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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 박성희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저 : 박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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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넓은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채마밭에는 주렁주렁 토마토가 열리고 가을이면 감나무가 잘 익은 감들을 툭툭 떨구던 집이었다. 뒷마당 대나무 숲에서 부는 바람소리가 무서워 악몽을 꾸던 날도 있었지만, 어릴 적 기억 속의 집엔 온통 꽃과 나무가 무성하다.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는 줄곧 도시에서 생활했다. 마당 넓은 집을 꿈꾸며 살았지만 일흔을 앞두고도 그 꿈은 이루지 못했다. 결국 아파트에서 이 생을 마감하게 될 거라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다. ‘집’은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그리운 곳이었다. 더 늦기 전에 용기를 내기로 했다. 생애 가장 큰 모험이었다. 모두가 반대했지만, 살면서 처음으로 고집을 부렸다. 집을 지었다. 남은 시간들을 보낼 작고 단정한 집에서, 삶의 태도가 바뀌는 벅찬 순간들을 경험하며 살고 있다.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결혼 후 세 아이를 키우며 잠시 기업에서 일하기도 했다. 현재는 강원도 금당산 아랫마을 유포리에서 들꽃 가득한 뜰을 가꾸며,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다. 알음으로 찾아오는 이들에게 예술제본을 가르치기도 한다. 그의 나이 일흔셋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