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조예은 저
메트로폴리스
첫 느낌은 그랬다. 책이 상당히 두껍다. 읽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도시의 역사라는 주제가 재미있어 보였다.
도시와 연도가 같이 적혀져있는데 어떤 시기에 어떤 도시에서 어떤 일이 있었다는게 재미있었다.
이런 연도나 그런거를 잘 외우지는 못해서 이미 기억은 휘발됐지만 그래도 순간 재미있었으니 됐다.
어느정도 사소한 기억정도는 남아있다.
* 책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 1개 공유
" 대체로 도시화의 역사는 변화하는 환경에 인간이 적응하는 과정이자 인간이 욕구를 채우고자 환경을 적응시키는 과정이다."
> 기원전 도시 이야기부터 시작하는데요.
강의 흐름에 따라서 도시 흥망성쇠가 달라진다는 것도 새로웠어요.
온난화로 인해 물에 잠겨 도시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고요.
도시와 기후.. 보다는 농촌과 기후가 더 밀접할 것 같았는데,
오히려 도시가 더 기후 및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앞으로 도시가 어떻게 바뀔 지 궁금해지네요~
* 남은 기간 진행 업데이트 계획
목표였던 5장까지 차근차근 읽어보겠습니다.
흥미 생기면 훅 읽을 것 같은 내용인데,
다음주부터 독서 시간이 많을 듯 하니까 집중해서 읽어보겠습니다.
오늘 하루, 세계의 도시 인구는 또 20여 만 명이 늘었다. 내일도 그럴 것이고, 모레도, 글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2050년, 인류의 3분의 2가 도시에 살고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지난 6,000년간 이어진 과정의 정점인 역사상 최대의 인구이동 현상을 목도하고 있고, 앞으로 21세기 말쯤이면 도시 종족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p.8)
많은 사람들이 인구의 도시집중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를 염려하며 지나친 도시화를 경계한다. 《메트로폴리스》에서 보여주는 도시집중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기존의 시각과 다르다. 이 책의 저자인 영국의 역사학자 벤 윌슨은 도시를 찾는 그들의 선택이 결코 잘못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브라질, 인도, 중국 등 개도국의 빈민가와 농촌 주민의 교육, 기대수명 등을 비교하며 빈민가에 살더라도 도시주민은 농촌에 비하면 훨씬 많은 기회를 얻는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도시가 주는 혜택을 언급하면서도 도시생활이 사람들에게 주는 어려움을 간과하지 않는다. 그는 도시 사람들이 도시 생활의 압력에 대처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역사학자의 시각으로 도시문제에 접근하여 이 책을 썼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6,000년 전 최초의 도시 우르크부터 아테네, 로마, 바그다드, 암스테르담, 런던, 파리를 비롯하여 최근 20년간 급속히 성장한 나이지리아의 라고스까지 26개 도시가 시대 순으로 14개의 장으로 나뉘어 소개된다.
각 챕터는 ‘국제 도시: 알렉산드리아’, ‘목욕탕 속의 쾌락: 로마’, ‘다채로운 식도락의 향연: 바그다드’, ‘상업과 교역의 심장: 리스본, 믈라카, 테노치티틀란, 암스테르담’, ‘파리 증후군: 파리’, 등으로 분류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저자는 시대별 대표도시마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해서 그에 대한 자료와 정보를 668쪽의 지면에 빼곡히 담아 전달한다.
모두 흥미로운 내용이지만 이 리뷰에서는 여러 주제 중 3가지 문제에 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 시대, 지역, 문물 모두 다른 도시들. 우리는 이 도시들에서 어떤 보편성을 찾을 수 있을까
저자는 도시의 공통점은 다양성이며 다양성이야말로 도시를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그의 견해대로 이 책은 다양성이 도시를 성장시킨 사례를 여럿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8장 카페인 공동체와 사교: 런던'편의 17세기 런던의 카페 문화가 영국을 발전시켰다는 주장이 인상적이었다.
커피점은 공공 공간과 개인 공간 사이에 있는 것, 즉 모든 이에게 열려있는 특정인의 집 같은 것이었다. 다양한 거래와 활동이 중점적으로 이뤄지는 커피점에서 사람들은 모여 서로 정보를 나누고 관계망을 형성했다.
......
17세기 말엽, 런던은 사업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과학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왕립학회가 창설되자 과학은 공적 토론의 사안으로 변모했다. 왕립학회의 주역들은 커피점 단골손님들이었다.
......
커피점은 자발적 만남과 비공식적 관계망 형성에 필요한 장소와 동기를 제공하는 도시의 필수적 공간이었다. 우리는 17세기 말엽의 런던에서 벌어진 금융과 과학, 예술을 둘러싼 지식의 향연을 통해 도시 사람들이 우발적 모임과 우연한 만남 그리고 정보 교환의 기회를 극대화한 방식을 매우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p.331~333)
저자는 영국의 역사학자답게 영국이 유럽의 변방에서 강대국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챕터 하나를 온전히 할애하여 설명한다. 위의 인용처럼 그는 커피점에 모인 다양한 신분, 계층, 직업을 가진 사람들 간의 정보 교류가 영국의 발전을 이끌었다고 강조한다.
둘째, 인위적으로 도시를 없앨 수 있을까
‘12장 섬멸: 바르샤바’ 편은 전쟁으로 도시가 소멸될 수 있는지 2차 대전 중 나치 독일의 침공을 받은 바르샤바의 예를 통해 보여준다.
나치 독일은 바르샤바의 모든 민간인을 살해하고 도시를 말살시키려 했다. 그들은 시민을 강간, 학살, 추방했고 건물들을 폭격, 해체했다. 전쟁이 끝났을 때 바르샤바는 인구의 60퍼센트가 사망하고, 건물의 93퍼센트가 완전히 파괴된 상태였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이 다시 도시로 돌아왔고 폐허 속에서 그들은 바르샤바를 재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시민들은 목숨을 걸고 도면, 문서, 그림 등 도시의 흔적이 담긴 자료를 남겼고 그 결과 도시는 복원되었다.
저자는 바르샤바의 사례를 통해 도시는 사람들의 복원 의지가 있는 한 소멸될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도 수많은 전쟁의 역사를 겪었기에 이 챕터에서 보여주는 바르샤바의 고난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셋째. 미래의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기후 변화와 전염병 등으로 도시가 위축될 거라고 염려하는 많은 사람들과 달리 저자는 미래의 도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그러면서도 도시 빈민이 도시 발전의 열매를 공유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덧붙여 비계획적이고 비공식적인 도시와 계획적이고 공식적인 도시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도시가 번창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생명력과 적응력을 믿는 저자는 정부가 비공식도시의 무질서를 도시의 역동성으로 받아들여 빈민가를 없애려하는 대신 그들에게 최소한의 기반을 마련해줄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된다면 기후변화나 전염병 등 앞으로 닥칠 여러 재난에도 지금까지 그랬듯이 도시 사람들은 앞으로도 효과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메트로폴리스》는 지금까지 인류가 만들어온 26개의 거대도시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천의 송도, 서울의 피맛골과 청계천에 관한 정보까지 자세하게 담고 있는 걸보면 저자가 도시 연구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새삼 감탄하게 된다. 다만 언급되는 도시 중에 세계사의 한 축을 담당했던 동양의 고대, 중세 도시가 없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저자는 도시 사람들이 도시가 주는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의 말대로 책에는 각 도시에 대한 수많은 지식 정보와 함께 도시의 그늘에서 고단한 하루를 견뎌내는 소시민을 바라보는 저자의 관심과 애정이 담겨있다. 덕분에 생소한 정보가 가득한 두꺼운 책이지만 지치지 않고 완독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