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의 뇌와 감성의 뇌는 다르지 않다.
우리가 감정을 이해하면 할수록 우리의 행동에 숨겨진 비밀을 알 수 있게 되고,
우리가 왜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자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최낙언은 식품공학을 전공하고 식품관련업 종사하며 ‘맛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공부를 하다가 뇌를 모르고는 맛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뇌의 작동원리를 알아가다 ‘뇌는 감각과 일치하는 환각을 만들면서 세상을 지각한다’는 지각의 원리를 이해하게 된다. 우리는 감정보다는 이성을, 욕망보다는 절제를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인간다움은 이성보다는 감정과 욕망이 만드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마음이 왜 항상 흔들리기 쉬운지 그 원인을 알게 되면 우리의 욕망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거라고 작가는 말한다.
현대 과학과 기술은 물질문명의 발전에 엄청나게 기여했지만 정신 즉, 행복의 발전에는 거의 기여를 하지 못했다. 아직 마음이나 감정은 과학으로 연구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주제이나 과학이 아닌 방법으로 이해하기에는 너무 소중한 주제이다. 지금까지 감정의 연구는 이성에 대한 연구에 밀려 홀대를 받아왔다. 사실 그동안 감정은 이성의 적이고, 고상한 삶의 방해물이나 천박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공지능은 감정이 없고 인공지능에게 감정은 아직 꿈도 꾸지 못하는 영역이다. 물론 앞으로 달라질지도 모른다.
인간의 감정은 오랜 진화의 역작이다.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쪽에 쾌감을 부여하고 불리한 쪽에 통증을 부여하며 여기까지 인간을 끌고 왔다. 감정은 이성보다 근본적이다. 우리는 감정의 가이드로 행동하고 살아간다. 감정은 평가이자 보상 시스템인 것이다.
우울증은 신체적 통증과 닮았다. 몸에 아픈 곳이 많을수록, 통증이 강할수록 심한 우울증이 되기 쉽다. 우울증 치료제 ‘프로작’이 만들어지기 전 우울증 환자는 이상한 정신질환에 걸린, 약간 미친 사람처럼 여겨져 사회에 고립되기 일쑤였지만 이 약은 체내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농도를 높여서 우울증 증세를 호전시킴으로써 우울증이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에 따라 생긴 ‘생리적 질환’임을 사람들이 인식하기 시작했다. 우울증은 슬픔이 과도한 것이 아니라 즐거움이 전혀 없는 심리 상태다. 아플 때 이유를 모르면 더 아프고 불안하다. 실체가 없는 마음의 질병, 뇌의 통증 같은 것이 오히려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원인만 알아도 우리는 마음이 편해진다. 통증도 이해를 하면 타협하고 더 쉽게 참을 수 있는 요령이 생긴다. 감정의 원리를 알아보고자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통증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이지만, 통증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아직 너무나 부족하다. 통증은 나의 뇌가 만든 것이다. 뇌의 다른 부위처럼 독립적이고 자율적이라 나의 의지로 통제가 불가능하다, 쾌감 또한 그러하다. 쾌락의 회로는 즐거움만 관장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에도 관여한다. 쾌락 회로와 통증 회로는 상당히 겹치는 부분이 있고, 도파민의 양에 따라 충분하면 쾌감, 과하면 환각, 적당하면 일상, 부족하면 통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통증은 인생에 불행을 주고, 쾌감은 인생에 행복만 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쾌감에도 부작용이 많다. 쾌감은 중독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19세기 이후 벌어진 기술혁명은 인간의 소비 패턴과 감각을 완전히 바꾸었다. 인류는 기술을 통해 끝없이 인간이 욕망을 현실화했고, 그것이 모든 분야에서 가장 격렬하게 일어났던 사건이 산업혁명이다. 이 산업혁명보다 더 강력한 욕망의 혁명이 바로 IT와 인공지능이다. 그리고 게임만큼 우리의 욕망에 충실한 것도 드물다. 게임에 빠져드는 것은 보상이 빠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상에 다소의 예측 불가능성까지 포함시키면 더욱 빠져든다. 지금은 콘텐츠 전성시대다. 소셜미디어는 쉬는 시간이 없다.
욕망과 쾌락은 이처럼 인류의 성취에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는데, 우리는 뇌에서 고통과 쾌락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억제되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감정의 원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뇌의 쾌락엔진부터 제대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 뇌에는 쾌감엔진이 있다. 쾌감은 뇌가 만든 것이고 전기적 신호일 뿐이다. 우리 뇌에는 모르핀보다 100배 이상 강력한 작용을 하는 ‘엔도르핀’이 있다. 뇌에서 엔도르핀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때는 출산 시와 죽는 순간이라고 한다. 그러니 엔도르핀은 쾌감보다는 진통의 호르몬인 것이다. 엔도르핀보다 보편적으로 쓰이는 쾌감의 호르몬은 ‘도파민’이다. 사실 모든 중독은 도파민 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도파민은 쾌감을 통해 우리의 행동을 지배한다. 도파민은 분출된 후 재흡수가 되어야 쾌감이 중지되는데 코카인 같은 마약은 그 통로를 막으면서 시냅스에 계속 많은 양의 도파민이 남아 있게 되어 강한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도파민 같은 물질의 분비를 촉진하거나, 재흡수를 억제하거나, 분비를 억제하는 회로를 막아서 도파민 농도를 과잉으로 만드는 것이 마약의 원리이다. 알코올과 담배도 도파민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현실은 항상 힘든 일이 많았고, 보상은 그런 현실의 고단함을 견디는 힘이다. 뇌는 도파민 등을 분비하여 쾌락을 만들어 우리가 열심히 일을 하게 한다. 맛 중독도 마약 중독도 도파민 중독이고 쾌감 중독인 셈이다. 적당한 쾌락은 어떤 것이든 별 문제가 없다. 문제는 일상의 수준을 벗어난 과도한 쾌락이다. 중독의 심각성은 강한 쾌감이나 반복이 뇌에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장기 기억을 남기고, 뇌의 쾌감회로를 바꾸는 데 있다. 뇌의 회로를 변형시키면 정상으로 돌아오기 점점 힘들어지고, 반복이 지속되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중독이 되어 마침내 삶이 되어버린다.
우리는 나쁜 쪽으로 빠져드는 것을 중독이라고 말하고, 좋은 쪽으로 빠져드는 것을 몰입이라고 말한다. 몰입은 긴장과 이완의 두 가지 상태를 왔다 갔다 하면서 이루어진다.
우리는 눈이 아니라 뇌로 본다. 우리에게는 다양한 감각이 있는데 이 중에서 시각은 우리가 감각하는 정보의 60% 이상을 담당하고, 대뇌피질의 25%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감각이다. 시각 수용체는 불균일하게 배치되었고 맹점(눈의 중심인 황반을 약간 벗어난 지점에는 신경다발이 한군데로 모여서 지나가는 지점)마저 있다. 인간의 눈에는 상당한 양의 불량화소가 있는데 우리는 평소에 그런 맹점이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뇌가 맹점을 너무 잘 처리하기 때문이다.
맹점이 아무렇게나 대충 채워지는 것이 아니며, 매우 논리적이고 정교하며 공통적인 기작에 의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본다는 것은 단순히 거울처럼 현실을 비추는 게 아니라 뇌가 이해하기 편하도록 고도의 보정을 거친 조작물이다. 대표적인 것이 세상을 입체적으로 보는 것이다. 세상이 입체이기 때문에 우리도 눈을 통해 입체로 보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모든 감각에 맹점 채우기와 환각이 있다. 우리의 뇌에는 감각을 토대로 감각과 일치하는 영상을 만들 수 있는 환각 시스템이 있기때문에 세상을 이해할 수 있고, 그 장치를 이용해 꿈도 구고, 환각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심지어 생각도 촬영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장치가 없으면 우리는 보고도 뭐 본지 모르고, 맛을 보고도 뭘 맛본 것인지 모르게 된다.
우리가 보는 세상은 ‘보이는 세상’이 아니라 ‘해석된 세상’이다. 시각의 원리를 알면 지각의 특성을 알 수 있고, 뇌의 특성도 알 수 있다. 최근의 뇌 과학은 정말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아쉬운 것은 세부사항과 에피소드적인 지식은 많지만 작동의 원리를 명쾌하게 설명하는 지도(map) 원리가 없다는 것이다.
뇌는 불충분한 정보만으로도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 생존을 위해서는 빠른 판단이 필요한데, 뇌의 작동 속도는 요즘 컴퓨터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느리다. 감각의 목적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의미가 있는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라서 감각단계에서 이미 목적에 맞게 변형을 시작한다. 이때 유용한 것이 패턴의 발견이고, 패턴을 찾는 능력이야 말로 인간의 가장 뛰어난 능력이며 거의 본질에 가까운 특성이다. 우리가 지각하는 것은 우리에게 보이는 세계 즉, 감각에서 온 것이 전부가 아니라 절반 이상은 뇌의 기억에서 만들어진 예측에서 온 것이다. 모든 경험에는 감정이 따르기 마련인데 감정도 우리 뇌속에서 구성된 것이다. 지각했다는 것은 감각을 이해했다는 뜻이고, 감정을 통해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뇌는 행동을 위한 기관이라는 관점에서 감각, 지각, 감정이 동시에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일어난다.
우리는 이성에는 관심이 있지만 감각과 감정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고, 그것을 가꾸고 향상시킬 노력이나 훈련은 하지 않는다. 지식이나 이성을 쌓으면 지적인 사람이 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절름발이 인생이고, 좋은 감정을 잘 만들어야 좋은 인생이 된다. |
감정은 원래부터 뇌 안에 존재하는 것을 꺼내는 것이 아니다. 우리 뇌에 수많은 감정회로가 있는 것이 아니고, 몇 가지 기본회로와 물질로 그때그때 구성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직접 눈으로 봐야 믿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믿어야 볼 수도 있다. 우리가 본 것은 세계 자체가 아니고 뇌가 그린 그림이다. 단지 현실과 너무 일치한 것일 뿐이다. 모든 경험은 우리 뇌가 감각을 바탕으로 구성한 것이고, 구성할 때마다 감정을 수반한다. 단지 구성한 세계가 일상에 크게 벗어나지 않아 감정이 그때그때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개념은 지각하는 인간이 있을 때만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개념의 형성이 감정의 형성이고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더라도 인간의 마음은 거대한 사회 공동작업의 산물이다. 경험은 개인적이지만 해석은 사회적인 것이다. 용어는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생각의 도구이고, 감정을 섬세하게 이해하고 소통하는 수단이다. 사람들 사이에 좋은 감정적 교류보다 행복을 주는 일도 드물다. 감정은 지극히 사회적이다. 조금만 서로가 서로의 감정에 좋은 영향을 주려고 노력하면 구성원 전체의 행복지수는 높아질 것이다.
사회가 없으면 감정이 없고, 변화가 없으면 시간도 없다. 인류의 가장 차별적인 능력인 새로움에 대한 도전은 결국 도파민에서 나온다. 도파민은 보상의 오류를 인코딩한다. 예측하기 힘든 보상이 가장 강력한 중독의 원인이 된다. 우리의 뇌는 차이와 변화를 쉽게 처리할 수 있고, 차이를 아는 것이 생존에 원하기 때문에 유난히 차이에 만감한 편이다. 우리에게 상대적인 행복감 대신 절대적인 행복감의 조건이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우주에는 절대적이란 것은 없다. 모두가 상대적인 관계이고 시간마저 절대적이 아니라고 한다. 뇌는 특히 차이에만 민감하다.
감정의 영향이 없을 때 최선의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감정이 우리에게 쏟아지는 정보들을 걸러내고 선택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어떤 정보가 중요한 것인지, 관련이 있는 것인지, 설득력이 있는지, 기억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사실 이성과 감정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인간은 이성과 감성이 적절히 조화될 때 정상적으로 사고를 할 수 있다. 이성과 감정을 나누는 정확한 선이나 벽도 없다. 실제로 모든 것에 언제나 함께 한다. 감정이 이야기의 흐름을 잡고 이성은 마치 그것이 내가 결정한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역할 정도를 하는 셈이다.
생명 유지의 가장 근본적인 시스템이 ‘항상성(homeostasis)’이다. 환경이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적절한 상태를 유지하게 한다. 설정보다 높아지면 낮추려 노력하고, 낮아지면 높이려 노력하여 일정한 수준을 유지한다. 그래서 생명체는 무리 없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항상성은 우리 마음에도 있다. 우리의 마음속에 항상성도 상반된 상태를 오가는 것이지 한 가지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몸에서 출발하는 것이라 몸이 건강해지면 감정의 조절도 쉬워진다. 감정은 무의식의 산물이라 직접적인 통제는 쉽지 않고 몸의 컨디션 조절과 같은 간접적인 방법이 효과적이다. 항상성을 바탕으로 더 나은 상태로 방향성을 추구할 수 있다. 생명체는 항상 중립적인 균형과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유능하고 향상된 상태를 향해 스스로를 상향 조절하는 기능성도 가지고 있다. 방향성이 있는 항상성 시스템이 생명인 것이다.
다양한 감정을 만들어내는 맥락은 주로 사회성이다. 우리가 한가해서 사회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틈만 나면 사회적 세계에 관심을 가지도록 우리의 뇌가 이미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는 말이다. 뇌의 목적은 바로 사회성이다. 집단의 크기는 뇌의 크기에 비례한다. 큰 집단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알고, 다른 사람들의 삶과 잘 어울리도록 상호 조정하는 능력 즉, 사회성이 탁월해야 한다. 감정은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에 따라 다르다. 감정은 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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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감정이 사회성을 만나 복잡하게 발전한다. 사람은 단순히 자신에게 올 이익만을 생각하지 않고, 사회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데 필수적인 공정함을 추구한다. 또 분배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우울하고 슬프고 다운되어 있을 때는 좀 더 상대방의 몫을 챙겨주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마냥 즐겁고 들떠있을 때는 질투심에 냉정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러니 상대방을 읽는 능력은 집단생활에 기본인 것이다. 사회 유지에 가장 중요한 것이 협력과 공정함에 대한 믿음이다. 우리에게 감정은 사회적이고 상대적인 것이다. 많은 사람이 목표로 하는 행복감도 비교로 인해 느껴지는 상대적인 것이다. 감정이 복잡하고 어려운 이유는 사회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맛은 사회적이다. 맛은 감각보다 감정이 더 중요하고, 감정은 대부분 사회적으로 온 것이라 남들이 맛있다고 하면 자신도 맛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남들이 맛집에 가면 자기도 따라 그 맛집에 가서 줄을 서면서까지 먹어봐야 직성이 풀린다.
우리의 뇌는 주변의 인정과 격려를 원한다. 자크 라캉에 따르면 “우리는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며” 산다. 우리가 욕망하는 것은 자신의 욕망이 아니라 대부분 타인의 욕망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뇌가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따라 하기’이다.
지각과 행동 그리고 감정은 연결된 세트다. 그러니 행동을 바꾸어도 감정도 바꿀 수 있다. |
인간은 지극히 감정적으로 살도록 설계된 생명체이다. 실제로 뇌에서 생각이 감정에 작용하는 네트워크보다 감정이 생각에 명령을 내리는 네트워크가 3배 더 많다고 한다. 우리의 욕망과 감정은 계속 출렁거리고, 거센 파도를 만나 좌초하지 않게 감정의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감정을 잘 다루기 위해서는 자신이 감정을 감당할 수 있도록 덩치를 키우거나 거대한 감정의 파도가 오면 그것을 잘게 쪼개는 기술을 연마하는 방법이 좋을 것 같다. 감정은 쪼개면 다루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행복은 우리가 살아가도록 하는 유인책 즉,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신적 도구이다. 행복은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므로 꼭 행복을 목표로 살아갈 필요도 없다. 행복감에는 강도보다는 빈도가 중요하다. 적당한 요령만 있으면 같은 조건에서 남들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과학적 정보를 접하지만, 그 정보를 듣고도 아무런 감정이 없다. 과학적 지식은 남의 일인 것이다. 감정이 없는 과학은 대중에게 죽어있는 과학이다. 단지 과학에 감정이 부족했을 뿐, 감정에는 생각보다 정말 많은 과학이 들어있다.
사람이 이성적으로 판단한다는 게 결코 감정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오직 이성만으로는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감정이 이렇게 우리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알게 되니 내가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감정이 무의식중에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이성에게 행사하는지 알게 되니 감정을 잘 살피고 감정을 균형 있게 조절하는 것이 이성적 판단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혼자인 사람은 굳이 감정이란 것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사회에 타인과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감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요점은 인간의 감정은 절대 무시할 수도 무시되어서도 안되는 것이고 감정은 인간이 사회를 이루는 데 필수 요소라는 것이다. 그리고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개개인이 감정을 잘 사용하고 조절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느끼고 판단하는 매 순간 감정은 항상 관여하는 나의 감정을 잘 살펴봐야겠다. 한 개인으로 좀 더 나은 사회, 서로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그런 감정들을 단련시켜야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 도서는 감정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지식의 모음
이다.
맛이란 무엇인가?
쉽다면 쉽겠지만 어렵다면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이 책은 위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한 저자의 여정을 기록한 글이다.
책에는 인간의 뇌, 감정, 감각, 지각, 이성
등에 관한 놀랍고도 흥미로운 연구 결과 및 매커니즘들이 듬뿍 담겨있다. “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로 유명한 라마찬드 교수나 “환각”으로 유명한 올리버 색스 등 저명한 학자들의 지식이 담겨있으며 그 외 폭넓은 실험, 연구 등을 토대로 저자의 인사이트를 녹여 새로운 시각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책을 읽고 그동안 알고 있던 감정이라는 개념을 달리보게 되었다. 감정을 흔히 이성에 반하는 무식하고 원초적인 감각쯤으로 생각해왔는데 생존에 필요한 이성보다 소중한 삶의 원동력
이라는 점이나 무엇보다 가치 "판단"
이 감정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인식을 달리하게 되었다.
현재의 AI 역시 알파고 등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는 있지만 인간의 지능은 흉내내는 데 반해 감정은 흉내내지 못한다. 더불어 과학의 영역에도 감정이 허용되지 않는다. 포도당이 우리 몸에 가장 고마운 존재임에도 감사하는 마음은 전달되지 않는 것 처럼 말이다.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물질적으로 최고로 풍요로운 시기에 살고 있으며 문명의 발전이 극에 달했음에도 정신적인 영역과 행복한 삶이라는 측면에서는 거의 진화한 것이 없다. 오히려 원시시대 거대한 매머드를 잡아 한 달간 식량에서 해방된다는 만족감이나 사냥의 과정에 있어서 구성원 간의 결속과 협동의 과정에서 느끼는 행복도 사라졌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식상해진 말 부터 감정을 위로하고 위로 받고자하는 책과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시장이 연일 거대해지고 있다. 이 모든 사회 문제가 감정에 대한 무지 혹은 무관심
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감정은 너무나도 어려운 영역이다. 우리는 뇌의 매커니즘에 따라 감정이 결정하는 판단에 의해 움직일 수는 있으나 감정이 왜 그렇게 판단을 했는지 등의 내부 작동 원리는 모른다. 때문에 이 책에도 감정을 다스리는 마법같은 해결책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본 도서가 굉장히 의미있는 것은 그동안 학계에서 연구한 흥미로운 결과들을 집대성하였다는 점, 그리고 그 많은 지식들을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재구성했다는 점, 간접적이나마 우리에게 감정을 다스리는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예를 들면 맹점, 환각사지(절단된 팔에서 느껴지는 환각), 담배의 중독 원리, 다이어트의 실패 이유 등 평소 궁금해했던 흥미로운 주제들이 듬뿍 담겨있다. 감정이나 뇌라고 하면 다소 딱딱한 주제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이처럼 흥미진진한 주제와 예시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기 때문에 손에서 책을 떼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책에서 읽고 알게된 신비한 지식과 새롭게 얻게된 인사이트들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다.
지휘자
. 이성은 나중에 합리화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순식간에 생각을 지배
하기에 대중 앞에서 강연 시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더욱 큰 새로운 욕망
을 발명하여 갈증을 심화시킨다.타인의 욕망
을 욕망한다.맹점 채움 현상
미러뉴런 매칭
시스템반복
은 신경가소성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에 좋은 습관
을 반복적으로 형성한다.행동
을 바꾸면 감정도 바꿀 수 있다.환경
을 바꾼다.건강
을 챙긴다.흥미
진진한 일에 몰두한다.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부분들만 정리해 보았음에도 상당히 많은 분량이 되었다. 이처럼 우리 뇌와 감정에 관한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다스리기 위한 폭넓은 지식을 제공하기에 모든 분들께 일독을 권하고 싶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감정이 어려워 정리해보았습니다.
지은이: 최낙언
출판사: 예문당
출간일: 2020. 09. 22
과연 책을 쓰신 최낙언 대표님의 호기심은 어디까지 갈까?
식품에서 맛, 맛에서 물성, 물성에서 감각, 감각에서 감정으로 이어지는 무한한 연결의 마술!
최낙언 대표님은 훌륭한 과학자 이심에 분명하지만 그 분의 책을 읽을 때 마다 느끼는 것은 만약 이 분의 실제 모습을 알지 못했다면 나는 아마도 이분이 평생 아주 젊은 매력이 넘치는 젊은 공학도라고 착각을 아주 크게 했을 것이라는 거다.
이 분의 책에는 힘이 넘친다.
이 분의 책에는 과학도로서의 도덕적 신념이 넘친다.
이 분의 책에는 과학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랑이 넘친다.
내가 최대표님의 책을 보게 된 것은 과학에 대하여 정말 0에 수렴하는 정보력을 가지고 있을 때였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전혀 모르던 분야의 일을 시작하며 걱정이 앞서 답을 찾으려 갔던 서점에서였다. 음식 장사를 시작하려니 맛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알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근본없는 의무감에 혼자 아주 복잡한 때였다. 여러가지 맛집 정보나 TV에서 보았던 의사가 전하는 음식 정보가 표지에 어지러운 책들 속에서 찾은 까만 표지에 무겁고 중후함마저 감도는 양장본!
제목도 너무 장대한 ‘맛의 원리’!
http://www.yes24.com/Product/Goods/17140705?OzSrank=11
‘아… 이 책이면 나도 맛을 설명하기에 좀 우아해보이겠구나’해서 주저없이 결재한 책이 바로 그 유명한 ‘맛의 원리’였다.
그리고 몇 일동안 그 책에 아주 폭 빠져서 고딩 이후로 그리 열심히 본 책이, 그것도 과학책이 되었던 것이다. 최낙언 대표님의 책은 아주 재미있는 인문학 책처럼 쉽게 읽히고 이해가 되는 과학책이고 이론서였다. 그 후 나는 아주 이 분의 팬이 되어버렸다.
이번에 출간된 ‘감정이 어려워 정리해보았습니다’를 보며 그 분의 책을 처음 만났던 ‘맛의 원리’가 아주 많이 생각났다.
감정과 호르몬, 감각의 기제, 뇌의 활동, 인간의 행동과 사회성에 대한 서술을 보며 몇 번이나 무릎을 치고 ‘어머나’를 외쳤는지….
과학자가 이리 감정에 대해 서술을 잘 해놓으면 심리상담하는 사람들 꽤나 골치 아프겠다 싶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이 책을 들고 대학마다 다니면서 학부생들 교양 강좌에 필수 교재로 영업이라도 하고 싶은 생각마저 드는 것이다.
이 책은 정말 분야를 막론하고 사람에 관한, 공감에 대한 기제를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두어야 할 필독서이다.
정말 여력이 된다면 수십권을 사다가 사방천지에 다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대학 때 마땅한 감정교재가 없어서 교수님을 졸라 교수님 방에 있던 원서 “Feeing”을 빌려 제본하던 때가 생각났다. 제본한 책을 끌어안고 여자애들 몇 명이서 그리 좋아라 방방 뛰던 그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나는 아마 공부를 더 했을런지도 모르겠다는 쓸데없는 생각까지 하게 한 책이다.
모든 것이 차고 넘치는 시대 그러나 그것도 일부의 얘기일 뿐 불균형한 사회에서 감정의 원리와 사회성에 대해 좋은 책으로 파악하고 연구한다면 이 힘든 시대에도 사람과 사람을 더욱 공감시켜 편안하고 행복한 시대를 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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