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대로 세 명의 여자가 각각 한 챕터씩 주인공을 맡아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이혼 후 홀로 아들을 키우며 정신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한 오르나는 특별한 기대감 없이 이혼자들을 위한 만남 주선 사이트에서 한 남자를 만납니다. 라트비아에서 온 46살의 외국인 노동자 에밀리아는 자신이 간병하던 노인이 사망한 뒤 그의 아들로부터 아파트 청소를 부탁받았다가 좀 더 특별한 관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30대의 늦깎이 대학원생 엘라는 어느 날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한 남자 때문에 낯선 흥분에 사로잡히지만 유부녀라는 자신의 처지를 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남자의 집요함은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게 만들었고 어느 새 그와의 특별한 여행을 기대하기에 이릅니다. 아무런 공통점도 없지만 세 여자는 중년의 변호사 길 함트자니라는 미스터리한 접점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난생 처음 접한 이스라엘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놀라운 건 역시 거의 처음 접하다시피 한 독특한 플롯입니다. “범행이 이루어질 것인지 말 것인지 불분명한 범죄 소설, 형사가 등장한 것인지 아닌지 명확히 알 수 없는 추리 소설”이라는 저자 서문처럼 ‘세 여자’는 일반적인 미스터리나 스릴러의 공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첫 번째 여자 오르나의 챕터가 이혼 후 복잡한 심경과 현실적 난관에 부딪힌 싱글맘의 삶을 그린 여성소설 같았다면, 두 번째 여자 에밀리아의 챕터는 외국인 노동자의 곤경 혹은 신과 종교와 구원을 다룬 듯한 고발소설 같았고, 세 번째 여자 엘라의 챕터는 두려우면서도 묘한 흥분을 일으키는 불륜을 앞두고 달뜬 고민에 빠진 중년여성의 체험담처럼 읽혔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서문대로 독자는 초반 내내 “내가 지금 뭘 읽고 있는 거지?”라는 의문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설마, 하는 심정으로 책장을 넘기다가 첫 챕터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작가가 던진 첫 번째 폭탄을 마주하게 됩니다. 물론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엄청난 반전은 아니지만 오히려 충격의 무게는 훨씬 더 무겁게 다가옵니다. “도대체 이 사람이 왜?”라는 어이없음 혹은 분노와 함께 말입니다. 나머지 챕터들 역시 비슷한 구성이라 결말이 뻔히 보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서 예정된 비극을 막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안감은 한없이 증폭됩니다. 물론 막판에 이르러 갑자기 속도를 끌어올리며 사건 해결을 향해 달려가는 대목에서는 (다소 상투적이긴 해도) 또 다른 스타일의 반전과 짜릿한 쾌감을 맛볼 수 있어서 앞서 누적된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되긴 합니다.
이 작품을 한마디로 정의하라면 “부드럽고 차분한 목소리로 조곤조곤 들려주는 끔찍한 연쇄살인 이야기”정도가 될 것입니다. 잔혹한 묘사도 없고 선정적인 장면도 없지만 지금껏 책으로 접한 그 어떤 살인사건보다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이유는 바로 이런 ‘말도 안 되는’ 서사 때문입니다. 아마도 노골적이고 잔인한 문장들로 독자를 유혹하려 했다면 이 작품은 그저 그런 범작 수준에 머물렀겠지만, 부드러움, 차분함, 조곤조곤함이 깃든 연쇄살인 이야기라는 묘한 포장 덕분에 색다름 이상의 특별한 매력을 품게 됐다는 뜻입니다.
‘이스라엘 최고 범죄소설 작가’라는 타이틀이 과장된 홍보가 아니라면 조만간 드로 미샤니의 또 다른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세 여자’처럼 기존의 미스터리와 스릴러 문법에 반기를 든 작품이든 반대로 그에 충실한 작품이든 일단 한두 편쯤은 꼭 더 만나보고 싶은 작가인데, 언제든 신간 소식이 들린다면 기꺼이 찾아 읽어보려고 합니다.
사족으로... ‘세 여자’에 등장하는 화폐단위는 모두 한국의 ‘원’입니다. 예전에 일본 미스터리 ‘익명의 전화’(야쿠마루 가쿠)에서도 똑같은 오류를 본 적 있는데, 그나마 이 작품에선 일러두기를 통해 화폐단위를 ‘1엔=10원’이라고 전제라도 했지만, ‘세 여자’는 그런 설명도 없이 이스라엘 소설 속 화폐를 한국의 ‘원’으로 표기한 것입니다. 제가 유독 삐딱하게 보는 건지, 이런 번역 자체가 문제인 건지는 독자 여러분께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처음 접해 보는 이스라엘 작가의 소설이다
드로 미샤니라는 이스라엘 최고 범죄 소설 작가의 작품인 세 여자는 새로운 형식의 스릴러 도서이다
첫 번째 여자까지 전혀 심리 스릴러 도서를 읽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중년 여성의 새로운 연애 이야기라 생각하며 읽었으니까 말이다.
이혼한 사람들을 주선해 주는 사이트에서 길의 프로필을 본 오르나는 별다르지 않은 평범함에 그를 선택하고 먼저 메시지를 보낸다
애란의 상담을 담당하는 심리치료사에 의하면 엄마가 이혼으로 인해 슬프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그녀의 인생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그냥 새로운 삶을 시작했을 뿐임을 아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조언을 했고 오르나는 그 의견을 수용하고 노력하기로 한다
별거도 남편과의 이혼도 오르나의 의지가 아니었다. 남편의 외도가 상황이 이렇게 오르나를 밀어붙였을 뿐.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듯한 오르나가 적극적으로 한 행동이 길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 것, 아들을 위해 움직이고 적극성을 가지기로 한 것 정도일 뿐이라니 슬펐다.
분명 이스라엘 소설이라고 했는데... 화폐단위까지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되어서 번역돼 있다.
신기하면서도 편하게 읽었다. 게다가 우리나라 브랜드의 자동차도 나온다. 그것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빨간색의 차 한 대!!
가보지도 않은 이스라엘의 이야기가 재미있고 친숙하게 느껴졌다. 어디서부터가 미스터리일까 생각하며 보다가 두 번째 여자가 나올 때부터 스멀스멀 분위기기 피어오른다.
120페이지가 넘어가야 무엇인가 의문이 생기며 사건들이 발생한다. 이제 드러나는 건가요~ 느낌이 싸하다.
첫 번째 여자와 두 번째 여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것인지 어떤 접점들이 있을지 궁금함을 품고 읽어갔지만 모든 만남이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길과 여자들의 만남이 길의 의도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었고 오르나가 그리고 에밀리아가 먼저 연락을 해서 이루어진 만남이었다. 그리고 여자들은 그에게서 위로를 받았고 상처치유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가지게 된다. 물론 처음에는 그가 그녀들의 인생에 도움이 되어주리라 생각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남자 너무나 위로가 된다.
그의 부드러운 손길이, 그리고 무조건 내 편이 되어줄 것이라는 말 한마디가, 그리고 매너 있는 그의 행동이 나를 아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자꾸 미래를 상상하게 한다.
책을 끝까지 읽어도 길이 여자들을 왜 그렇게 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길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여자들의 상황과 심리상태에 대해서는 무척 디테일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가까워지는 것 말이에요. 나를 흥분시키는 것은 섹스가 아니라 가까워지는 것이에요.
어느 순간 갑자기 새로운 누군가와 나누는 진짜 친밀감 말이에요. 이전에는 몰랐지만 점차 모습을 드러내는 누군가와요.
그게 바로 나를 흥분시키는 거예요. 그렇지 않아요?" p.242
오르나와 길의 대화중 나오는 이야기다. 무엇인가 그를 흥분시키는 것은 일반인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친해지기까지의 과정, 누군가가 자신에게 기대고 친밀감을 느끼기까지의 그 과정만을 즐기고 흥분을 느끼는 변태적인 남성인가?
여성이 친해졌다 생각하고 길에게 의지하려고 하면 어김없이 일을 저질러버리는 길은 어떤 정신 상태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일까 궁금했다.
세 번째 여자의 정체는 그리고 그녀의 행방은??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살인사건과 사건을 역추리하는 과정 정도라 생각했다.
평소 읽던 미스터리 소설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책이고,. 그래서 익숙하지 않았나 보다. 그렇지만 재미있다
너무 평범한 삶의 주인들이 평범한 삶을 일탈하려다 만난 나쁜 남자 이야기 정도라 생각했다.
잔인함에 익숙해져 버린 건지 잔혹한 이야기가 아니라며 밋밋함을 느끼는 내가 무섭다.
우리 사회도 그렇지 않을까?
잔인한 사건들이 뉴스를 틀면 나오고, 허구의 이야기보다 더 허구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현실 속에 살다 보니 나도 잔인함에 둔감해지고 있는 것이다.
경각심을 가지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그리고 어떤 사건을 쉽게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될 것이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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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 미샤니 작가의 세 여자 리뷰입니다. 페이백 대여 이벤트로 대여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혼 후 홀로 아들을 키우는 오르나와 외국인 이주 노동자 신분으로 요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라트비아 출신의 에밀리아, 세 아이의 엄마로 뒤늦게 대학원에 들어간 엘라. 공통점을 찾아볼 수 없는 세 여자가 같은 남자 길과 연결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흔한 소재라 신선함이 부족하고, 감동적인 메시지 전달보다 자극적인 장면 위주의 전개 방식에 아쉬움이 남지만, 킬링타임용으로는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 생각합니다.
나름대로 흥미진진한 내용이라 몰입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킬링타임용으로 부담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으로 추천합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