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국 저
허유선 저
이준형 저
시라토리 하루히코 저/김윤경 역
필리프 J. 뒤부아,엘리즈 루소 공저/맹슬기 역
보통 소설가로 알려진 헤르만 헤세를 제외하고는 자기만의 일가를 이룬 철학자 30인의 목소리를 빌어 우리 삶의 각종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적용할 수 있는지를 풀어낸 책이다. 그 상황들이 한명의 철학자와 더불어 하나의 챕터를 이루고 있는데 그러니까 총 30개의 꼭지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류의 책이 그러하듯이 어디부터 펼쳐도 상관없으나 난 처음부터 읽기 시작. 간혹 바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긴 했지만 일상생활에서의 철학솔루션이라는 전혀 과장이 아닐 정도로 대체로 쉽고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
- 그러니까 최선의 것이 먼저 있고 나서 그것에 부족한 것과 넘치는 것이 있는 것이지, 대립된 두 개가 먼저 있고 나서 그 중간을 최선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차이는 상당히 중요하다. 전자는 탁월함이고 후자는 기회주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중용은 탁월함의 관점에서 '극단'이다.
>> 전에 비슷한 내용을 본적있지만 다시 새겨본다.
- (유발) 하라리의 성공은 지식이 아니라 지식을 다루는 역량에 있다. 그는 우리가 열심히 이야기하는 '창의 융복합 인재'의 전형으로 미래 세대개 닮아야 할 모델이다. 과거에는 전문가가 살아남는다고 이야기했지만 앞으로는 융합적 사유, 다시 말해 경계를 넘나드는 통섭의 유연한 사고를 가진 사람이 살아남을 것이다. 문과생이기 때문에 과학이 재미없다든지, 과학자가 꿈이어서 문학에 자신이 없다는 등의 이야기가 얼마나 촌스러운 발상인지 깨달아야 한다.
>> 촌스러워지지 말자.
- 노직에 따르면 국가가 내 소득의 일부를 가져갈 권리가 있다면 내 시간(혹은 노동)의 일부를 가져갈 권리 또한 있다. 가령 내 수입의 30퍼센트를 가져가는 것은, 내 시간의 30퍼센트를 국가를 위해 일하라고 명령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다. 만약 '당신 세금 낼래, 아니면 주말에 와서 노동할래?' 중에 하나를 택하라면 돈이 아까워서 아마 후자를 택할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 재밌는 생각이다.
- 한편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벽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인간에게는 때로 예측할 수 없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또 다른 운명이 주어질 수 있다. 소설 '벽'의 주인공 파블로는 어떻게 되었을까? 사르트르의 작품에는 멋진 반전이 있다. 그 반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벽'을 읽어보길 바란다.
>> 정말 읽어보고 싶어진다.
- 앎도 마찬가지여서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그것은 한 줌의 지식도 안된다. 알지 못하는게 무한하다는 것을 알기에 우리는 오늘도 독서란 걸 해나가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이 더 이상 책을 읽지 않는 시대라는 말이 맞다면 그것은 아마도 사람들이 앎의 무한히 비어있는 그 공간을 보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 끄덕끄덕
그밖에 과로움과 후회에서 벗어나 평점심을 유지한 상태를 스토아학파는 아파테이아라고 했다던지, 사유의 경제성 원리라고도 불렸다는 오컴의 면도날, 존 롤스의 무지의 베일, '결합하다'라는 뜻을 가진 산스크리트어에서 왔다는 요가도 한번 배워보고 싶어졌던 다양한 자극을 주었던 책이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우리는 왜 책을 읽을까. 저마다 각자 책을 읽는 이유, 지금의 그 책을 집어든 이유가 천차만별일 것이다. 이 책의 중간 부분에 "효과적인 독서법이 궁금할 때" 라는 챕터가 있어, 읽어나가다 보니 내 독서방법에 대한 이런저런 회의가 들었다.
읽고 싶다는 마음이 내키는 책을 골라서 읽고는 있는데, 당장 어떤 실용적인 활용을 의도하는 것은 아니다. "혹시나"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을까 하는 기대로 책을 집어드는 것이고, 어떤 책은 곱씹을 만한 내용들이 많아서 밑줄그으며 재미있게 읽고 또 어떤 책은 기대보다 별로 마음에 와 닿는 내용이 없어서 쭈욱 빨리 속독하게도 된다.
음... 나의 경우는 이런 것 같다. 나 자신도 그렇고 주변도 그렇고 여하튼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문제는 항상 쌓여있는 상태이고, 난 책을 읽어 나가다가 내 상황에 비추어 적용할 가치, 업무에 접목할 가능성, 기록했다가 내 삶이나 생활에 지침이 될 만한 내용 등이다 싶으면 따로 정리해두는 정도로 독서를 활용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스스로 생각해서 요약하고 정리하는 것, 많은 책을 읽는 그 자체보다도 한 권을 읽더라도 마음과 정신을 비출 수 있게 자신에게 도움이 되게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의 지적은 충분히 공감이 되고, 앞으로 좀 더 주체적인 자세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후반부에 "부자가 되고 싶을 때"라는 챕터가 있다. 돈 그 자체를 추구하는 것보다는 돈을 통해 발휘할 수 있는 가치, '여유, 멋, 공헌' 등등 그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어떠한가 라는 제안도 꽤 설득력이 있다. 이 추구는 바라면 바랄수록 불만이 쌓이는 부작용이 없으니까.
어느 순간부터 든 독서습관은, 책의 첫장부터가 아닌
목차에서 마음에 드는 특정 부분부터 읽어 나간다거나,
그냥 무작위로 펼친 어느 한부분부터 읽어보는 버릇.
그런데 재밌게도, 처음부터 읽게 됐을 때
내가 우연히 펼쳐 읽었던 바로 그 곳이
그 책에서 가장 잘 씌여진 부분인 경우가 많았다.
어디까지 우연일지는 모르겠으나 나쁜 결과같진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읽었던 이 책의 첫인상은
읽기전 느꼈던 독자를 끄는 듯한
내용들의 목차와 제목들에 비해,
그 내용이 상당히 복잡모호했고 마치 내용도
두서없이 산으로 가고 있는 듯도 느껴져 좀 난감했다.
그러다 이 책 읽는 걸 좀 미뤄두게 됐었는데
다시 읽게 됐을 때는, 전혀 다른 좋은 느낌을 받게됐다.
우연찮게 이 책을 새롭게 보게 된 그 계기는 단순했다.
그냥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 봤다는 것.
보통 오랜 습관대로 마음에 와닿는 부분 먼저 읽는 대신
이번엔 진짜 책의 첫페이지부터 읽었다.
목차안에 들어있는 30가지의 주제들은
서로 독립된 나열식의 현실적 명제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냥 습관대로 끌리는 주제부터 뽑아 읽었을 땐 없던 느낌이,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게 되니 왠지 이해도 더 잘 되고
이 책을 바라보는 체감의 순수성도 훨씬 높아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철학을 전공한 저자가
학문만으로써의 철학이 아닌
현실문제와의 확실한 접목을 추구한
그냥 편하게 읽게 책을 써 줬을거란
나름의 기대 아닌 기대가 있었나 싶었다.
저자는 철학자이기에 은연중에 논리정연한
철학적 논리가 끊기지 않고 발휘된 책이라,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나가게
이 책의 독서방법으로 더 맞았던거 같다.
이런 표현이 맞는진 모르겠지만, 마치 정반합 같달까.
게다가, 책의 처음 등장하는 주제는
내겐 관심부분마저 아니었는데,
보여지는 그 소재가 중요한게 아니라
저자가 상황을 바라보며 풀어내는 사고 자체를
순서적으로 읽는게 더 중요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고
그건 저자의 직업상 감각적으로 녹아있는 책 같았다.
처음 등장한 주제는 작심삼일, 권력, 만만한 나 등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책의 어느 정도까지는
이 완전 다른 듯 분리되야만 할거 같은 주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듯 연결되는 흐름이 있다.
특히, 권력과 만만한 나로까지 이어지는 얘기 속에선
서로 관례없이 완벽히 나눠진 각각의 주제들이 아니라,
마키아벨리와 한비자, 그리고 순자까지 연결되는
생각의 카테고리가 작가만의 정리로써 흐르고 있었다.
어찌됐건 이 책은 논리적 흐름이란게 분명 존재했다.
책의 어느부분에서는 이런 얘기도 기억이 나는데,
문제점을 찾고자 일반적 행하는 노력들이 사실은
문제자체도 뭔지 제대로 모르는 단계이면서
그것을 찾겠다고 덤비는 해결점만을 찾는
앞뒤 안맞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 말한듯 싶다.
맞는 말이면서 보통의 사람들 모두 행하고 사는 현실 속 부조리 같다.
이유를 알고 찾는 사람과 모른다는 것도 모르고
헤매며 사는 사람이 어찌 소수일 수 있을까.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섞여 사는 세상이란 것도
어렵지만 많은 걸 되돌려 버리는 묘한 느낌도 주는 세상사.
어쨌건, 책은 저자의 의도대로 철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현실문제에 접근한 의지와 노력이 돋보이는 내용들.
사실 독자가 느껴봣음 좋을 이 책의 진짜 처음은,
저자가 추구하는 철학사고의 덕목을 소개한 서문에
그 진짜가 들어있다고 느껴졌다.
이게 실은 진정한 이 책의 첫장이고 백미 같았다.
시대가 바뀌고 있는데, 철학이 학문으로 머물기보다
현실문제의 해결적 도구로써 접근해 즐 수 있는 철학이
더 필요성 있고 진정 철학의 존재가치를
드러내는 부분이진 않을까라고.
난 그렇게 그의 서문을 느꼈다.
그리고 나 스스로 그간의 다양한 책들을 읽으며
허했던 여러 이유 중 하나를 이 책에서
찾은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기전 비슷한 생각과 느낌은 공유해봤다 해도
저자처럼 일목요연하게 구체화 할 수 없었던 이유로는
어쩌면 좀더 체계적인 논리의 부족같기도 했다.
그 또한 이 책을 읽어면서 느껴볼 수 있었던거 같다.
별로 와닿지 않을 거 같았던 목차들 중에서
마키와벨리와 칼 포퍼의 얘기는 좀더 기억될 듯 싶기도 하다.
다양한 구성이라 한번 완독으론 금세 잊게 될게 많을 거 같은데,
몇번 더 읽어가며 좀더 친숙하게 되고 싶은 책이었다.
좋은 실험적 발상들과 구성이 참으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