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드라마가 좋아서 원작이 궁금해졌다.
배우의 연기가 좋았다. 주인공 유이화 역을 한 배우가 풍기는 분위기는 내내 단정했다.
전체적인 내용은 책과 드라마가 같다. 평범한 전업주부가 계약직 은행원으로 들어가서, 고객의 돈을 빼돌려 향락을 즐긴다. 그 과정에서 연하의 남자를 만나고 그 남자를 통해 여자는 삶의 활기도 찾고, 자신의 욕망도 드러낸다. 결국 들킬 위험을 느끼자 여자는 휴가를 핑계로 외국으로 도주한다.
드라마가 더 입체적이다. 소설에서 여자는 완벽하게 혼자다. 친구도 없고, 취미도 없고, 부유하지도 않다. 여자가 횡령하고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주변인들이 그녀에 대해 떠올린다. 드라마처럼 의리 있는 여자친구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남편이 여자를 무시하는 분위기는 비슷하나, 드라마처럼 비용을 적은 수첩도 없고 부사장에게 충성을 다하는 개처럼 굴지도 않는다. 그저 건조한 사람으로만 나온다.
드라마를 열심히 보지 않았다. 정확히 어느 채널에서 몇 시에 하는지도 몰랐다.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만나면 봤다. 주로 유튜브에 이슈가 되는 영상들이 올라오면 10분 내외의 요약 영상을 봤다. 재미있었지만, 주의를 기울여 본 드라마는 아니다. 그래서 주인공 역할을 한 김서영 배우는 예뻤다. 화장이 수수하고, 옷을 깔끔하게 입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상냥하고, 단정하게 연출된 모습이 좋았다. 20여 년 전 친구의 남편을 뺐고 포효했던 모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소설도 재미있었다. 내용을 대략 알고 있지만, 드라마와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연하남과 빠지는 여자의 감정을 어떻게 그려내는지 궁금했다.
인상적인 부분은 253쪽이다.
주인공 리카는 연휴 동안 연하남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시내 호텔 스위트룸을 10일 동안 빌렸다. 같이 쇼핑하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밥도 먹고, 육체적인 관계도 아낌없이 즐겼다. 호텔에서 출근하려고 지하철을 타는데, 리카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 리카는 그래서 출근을 위해 역에 갈 때나 호텔로 돌아오기 위해 붐비는 전철을 탈 때면, 주위에 자각 없이 뿌려진 채 방치된 악의에 새삼 놀랐다. 먼저 가기 위해 노인을 밀치고 가는 여자가 있고, 그 인간 뒈졌으면 좋겠어 하고 깔깔 웃으며 얘기를 나누는 금발의 여자아이들이 있고....."
자각 없이 뿌려진 채 방치된 악의..... 사회가 발달할수록 계층 격차가 심해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일 것이다. 리카는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고, 남편의 수입이 꽤 괜찮은 가정에서 생활해왔다. 은행에 거액을 맡기는 사람들도 모두 부유하고 친절하다. 리카가 은행돈을 횡령한 이유는 이 악의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또 연하남을 이 악의에서 구원하기 위한 것이다. 리카가 돈을 쓸 때 백화점 직원들이 보여주는 친절함, 고급 바의 직원이 주는 상냥함이 좋았을 것이다. 리카가 호텔에 돌아와서 느꼈던 안도감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소설책에서 잠시 사회문제를 찾았다.
드라마처럼 소설도 결말은 열려있다. 드라마의 주인공이 소설의 주인공보다는 도망치는데 더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원작도 재미있지만, 김서영 배우의 열연으로 드라마가 더 재미있다.
와~ 아놔 나 가쿠다미쓰요(미츠요) 이 작가 좋아하는데, 이 책 읽고는 뭔가 와 닿는거 없어서 고생했네.
원래 좋아하는 작가라 책은 예전에 사두고 읽어야지, 읽어야지 생각만 하던터였는데, 드라마로 만들어서 한다 하니 호기심도 생기고, 그러면 뭐 이 책 한번 읽어봐? 이런 생각이 냅다 들어서 다른 책 읽자마자 손에 들었는데, 와~~ 읽고나서 공감 안가는거 첨일쎄. 그리고 이 여자 생각은 뭔가 싶은 것도 들고, 심지어 책장도 잘 안 넘어가서 무지 고생한 책이네.
게다가 드라마는 안 봤지만 주인공이 김서형씨라는 걸 알고 읽어 그런가 이 책 주인공에 김서형씨 얼굴을 상상해보지만 딱히 어울리는 느낌은 들지 않는것도 같고..... 드라마를 안봐서 뭔가 이렇다 저렇다 주절거리기는 그렇치만 여튼 맘에 안드는 책 속의 주인공이다.
그니까 뭔가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주인공 리카는 그냥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어릴때는 풍족했으나 커서는 평범한 남자를 만나, 평범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는......
그런그녀가 대형사고를 친거다. 우리나라 돈으론 몇 백억쯤 될까? 아무튼 그런 고객의 돈을 해먹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는 기사. 거기서 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책 속 주인공은 분명 리카가 분명하지만 그녀를 기억하는 과거 그녀와 사귀었던 남자, 고등학교 시절 고나마 친했던 친한친구의 기억과 사회에 나와 요리교실에서 만난 친구의 기억으로 그녀들은 각각 기억되고 서술된다. 그리고 주인공 리카 본인도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주변인들이 본 리카는 뭔가 평범한 듯 하지만 신비롭고 쉽게 다가갈수 없는 느낌의 사람으로 기억되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이런 큰 대형사고를 칠 정도의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다고 다들 생각한다.
하긴, 범죄가 한순간이지........ 뭔가 획 돌아서 저지른다면 뭐... 세상 순해보인 얼굴로 사기치는 사람들 천지라고 하니까..... 사람의 그 깊은 속을 어찌아랴.
정작 본인인 리카 자신도 자기가 이런 사기를 치고 있다는 사실에 점점 부뎌지는 상황인데......
뭔가 그녀는 남편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던가? 아니면 순간의 일탈이었던가? 결국 이야기의 시초는 불륜인건가?
도대체 그녀가 원했던게 뭐였는지 감이 안온다. 그래서 이 주인공에게 공감력 떨어져서 책장도 잘 안 넘어갔던 것 같다. 사람 진은 빼면서 이야기의 흐름은 더디고, 뭔가 어마어마한 사연이 있는 줄 알았으나 허무하게 끝나버리는 그런느낌의 글이라고 해야하나.
아니, 가쿠다미쓰요. 당신 이런글 아니었던거 같은데....... 내가 <8일째 매미>를 읽으며 얼마나 당신의 글에 반했었는데, 이건 이건 도대체가...... 공감할 수 없는 캐릭터만 천지라서 읽어내기 버거웠다. 물론 그녀들 심리를 뭔진 모르지만 묘사해 가는 그런것에서는 여전히 그녀의 느낌이 남아있는 듯 했지만, 뭔가 어떤느낌으로 다가서야 하는지는 도통 감이 안 오는 매력없는 이야기라고나 할까. 여튼 난 그렇네.
도대체 그래서 리카 당신이 원한게 뭔데?
OTT에서 드라마로 방영중인 '종이달'을 보다가,
원작이 있다는 소리에 찾아서 읽어보게 되었다.
주인공과 주인공을 둘러싼 배역을 이미 보고서 책을 읽어서인지,,
책을 읽는동안 내내 배우들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물론 100% 원작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분위기는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는듯하다. (사실 읽고나니 드라마 각색이 더 잘된것 같다.)
시대적 배경이 한 20년 전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소설내 전체적으로 남존여비사상이 묻어나는것 같기도 하다. 이것도 일본의 감성이라면 감성이랄까...하지만 읽는 동안 나는 마음이 불편했다.
무엇보다, 누군가 드라마 후기로 소설의 결말 스포하여 읽는 내내 긴장감도 떨어진것 같다.
나는 왜 가쿠타 미쓰요의 소설 『종이달』을 읽었다고 착각했을까. 티빙에 올라와 있던 김서형 주연의 드라마 《종이달》의 썸네일을 보면서 소설을 읽었는데 무슨 내용이었더라 자꾸 생각했다. 내 블로그를 검색했다. 『종이달』이 아니라 『달의 영휴』였다. 제목에 달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 소설의 내용은 전혀 달랐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게 맞는 것 같다. 상황에 맞는 단어를 기억해 내지 못하고 한참 후에 떠오르는 일도 잦다.
드라마는 아직 완결이 나지 않은 상태. 조급증 때문에 완결이 나지 않은 시리즈는 시작하지 못하니 소설을 먼저 읽어보자. 『종이달』은 우메자와 리카가 태국 치앙마이에 도착한 시점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녀는 전업주부로서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대를 나와 카드회사에서 근무를 했다. 결혼과 동시에 직장은 그만두고 살림에 능숙한 아내로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를 갖기 위해 혼자 노력 중이었다.
리카의 남편 마사후미는 다정한 성격의 사람은 아니다. 어느 날부터 리카에게 돈으로 위화감이 드는 말을 툭툭 던진다. 리카는 묘하게 기분 나쁨을 느끼면서도 내색하지 않는다. 자신은 돈을 벌지 않으니까 그런 말을 듣는 게 당연한 건가, 익숙해져야 하는 건가 의문이 들 뿐이다. 집 안에 가라앉은 공기처럼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은행에 시간제 사원으로 취업한다.
그때부터 리카의 인생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종이달』은 은행의 공금횡령 사건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 고객의 돈을 편취하고 사라지는 여성 행원이 있었고 그 이면에는 어떤 내막이 있었는지 소설은 작가적 상상력을 동원해 보여준다. 41세의 리카는 고객의 집에서 만난 12살 연하의 남자 고타와 연애를 시작한다. 부유한 할아버지 집에 인감도장을 훔치러 온 고타. 회식이 끝나고 우연히 둘은 재회를 한다. 고타의 "처음 만났을 때, 좋구나, 하고 생각했거든요."라는 말에 리카는 마음이 흔들린다.
돈이란 무엇인가. 돈으로 현재의 행복을 살 수 있을 것인가. 『종이달』은 현대인들의 내면에 자리 잡은 돈에 대한 어두운 강박을 보여준다. 돈을 아끼는 것으로 돈에 대한 걱정을 잊고자 하는 유코, 쇼핑 중독으로 이혼 당한 아키, 과거 부유한 시절을 잊지 못하고 현재를 비관하는 마키코 등 『종이달』에서는 돈 때문에 자신의 삶이 불행한 인물들이 다수 등장한다.
그녀들이 마지막에 생각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 돌아가자. 만족감, 만능감을 돈으로 얻기 위해 분주한 현재를 버리고 풍족하진 않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과거로. 리카와 아키는 쇼핑으로 돈을 많이 쓰고 온 날에는 죄책감을 느낀다. 가격표를 보지 않고 옷을 마구 샀으면서 자신이 먹을 음식값에는 예민하게 군다. 평범한 주부였던 리카였다. 돈을 썼을 뿐인데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사람들의 모습에 리카는 돈이 필요해진다. 돈으로 자존감을 높이려 한 시도는 파국으로 끝이 난다.
결말을 알기 때문에 드라마를 보기로 한다. 가짜 달이어도 좋다. 그 아래에서 꿈을 꿀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한다. 돈이란 이 정도면 됐다는 안심을 주지 못하기에 오늘을 불행하게 만든다. 『종이달』은 내가 가지지 못한 돈에 환상을 갖는 대신 내가 벌어서 가진 돈에 안도하라고 말해주는 소설이다.
일상에서의 일탈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어찌보면 현실적인 선택으로 점점 더 나락으로 빠져드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도 누구나 겪을 수도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권태 , 불륜 ,과소비, 사회생활, 인간관계, 과소비...
이런 이야기들이 우리 주변에도 널려 있지만
그런 것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또한 심리전개도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