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
원태연 저/강호면 그림
나태주 저
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관심이 없었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비교적 쉽고 감정이 응축적으로 잘 표현된 시 외에는
서사적이거나 길고 어려운 시는
일단 읽다가 포기하고 관심밖으로 밀어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시라는 장르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살아왔는데
나이를 한살 한살 먹다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직설적이고 긴 산문보다는
간결하고 함축적인 시를 읽을 때
찡하는 감정의 울림과 여운이 더 크게 느끼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즐겨듣는 팟캐스트 '책이 뭐라고'에서
진행자인 요조가 한 편씩 읽어주는 '시' 덕분이었다.
노래가사와 시가 일맥상통해서인지
가수인 요조가 낭송해주는 시는 마치 노래를 듣는 것처럼
함축되어 있던 시어 하나 하나가 살아나면서
수많은 이야기들을 전달해주는 것 같았다.
그때 알았다.
시는 읽는 것이 아니라 낭송을 해야 한다는 것을.
왜 많은 '시낭송의 밤'의 행사가 펼쳐지는 지 이해할 수 있었다.
눈으로 읽을 시와 소리로 읽는 시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그때부터 시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시가 사랑을 데리고 온다]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시인이 뽑은 외국의 시를 소개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시인이 인생의 시로 꼽는 시들을 소개받을 수 있다는 것과
시를 읽고 시인과 감상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아주 큰 매력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나태주 시인이 뽑은 총 120편의 시는
1.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2. 살아남은 자의 슬픔
3. 사랑하기 위해 상처받는 것이기에
4. 서러워 마라 머지않아 때가 온다
5. 희망에는 날개가 있다
5개의 주제로 나누어 삶과 사랑, 희망의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여기에 실린 시들은
시인이 낡은 노트 한 구석에 적어두고
수십 년 동안 읽고 읽은
마음의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시들이라고 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속에
무지개 같은 꿈을 주는 문장들이라고.
소개된 시인들의 시들을 보면
에밀리 디킨슨, 헤르만 헤세,
라이너 마리아 릴케, 타고르와 같이
익숙한 시인들의 시가 눈에 많이 띈다.
개인적으로도 이 시인들의 정서를 좋아하는 편이라
시를 읽을 때마다 더더욱 공감하면서 보았다.
그 중에서 단연 가슴을 울렸던 시.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
마음속에서 풀리지 않는 고민들에 대해
인내심을 가져라.
고민 그 자체를 사랑해라.
지금 당장 답을 얻으려 말라.
지금 당장 주어질 순 없으니까.
중요한 건
모든 것 그대로 살아보는 일이다.
지금 그 고민들과 더불어 살라.
그러하면 언젠가 미래에
너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그 시간에
삶이 너에게 답을 가져다줄 것이리니.
라이너 마리아 릴케
시를 먼저 읽고 너무 좋아서 시인을 보았더니
역시나 릴케였다.
젊은 것도, 시인도 아니지만
계속 이어지는 인생의 고민 앞에
힘겨워 하고 있었는데
이 시를 읽으니
그래, 다시 가보자, 다시 한번 해보자!
어느 끝 모퉁이를 돌아갈 즈음에는
정답이 아닌 나의 답을 찾을 수 있겠지라는
긍정의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너무 좋아서 거듭 거듭 음미하며 읽었다.
젊은 시절 저자에게는 더더욱 와닿았던 시였을 것 같다.
"나의 소년 시절, 헤세 다음에 좋았던 시인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였다.
시의 문장으로서 가장 높은 신비의 봉우리에 이르렀으며
세계인들에게도 그것을 안내해준 시인.
헤세와 더불어 박목월 선생의 저서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시인을 지망하면서 눈앞이 어두어졌을 때
이런 문장은 밝은 이정표를 제공해준다.
아니다. 인생 자체의 안내자가 되어준다.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리니.'
이런 문장의 축복 말이다."
---p.36~37
역시나 헤세와 릴케의 시가 많은 이유가 있었다.
120편의 시에는 이들 시인 외에도
낯선 이름의 시인도 있고
톨스토이나 괴테, 셰익스피어 같이
달리 익숙한 이름의 이들의 시들도 있다.
두보, 이백의 한시도 있고,
일본의 하이쿠도 있다.
시대와 국적, 형식은 다르지만
저자의 안내를 받으며
각 시인들이 그려내는 세상으로
따라가다 보면 공통된 감동과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시가 사랑을 데리고 온다'인가 보다.
처음에 시를 낭송하며 읽기로 했던 탓인지
270쪽 정도의 두껍지 않은 책임에도
한 페이지 넘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럼에도 시가 한 편씩 줄어들어 가는 것이
그렇게나 아쉬울 수가 없다.
때로는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시도 있고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시도 있고
지루한 시도 있지만
그럼에도 말로 소리내어 읽는 순간
평면에 갇혀 있던 시들이
머릿속에서 한 폭의 그림처럼 그려진다.
아,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였구나.
감흥에 젖는다.
그러면 한동안은 다음 시로 넘어갈 수가 없다.
한참을 머릿속에 그려진 광경을 음미한다.
"세상 어디엔가 있을 것 같지만 그 어디에도 없는 세상.
바로 시가 데려다주는 아름다운 세상.
그만큼 시의 힘은 크다.
있는 것도 없게 하고, 없는 것도 있게 하는 힘을 가졌다.
시인이 세상에서 사라진 뒤에도
시는 시인을 지상에 존재하게 한다.
시가 영원하므로 시인도 영원한 존재가 된다.
아, 그 아스라한 높이여. 사랑이여. 승리여."
---p.71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지난 1년.
다같이 힘들고 외롭고 힘겨웠던 시기.
시인은 그럼에도 이겨내야 하는
치유의 선물로 그동안 자신이 위로받았던
인생의 시들을 서랍 속에서 꺼내어 건네준 것이리라.
책 뒤표지에는 저자의 위로가 시처럼 실려있다.
저자가 소개한 시들 만큼이나 큰 여운과 감동을 준다.
"그리고
아직도 홀로 외로운 당신을 위해
울고 있을 당신을 위해서 시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기도하고 있을 당신을 위해서 시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먼 길 떠나는 당신을 위해 시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여기에 모은 시들은
울고 있는 당신을 대신해서 울어줄 시들입니다.
기도하는 당신을 대신해서 기도해줄 시들입니다.
먼 길 떠나는 당신과 동행해줄 시들입니다.
일찍이 나는 이러한 시들을 읽으면서
잠시나마 울음을 달랠 수 있었고
더욱 좋은 기도를 드릴 수 있었으며
떨리는 다리에 힘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람이 계절을 바꾸듯 곧 좋은 날이 온다.
곧 좋은 날이 다가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시인 나태주가 뽑은 120편의 시가 담겨있는
시가 사랑을 데리고 온다입니다.
단순히 시만 담겨져 있는것이 아니라
시에 얽혀있는 이야기나 전혀주고 싶은 이야기가
함께 담겨있는 부드러운 느낌의 시집이라고 할 수 있는네요.
하나하나 직접 고른 시에 담긴 해설과 감상은
마치 나와 함께 시를 읽고 있는듯한 느낌을 전해주어
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도하고요.
해외의 명시120편을 담고 있는데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한 시인의 시도 있는 반면
무명, 작자미상 시인의 시도 담겨있어
오히려 전해주고자하는 마음을
더 짙게 담고있다고 생각하는데요.
1장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부터
5장 희망에는 날개가 있다까지에 담긴 시들은
지금 꼭 필요한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막연히 교과서에서 배웠던 시와 달리 정말 읽으며
희망을 느끼고 따뜻함을 느끼게 되는 시집.
시가 사랑을 데리고 온다입니다.
바람이 계절을 바꾸듯 곧 좋은 날이 온다 시인 나태주가 직접 뽑은 해외 명시 120편의 찬란한 축복 거기에 나태주 시인만의 감성적인 시집해설까지 자꾸 시를 읽게 된다 힘든 날에 위로해주거나 손 내밀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스스로 마음을 달래야 하는데 그때 마음을 어루만져 준 것이 시였다고 한다 국내 시인들의 시도 좋았지만 외국 시인들의 시도 좋았다고 한다 오히려 모르는 나라 낯선 나라에 대한 동경과 그리움을 함께 안겨주어서 좋았다고 한다
나태주 시인이 뽑은 해외 명시 120편이 이 책 한권에 담겨 있다 그리고 시에대한 나태주 시인의 감상평이나 느낀점을 함께 읽을 수 있다는게 정말 좋았다 책의 서문에서 나태주 시인은 이 책을 이 시들을 울고 싶은 당신에게 주고 싶다고 말한다 외로운 당신에게 기도하고 싶은 당신에게 말이다 시를 읽고 마음의 평안과 기쁨을 얻어가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명시와 해석을 읽다보면 내 마음도 풍요롭고 오색찬란한 감정으로 가득차는 느낌이다
이 시집에는 학교 다닐때 암송했던 시도 있고 새롭게 알게 되는 시들도 있다 어릴 때 읽었던 시들은 그 시절의 감성이 되살아 나서 좋고 새롭게 알게 된 시들은 또 다른 감동과 깨달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