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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형 저
노은지 저
루이자 메이 올컷 저/공보경 역
알렉산더 케이 저/박중서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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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서평을 통해 적었지만 <빨강머리 앤>은 내 어릴 적 가장 좋아하던 책이었다. 나와는 너무나 다른 앤의 말, 생각, 행동이 정말 좋았다. 8, 9권으로 넘어서며 엄마가 된 앤은 내가 되고자 하는 롤모델이었다. 비록 그렇게 자상한 엄마는 되지 못했지만. 신간 소식을 접하다 "캐나다에 앤이 있다면 미국에는 레베카가 있었다"라거나 "빨강머리 앤보다 5년 먼저 출간된 책"이라는 홍보 문구를 보고 혹!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 <나의 친구 레베카>를 읽으며 자연스레 <빨강머리 앤>과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초반부 레베카가 여행으로 시작해서 콥 아저씨의 마차를 타고 벽돌집으로 향하는 장면은 그린 게이블스의 초록지붕 집으로 향하는 앤과 오버랩 된다. 마릴라와 매슈 대신 미란다와 제인 이모인 것과 앤에겐 부모가 없지만 레베카에겐 엄마와 돌보아야 할 형제가 6이나 있다는 것만 빼면 설정은 거의 같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읽다 보면 앤이 생각나지 않는다. 아마도 레베카라는 인물이 아주 생생하게 느껴져 앤과 전혀 다른 인물로 정확하게 인식되기 때문일 터이다. 조잘조잘 말도 잘하고 끝도 없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나고 누구에게나 배려할 줄 아는 이 아이는 다소 경직되고 무거웠던 벽돌집을 조금씩 변화시킨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돌아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레베카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훨씬 더 위안이 된다. 특히 챕터 중간중간 레베카가 했던 문구들이 이렇게, 일러스트와 함께 보여주는 페이지는 위안이 되고 힐링이 된다.
앤의 영원한 단짝 다이애나와 같은 레베카의 단짝 엠마 제인의 충성스러운 우정이나 열성적인 사랑과 애정을 아끼지 않는 콥아저씨 내외, 벽돌집의 유일한 숨통이었던 제인 이모의 조용한 지원 등은 레베카가 힘들 때마다 더욱 빛을 발한다.
"리버버러가 곧 세상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세상을 엿볼 수 있는 작은 구멍은 되었으며, 작은 구멍이라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훨씬 더 나았다. "...242p
다시 한 번 <빨강머리 앤>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설정은 비슷했지만 전혀 다른 인물로, 전혀 다른 감동을 안겨준 레베카의 이야기는 "이야기"의 힘보다는 인물들의 매력(앤과의 비교가 아니다)과 레베카가 쓴 이야기와 시의 매력이 훨씬 크다고 해야겠다. 따라서 <나의 친구 레베카>도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이었지만 간혹 건너뛰는 이야기에 조금 아쉬운 면도 있었다. 결말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지도. <빨강머리 앤>처럼 완벽한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현실적인 삶이 잘 드러나 개인적으론 좋았다.
#나의친구레베카 #케이트더글러스위긴 #&앤드 #도서관협찬
잠옷을 챙겨갈 땐
그게 바로 여행이라는 거예요.
나의 친구 레베카
7형제가 있는 레베카의 집.
레베카의 엄마는 자신의 두 언니, 미란다와 제인 소여에게 자신의 딸 레베카를 보낸다.
리버버러에 있는 벽돌집으로..
리버버러 벽돌집을 알고 있는 마부 콥에게 레베카를 부탁하는 엄마.
잠옷, 속옷 어쩐지 부끄러운 단어들등에 대한 얘기를 할 땐 주변에 남자들이 있는지
조심해야한다는 주의를 주려는 엄마의 마음과는 달리
"잠옷"을 챙겨간다는 건 여행을 간다는 뜻이니까 너무 신난다는 레베카.
나의 친구 레베카
아저씨 옆자리에 앉아 가려면
돈을 더 내야 하나요?
나의 친구 레베카
엄마와 작별 인사를 하고, 마차에 올라 이모집으로 향하는 레베카.
마차 안에서 닭장에 갇힌 암탉이 되어 보는 바깥 풍경 보다는 마부 콥 아저씨 옆자리에서
오래 오래 이 여행을 하고 싶지만,
겨우 두 시간 남았다는 말에 "오랜" 여행은 아니라고 한숨쉬는 그녀... ㅎㅎ
오, 안 돼요! 저는 해가 쨍한 날에는 절대 양산을 쓰지 않아요.
분홍색은 쉽게 바래거든요. 구름 낀 일요일에 교회 갈때만 써요.
갑자기 구름 사이로 해가 고개를 내밀면 양산을 가리느라 애를 먹지요.
이건 제게 가장 소중한 물건이에요. 하지만 정말 조심히 다뤄야 해요.
이모댁에 가는 길. 마차 위 레베카와 마부 콥.
콥은 더운 날씨에 레베카에게 걱정이 되어 묻는다.
양산을 쓰지 않겠냐고...
하지만 레베카는.하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레베카.
가장 소중한 물건 분홍색 양산, 해에 양산의 분홍빛이 바랠까 걱정되어 구름낀 날에만 쓰는 양산.
아니... 우산이 비에 젖을까 걱정되어 비오지 않는 날에 만 우산을 쓰는 꼴이 아닌가... ㅎㅎ
책은 밝디 밝은 성격의 레베카를 통해
읽는 내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지만 결국엔 그녀의 밝음이
내 가슴도 환하게 비춰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차라리 거대한 폭포수의
작은 물방울이 되고 싶어!
조용한 호수 같은 삶을
선택하진 않겠어
나의 친구 레베카
활발한 꼬마 아이 레베카는
책 속에서 계속 성장해 나간다.
친구들과의 만남 그리고 또 이별도 있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지만...
작은 물방울, 물방울이 모여 이루어진 거대한 폭포수 처럼
작은 일상과 일상을 겪으며 점점 더 커다란 마음을 품게 된다.
온 마음으로 레베카를 응원하고,
어쩐지 묘한 분위기의 설레는 만남이 있었을땐
어머 어머 나이 차이는 좀 나지만 이루어 지면 좋겠다 하며
바라기도 해보고, 나는 책 속 레베카와 함께 울고 웃었다.
아낌없이 사랑받고
후회없이 사랑해요
나의 친구 레베카
레베카 주변에 있던
까칠하지만 누구보다 레베카를 사랑했던 미란다 이모와
언제나 든든하게 옆에서 엄마처럼 믿어주었던 제인 이모.
그리고 그녀가 더 없이 사랑스럽게 성장할 수 있도록
곁에 있어준... 사람들.
모든 내용을 책에 담을 수 없음이 너무 아쉽지만,
문득 외롭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어 사무친다면
이 책 한 권 읽고 사랑스러운 레베카를 한 번 만나보길 추천한다.
예쁜 글씨로 써 놓고 곁에 두고 종종 읽어 보고 싶은
레베카의 한 마디 한 마디들이
내 마음을 살살 간지른다.
가장 눈부시고 행복했던 날
삶이 고단할 때마다
서랍 속에서 가끔 꺼내볼 수 있는
그런 하루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의 친구 레베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