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논쟁'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서평- 씽크 어게인:논쟁의 기술
씽크 어게인을 번역하면 다시 생각하기. 논쟁의 기술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는 뜻인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잘 생각해보면 책 제목이 마치 외국 영화 제목을 연상하게 한다. 예를 들어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 같은 뭐 그런 느낌. 아무튼 알쏭달쏭한 책이다.
책의 저자는 월터 시넛 암스트롱(WALTER SINNOTT-ARMSTRONG). 현재 듀크대학 철학과와 케난연구소에서 실천윤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현역자이다. 철학자인 저자는 논쟁은 상대와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어쩌면 처음부터 우리의 실수다. 논쟁은 싸워서 이기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으니.. 저자는 이기는 데 몰두하는 논쟁을 멈추고 보다 건설적인 논쟁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이야기해준다.
이 책은 어떻게 논쟁하고, 어떻게 논쟁을 끝내야 하는가 올바른 논증의 형태에서 흔하게 저지르는 오류까지 논쟁에 대해 아주 자세한 설명을 해주는 책이다. 무엇보다 논쟁에 대해 어려워하는 독자들을 위해 가벼운 예시부터 어려운 예시까지 다양하게 독자의 이해를 돕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 제목에서 겁먹을 필요 하나 없다.
근거 없는 반박과 일방적 자기주장은 논쟁이 아닌 단순한 싸움에 불과하다. 각기 다른 생각과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소통과 협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좋은 논쟁'이 필요하다. 책은 논쟁의 결과로 이뤄진 이해와 타협은 한쪽의 패배가 아닌 공동의 승리임을 강조한다. 인신공격과 권위에의 호소, 성급한 일반화와 이분법 등 많은 사람들이 논쟁이라고 주장하는 행위에서 벌어지는 여러 오류를 짚어내며 올바른 논쟁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왜 논쟁을 해야 하는가의 1부로 시작해서 어떻게 논쟁할 것인가의 2부, 그리고 마지막 3부에서는 어떻게 논쟁을 피할 것인가로 자세한 논쟁의 기술을 담았다. 총 296페이지로 전체적인 느낌은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이 아닌 좋은 논증을 펼치는 방법을 알려준다.
확실히 깊이 있고 좋은 책이다. 이런 종류의 책은 자칫하면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기 위해 충분히 어렵게 쓸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서적이 아닌 번역서임에도 불구하고 생생하고 유용한 실례들은 자칫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철학적 관념을 보다 명료하고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또한 추론과 논거의 문제가 개인의 일상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에 있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독자가 자신의 삶에 어떻게 논쟁의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지 가르쳐준다.
16,500원의 가격이 아깝지 않은 그런 책이다. 165,000원은 되어야 이 책의 진가가 발휘된다고 생각한다. 참 좋은 세상이다. 이런 좋은 책을 공하나 빼고 16,500원에 읽을 수 있으니.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이 책을 통해 논쟁의 기술을 얻어 가길 바란다. 오래간만에 만난 소장템. 당신도 꼭 읽어보기를.
※이 책은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몇일 후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을 예정이다.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한 여야간 치열한 정쟁은 날카롭기 그지없다. 하지만 대한민국 헌정사상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논쟁을 통한 의견 대립을 해소하는 과정이 정치사에 존재했을까? 상대에 대한 비방, 조롱, 마타도어가 난무하기는 부정부패로 얼룩졌고 이승만의 하야를 불러 일으켰던 자유당 시절 선거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정치적 이념과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현안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갈등이 한마디로 ‘생산적’이냐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면,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이 것이 목표라며 갈등을 해소하고 서로간 협력을 통한 접점을 찾는 것은 국민이 준 소명이 아닐까
논쟁은 그래서 필요하고 절실하다. 특히 SNS등 양방향 소통의 수단이 더 다양하고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생산적’ 논쟁의 자리는 요원하기 때문이다. <씽크어게인:논쟁의 기술>는 오랜 동안 상호이해와 협력이 절실한 시대이고 다양한 여건이 충분히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소통이 어려워지며 상호 이해가 멀어지는 시대에 추론과 논증에 대한 이해와 설명을 통해 논리학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끌면서 상호협력과 갈등해소의 방법을 찾아보는 책이다.
이 책은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모두 배워야 할 논쟁에 대한 가장 명확한 설명서가 아닐 수 없다. 억지와 막말, 우기기로 일관하는 정치인들이나 소통을 거부하는 일반인들 모두에게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상대에게 설득하고 타인의 견해는 공정하게 바라보고 비판할 수 있는 방법을 논쟁의 기술을 통해 알려줄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게 한다. 상호 협력과 갈등해소, 양보와 타협을 통한 공동의 발전 방안을 찾는 것이 결코 남의 얘기나 이상향은 아닐 것이다.
어찌보면 논쟁을 합리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랐던 우리가 긍정적인 방향의 결론을 내기 어려웠던 점도 당연한 것이 아닐까? 누구다 갈등을 해소하고 공동의 발전을 위해 전진해야 함을 공감한다면 <씽크어게인:논쟁의 기술>은 그 해법을 찾는 의미있는 발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