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분야 전체
크레마클럽 허브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

영화와 요리가 만드는 연결의 순간들

이은선 글그림 | arte(아르테) | 2021년 4월 5일 한줄평 총점 8.0 (46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  종이책 리뷰 (44건)
  •  eBook 리뷰 (0건)
  •  한줄평 (2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파일정보
EPUB(DRM) 32.54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이 상품의 태그

카드뉴스로 보는 책

책 소개

영화가 있는 모든 곳에서 영화인과 관객을, 영화와 사람을 이어주는 영화 전문기자 이은선의 첫 번째 에세이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이은선은 지면을 포함해 다양한 채널에 영화에 관한 글과 인터뷰를 수록하고 있다. 라디오 MBC FM4U ‘FM영화음악’의 한 코너 ‘이은선의 필(름) 소 굿’에서는 목소리로, 각종 영화 GV에서는 직접 관객과 영화인을 만나며 영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토대로 한 사려 깊은 질문과 태도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는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애정 어린 시선으로 영화를 들여다보았다. 영화 속 보이지 않던 장면, 들리지 않던 소리를 발견해 그만의 따뜻한 시선과 목소리로 전했다. 사람들로 하여금 좋아하는 영화를 더 좋아하게도, 시큰둥했던 영화를 다시 보게도 만들었던 그의 부드러운 힘은 그의 일상을 촘촘히 채우고 있는 다정하고 따뜻한 마음과도 닮아 있다. 아끼는 이들에게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마음을 쏟지 못하는 상황이 나는 때로 더 불행하게 느껴진다”고 고백하는 이은선에게 윤가은 감독이 붙여준 ‘성실한 우정’이라는 병명이자 별명처럼, 그는 냉소적인 마음이 타인을 보는 눈을 흐리게 하지 않도록, 진심이 왜곡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또한 그는 자신의 일상을 가꾸고 유지하게 하는 ‘요리’의 힘을 믿고, 그 과정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기도 하다. 시간을 들여 ‘정성껏’ 만든 요리를 나누는 일처럼, 영화 속 음식을 매개로 본인이 속한 세계와 영화 속 세계의 연결을 탐지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이 책에는 이은선의 삶에 중요한 방식으로 새겨진 영화와 음식, 그와 연결되는 인생의 순간이 충실히 담겨 있다. 이은선은 책에서 자신의 직업을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 직업적 역할을 가교(架橋)로 인식한다. 영화와 대중을, 영화인과 관객을, 때론 영화와 세상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질문하고 기록하며 전달하는 사람.” 이은선은 두 세계의 경계에서 질문과 답으로 접점을 만드는 사람이다. 두 세계가 연결되어 기뻐하는 순간을, 두 세계가 서로를 향해 조금씩 더 넓어지는 순간을 가장 먼저 목도해왔다. 그리고 그 순간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있다.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에는 이런 연결의 순간들을 반기고, 그 반짝임을 들여다보며, 이를 빠짐없이 기록하고 기억하려는 이은선의 이야기가 꼭꼭 채워져 있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프롤로그_ 한 그릇의 요리를 준비하는 마음

마음이 가만히 기우는 쪽으로

홀로 선 사람이 동료를 만드는 방법
차가운 한 시기를 건널 때
언제나 손 닿는 곳에 머무는 온기
스스로 택한 고행길을 걷는 사람
존엄을 지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
약간의 달콤함을 기억하는 자의 용기
품위 유지와 관계에 필요한 칼로리
나의 귀여웠던 시절과 소울 푸드
무탈한 하루와 아침 식사의 상관관계
운명적 사랑을 결정하는 약간의 단맛
마음을 쓰는 능력
망할 수도 있어, 그래도 즐거웠으니까 괜찮아

우리가 체온을 나눌 때

고장 난 마음을 견디는 나날
하나의 식탁 앞에 모여 앉는 사이
너에게 무한한 애틋함을 느낀다는 그 말
지지 않는 연애
살아갈 힘이 되는 사랑의 기억
내가 라면으로 보여?
거짓의 세계에서 홀로 진심을 주는 사람
미치기 일보 직전의 여자들이 모인 부엌
식어버린 사랑을 꾸역꾸역 삼킬 때
미숙한 내 곁에 머물러준 사람에게
언젠가 내가 차리고 싶은 식탁
덜어내도 빛나는 진심

수록 영화 정보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1명)

글그림 : 이은선
어제도 오늘도 영화에 대해 쓰고 말하고 그리는 사람. 영화전문지 [스크린], [무비위크], 중앙일보 [magazine M]의 취재 기자를 거쳐 지금은 프리랜서 영화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지면과 채널에 영화에 관한 글과 인터뷰를 수록하고 극장에서는 GV로 관객과 만난다. MBC FM4U ‘FM영화음악’에서 ‘이은선의 필(름) 소 굿’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어제도 오늘도 영화에 대해 쓰고 말하고 그리는 사람. 영화전문지 [스크린], [무비위크], 중앙일보 [magazine M]의 취재 기자를 거쳐 지금은 프리랜서 영화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지면과 채널에 영화에 관한 글과 인터뷰를 수록하고 극장에서는 GV로 관객과 만난다. MBC FM4U ‘FM영화음악’에서 ‘이은선의 필(름) 소 굿’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오래도록 서성이며 지속해온 마음의 힘

“언젠가 들었으나 누구에게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 말이 있다. 아끼는 것을 떠올릴 때 다음 두 질문에 공통으로 ‘그렇다’라는 대답이 나와야 앞으로의 과정이 순탄하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좋아하는가. 그리고 이것도 나를 좋아하는가.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를 창작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거기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좋아해 지금의 직업을 택한 나는 사실 오래도록 이 질문 앞에서 서성였다.”

2020년의 코로나19 위기를 포함하여, 이은선 작가가 영화업계에 몸담은 지난 10년의 시간은 영화사를 통틀어 상상할 수 없었던 변화가 압축적으로 일어난 시기이기도 하다. SNS부터 OTT산업까지, 영화산업이 맞닥뜨린 수많은 변화는 영화를 보는 관객과 영화 곁에 선 개인의 삶을 급격히 변화시켰다. 이 시기 동안 이은선은 안정적 기반이 있는 직장인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프리랜서가 되었다. 변화는 매번 한 치 앞이 내다보이지 않는 불안을 동반했고, 뿌리부터 흔들리는 듯한 혼란을 가져왔다. 그때마다 그는 난생처음 고민에 빠진 것처럼 영화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지금도 여전히 영화를 사랑하는지, 앞으로도 계속 사랑할 힘이 자신에게 남아 있는지. 무엇보다 중요한 질문은 후자였다. 하나의 마음을 지켜내는 데에 때때로 한 사람이 살아온 삶의 한계를 뛰어넘는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변화를 거듭하며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은선의 첫 번째 에세이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는 그가 오래도록 사랑해온 영화와 그 사랑에 가장 큰 연료를 보태어준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뢰한〉의 ‘잡채’,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볼로네제’처럼 영화를 읽는 하나의 방법으로 음식을 말하기도 하고, 〈리틀 포레스트〉의 ‘배춧국’,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달걀말이’처럼 영화의 정서와 이은선 개인의 삶이 지닌 접점을 찾아내기도 한다. 또,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주디〉와 같은 영화 속에서 음식을 대하는 인물의 태도를 통해 배운 삶의 방식을 조곤조곤 풀어놓기도 한다.
기자로 활동해온 시간보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더 오래 살아온 그는 ‘사랑하는 마음’에 기대어 인생의 여러 시기를 지나왔다. 사랑하는 마음은 한 사람의 인생을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등을 떠밀기도, 발목을 붙들기도 한다. 이은선은 영화에 등을 떠밀리기도 발목이 붙들리기도 하면서, 때로는 멈추고 싶어 주저앉아보기도 하면서, 여러 임계점을 돌아왔다. 위기의 순간마다 자기 자신과 일상을 지키기 위해 요리하고 다독이며 그 시기들을 건너왔던 그가 여러 번 반복해 발견한 것은 바로 사랑을 지속하는 ‘마음의 힘’이다.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는 그렇게 여러 임계점을 거쳐 사랑하는 마음을 지속해온 이은선의 단단하고 따뜻한 오랜 마음의 힘이 곳곳에 담겨 있다.

다정하고도 단단한 연결을 만드는 태도

“억지로 막아 세워졌던 2020년의 시간들이 우리의 몸과 기억에 무엇을 남길지를 생각한다. 타인과 함께한다는 말에 내포된 위험성을, 경제적 곤궁을, 필수재가 아닌 것들의 허망함을, 무력감과 패배감을 남길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바꾸어볼 수도 있다. 별것 아닌 일상에 깃든 귀함을,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작은 것들의 아름다움을, 타인과의 따스한 연결의 감각을, 잃지 않았다면 결코 몰랐을 것들의 소중함을 알아차리는 경험을 남겼다고.”

관객은 각자의 일상에 묶인 개개인이며, 영화는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로 존재한다. 이은선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온 수많은 타인들이 영화라는 공통의 경험에 기반해 영화 이상의 소통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진다. 그의 소통 방식은 영화인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 그런 그가 오랫동안 지켜온 질문의 원칙이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에 담겨 있다. “성실히 준비해서 질문하되 내가 당신에 대해 이만큼 잘 알고 왔다는 과시도 하지 말고, 기필코 깊은 인상을 남기겠다고 아등바등 굴지도 말고, 그저 잘 듣고 적절하게 반응하자는 것. 그리고 당사자의 의도가 달라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그 말들을 잘 다듬어 기록하자는 것.” 이를테면 그는 무언가를 보태어 드라마틱한 효과를 만들기보다, 여러 번 마음을 비우고 다잡으며 왜곡하지 않으려 한다. 그의 이런 태도는 “일을 떠나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날 때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자세”로서 일상으로 확장된다.
그 태도를 유지하는 데 있어 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과 시야의 크기’이다. 이은선은 코로나19가 일으킨 영화산업 전반의 위기로 인해, 자꾸만 자의식이라는 작은 영역으로 마음과 시야의 크기가 좁아지던 냉소의 시간들을 고백한다. 그러면서 그 순간에도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잊지 않으려, 예민하게 감각하려 노력했던 성찰들도 함께 들려준다. 많은 이들의 마음을 서서히 잠식해가고 있는 냉소를 멈추기 위해 그는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희망의 근거를 영화와 일상 곳곳에서 찾는다. 소중한 것을 먼저 내놓는 단 한 사람이 발휘한 용기가 공동체의 다정하고도 단단한 결속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발견하고, 그렇게 세상이 다시 따뜻해질 수 있음을 믿기로 한다.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에는 고요하고 기민하게 일상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는 시선과 마주 앉은 사람까지도 순하게 만드는 올곧은 태도가 있다. 홀로일 때도 충분하지만 함께할 때 더 근사한 마음의 온기를 전한다.

종이책 회원 리뷰 (44건)

포토리뷰 영화와 인생이 만날 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C**e | 2023.05.31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

이은선

아르떼

 


영화와 요리가 만드는 연결의 순간들


 

 

영화전문지 <스크린>, <무비워크>, 중앙일보의 취재 기자를 거쳐 지금은 프리랜서 영화 전문기자로 활동하는 이은선 작가님의 영화와 음식이 함께하는 순간을 담은 영화같은 이야기.

 

 

 

우연히 도서관에서 만나게 된 책.

신간으로 나왔을 때 어떤책일까 궁금했었는데 내 눈앞에 나타나다니.

가벼운 마음으로 펼쳤으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는 눈물이 울컥 나와버렸다.

슬프거나 애잔한 이야기는 사실 없는데 요즘 나의 마음이 그런 듯 하다.

 

 

영화를 잘 보는 편이 아니라, 내가 공감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글이 아닌것이 뿐. 영화속에서 수많은 질문과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꽤나 벅차오른다.

기자 활동을 하면서 많이 봤을 영화이지만, 영화 속 음식에도 등장하는 이유와 인물의 마음이 존재한다고 작가님은 전한다. 영화속에 나오는 음식이 전하려는 메세지는 정말 무궁무진할 것이다. 어떤 사연이 존재하고 그 음식을 생각하며 내 삶을 마주해본다.

힘들었을 때 먹었던 음식,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먹었던 음식을 떠올리면서 영화를 보다보면 어느새 위안이 되고 제목처럼 내가 착해지는 기분이 들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영화들이 너무 좋았다. 작가님의 이야기와 어울어져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아 재독하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영화 <와일드> 의지했던 엄마가 돌아가시고 홀로 살아가는 셰릴은 다시 일어나기로 한다.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트레킹을 하면서 수많은 고비들을 만나게 된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도 있었을테지만 하나씩 이겨내가는 과정속에서 ‘잘 살아줘서 다행이다.’ 라고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휴대용 버너에 맞지 않는 가스를 가져온 덕분에 조리를 할 수 없어 죽처럼 데워 먹으려 했던 오트밀은 물에 말아 씹어 먹어야 하는 매일들. 포기하지 않고 잘 이겨내준 셰릴을 보면서 작가님도 나도 감동할 수 밖에 없었다.

맛없는 식은 죽을 먹는다면 삶을 이겨내기 위해 긴 여정을 포기하지 않고 걸어온 셰리를 떠올리고 싶다.

 

 

무언가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셰릴이 먹던 차가운 죽이 생각난다. 동시에 내가 마주한 이 상황에서 벗어나 누리게 될 따뜻하고 간편하고 즉각적인 안락 역시 떠올린다. 그럴 때 차가운 죽을 기악하며 상황을 극복한다는 멋있는 얘기를 하면 좋겠지만, 아직까지는 일시적인 안온함에 지는 경우가 더 많다. ‘내가 그렇지 뭐’ 라며 자책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절망과 극복 방법과 속도가 있다. 우리가 당장 차가운 죽만 먹으며 고행길을 걸을 수 없지만, 그 길을 걸었던 이들로부터 언젠가 힘이 될 좋은 자극을 받을 수는 있다. 이정도로만 마무리해도 나쁠 것은 없다.   p. 54~55

 

 

작가님의 인생 영화를 꼽자면 <에드 우드>

흥행작 하나 없는 영화일지라도 진정으로 영화를 사랑하고 주변인들을 사랑하는 영화속 에드 우드 감독의 모습을 보며 작가님은 이 영화를 꺼내본다고 전한다.

우리는 과정들보다 결과만을 바라보며 달려오고 살아오고 있다. 그걸 알면서도 무엇이 나를 살게 하는 것인지는 잊어버린 채 나의 만족보다 타인의 만족과 기대로 삶을 버티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포기는 쉽다. 그렇지만 영화 속 에드 우드 감독은 그러지 않았다는 사실에 읽는 나도 감동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왜 인생영화인지 나도 꼭 이 영화를 보고 느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세상의 모든 결과물은 애정과 열정과 선한 의도에 비례해 나오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가 기억해주는 위대한 작업을 할 때보다 그렇게 될 리 없는 시시한 작업을 할 때가 더 많다. <에드 우드>에는 그런 모두를 위로하는 마음이 있다. 지치지 않고 무언가를 한다는 것. 그 꾸준한 마음이 실은 가장 대단한 것임을 말하는 목소리가 있다.    p. 133~134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것은 바로 영화인 듯 하다. 어떤 메세지를 전해줄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작가님의 생각과 기자활동을 하면서 경험했던 이야기들이 어울어져 근사한 맛집 영화들을 만났다.

마치 영화라는 장르와 인생이야기가 이어져내려가는 흐름이 나에게도 이어지는 듯 하다.

다 읽고나서도 아른아른하다. 영화속 등장인물과 삶을 통해 나를 투영해볼 수 있기 때문인지 조금더 자신감을 갖고 나를 더 사랑해주겠다고 다짐해본다.

책 제목처럼 착해지는 기분이 드는 것 뿐만 아니라, 더 살아가고 싶은 기분이 드는 책이었다.  :)

 

 

 

 

‘언택트’ 라는 기묘한 단어가 인간 사회를 지배하는 사이 내가 생각하는 최소한의 행복, 그러니까 아끼는 사람들과 모여 따뜻한 식사를 함께하고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건 최대의 사치로 느껴졌다.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이야. 긍정은 멀리 달아났고, 냉소는 가까이에 있었다.  P. 65

 

 

사람이 자기 자신을 하찮게 느끼게 되는 건 사소한 순간들이 쌓여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돌봄에 있어 대충은 안 된다. 취향 때문에 작은 음식을 선호할 순 있어도, 누군가가 ‘차가운 국을 내놔도 언제나 불평 없는 사람’으로 나를 대하게 만들어서는 곤란하다. 자존감을 지키는 비결은 결국 아주 사소한 선택들이 만들어낸다고 나는 믿는다.   P.206~207

 

무대를 사랑하던 재능 많은 소녀의 꿈이 폭압적인 시스템에 저당잡힌 채 쓸쓸하게 빛을 잃어간 시간들도 잊지 못할 것이다. 자신을 기억해달라는 주디의 당부에 미래의 사람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를 잊지 않는 것뿐이다. 그리고 타인의 고통에서 눈 돌리지 않기로. 옳지 못한 일에 함께 분노하고, 언제라도 따뜻한 달걀 오믈렛과 케이크를 주저 없이 먼저 내밀기로 결심해볼 뿐.   P.226

 

 

매일 쇼윈도를 통해 이상하리만치 가게 안을 노려보기만 했던 어느 중년 여성도 드디어 입장하고, 사치에와 친구들은 비로소 그의 비밀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된다. 누군가의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를 청할 때는 나보다 상대의 기준을 먼저 파악해야 하는 법이다. 사치에가 계속해서 오니기리만 만들었다면, 이 정갈한 식당의 운명은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p.233

 

 

불행하게도 세상의 모든 배움이 온전히 내 것이 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P. 229





 

 

#착해지는기분이들어 #아르떼 #영화와음악 #에세이 #인생 #책 #책리뷰 #도서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파워문화리뷰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 영화의 음식, 음식의 영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키* | 2022.09.01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남이 해준 음식을 그저 먹기만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먹고 싶은 음식을 직접 만들어봐야 흡족하고 나아가 그 음식을 남에게 먹일 때 비로소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다.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를 쓴 이은선 작가는 후자다. 그의 본업은 영화 전문기자인데, 영화에 음식이 나오면 전보다 더 집중하게 되고, 그 음식이 먹고 싶어지면 어떻게든 먹어야 직성이 풀리고, 집에서 직접 그 음식을 만들어볼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초대해 대접하기도 한다고. (이런 사람이 가까운 지인이면 너무 좋겠다 ㅎㅎ) 

 

책에는 저자가 사랑하는 음식에 관한 영화, 영화 속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줄리 앤 줄리아>, <바베트의 만찬>, <리틀 포레스트>,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다> 등 음식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영화들은 물론이고, <무뢰한>, <봄날은 간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등 음식에 관한 영화는 아니지만 음식이 영화 속 인물들의 관계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소재로 쓰인 작품들을 다수 소개한다. 

 

프리랜서로서 팬데믹 시기를 보내며 경험한 정신적인 불안과 위기, 신입 기자 시절 인터뷰를 하면서 겪은 어려움, 고인이 된 친구 박지선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낸 글도 있다. 이 책을 통해 좋은 영화, 맛있는 음식, 그리고 마음이 따뜻한, 좋아하는 대상에 정성을 다하는 작가를 알게 되어 기쁘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분* | 2021.04.04
영화가 있는 모든 곳에서 영화인과 관객을
영화와 사람을 이어주는 영화 전문기자 이은선의 첫 번째 에세이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이은선은 지면을 포함해 다양한 채널에 영화에 관한 글과 인터뷰를 수록하고 있다 라디오 MBC FM4U FM영화음악의 한 코너 이은선의 필(름) 소 굿에서는 목소리로 각종 영화 GV에서는 직접 관객과 영화인을 만나며 영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토대로 한 사려 깊은 질문과 태도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는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애정 어린 시선으로 영화를 들여다보았다 영화 속 보이지 않던 장면 들리지 않던 소리를 발견해 그만의 따뜻한 시선과 목소리로 전했다 사람들로 하여금 좋아하는 영화를 더 좋아하게도 시큰둥했던 영화를 다시 보게도 만들었던 그의 부드러운 힘은 그의 일상을 촘촘히 채우고 있는 다정하고 따뜻한 마음과도 닮아 있다 아끼는 이들에게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마음을 쏟지 못하는 상황이 나는 때로 더 불행하게 느껴진다고 고백하는 이은선에게 윤가은 감독이 붙여준 성실한 우정이란 병명이자 별명처럼 그는 냉소적인 마음이 타인을 보는 눈을 흐리게 하지 않도록 진심이 왜곡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많은 영화이야기 그리고 영화속 많은 음식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 안에서 저자의 성격도 묻어나오는 책이었다 책에 소개 된 영화 중에서는 나도 너무 좋아하는 영화들도 있었고 아직 관람하지 못한 영화도 있었기에 아직 못 본 영화는 꼭 보고 싶어졌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을 선물하는 책이었으며 이 책을 쓴 저자도 책을 읽는 사람들도 모두 행복해 졌으면 좋겠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  종이책 상품상세 페이지에서 더 많은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한줄평 (2건)

0/50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