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분야 전체
크레마클럽 허브

예루살렘 해변

이도 게펜 저/임재희 | 문학세계사 | 2021년 3월 31일 한줄평 총점 0.0 (25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  종이책 리뷰 (25건)
  •  eBook 리뷰 (0건)
  •  한줄평 (0건)
분야
소설 > 일본소설
파일정보
EPUB(DRM) 22.96MB
지원기기
iOS Android PC Mac E-INK

이 상품의 태그

책 소개

연민과 철학적 사유 그리고 유머가 살아 있는 소설 작품집 『예루살렘 해변』은 모든 모순을 견디는 인간 군상에 대한 탐구를 시도한다. 각각의 이야기는 이스라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익숙함에서 한 걸음 떨어진 현대인의 삶을 조명한다. 이도 게펜은 노인 부대, 기억을 공유하는 신기술 창업에 대한 야망, 존재하지 않는 해변을 찾는 노부부 이야기 등을 들려준다. 과학의 발전과 인간 두뇌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불러일으키며 마음을 다치면서도 결국 치유에 이르는 인물들을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 세계로 우리를 끌고 간다. 가족애를 지탱하는 힘들을 되새기든, 성공과 실패의 모순에 정면으로 들이대든, 『예루살렘 해변』은 독자들에게 내내 호기심을 갖게 한다. 몇몇의 작품들은 영화감독 라이언 고슬링, 워너 브라더스,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이며 감독인 그렉 버랜티에게 판권이 팔렸다. 이스라엘에서 큰 갈채를 받으며 출판된 작가의 첫 작품집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독특한 인간의 관점을 선사한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작가의 말
베를린에서 3시간 떨어진
101.3FM
데비의 드림 하우스
삶의 의미 주식회사
엑시트
예루살렘 해변
태양 근처 행성에 사는 여자
노인 부대
아니타 샤브타이
중앙버스 역에서 레논은
해왕성
파리와 고슴도치
사막을 기억하는 방법
고객서비스 지침서
옮긴이의 말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2명)

저 : 이도 게펜 (Iddo Gefen)
1992년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현재 텔아비브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사골 뇌 연구소Sagol Brain Institute, 소라 스키 의학센터, 텔아비브 대학 부속기관인 ‘가상 증강 현실 연구소’에서 신경 인지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인간 정신에 대한 이해를 증폭시킬 수 있는지 탐구하는 작가다. 그는 현재 이 연구소에서 스토리텔링과 증강 현실을 이용해 파킨슨병의 양상을 진단하는 혁신적인 연구를 이끌고 있다. 2017년 출간된 그의 첫 『예루살렘 해변』 은 곧바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그 해 이스라엘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9년 이스라엘 국립도서관... 1992년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현재 텔아비브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사골 뇌 연구소Sagol Brain Institute, 소라 스키 의학센터, 텔아비브 대학 부속기관인 ‘가상 증강 현실 연구소’에서 신경 인지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인간 정신에 대한 이해를 증폭시킬 수 있는지 탐구하는 작가다. 그는 현재 이 연구소에서 스토리텔링과 증강 현실을 이용해 파킨슨병의 양상을 진단하는 혁신적인 연구를 이끌고 있다. 2017년 출간된 그의 첫 『예루살렘 해변』 은 곧바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그 해 이스라엘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9년 이스라엘 국립도서관이 수여하는 젊은 작가들을 위한 ‘파르데스Pardes’ 기금 수혜자로 선정되었다. 『예루살렘 해변』은 2021년 미국과 네덜란드에서 출판될 예정이며, 이 책에 수록된 몇 작품은 이미 이탈리아와 체코에서 출판되었다. 몇몇 작품에 대한 영화와 TV 드라마 판권은 할리우드 유명 제작사에 팔렸고, 곧 영상물로 제작된다.
역 : 임재희
미국 하와이주립대학교 사회복지학과와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 장편소설 『당신의 파라다이스』로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비늘』, 옮긴 책으로 『라이프 리스트』 등이 있다. 미국 하와이주립대학교 사회복지학과와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 장편소설 『당신의 파라다이스』로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비늘』, 옮긴 책으로 『라이프 리스트』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독특한 문체, 탁월한 상상력, 놀라운 반전!

예루살렘엔 해변이 없다. 그런데 해변이라니. 제목의 역설이 불러일으킨 호기심이 독자를 끌어당긴다. 작가의 이력을 먼저 보자. 1992년 이스라엘 출생. 뇌 연구원.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인간 정신에 대한 이해를 증폭시킬 수 있는지 탐구하는 작가. 2017년에 출간한 첫 소설집 『예루살렘 해변』. 중단편, 총 14작품. 짧은 소개만으로도 궁금증을 일으킨다. 게다가 매년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박경리 문학상’과 ‘프란츠 카프카 문학상’을 수상한 아모스 오즈가 극찬한 소설가라니. 독자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이 기대감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지은이 이도 게펜은 1992년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현재 텔아비브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사골 뇌 연구소Sagol Brain Institute, 소라 스키 의학센터, 텔아비브 대학 부속기관인 ‘가상 증강 현실 연구소’에서 신경 인지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인간 정신에 대한 이해를 증폭시킬 수 있는지 탐구하는 작가다. 그는 현재 이 연구소에서 스토리텔링과 증강 현실을 이용해 파킨슨병의 양상을 진단하는 혁신적인 연구를 이끌고 있다. 2017년 출간된 그의 첫 『예루살렘 해변』 은 곧바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그 해 이스라엘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9년 이스라엘 국립도서관이 수여하는 젊은 작가들을 위한 ‘파르데스Pardes’ 기금 수혜자로 선정되었다. 『예루살렘 해변』은 2021년 미국과 네덜란드에서 출판될 예정이며, 이 책에 수록된 몇 작품은 이미 이탈리아와 체코에서 출판되었다. 몇몇 작품에 대한 영화와 TV 드라마 판권은 할리우드 유명 제작사에 팔렸고, 곧 영상물로 제작된다. 이도 게펜은 2021년 상반기 중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스라엘 청년 작가가 보내온 14편의 이야기 보따리

-타인의 목소리가 라디오 주파수에 잡히는 설정의 「101.3FM」

-돈을 더 벌기 위해 악몽을 제조하는 직업을 가졌지만 차마 사랑하는 여자에게 악몽을 제 조하지 못하는 「데비의 드림 하우스」

-페이스북에 거짓 포스팅을 올리며 거짓말이 얼마만큼 뻗어 나갈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가 상 공간에서의 생을 끌고 가는 두 젊은 남녀의 「베를린에서 3시간 떨어진」

-결혼 전 서로의 기억을 공유하는 시술을 받는 「사막을 기억하는 방법」

-모든 꿈이 몇 년씩 지속되는 것처럼 느끼며 잠에 취해 있는 딸을 키우는 「엑시트」

-홀로그램 전화기가 등장하고 태양계를 순항하는 버스로 이동하는 「태양 근처 행성에 사는 여자」

-시간을 움켜쥐어 병 속에 넣는 「파리와 고슴도치」

-콜센터 직원들의 애환과 습관적으로 전화를 걸어오는 고객들의 심리가 놀랍게 번득이는 작 품 「고객서비스 지침서」

-중앙버스 역에 사는 소년의 이야기 「중앙버스 역에서 레논은」

-제목은 철학적이지만 사실 누군가 한 번쯤 느껴봤음직한 청춘의 고민을 담은 이야기 「삶 의 의미 주식회사」

-여든의 나이에 혼자된 할아버지가 이스라엘 군대에 입대해 벌어지는 일을 손자의 시점으로 지켜보는 「노인 부대」

-집회에 참석하면서 내면의 소리를 외치는 여자 「아니타 샤브타이」

-전초 기지가 지구에서 해왕성 거리만큼 세상과 뚝 떨어져 있다는 소문에서 유래한 「해왕 성」

-존재하지 않는 해변을 찾는 노부부 이야기 「예루살렘 해변」

연민과 철학적 사유 그리고 유머가 살아 있는 소설 작품집 『예루살렘 해변』은 모든 모순을 견디는 인간 군상에 대한 탐구를 시도한다. 각각의 이야기는 이스라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익숙함에서 한 걸음 떨어진 현대인의 삶을 조명한다. 이도 게펜은 노인 부대, 기억을 공유하는 신기술 창업에 대한 야망, 존재하지 않는 해변을 찾는 노부부 이야기 등을 들려준다. 과학의 발전과 인간 두뇌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불러일으키며 마음을 다치면서도 결국 치유에 이르는 인물들을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 세계로 우리를 끌고 간다.

가족애를 지탱하는 힘들을 되새기든, 성공과 실패의 모순에 정면으로 들이대든, 『예루살렘 해변』은 독자들에게 내내 호기심을 갖게 한다. 몇몇의 작품들은 영화감독 라이언 고슬링, 워너 브라더스,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이며 감독인 그렉 버랜티에게 판권이 팔렸다. 이스라엘에서 큰 갈채를 받으며 출판된 작가의 첫 작품집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독특한 인간의 관점을 선사한다.

한국어판 서문

한국 음식은 『예루살렘 해변』을 완성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예루살렘 해변』을 읽는 한국 독자들에게


한국 독자들에게 먼저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책은 세 번 만들어집니다. 처음엔 작가가 쓸 때, 두 번째는 인쇄되어 출간될 때, 그리고 세 번째는 독자들의 눈과 만날 때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책이 독자와 직접 만나는 세 번째의 역할이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오직 그 만남을 통해 이야기는 풍성해질 수 있으며 의미가 살아나기 때문입니다. 좀 엉뚱한 얘기지만, 집필 기간 내내 내게 힘을 준 한국 음식에 대한 고마움을 이번 기회에 꼭 전하고 싶습니다. 이 소설책에 수록된 작품들 일부를 집필하는 동안 저는 뉴욕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저는 숙소와 멀지 않은 곳에서 양질의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맨해튼 32가에 있는 코리아타운을 자주 찾았습니다. 그리고 몇 주 동안 저는 뉴욕에서 한국 음식만 계속 먹었습니다.

그 도시에서 가장 뛰어난 음식이었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언제나 친절했고 제게 호의적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환대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으며, 두말할 것도 없이 제 원고를 완성하는 데 커다란 힘이 되었다고 언제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한국까지 8,302킬로미터의 먼 거리를 이야기의 띠로 멋지게 이어준 번역가 임재희 님께 무한한 감사를 전합니다. 그녀의 질문들은 늘 저를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제 소설이 한국 독자들에게 좋은 소설로 기억되길 고대하면서 이 글을 맺습니다.

종이책 회원 리뷰 (25건)

구매 '신경인지 연구원'이 전달하는 다수의 하이브리드한 스토리... 이도 게펜, 예루살렘 해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i | 2021.05.14

  「베를린에서 3시간 떨어진」
  “강이 보이는 풍광은 없었다. 발코니도 없었다. 그러나 호텔 방은 편안하고 아늑했으며, 사람들은 그가 말한 대로 친절했다. 게시물을 확인할 계획은 없었다. 자동으로 그녀의 전화가 호텔 와이파이에 연결되었고, 그가 방금 귀국 파티에서 찍은 몇 장의 사진을 업로드한 것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그의 주변에 모여든 사람들을 살펴보았지만, 그들 중 아는 사람을 발견할 수 없었다. 파티 내내 그 옆에는 안경 낀 여자가 앉아 있었다. 그녀의 프로필을 클릭했는데 어떤 정보도 올라와 있지 않았다.” (p.49)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만능의 시대에 대한 우화이다. 자신이 현재 머물고 있는 장소가 곧 자신의 정체성일 수도 있다는 사실, 그래서 바로 그 장소를 속여서 만듦으로써 새로운 정체성을 갖게 될 수도 있다는 설정이 재미있다. 그렇게 이스라엘에 있으면서 베를린에 있는 것으로 꾸며놓은 상황에서 갑자기 아버지의 위독한 상황이 전달된다면, 소설 속의 타미라는 갑자기 세 시간 안에 나타나면 거짓이 탄로 나게 되는 아이러니에 휩싸인다.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녀는 드디어 실제의 베를린에 도착한다.


  「101.3FM」
  어느 날 나는 노인에게서 라디오 수리를 부탁받는다. 그러나 나는 수리를 마치고도 그 라디오를 노인에게 한동안 돌려주지 않는다. 라디오에 일정 주파수를 맞추면 누군가의 속마음이 들려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라디오의 도움을 받으며, 마음에 들어 하던 여인 누리트와의 연애를 이어간다. 하지만 그렇게 속마음을 듣는 것이 이들의 연애에 도움이 될 것인지...


  「데비의 드림 하우스」
  “... 브루노는 그 종이를 어떻게 ‘세탁기’에 집어넣는지 보여주었는데, 그것은 실제로 꿈을 제조하는 큰 금속 장치였다. 종이는 기계 안에서 두 시간 동안 회전했고 작고 검은 디스크에는 마침내 꿈이 담겼다.” (p.72) 꿈을 만드는 작업이라는 황당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진지하고 애써 디테일한 표현이 이어진다. 그렇게 나는 꿈 중에서도 악몽을 만드는데 탁월한 솜씨를 보이게 되는데, 그렇게 자신이 만들어야 할 악몽의 수취자가 연인인 데비라는 사실 앞에서는 망설이지 않을 수 없다.


  「삶의 의미 주식회사」
  “어쩌면 하나의 거창한 의미를 찾는 것을 그만두고 아이의 웃음소리나 푸른 풀 같은 작고 단순한 것들을 위해 살기 시작해야 할 때가 왔는지도 모르죠. 나도 잘 모르지만, 뭐든 미소짓게 만드는 것들이 소중해요.” (pp.97~98)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고군분투를 그만 둔 그녀는 이렇게 말했고, 나는 그 고군분투를 그만둘 생각은 없지만 이렇게 말하는 그녀와 바닷가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엑시트」
  이사를 한 이후 딸 시라에게 특이 반응이 생겼다. 그것은 깨어 있는 것...과 자고 있는 것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진 것이다. 나와 아내는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을 받으며 시라의 상황을 살피지만 나아지지 않는다. 수면 연구를 비롯한 다양한 실험 끝에 시라의 꿈 속에서 그곳의 시간이 따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만 방법은 없다. “... 의학적인 미스터리는 없었다. 사실 모든 이야기는 매우 간단했다. 어느 날 시라는 꿈 속에서 도망치기로 결심했고, 그 다음 날, 그 꿈에 싫증이 나서 우리에게 돌아오기로 결심한 것이리라...” (p.174) 그리고 어느 날 시라는 돌아왔다. 책에 실린 <노인 부대>와 함께 중편 소설 분량 정도의 길이를 가진다.


  「예루살렘 해변」
  알츠하이머에 걸린 릴리안의 손을 붙잡고 새미는 여행을 하는 중이다. 그녀 릴리언은 모든 기억이 뜯겨나갔다. 이제 그녀가 기억하는 유일한 것은 ‘눈 덮인 예루살렘의 바다’ 뿐이다. 그리고 그런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존재하지 않은 곳을 만들어낸다.


  「태양 근처 행성에 사는 여자」
  ‘토성의 고리에서 열린 엉성한 우주 파티’에서 나는 그녀를 만났다. 그런 어설픈 만남 뒤 나는 그녀가 사는 행성, ‘태양으로부터 4,900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 그러니까 태양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행성에 찾아간다. 하지만 그녀는 나를 간신히 기억할 따름이고, 그 행성을 떠날 수 있는 우주선은 없고, 다른 행성과의 통화도 여의치 않다. 그녀의 이름은 아얄라, 이다.

 
  「노인 부대」
<노인 부대>는 꽤 긴 분량의 소설이다. 요즘 같으면 중편을 넘어 한 권짜리 경장편으로 만들 수도 있을 정도이다. 이스라엘의 3대 남자들의 이야기인데, 서술자는 손자이고 느지막이 노인이 되어 다시 군대를 간 것은 할아버지이다. 이스라엘이 우리와 마찬가지로, 한발 나아가 남녀 구분도 없이, 징병제를 시행하고 있어, 다른 나라의 독자들보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스라엘 군대의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지는 않으니 완전히 잘 이해할 수는 없다. 다만 서로 충분히 엇갈려 있는 3대의 이어지는 듯 이어지지 않는 듯한 대화와 그것과는 무관하게 계속 소설에 침투하는 인도의 이혼한 엄마가 보내는 편지글은 독특하다. 


  「아니타 샤브타이」
  “... 비밀은 돈과 같아서 정말 좋은 비밀을 공유하면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빚진 느낌이 든다고 했다. 아버지가 그들에게 엄마에 대해 말하면 그들은 아티초크(엉겅퀴와 비슷한 국화과 식물-역자 주)처럼 입이 열리더니 모두 한 마디씩 했다...” (p.319) 재밌는 말이어서 남긴다. 아버지와 어린 내가 택시를 타고 가는 과정에서 내가 관찰한 결과이다. 그때 나의 엄마는 암에 걸려 있었다. 여하튼 나는 제대로 된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크지 못했고 어느 순간 시위 현장에서만 크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이후 나는 나라 안의 각종 시위 현장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되었다.


  「중앙버스 역에서 레논은」
  ‘아마도-토끼’에서 ‘햄스터-토끼’를 거쳐 ‘기니피그’로 이어지는 동물의 이름 맞추기 게임 같은 소설, 이라고 하면 너무 단순하고... 여하튼 어린 엘빈은 그렇게 토끼를 닮은 동물을 발견하고 해코지를 하고 잃어버려 찾아다니고 하면서 커가는 중이다.


  「해왕성」
  해왕성이라고 불릴 만큼 먼 곳에 위치한 병영에서 벌어진 일종의 하극상 사건, 그 사건의 중심에 서 있던 코르작이라는 인물, 그들을 찾아왔던 아름다운 여군 기자 등 이런저런 복잡한 상황이 맞물려 있다. 여기에 그 여군 기자의 애인이 그 해왕성의 간부였다는 사실까지...


  「파리와 고슴도치」
  군대에 간 형이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어느 날, 나에게 ‘시간 덩어리’를 만들어 그것을 병에 담은 다음 내게 건넨다. 나는 군대에 간 이후 혼자 ‘시간 덩어리’를 만드는 연습을 시도한다. 나는 형의 이야기와 함께 시간을 모아서 병을 채워간다. 하지만 그런 형이 죽었다. 나는 그후에도 시간을 잡는 기술을 발전시켰고 하루에 세 병을 채울 수 있게 되었다. “... 주변 사람들은 병과 상자를 모두 형 방에 채우는 것이 어리석은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그들이 힘이 있었다면 나에게 더 많은 잔소리를 했겠지만, 불행히도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형이 잠깐 내게 들를 수 있다면 바로 이해했을 것이다. 나는 이 집 전체를 시간으로 채우고 싶다. 내 평생 갈 만큼. 그리고 내 혈압뿐만 아니라 아버지도 혈압이 그렇게 좋지 않고 어머니는 너무 피곤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우리가 형과 함께했던 그 모든 시간을 되찾을 수 있다면 마침내 우리는 생기를 되찾을지도 모른다. 한순간의 고요 속에 영원히 갇혀 있는 대신.” (p.387)


  「사막을 기억하는 방법」
  사랑하는 두 사람이 원하는 기억을 공유하는 기술이 있다. 사람들은 결혼을 앞두고 이 기억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곤 한다. 루시 또한 알란과의 결혼을 앞두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 기억 공유 서비스가 모두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은 아니다. 루시 같은 경우가 그렇다. 


  「고객서비스 지침서」
  고객과 고객서비스 담당자의 대화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세상 어디에서나 고객서비스 담당자는 극한 직업이다. 이들의 활동은 세상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들은 어쩌면 보편의 지침서와 함께 자신만의 지침서 또한 갖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이도 게펜 Iddo Gefen / 임재희 역 / 예루살렘 해변 (The Jerusalem Beach) / 문학세계사 / 437쪽 / 2021 (2021)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예루살렘 해변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 s*******r | 2021.04.25

이도 게펜은 한 마디로 이스라엘의 테드 창인데, 그래서 소설이 굉장히 지루하다. 긴박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이야기가 시종일관 만만디다. 둘 다 단편을 쓰는 것도 똑같다. 이 부분은 이해가 되는 게, 아이디어가 워낙 많다 보니 하나의 주제를 오래 전개하기보다는 여기저기 발산하는 것이다. 물론 이야기에 깊이가 없다는 건 아니다. 그건 분량이 좌우하는 게 아니니까. 박학다식한 다학제적 천재들은 신선한 소재를 짧게 구현하는데도 그 안에는 번개 같은 사색이 깃들어있다. 테드 창이나 이도 게펜이나 둘 다 과학과 문학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사람들이다.

 

<예루살렘 해변>의 단편들을 하나의 주제로 정리하기란 불가능하다. 몇몇 소설들만 소개하면, 일단 <101.3FM>은 타인의 마음이 라디오 주파수에 잡히는 설정이다. 라디오 다이얼을 이리저리 돌리면 근처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 소리가 들린다. <데비의 드림 하우스>는 꿈을 제조하는 회사의 이야기다. 더 큰돈이 보장되는 악몽 제조에 발을 들였지만 차마 사랑하는 여자에게만큼은 악몽을 건네지 못하는 한 남자의 고뇌가 펼쳐진다. 페이스북에 거짓 포스팅을 하고 그게 얼마나 멀리 퍼져나가는지, 사람들이 그걸 얼마나 믿는지 실험하는 <베를린에서의 3시간 떨어진>. 한 번 꿈을 꾸면 거기서 몇 년을 살아가느라 항상 잠에 취해 있는 딸을 키우는 <엑시트>. 서로의 기억을 공유하는 시술에 대한 소설 <사막을 기억하는 법> 등이 있다.

 

이것은 SF인가? 테드 창에게 늘 따라붙던 질문이 이도 게펜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장르가 무슨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라도 되는가? 해당 장르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되지 않는다고 그 소설을 폄하할 이유가 되는가? 정작 당사자는 끼워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말이다.

 

환상과 과학이 절묘하게 어우러지지만 소설들은 전혀 어렵지 않다. 복잡한 언어학 이론과 프로그래밍 원리가 주요한 줄기를 구성하고, 또 그걸 완벽히 이해해야만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는 테드 창과는 그런 면에서 확실히 다르다. <예루살렘 해변>은 훨씬 더 캐주얼하다. 그저 소재가 특이할 뿐 이해에 큰 노력이 필요하진 않다. 유일한 단점은 그냥 '지루함'이다.

 

똑같이 지루한 데다 더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선호를 묻는다면 나는 테드 창 쪽이다. 적으로 둘러싸인 지정학적 특수성,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의무 군 복무 등 따지고 보면 비슷한 게 상당히 많은 이스라엘이지만 어딘가 낯설다. 푹 빠져들기엔 뭔가에 가로막힌 기분이다. 어쩌면 지루함의 강도가 더 커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형식면에선 더 새로운 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 난감한 소설이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예루살렘 해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f*******e | 2021.03.21

<예루살렘 해변>

제목만을 보면 다소 종교적인 책인가 하는 의심을 가져볼 만 하지만 전혀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이 책은 이스라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현대인의 삶을 재조명하는 단편 소설집이다. 뇌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 ‘이도 게펜’은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인간 정신에 대한 이해를 증폭시킬 수 있는지를 탐구했고, 실제 파킨슨병의 양상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혁신적인 연구 성과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틈틈이 쓴 소설을 묶은 이 책 ‘예루살렘 해변’은 2017년에 출간 된 그의 첫 작품으로 문화부장관상까지 수상했다. 게다가 이미 이 책에 실린 몇몇 작품은 영화와 TV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미 책을 읽기 전부터 충분히 기대를 가질 만 하다.

총 14개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크게 기대를 갖지 않고 읽어서인지 생각보다 훨씬 새롭고 반전 있는 작품들에 놀랐다. 현대인과 밀접한 이야기이지만 조금은 미래이고 혹은 멀고 먼 다른 세상일 수도 있다. 상당히 신선하고 흥미로우며 이야기들마다 차별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어 매 작품마다 새로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그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우리의 일상에 깊게 자리한 SNS를 활용하여 그것에 비춰지는 삶이 사실은 전부 거짓임을 보여주는 작품 ‘베를린에서 3시간 떨어진’이나 다른 이의 생각을 주파수를 통해 느끼고 읽어간다는 환상을 보여주는 작품 ‘101.3FM’, 결혼을 두고 서로의 기억을 공유하며 이해와 놀람을 보여주는 ‘사막을 기억하는 방법’, 그 외 청춘이라는 시기가 주는 공감을 가질만한 고민을 담은 ‘삶의 의미 주식회사’, 작품의 제목인 ‘예루살렘 해변’은 이상향을 쫓아가는 다소 철학적인 모습도 보여주어 진정 현대인의 삶이란 어떤 것을 얻고 잃어가며 살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야기들이 어렵지 않고 환상적이라 상상력을 발휘한 작가의 의도를 재미있게 파악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  종이책 상품상세 페이지에서 더 많은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한줄평 (0건)

0/50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