로 유용했다. 전쟁/항해로 각 문명간 교류가 활발해진다는 점도 중요하다.

  6. 밤에 차가운 술을 마시는 건 근대적 현상이다. 에디슨의 백열전구 발명, 냉장고 발명이 음주 문화를 지금처럼 바꾸어놓았다.

 

이 정도.

 

다소 아쉬웠던 점은, 술 마시면 인간이 우둔해지는 데, 왜 인간은 이토록 아직도 술을 끊지 못하는지에 관한 설명(사회기능론이든, 진화생물학이든, 뇌과학이든)을 기대했는데 그런 부분이 없었다는 사실. 백해무익의 술을 대체 왜 마시는 겁니꽈! 알코올 중독 치료에 소비되는 예산만으로 아마 빈곤 추방할 테고, 탄소 중립 기술 충분히 개발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왜 하등 도움 안 되는 술 마시는 데 이토록 돈과 시간을 낭비하느냐! (이상, 젊은 시절에 술 마시면 끝장을 봤던 드미트리입니다. 지금은 굳이 찾아서 마시지 않습니다.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야 한두잔 홀짝이는 게 다임)

 

 

술 마시면 긴장을 풀어주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솟지 않느냐는 반론에 대한 답은 : 네, 술자리에서 폭행 사건도 생기고, 성범죄도 벌어지고, 음주 운전 사건은 아주 심각하지요?

 

 

여러분, 23년에는 우리 모두 술을 줄이거나 끊도록 해요.

 

---

 

중요한 것은 어떤 이야기에서든 사케를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중국에서도 술을 '하늘이 내려준 아름다운 선물(美祿)'이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있다. (7쪽)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와인을 인간을 이지적으로 만드는 음료라고 칭하며, 술을 마시면서 나누는 대화의 교육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확실히 기분 좋은 취기는 상식이라는 단단한 껍질에서 인간을 해방시키고, 유연한 발상을 가능하게 한다.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술을 마시면 따뜻한 인간관계를 만들고,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된다. 그러나 과음은 좋지 않다. 그리스인은 와인에 물을 섞어 조심스럽게 마셨다. 고대 스리스에서는 와인 원액을 마시는 것을 '스키타이식 음주법'이라며 기피했다. (28쪽)

 

 

수도원들이 앞다투어 고품질 와인 제조를 위해 노력한 배경에는 이러한 종교적 의미가 있었다. 한편으로는 유럽의 빈약한 먹거리에서도 그 배경을 찾을 수 있다. 길을 따라 세워진 당시의 교회나 수도원은 여관으로도 이용되었는데, 손님을 대접할 음식이라고는 상급의 와인 정도밖에 없었다. 게다가 다행스럽게도 포도는 곡물이 자라지 않는 거친 땅에서도 재배할 수 있었다. (33쪽)

 

 

중세 유럽에서 맥주 제조가 발전한 이유는 와인과 마찬가지로 수도원 때문이었다. 뛰어난 맥주를 생산하기로 유명한 벨기에에서는 현재도 수도원에서 양조되는 맥주나 수도원의 제조법을 게승한 진한 맥주를 선호한다. (55쪽)

 

 

일본에서는 술 제조 기술을 주로 사원의 승려가 개발했다. 비단에 여과시킨 '모로하쿠(諸白, 맑은 청주' 제조, 산단지코미(일본주 담금 과정 중 밑술에 쌀, 누룩, 물 등을 세 차례로 첨가하는 방법 - 역주) 등의 신기술은 모두 승려가 개발한 것이다. (69쪽)

 

 

이슬람 세계에서 연금술이 발달할 수 있었던 계기는 중국 문명과의 만남이다. 중국에서 불로장생의 약을 만들기 위해 시도한 '신선술'이 모습을 바꾸어 인위적으로 귀금속을 만들고자 한 '연금술'이 되었고, 이 과정에서 '알렘빅'이라는 증류기가 탄생하였다. 알렘빅은 아리비아어로 '땀'을 뜻하는데, 증기가 증류기 안에서 물방울이 되어 똑똑 떨어지는 모습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슬람 세계에서는 알렘빅을 술 제조가 아니라 주로 향수를 정제하는 데 이용하였다. 그러나 유라시아의 동과 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전해진 알렘빅은 다양한 종류의 증류주를 탄생하게 했다. 유럽의 위스키, 브랜디, 보드카, 진, 서아시아에서 동남아시아로 퍼진 아락, 중국의 백주, 일본의 소주, 멕시코의 데킬라 등은 모두 알렘빅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탄생한 술이다. (80~81쪽)

 

 

단조롭기 그지없는 바다에서의 생활을 견디려면 즐길 거리도 필요했다. 하지만 식재료는 딱딱하게 굳거나 소금에 절인 것뿐이라, 정말 맛이 없었다. 입맛에 맞지 않는 열악한 먹거리를 보충하기 위해 가득 실은 식량이 대량의 와인이었다. 와인은 대항해 시대에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들의 에너지원이라는 새로운 지위를 확립했다. 나중에는 긴 항해 기간 동안 부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브랜디를 첨가한 주정 강화 와인을 싣게 되었다. 이러한 와인의 대표 격은 포르투갈의 마데이라 와인과 스페인의 셰리주이다. (119쪽)

 

 

산업혁명 이후 도시는 '생산의 장'이 되어 인구와 규모가 커졌고, 철도와 증기선에서부터 20세기의 자동차, 항공기에 이르는 교통수단의 발달은 사람들을 대량으로 이동하게 하였다. 술집들이 도시의 밤을 채색해갔다.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하고, 낮과 같이 밝은 기나긴 밤 시간이 생기게 된 것도 술집의 급격한 증가와 깊은 연관이 있다. 인류는 제2의 낮을 탄생시켰고, 술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새롭게 창출하였다. (196쪽)

 

 

압셍트 상음자 가운데 중독자가 늘자, 노동 의욕 감퇴, 범죄 양산 등의 사회 문제가 빈발했다. 압생트를 애용한 예술가로 모파상, 베를렌, 고갱, 모네, 드가, 피카소, 허밍웨이 등이 유명한데, 섬세한 시인으로 알려진 베를렌과 술집을 좋아하여 무희나 관객의 모습을 즐겨 그린 화가 툴루즈 로트렉 등은 압생드 중독으로 비참한 생애를 마감했다. 고흐도 자화상을 그릴 때 방해가 된다며 왼쪽 귀를 절단하거나 수차례 자살을 시도했는데, 이런 행동도 압생트를 수시로 마셔 정신 이상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228쪽)

 

 

20세기 후반 이후, 냉장고를 매개로 한 콜드 체인 기술의 보급으로 냉장 혹은 냉동된 식재료가 대양을 넘나들면서 '차가운 음식 문화'가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있다. 술 역시도 차갑게 해서 마시는 경향이 강해졌고, 칵테일과 같은 여러 종류의 술을 조합하는 시도도 활성화되었다. 이는 음식 문화 변화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246쪽)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구매 처음 읽는 술의 세계사
내용 평점2점   편집/디자인 평점2점 | 메**어 | 2022.07.31

전 세계 어딜가도 마실 수 있는 합법적인 중독성 물질인 술. 인류가 등장하고 자연상태의 발효를 발견한 뒤로 술은 세계사에서 빠질 수 없는 물질이 되었다. 귀족들을 위한 술, 서민들을 위한 술, 팔기 위한 술, 임금을 대신하는 술 등 옛부터 사회 곳곳에 술이 깊숙이 녹아들어 있다.

부어라, 마셔라하면서 그저 쓴 맛에 입 속에 털어넣는 그런 단순한 소주 말고, 전 세계의 다양한 술들이 어떻게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고 전해져오고, 또 어떤 획기적인 방법으로 탄생이 되었는지 초보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간략하게 적어놓은 책이다.

다만 '술의 세계사'임에도 불구하고 서구권의 술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인 게 아쉬운 점이었다. 동양에도 좋은 술들이 있고 그 좋은 술이 탄생하기까지의 사건이라던지 그 술에 얽힌 이야기가 많을텐데, 우리가 고급 술이라고 알고 있는 와인과 양주, 그리고 흔하게 마시는 맥주에 대한 얘기가 대부분이다. 사케, 막걸리, 고량주 같은 것들에 대한 얘기도 어느 정도 비중을 맞췄더라면 더 좋았을 부분이었다.

사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술의 세계사라기 보단 술에 얽힌 이야기 정도가 더 맞다. 술과 얽힌 역사의 단편만 살짝 들고 오기 때문이다. 이 책만으로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술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사람들이 책에 더 빠져들 게 하려면 역사 속 이야기로 끌고 들어갈 힘이 필요한데 그 힘이 많이 부족하다. 그래도 뭐 술 좋아하고 얕은 지식 하나 더 늘리는 용도로 읽는다면 괜찮은 책.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  종이책 상품상세 페이지에서 더 많은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한줄평 (10건)

0/50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