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책을 접하기 전에 드라마를 먼저 보았다. 무척 흥미로웠고 재미있어서 즐겁게 시청한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한참 후 소설이 나오자 주저하지 않고 이 책을 구입했다. 소설 속 유리코와 드라마속 유리코를 대비시켜 보고 싶은 마음이 일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소설 속 유리코도 드라마속 유리코 못지 않게 흥미롭고 재미가 있었다. 유리코를 위한 소설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이다.
프롤로그에서 소설은 한 여학생이 학교 옥상에 위태롭게 서 있는 장면을 보여준다. 발아래에서 허둥거리며 소리치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오고, 여학생은 잠시 망설이다 허공에 몸을 날린다. 곧이어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의식이 희미해져갔고, 주변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겨우 ‘······ 내 이름은, 유리코라고.’ 라는 대답을 내뱉으며 장면은 끝이 난다.
고베시의 명문 사립고 유리가하라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유리코는 학교 선배로부터 이상한 전설을 듣게 된다. 이 학교에는 특권 신분의 ‘유리코 님’이 한 명 있는데, 학교 재학생이라면 모두 유리코 님에게 복종하고 섬기게 된다는 것이었다. 유리코 님은 유리코라는 이름을 가진 여학생들만이 후보가 되며, 전교에서 딱 한 명 유리코 님만을 남기고는 나머지는 모두 퇴학이나 전학, 불의의 사고 등으로 학교를 떠나게 된다고 했다.
소설의 첫 장면에서 죽어간 유리코는 누구였을까. 그리고 의도치 않게 유리코 님이 되기 위한 경쟁에 휘말리게 된 주인공 유리코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소설은 다소 황당한 설정을 보여주며 시작되었지만 흥미롭게 전개되어 계속 페이지를 넘기도록 만들었다. 앞부분은 그런대로 빠져들어 읽어 나갔지만, 뒤로 가면서는 조금씩 힘이 빠졌다. 특히 중후반부에 트릭을 풀이하는 장면이 길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제1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작품이라고 해서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이 소설을 읽는데 방해가 되었던 것 같다.
가벼운 미스터리 소설을 한 편 보고 싶은 이에게, 미스터리 학원물 찾는 이에게 <그리고, 유리코는 혼자가 되었다>는 그런대로 재밌게 읽힐 것 같다.
명문 공학 유리가하라 고등학교에는 독특한 전설이 있다. ‘유리코’라는 이름을 가진 학생이 절대적인 권력을 갖게 되어 모든 학생 위에 군림하게 된다는 것이다. 권력뿐만 아니라 거스르는 학생에게 불운을 내릴 수도 있는 막강한 힘을 갖게 된다나 뭐라나. 조건은 단 하나, 이름이 ‘유리코’이기만 하며 된다. 만약 ‘유리코’라는 이름을 가진 학생이 여러 명 이라면 이들은 사고를 당하든, 전학을 가든, 추문에 휘말리든 불운한 일을 겪게 되어 결국 한명의 ‘유리코’만이 남게 된다.
야사카 유리코는 친구 시마쿠라 미사키를 따라 유리가하라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반에 섞이지 못하고 겉도는 유리코는 그럴수록 미사키를 깊이 의지하고 따른다. 부활동 선배에게 학교의 유리코님 전설을 전해들은 유리코는 의지와 상관없이 유리코님 쟁탈전에 휘말려 불행해 질 까봐 걱정하지만, 친구 미사키는 말도 안되는 미신이라며 유리코를 안심시킨다. 유리코가 입학하기 전까지 유리코님으로 군림하고 있던 쓰쓰미 유리코와 사이가 좋지 않은 학생이 추락 사고를 당하고, 이를 계기로 학교에는 유리코님 전설이 다시 화재가 된다. 유리코님 쟁탈전에 전교의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유리코님 후보인 유리코들이 하나, 둘 사고를 당하며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학교 전설인줄로만 알았던 유리코님 전설의 불가사의한 힘이 작용한 것인가? 아니면 전설을 방패삼은 누군가의 악의가 사건을 일으키는 것인가? 유리코와 미사키는 유리코님 전설의 기원과 실체를 파헤치기로 한다.
학교, 전설, 여고생 그리고 무능한 경찰
제 1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 U-NEXT, 간테레 상 수상작이며, 2020년 동명의 TV드라마로 제작되어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는 wave에 공개되어 있어서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다고. 확실히 영상화에 적합한 작품인 것 같다. 어떤 작품들은 너무 훌륭하고 기발하지만 영상으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설정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에서는 무난한 편이다. 학원물과 추리물은 아주 대중적인 조합이기도 하고 말이다.
학교 전설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사건들이 차례차례 벌어지고, 홈즈와 왓슨 같은 관계성의 여고생 콤비가 등장해 사건의 내막을 밝혀내는 전개가 이어진다. 21세기 고등학교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어떻게 범인을 제대로 목격한 사람이 저렇게나 없을 수 있으며, 경찰은 사건을 다루는 게 여고생만도 못할 수가 있나, 그렇게나 무능한 경찰인데 ‘증거는 경찰이 찾아 줄 거야, 너는 자백만 하면 돼’라는 식의 해결 등 몇 가지 걸리는 점은 분명 있지만 ‘그런’ 설정이려니 하고 눈을 질끈 감으면 가독성은 좋은 편이라 잘 읽힌다. 예측 가능한 전개지만 속도감이 있어서 지루함도 덜 한 편이다.
동기가 무엇인지에 집중하기 보다는 어떻게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가에 더 집중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독자를 속이기 위한 트릭이나 장치들이 되게 신선하지는 않다. 딱히 기발하지도 않고. 그렇게 정성스럽게 사건을 일으킬 정도의 원한이나 집념이라면 당연히 동기도 그만큼 강력한 것이 이치에 맞지 않나? 후반부에 밝혀지는 동기는 다소 갑작스러운 면이 있으며, 7,80년대에 써진 소설이라면 모를까 21세기에 너무 구식이 아닌가 싶다. 사건이 일단락되고 후반부에 반전에 반전, 또 한 번 뒤집기를 시도하기는 하지만 글쎄. 반전에 반전도 동기가 억지스럽다고 느끼는 입장에서는 반복에 반복일 뿐 억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또 한 번 뒤집기는 아니한 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에 충실하고 싶은 나머지 캐릭터가 어이없게 붕괴되어 버린 것 같아서 황당한 결말이라는 감상만 남는다.
타이틀도 있고, 영상화된 소설이라기에 기대하고 읽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망작 까지는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평작은 못되는 애매한 괴작이다. 읽어나갈수록 단점만 찾게 되는 책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은 인정할 만 하다.
이 책은 <북클럽>을 살펴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제목이 흥미로웠고, 줄거리도 궁금했고, 표지도 끌렸다.
길지 않은 분량이었지만 다른 책들을 읽고 있어서 후순위로 밀리긴 했지만
책의 몰입도는 높았다.
어찌보면 말도 안되는 학교 괴담.
하지만 그 괴담이 학교 안에서는 가장 강한 힘을 가질지도 모른다.
그 힘을 증명하는 사건 몇 가지만 일어나도 학생들에게는 강한 인상을 줄텐데
무려 몇 십년간 이어지는 일이라면.. 처음에는 부정할지 몰라도 누구나 끌리게 될 것이다.
범인은 내가 예측했든 사람이었다.
다수가 범인이 될지는 몰랐지만 내가 의심한 2명이 모두 범인이긴 했다.
전설 같이 이어지던 괴담에 몰입되어 버린 두 사람.
전설처럼 두 사람의 마지막도 비극이 되었지만..
'그렇게' 유리코는 혼자가 되고 말았다.
한 가지 궁금해졌다.
전설에 휘둘린 사람들에 의해 그렇게 혼자가 된 유리코.
과연 유리코님의 전설은 계속될까?
더욱 공고해진 전설 속에서 남은 유리코의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