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추천지수는 ★★★ (6/10점 : 재미있는 글이었기에 더더욱 아쉽소)
★ 어떤 자는 왕실에서 태어났다면 군주가 될 귀한 상이라고 하고, 어떤 자는 귀상이기는 해도 이마에 천한 기운이 있어 전체 상을 해친다고 하지 않나, 심지어 전주골 관상쟁이는 나더러 궁기가 가득한 빈상이라고 하더군. (p.75)
★ 스스로 잘났다 생각하면 잘난이가 되는 거고, 못났다 생각하면 못난이가 되느니라. (p.200)
21세기에서 조선시대로 날아온 열여섯 살 '초긍정녀' 강체리. 그녀는 실어증에 걸린 공주의 말문을 열기 위해 '공주마마 가인 만들기' 미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공주가 외모 콤플렉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체리는 자신이 유튜브에서 본 메이크업 영상을 토대로 자기 나름의 화장법을 개발하는데요. 관상학이 지배하는 조선시대에 이를 타파하고자 하는 효림 대군과 함께 하는 사이, 체리는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는데......
'조선'과 '화장'이라는 테마를 재치 있게 잘 담아내고 있는
신현수 작가의 <조선가인살롱>입니다. 다 읽은 후에도 변함없는 생각이지만, 표지가 무척 아름다워서 눈길을 확 사로잡기에 충분했어요. 밝은 표지와 마찬가지로, 별명이 초긍정녀인 주인공의 시선에서 전개되는 소설의 분위기는 상당히 밝습니다. 물론 요즘 중학생에 맞지 않게 '울트라 캡숑', '퀸카' 같은 말을 쓰고 있어 조금 올드한 느낌이 작품의 집중을 어렵게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어요. 그러나 주변 사물들을 기반으로 조선시대의 화장법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부분이 신선하고, 작품에 어울리는 공간적 배경의 선정도 탁월하며, 결말도 나름 인상 깊게 끝맺음으로써 청소년 소설이 갖춰야 할 '재미'적인 요소에서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조선'과 '화장'이라는 테마를 전반적으로 잘 담아내고 있는 점이 매력적이었는데, 후술할 스토리상의 아쉬움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이유 덕분이었습니다. 거울을 '면경'이라고 바꾸는 등 조선시대라는 시대상에 맞게 소재들을 한자어로 바꾸어 표현한 부분이 많은데, 다소가 이해가 어려운 한자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를 이루는 소재들의 색채가 짙어 작품이 마지막까지 힘 있게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요컨대, <조선가인살롱>은 색채 짙은 소재들과 밝고 가벼운 분위기를 통해 '재미있는' 청소년 소설을 만드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가벼움이 가벼움으로만 남고, 경쾌함으로 이어지지는 않아 아쉬운
그러나 이 작품은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비교적 컸습니다. 이 작품은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소설이지만, 작품의 분위기가 작가의 주제의식과 어울려 어떠한 경쾌함을 선사하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아쉬웠습니다. 특히 21세기의 '외모지상주의'와 조선시대의 관상에 대한 인식을 활용한 '관상지상주의'를 연결 짓는 부분은 참신하다고 생각했으나, 작품 내에서 두 사고관을 연관성 있게 그려내려는 시도는 미흡했고, 정작 '외모지상주의' 자체에 대한 주제 의식도 효율적으로 전달되고 있지는 못하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이는 작가가 자신이 드러내고자 한 주제의식을 마지막에 몰아서 밝혔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작품 내에서는 체리가 '조선가인살롱'을 만들어 화장법을 개발하고 전수하는 장면들이 주를 이루고, 작가가 전달하고자 했던 진정한 주제의식은 최후반부에 일정 인물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전달됩니다. 작중 다른 인물이 다루고자 했던 조선시대 '관상'에 대한 메시지들도, '이런 책을 출간해서 문제점을 고치고자 했다'는 언급이 반복적으로 등장할 뿐 깊이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하는 표현은 75p에서의 대사를 제외하면 드물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짙은 여운을 주는 소재들이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작가가 담고자 했던 주제 의식이 옅어져 버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나아가 작품 내에서 여러 사건들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어 지루함이 없지만, 이것이 다소 급하게 전개되어 주요 인물들이 소모되고 있다는 인상도 있을뿐더러, 조선시대 기생이 '뽀샤시'라는 말을 쓰는 등 오류라고 여길 수 있는 문장들도 존재했습니다. '미인'이 아닌 '가인'이라는 단어를 활용한 탁월함으로 미루어볼 때, 이 소설은 좀 더 숙성된 후 출간되었다면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아직 날것의 느낌이 남아 있는 이 소설에 더욱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작품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가벼운 분위기가, 작가가 전달하고자 했던 주제의식과 잘 맞물려 경쾌함으로 이어졌다면 좀 더 좋은 소설이 되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조선 천지에 너만 한 인물이 없다. 근데 왜 네가 고운 줄을 모르느냐?" (p.200)
<조선가인살롱>이라는 제목과 표지에 이끌려서 읽게 된 이 책은, 뜻밖에도 가벼움이라는 최대의 장점과 최대의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청소년소설이었습니다. 소재에 대한 활용과 스토리 전개가 상당히 짙은 인상을 부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 의식이 최후반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도리어 이야기하고 싶은 바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소설이 되어 아쉬웠습니다.
사실 이전 시대까지는 이렇게 마지막에 어른의 입을 통해서 주제를 전달하는 방식을 청소년 소설에서 무수히 많이 봐왔던 것 같습니다. 어린이가 단순히 가르침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가르침을 주기도 하는 존재라는 인식이 새로 등장한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어른들이 읽는 소설처럼 어린이들이 읽는 소설에서도, 작품의 주제를 등장인물이 직접 말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행적을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소설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우리도 말로 듣는 교훈은, 쉽게 잔소리라고 생각하고 넘기게 되니까요.
저자 신현수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국민일보 기자로 일했으며 2001년 '샘터상'에 동화, 2002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소설이 당선되면서 작가가 되었다. 청소년 소설, 동화, 어린이지식정보책, 옛이야기책,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채로운 주제의 책을 두루 쓰며 학교와 도서관 강연을 통해 독자와도 만나고 있다.
<조선가인살롱>은 신윤복의 '미인도'를 닮아 '오리지널 조선 미녀'로 불리는 주인공 강체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조선 시대에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21세기로 복귀하기 위해선 스스로 미션을 찾아 완성해야만 하는데, 이 미션은 실어증에 걸린 효연공주의 말문을 여는 것이다. 현대판 조각미녀인 공주는 당시 시대가 원하는 외모와 거리가 먼 자신을 발견하고, 자존감을 잃은 채 자결을 시도하고 말문을 닫는다. 강체리는 그런 공주를 위해 <조선가인살롱>을 열고 성형 화장에 관한 연구를 하게 된다. 그리고 효연의 오빠인 효림대군을 마주했을 때 두근거림을 느끼게 되는데...
"
가느다란 외까풀 눈 vs 사람을 빨아들일 듯 커다란 쌍까풀 눈, 반듯하게 넓은 이마 vs 앞으로 툭 튀어나온 이마, 복스럽고 둥글둥글한 코 vs 손을 대면 베일 듯 오똑하고 날렵한 코, 조그마한 앵둣빛 입술 vs 안젤리나 졸리 스타일의 큼직하고 육감적인 입술, 통통할 볼과 U라인 특성 vs 옴폭한 볼과 뾰족한 V라인 턱선, 뽀얗고 하얀 살결 vs 섹시하고 까무잡잡한 피부.
체리는 무릎을 탁 쳤다.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그래, 다 정반대잖아! 그러니까 공주는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자살하려 했던 거고 그게 실패하자 말문을 닫아 버린 거야. 이제 미션을 확실히 알겠다. 내 미션은 단순히 공주의 말문을 여는 게 아니라 공주의 외모 콤플렉스를 없애 주는 거야. 추녀 공주 미인 만들기!'
p.59 중에서 "
현대에서 조선시대로 타임슬립하는 설정은 그리 낯설지않다. 다만, <조선가인살롱>이라는 장치는 흔하지 않은 소재라서 상당히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소설을 통해서 그 시절 여성들이 화장품을 어떻게 만들고, 사용했는지 알 수 있으니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흥미롭게 느껴졌다. 또 체리와 효림대군의 로맨스나 그들을 질투하는 세력에 관한 이야기는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다. 그리고 외모에 관해서 생각할 기회도 제공한다. 개인적으로 타임슬롯하는 설정의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편이라 더 즐겁게 작품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핑크와 보라빛이 로맨틱하게
너무 예쁜 표지를 갖고 있는 책.
조선과 살롱의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를
지니고 있는 제목까지,
어쩐지 다른 세계로 가는 문을 타고 넘어 가려는
두 소녀의 모습이 타임 슬립을 떠올리게도 하는
책을 만났다.
그냥, 표지가 너무 예뻐서 읽고 싶었던 책.
조선가인살롱
네가 공연히 조선 시대로 떨어진게 아니다. 막중한 임무가 있어 온 것이고, 그 임무를 완수해야만 1년 후에 미래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 오늘이 칠석이니, 잘만 하면 내년 칠석날엔 돌아갈 수 있을 게다.
조선가인살롱
유튜브 뷰티 채널에서 본 신상 셰이딩을 사러 화장품 가게에 들른 체리.
'오리지널 조선 미녀'라는 의미의 오조미라는 별명을 가진 중3 소녀 체리는
거울을 보며 혼자 생각에 잠긴다.
조선 시대에 태어났으면 최고 미녀였을 자신의 얼굴 생김새를 속상해하며,
차라리 조선 시대로 가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중얼거리는데...
말이 씨가 되니 입조심하라던 할머니의 말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렇게 갑자기 조선시대로 오게 된 체리.
처음 보는 어떤 낯선 남자를 따라가라고 하는 성수청의 도무녀.
그리고 자신이 있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임무를 완수해야 하지만,
그 임무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할 수 있는지도
모두 자신의 힘으로 알아 내라고 한다.
"실어증에 걸린 효연공주의 말문을 열어라"
임무를 완수해야 21세기로 돌아갈 수 있다!
실어증에 걸린 효연공주를 만나고,
그녀는 자신이 무얼 해야 할지 조금씩 의문이 풀리는 느낌이다.
하지만, 과연 그녀는 어떻게 효연 공주의 말문을 트이게 해야 할지
깜깜하기만 하다.
임무를 완수하고, 다시 대한민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자신을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 보는 대비마마의 눈총은 무엇일까?
청소년 소설이라 글씨도 큼직하고, 두께도 적당하니
한 번 잡으면 술술 쉽게 읽히는 책.
조선에서 만나는 대한민국의 다양한 언어들.
미션은 "미선"으로,
노답은 "답이 없다"의 충청도 사투리로,
모델은 "모달" 모방할 모, 도달할 달..
등등의 여러 다른 듯, 비슷한 말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렇다면 문제!
조선에서 사용되는 "(검을)검, (아니)불, (즐거울)락, (근심)수"
검불락수는 대한민국에서는 어떤 단어로 불릴까?~~
초등학교 4학년 정도 부터 읽어도 무난하게 읽힐 수 있을
청소년 소설 책.
획일화 된 미의 기준 보다 타고난 나만의 개성을 살리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게 깨달음을 줄 수 있는 내용의 책.
아이와 함께 읽기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