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과거에 어떤 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일기 쓰기를 멈추지 않았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일기들은 남아서 우리에게 과거를 보여주는 소중한 역사 자료가 되었다.
이순신장군이 남기신 난중일기, 김구의 백범일지처럼 말이다.
솔직한 속마음을 풀어 놓는 일기를 통해서 대범하고 비범했던 분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일기들.
이처럼 일기들은 큰 사건의 기록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사람의 진솔한 모습을 볼 수 있고,
오히려 더 알기 어려운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알게 해주곤 한다.
우리의 역사도 선조들의 일기를 통해 기록되었고, 우리는 당시의 생활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일일이 찾아보기란 쉽지 않은데, 사료에 남아 있는 일기를 발췌하여, 현대식으로 소개한 책이 있다.
바로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콜]이다.
일기는 개인사이고 사람의 이야기다. 그렇다보니 시대를 넘어 공감 가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저자는 오늘날 사람들의 화두와 공감할 수 있는 것을 다루려 노력한 것이 보인다.
현실의 젊은이들이 공감할 만한 그 때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는 취업난으로 해석한 과거시험을 통해 당시의 취업난, 취업 후 선후배와의 관계,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보면 남일 같지 않은 기분을 느낄 것이다.
뿐인가 자식 걱정하는 부모, 부모 걱정하는 자식의 일기가 짠하게 맘에 남는다.
현재도 그렇지만 과거엔 재산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땅. 바로 이 부동산 문제를 두고 소송까지 간 윤선오, 윤이후의 이야기도 현실과 다를 바 없음에 몰입감이 높다.
아무래도 글을 쓸 줄 알고, 기록을 남길 여유나 의식이 있는 사람들이 일기를 썼기 때문에 일반 백성보다는 신분이 있는 사람들이 남긴 기록일 수밖에 없지만, 생활상을 볼 수 있도록 전쟁 상황 속에도, 고난 속에도 일기를 남겨준 선조들에게 감사하다.
현실이 더 드라마 같고 영화 같다는 말처럼, 선조들이 남겨둔 일기가 드라마보다 더 흥미롭고, 흥미진진하기까지 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학창시절에 싫어했던 과목 중에 하나가 국사였다 외우는 게 제일 어렵고 싫었던 나는 외워야할 인물도 사건도 너무 많은 국사를 무척 싫어했다
역사를 모르는 게 자랑일 수 없고 오히려 질책당해야 마땅하지만 연대와 업적을 나열하고 외우는 건 재미도 없고 머리만 아프고.. 드라마 보듯 재미있게 보고 공부할 수 있다면 기억하기도 쉽고 좋잖아
그런데 드라마처럼 재미있는 역사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을 발견했다 책을 선택할 때까지만 해도 조선시대 사람들은 일기에 무슨 이야기를 적었을까 그냥 조금 궁금했던 것이지 뒷장이 궁금해 읽기를 멈추고 싶지 않을정도로 재미있을 거라곤 기대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재미있잖아..
우리가 기억해야할 위인의 삶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일상 속, 평범한 사건들이 들려주는 흥미진진하고 찬란한 삶의 이야기..
조선시대 공무원 취준생의 애환, 신입 사원들의 관직 적응기, 지방 발령받은 암행어사의 고군분투, 억울한 죄인들의 교도소 수감기, 가족간의 우애와 사랑 그리고 분쟁 등등 조선시대를 살았던 우리 조상들의 일상을 담아낸 일기를 들여다본다
보고서나 역사서에 기록된 공식 문서가 아닌 하루하루 있었던 주변의 이야기를 개인의 소감과 함께 적은 일기들이 공식문서들이 풀어내지 못했던 우리 조상들의 일상을 들려준다
글자를 아는 사람들은 평민들이 아니라 양반이나 중인이었고 글을 읽고 쓴다는 건 권력이 되었다
일기라는 것도 피라미드의 가장 아래를 차지하는 글 모르는 다수의 가난한 백성들이 아닌 윗부분에 속해있는 일부 양반들의 기록이기에 당연히 백성들의 입장이 아니라 양반의 시선에서 기록되었다
그러다보니 진짜 백성들의 삶이 어땠는지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느끼며 살았는지까지 알 수는 없지만 역사의 흐름에 기록되지 못하는 백성들의 삶을 조금 엿볼 수 있다
내가 우리 역사에서 궁금한 건 왕이 어떤 정책을 펴고 어떤 사건이 벌어졌는지하는 거대하고 위대한 무엇보다는, 뭘 즐겨 먹고, 뭐하며 여가시간을 보냈는지, 어떤 직업이 있었는지, 부산에서 서울까지 어떻게 오갔는지, 무더운 여름은, 매서운 겨울은 어떻게 지냈는지, 억울함은 어떻게 풀었는지 등등 '그들의 삶은 어땠을까, 그들은 하루를 무얼하며 보냈을까'와 같은 질문들의 답이었다
바로 내가 찾던 이야기가 여기 이 책에 있다는 얘기지..
기발한 커닝 방법들부터 신입들을 어떻게 골탕먹이는지, 자신의 위엄을 어떻게 뽐내는지, 답도 없는 가족들 싸움, 부부 사이에 치고박고 난리난 이야기, 선비다운 성찰과 반성, 마을에서 일어난 소소한 분쟁, 사건들까지 그들이 울고 웃었던 정말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조상들의 일기를 어려운 한자어가 그대로 쓰인 딱딱하고 고리타분한 글로 풀어냈다면 이렇게 재미있게 읽지는 않았을 것이다
작가가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조선 제일 전기수가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훌륭한 이야기꾼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말들로 맛깔나게 풀어내는 이야기가 딱 우리내 사는 이야기처럼, 동네 아저씨의 두툼한 다이어리를 들여다본 것처럼 들렸다
세상 사는 거 예나 지금이나 다 거기서 거기구나 싶다.. 300년, 400년이 지났는데도 가난한 사람은 여전히 억울하고,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 자식 가진 부모 마음은 늘 애달프다
소소한 일상으로 가득 채워진 그들의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오늘에는 또 어떤 사건사고가 벌어졌을지 다음 이야기, 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이런 역사책이라면 얼마든지 읽지! 국사책이 이렇게 재미있고 흥미롭게 쓰여졌다면 내 학창시절에 국사 과목 꼴찌라는 불명예는 없었을텐데..
이 책이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에 이은 두번째 책이었다니 첫번째 책도 꼭 찾아 읽어봐야겠다
작가님, 아직 못다한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죠? 다음 편 기다리고 있을게요~!
*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