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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농산물 MD의 우리 작물 이야기

전성배 | 큐리어스(Qrious) | 2021년 2월 22일 한줄평 총점 0.0 (10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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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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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땅에서 나고 자라는 모든 것으로부터
세상의 이치를 배웠습니다.

진솔하고 차분한 언어로 계절의 문을 두드리는
농산물 MD의 사계절 힐링 에세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흐름은 풍경이 바뀌는 것으로도 알 수 있지만, 다채롭게 변하는 과일
가게의 매대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 딸기에서 참외와 수박으로, 사과와 감에서 귤과 한라봉으로.
들판에서 여러 가지 꽃이 피고 지듯, 과일 가게에도 색색의 열매들이 때를 따라 나타났다 사라진다.
저자는 철마다 우리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과일을 파는 사람이다. 스물셋이라는 어린 나이에 우연
히 시작하게 된 일이지만, 이제는 이 일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고 있다. 수많은 작물이 어떤 과정
을 거쳐 판매자인 자신에게 도착하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소명이 소비자와 농부 사이를 잇는 데에 있음을 깨달은 뒤로는 여러 농부들을 찾아다니며
현장의 소리를 듣고 취재했다. 더 많이, 더 비싸게 파는 방식을 배우기보다는 땅에서 나고 자라는
것들로부터 인생의 가치를 배우려 애썼다. 그리고 이제는 판매를 넘어 자신의 몸처럼 작물을 돌보
는 농부의 마음, 열매를 수확하기까지 겪게 되는 역경과 수고를 글로 전하고 있다.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는 그동안 저자가 작물을 판매하면서, 또 농부들을 만나면서 배운 것을
사계절의 흐름에 따라 풀어둔 책이다. 물론 농업의 발전으로 제철 과일이 사철 과일이 된 지 오래
라 목차에 꼭 맞게 출하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작은 한 알의 생
명에도 대자연의 큰 이치가 담겨 있다는 사실이다. 씨앗이 자라 마침내 열매가 되듯, 이 소박하고
진솔한 에세이가 독자 여러분들의 마음에 떨어져 행복의 새싹을 틔우길 희망한다.

목차

<봄>
고난이 낳은 산물 | 대저 토마토
겨울이 품은 봄 | 설향 딸기
흔하고도 귀한 것 | 산채
노수(老手)의 품격 | 황매
**새참 먹는 시간_ 맛을 판다는 것
<여름>
여름의 문을 두드리다 | 수박
꽃만큼 향기로운 과일 | 참외
경험해야만 알 수 있는 일 | 대석 자두
노지에서만 얻을 수 있는 맛 | 토마토
**새참 먹는 시간 _ 꼭지가 뭐라고
향기가 데려다 주는 곳 | 멜론
죽음의 계절에 태어나다 | 복숭아
캠벨의 시대가 저물다 | 샤인머스캣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마음 | 패션프루트
**새참 먹는 시간 _ 사라질지도 모를 풍경들
<가을>
시절의 맛 | 무화과
또 다른 절기 | 홍로 사과
가을을 기다리며 | 보은 대추
사과와는 다른 운명 | 배
**새참 먹는 시간 _ 땅심 관리의 중요성
또 하나의 상징 | 석류
가을의 떫은 맛 | 단감
비상(飛翔)을 꿈꾸며 | 참다래
땡감을 심어 기르다 | 홍시
**새참 먹는 시간 _ 농사를 짓는다는 것
<겨울>
겨울의 시작을 기다리면 | 귤
겨울밤을 물들이다 | 유자
한라산 봉우리를 열면 | 한라봉
시간으로 빚은 정성 | 곶감
**새참 먹는 시간 _ 제철, 그리고 사철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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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전성배
1991년 여름에 태어났다. 지은 책으로는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가 있다. 생生이 격동하는 시기에 태어나 그런지 몰라도 땅과 붙어사는 농부와 농산물에 지대한 사랑을 갖고 있다. 농부와 농산물을 주로 이야기하고, 삶에 산재한 상념을 가끔 이야기한다. 생生의 목표는 손가락이 움직이는 한 계속해서 농가를 위해 농부와 대화하고 그들의 농산물을 알리는 것이다. 그 글은 주로 밤이 비유하는 죽음의 위에서 쓰일 것이다. 1991년 여름에 태어났다. 지은 책으로는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가 있다. 생生이 격동하는 시기에 태어나 그런지 몰라도 땅과 붙어사는 농부와 농산물에 지대한 사랑을 갖고 있다. 농부와 농산물을 주로 이야기하고, 삶에 산재한 상념을 가끔 이야기한다. 생生의 목표는 손가락이 움직이는 한 계속해서 농가를 위해 농부와 대화하고 그들의 농산물을 알리는 것이다. 그 글은 주로 밤이 비유하는 죽음의 위에서 쓰일 것이다.

출판사 리뷰

종이책 회원 리뷰 (10건)

제철과일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경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동***상 | 2022.07.05

 

꼭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게 된 책이다. 블로그 친구인 저자에게 읽겠다고 약속을 했으니. 책의 모양이 너무 귀엽고 앙증맞다. 작은 크기의 흰색 바탕에 오렌지색 한라봉이 하나 그려져 있다. 제목도 멋지다. 계절을 팔고 있다니. 시인이라는 저자의 감성이 돋보인다고 생각하며 그의 계절이 어떻게 팔리고 있는지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저자 전성배는 공예디자인을 전공했지만 군대 제대 후 과일과 계에서 일하면서 인간과 작물의 순환을 배웠다고 한다. 땅에서 나고 자라는 모든 것에 애정이 생겼고 농부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과일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농부들을 인터뷰하는 글을 쓰면서 농부들의 마음을 전하는 글을 쓰고 싶다는 바램을 가지게 되었다. 책에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에 걸쳐서 나는 제철 과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과일의 유래와 품종, 맛, 소비자 선호도, 작가 개인의 기억과 경험까지 다양하게 나온다. 첫 과일로 대저 토마토를 싣고 있다. 고난이 낳은 산물이라는 제목과 함께. 이렇게 짧게 붙여진 제목과 계절 사이사이 쉬어가는 이야기들이 하나씩 나온다. 이제는 제철이 무색하지만 제철 과일들의 싱거운 향내 속으로 천천히 음미하듯 들어가 본다.

 

 

자고로 과실은 익음으로써 그 맛과 향이 진해진다. 젊은이가 가진 생기와 호기로움도 멋지지만, 경험과 실력을 쌓은 노수(老手)의 품격을 따라잡지는 못하는 법이다. 청매가 노랗게 변하면서 향과 맛이 더욱 무르익는 황매는 그런 노수의 품격을 닮았다. 매화가 품은 겨울의 잔향이 비로소 봄의 정기까지 품으며 진정한 매실이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올해도 어머니에게 황매를 전한다.

봄의 과일 중 마지막으로 나온 매실에 대한 부분이다. 사실 시각적으로 매실의 이미지가 청매로 각인되어 황매의 수요가 줄어듦을 안타까워하면서 전하는 부분이다. 매실은 익으면서 특유의 신맛이 줄어들고 육즙도 많이 발생해서 청을 담기에는 황매가 더 적합하다고 한다. 하지만 드라마 허준의 영향으로 매실 하면 청매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황매는 원래의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한다. 언젠가 직장의 화단에 수확 시기를 놓쳐서 혼자만 누렇게 익은 매실을 본 적이 있다. 다른 동료 직원들과 함께 살구다, 아니다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그래서 살구를 먹어 본 적 있으니 내가 먹어 보겠다고 하고 먹어 보았는데, 살구는 아니었다. 살구는 아니지만 신맛이 거의 나지 않았다. 나중에 우연히 들리신 할머니의 말씀이 매실이라는 것이었다. 그때 처음 익은 매실을 맛본 나는 매실이 익으면 시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이 많다. 나이 듦을 경험을 많이 한 노수로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고 생각했다. 수요가 거의 없는 황매처럼 우리 사회에서 단지 노인이 노인으로만 불리는 것이 안타깝게 다가왔다.

 

 

“맛보다는 향이 좋더라. 너도 처음 먹고는 향이 좋다고 하지 않았니. 나도 어릴 때 멜론 향에 반해서 그러지 이게 제일 맛있네.”

과일 장사를 하면서 ‘향’의 중요성을 더 잘 알게 된 탓인지. 나이가 든 탓인지 아버지의 말씀이 더 이해가 된다. 때로 향기는 지나간 어떤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내가 멜론을 먹으며 어린 시절에 뛰놀던 개울가를 생각하듯. 아마 아버지도 멜론을 이 달콤한 향과 함께 그리운 장면들을 추억하시는 것이리라.

이제는 기후 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많이 재배되는 멜론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이다. 아버지와 냇가에서 놀다가 간식으로 주셨다던 메로나. 그 메로나가 멜론의 향을 맡을 때마다 어린 시절로 데려가 준다고 한다. 멜론은 머스크멜론이 주를 이루며 머스크란 강렬한 향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멜론을 실제로 먹어 본 것은 몇 해 되지 않는다.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보던 것일 뿐 먹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지리적 특성과 경제 사정으로 인해 멜론, 바나나, 오렌지 등의 수입과일은 상상의 맛이었다. 그런 우리에게 메로나는 멜론을 경험하기에 아주 좋은 먹거리였다. 메로나를 생각만 해도 특유의 멜론 향이 떠오른다. 멜론 향을 통한 아버지와의 추억이 떠올랐다고 한다. 문득 지금은 있지만 언젠가 이별해야 할 사람들의 향기를 기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늘 그리움과 애틋함이 묻어나는 어머니는 어떤 향이 어울릴까? 경쾌하고 발랄한 둘째는 어떤 향이, 진중하며 속이 깊으나 유머감 있는 큰 아이는 어떤 향이 어울릴지 고민한다. 가까이 있어서 소중함을 모르고 서로에게 편하게만 대하는 남편과 나는 어떤 향이 어울릴지... 멜론의 향을 읽으며 지금부터라도 향기로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향수 같은 향이 아니라 인향 만 리라 했던 말을 실천하는 삶이 되고 싶다고 감히 욕심내 본다.

 

 

‘선물입니다. 그 시절 직접 따 드시던 무화과의 맛은 아니겠지만, 고객님의 그리운 마음이 조금이나마 달래지기를, 그리고 이것이 또 다른 무화과에 대한 추억이 되길 바랍니다.’

시절의 맛이 있다. 그 시절에만 먹었던 맛. 무화과도 그런 것이라고 한다. 단 것이 판을 치고 당도가 한도를 넘는 시대에 무화과는 그때의 맛을 내지 못한다. 특히 무화과는 수확한 후 후숙 과정을 통해 당도가 높아지지 않는다고 한다. 오직 나무에서 익어야만 당도가 더 높아지고 맛있어지는 것이다. 그것을 수확해서 인터넷으로 판매할 때 필연적으로 덜 익은 것을 수확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당도는 떨어지고 시간이 지나면 상하기도 해서 나무에서 직접 따먹는 맛을 즐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런 무화과의 특성을 알고 있는 저자는 판매할 때 이런 선물을 한다고 한다. 농산물을 원래 그대로 신선하고 맛있게 판매하고 싶은 마음, 행여 그 기간으로 인해 농산물 본연의 가치가 떨어질까 염려되는 마음까지 고스란히 느낀 부분이다. 정말 이 사람은 농산물과 땅을 사랑하는 구나를 느꼈다. 사람도 사랑하기 쉽지 않은 세상이다. 아니 사람까지만 사랑하기에도 너무 바쁘고 힘든 세상이다. 그런 시대에 농산물을, 땅을, 농부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감사하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인해 내가 먹는 과일들과 농산물들이 귀하게 다가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지금은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다. 그렇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시간을 들인 만큼 성장한다는 이치다.

차가운 겨울을 보내면서 곶감을 한 입 베어 먹는 일은 어쩌면 시간과 정성을 들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몸으로 배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감이었다가 홍시도 되고, 곶감도 되는감의 여러 이름들에 대해 말하면서 곶감을 표현한 부분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시간과 정성을 들이고 그만큼 성장한다는 이치. 우리는 이 이치를 너무 쉽게 잊었거나 내팽개쳤다. 스펙 쌓기가 난무하고 유행은 분초를 다툴 만큼 빠르게 변한다. 그 속에서 인간으로 숨 쉬고 있는 것이 버거울 때 시간을 조금 더 들이고 조금 더 천천히 가도 된다고 말하는 것 같다. 사실은 내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직업도 직장도 없는 내게 세상은 너무 빨리 돌아가고 사람들은 투잡 쓰리잡에 이제는 N 잡까지 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 속에 나만 홀로 떨어진 것처럼 고립감을 느꼈다. 내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관들이 흔들리고, 보고 듣는 것들은 빨리 더 많이를 외치고...

그 속에서 지치고 힘이 빠지는 나날들이 이어졌다. 이 문장을 보고 힘을 얻는다. 단순한 시간만을 보내는 것은 문제가 있겠지만, 지금 이 시간도 의미 없지는 않으리라 힘을 내 본다. 갑자기 곶감이 제철인 겨울이 그리워지는 것은 날씨가 더워서만 은 아닐 것이다.

 

 

책에서는 할머니와의 추억으로 인해 단감을 떨이하지 않으려는 저자가 나오고, 복숭아를 좋아던 첫사랑도 나온다. 한결같은 모습으로 수박을 두드리는 소비자들의 모습도 나오고 실수를 연발했던 초보 때의 모습도 나온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제철이 무색한 요즘에도 제철에만 볼 수 있는 과일을 사랑으로 대하는 저자의 마음이 가장 크게 나온다. 원래의 가치대로 대접받기를 바라는 마음, 정성으로 키운 농부의 마음이 소비자에게 온전히 닿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이어져 문장이 아름답다. 봄의 싱그러운 생명력과 여름의 활동성, 햇살이 빛 이어낸 아름다운 가을, 추위 속에 숙성되는 겨울의 과일들까지 만나 볼 수 있다.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정성과 손길을 느끼는 책이다. 시를 읽듯 과일과 농부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한다. 과일 하나하나 소중한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경험과 제철이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줄 테니... 그리고 더불어 여름의 찌는 듯한 더위와 햇빛도 싫지만은 않은 경험도 하게 될 것이다. 그 더위와 햇빛이 과일과 농산물들을 익히고 있으니까... 어쩌면 내 삶의 무더위도 천둥도, 소나기도 내 삶을 익히고 있는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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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새*쥐 | 2022.06.12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 전성배

(농산물 MD의 우리 작물 이야기)

 

 

#계절을팔고있습니다

#전성배

#농산물MD

#우리작물이야기

#큐리어스

#계절

 

땅과 붙어사는 사람, 그 땅에 갚지 못할 빚을 무한히 지고 있는 사람. 그것은 농부만이 아닙니다. 나와 당신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모든 인간과 죽어간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저자의 블로그 프로필)

 

저자와 블친으로 지낸지 꽤 된 것 같다. 만난 적은 없어도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으며 참 맑고,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청년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동안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번에야 비로소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지금도 우연이라고 생각한다. 귀금속 공예를 전공한 내가 전역 후 시장의 한 과일가게로 들어갔던 것, 과일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게 된 것, 농부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게 된 것 까지.(계절을 팔고 있습니다-10)

 

저자는 이렇게 전공과 무관하게 우연히 과일을 팔게 되면서, 농산물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글을 쓰고 있다. 직접 농사짓는 분들에게 찾아가 인터뷰를 하는 등, 우리 농산물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노력도 마다하지 않는다. 실지 나도 블로그에서 소개한 인터뷰를 보고, 귀한 토마토를 사 먹기도 하면서 지금은 단골이 되었다.

 

이 책계절을 팔고 있습니다는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져 있다. 계절별로 과일을 소개하며, 자신이 가게에서 과일을 팔면서 몸소 체험하며 자연스레 터득한 내용들을 진솔하게 적어놓아, 누구나 쉽게 책을 읽으며 그동안 미처 생각 못하고 지나친 것들과 마주하게 된다.

 

설향은 봄으로 넘어갈수록 맛과 신선도에 변화가 생긴다. 설향은 경도가 낮아 기온이 올라가면 과육이 쉽게 무른다. 오프라인 장사를 하던 때, 봄에 사입해 온 딸기가 반나절 만에 물러지는 일은 다반사였다. 아침에는 뚜껑을 뚫고 나올 것처럼 충만했던 딸기의 양이 오후에는 흔들면 달그락 소리를 낼 정도로 빈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23)

 

딸기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경우지만, 나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장을 보면서 신선도를 의심하며 판매자를 불신하기도 한다.

 

사람도 속을 모르듯, 겉이 멀쩡한 것을 골라드려도 속은 알 수가 없어요. 그러니 이상이 있으면 꼭 말씀해 주세요.” 대부분의 손님은 그 말에 웃으며 수박을 받아든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47)

 

어쩌면 사람이나 농산물이나 기본원리나 이치는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 자연에서 인생을 배운다.

 

복숭아가 장마철에 취약한 이유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복숭아는 과육이 약해 수확하고 포장하는 과정에서 쉽게 생채기가 날 수 밖에 없는데, 꼭 비가 침투하지 않더라도 온도와 습도가 높다면 그 곳을 중심으로 빠르게 썩기 시작한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79~80)

 

또 모든 과실은 호흡을 하는데, 그 때 내부의 유기물이 분해되며 열이 발생한다. 복숭아는 특히 호흡하는 열이 높으면 높을수록 과실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해 신선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사계절 중 가장 기온이 높은 여름은 복숭아의 제철인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의 계절이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81)

 

때로 상황이나 특성을 알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이, 모르고 접근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되기도 한다.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면서 겪어서인지, 과일 판매의 어려움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대목이다.

 

배의 단단하고 새하얀 과육, 갈증이 나지 않는 깔깔한 단맛, 넘치는 수분감과 청량감은 명절에만 잠시 즐기기에는 무척 아쉽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129)

 

설에는 과일 선물을 할 때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다. 사과와 배는 추석에 많이 선물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설에는 다른 품목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 때 만감류는 최선의 선택이 된다. 그렇다보니 대목을 노리는 상인들이 미리 한라봉을 사입해 두었다가 설 선물을 준비하는 시기에 맞춰 판매를 하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출하 초기에 비싼 값을 주고 한라봉을 구매했는데, 맛이 없으니 점차 한라봉 구매를 꺼리게 된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190)

 

저자의 우리 농산물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정이 느껴져, 명절이나 기제사 때만 배를 구입하는 게 살짝 마음에 걸리며, 빠른 출하로 인해 제 본연의 맛을 못 내는 한라봉도 조금 기다렸다가 구입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맛을 팔고, 농사를 짓는 수고로움을 익히고, 사라져가는 소중한 풍경들을 안타까워하며 적은, 우리 농산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한 청년의 마음을 쭉 따라가다 보면, 자연과 우리네 인생살이가 아주 많이 닮아 있음을 체득하게 된다. 아울러 앞으로 태어날 미래의 꿈나무들을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면 좋은지 선명하게 보인다. 이 땅을 살고 있는 많은 청년들이, 이 책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에서 소소한 희망을 찾아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저자의 글이 더 궁금하다면~

https://blog.naver.com/aq137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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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싱* | 2021.11.06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는 우리 과일을 유통 판매하는 경험을 담은 책이다. 생업을 향한 은근한 자부심에 물들어 어느새 우리가 하는 일도 작아도 이렇게 특별한 책이 될 수 있다는 사고 전환을 일으켰다.

 도서들이 온라인 판매되기 전, 도보거리에 동네 도서관이 생기기 전의 시간이 돌연 되감긴다. 다채롭고 신기한 책들이 널린 풍요로운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재미 하나를 빠뜨리고 지낸 듯하다.

 <계절을을 읽으니 둥근 탁자에 둘러앉아 둥근 과일을 나누는 즐거움이 더욱 그리워진다. 다른 먹거리와 달리 식사 후나 간식으로 입가심용으로 한 두어 조각 먹는 특별함이 있다. 아이가 있는 집은 항상 과일을 준비해두는 편이지만 코로나19 속에 과일은 뒷전이었던 게 현실이다. 생존이나 식사와는 무관한 어떤 것이니까.

 저자는 이제는 사철 과일이 되어버렸지만 사계를 중심으로 한 특정 과일을 소개한다. 생각보다 거의 모든 과일이 국내에서 재배되고 있어 놀랐고, 외래종의 토착화를 접하며 과일의 운명도 인간사와 매우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본 이상 과일 한 알 한 알을 소중히 대할 것 같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나를 만나기 위해 그것이 겪었을 풍파와 기다림의 시간과 그를 거친 손길과 애정들에 대해 상념이 맺힐 게 분명하다. 저자의 말대로 이것은 생명을 가진 생물이니 말이다.

 몰랐던 잔지식과 상식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고 과일을 구성하는 여러 결정 요소들을 알게 되어 기쁘다. 과일도 편중된 소비가 다양한 종의 존립을 막는다는 지적에, 편견 없이 먹어보고 각양각색의 특징을 고려해 골고루 사랑해주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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