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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의 심리학

냄새의 심리학

: 냄새는 어떻게 인간 행동을 지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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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512g | 148*210*30mm
ISBN13 9791191013207
ISBN10 11910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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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 유독 능숙한 사람도 있다. 이들은 복잡다단한 사회 안에서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잘 풀어 나가는데, 이러한 능력이 코, 바로 후각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 연구들을 통해 밝혀졌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거나 내향적인 사람들보다 사교적인 사람들이 냄새에 더 민감하다. 2016년에 발표된 중국의 어느 연구에 따르면 친구나 지인이 많은 사람, 다시 말해 사회적 관계망이 넓은 사람들은 미약한 냄새까지 더 잘 맡아 냈다. 즉 후각 능력이 더 좋았다. 이처럼 월등한 후각 능력을 갖춘 사교적인 사람들의 뇌를 살펴보니 감정의 중추인 편도체와 사회적 뇌인 중간 전두엽 간의 연결이 특히 좋았다. 둘다 후각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다.
---「제1장 냄새를 잘 맡을수록 인생이 풍부해진다」중에서

우리가 후각에 관해 잘 몰랐던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첫째, 철학 및 연구사에서는 인간의 전형적인 특성으로서 감각보다는 사고와 이성을 훨씬 더 중요시했다. 감각을 중요하게 다루는 경우도 가끔 있었지만 그래도 후각은 늘 맨 마지막이었다. 둘째, 후각을 연구하는 방법은 몹시 까다롭다. 냄새를 정확하게 잡아내는 일은 이미지나 소리보다 훨씬 어렵다. 셋째, 화학에 의한 사회적 의사소통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연구자들도 인간이기에 존재조차 모르는 대상을 연구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신호 전달 역시 이들의 연구 대상이 되지 못했다.
---「제3장 코가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던 이유」중에서

감각 기관으로 받아들인 정보는 중앙 정보실로 보내진 다음 우선은 모두 단기 기억에 저장된다. 이름에서 이미 알 수 있듯이 이곳에 머무르는 시간은 짧다. (…) 정보를 골라내는 과정에서 청각과 시각은 단 6초밖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런데 뇌파 유도 장치를 활용해 실험한 결과 후각은 최소 다섯 배가 넘는 시간 동안 단기 기억에 남아 있었다. 왜 그럴까?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냄새에 관한 단기 기억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의식 속으로 파고들 만큼 중요한 냄새라면 잊어버릴 확률은 현저히 낮아진다. 이는 노르웨이 후각 연구자 트뤼그 엔옌이 1980년대에 이미 증명했다. 냄새를 다시 알아차릴 확률은 3초 뒤나 30초 뒤나 1년 뒤나 모두 같다.
---「제5장 늘 간발의 차로 앞서 나가는 후각」중에서

어떤 곳을 가더라도 그 장소에서 기대했던 냄새가 나면 편안함을 느낀다. 아무 문제 없다. 성당에는 성당 냄새, 병원에는 병원 냄새 그리고 부엌에는 부엌 냄새가 있다. 냄새는 늘 그곳에 있고 우리는 그 냄새를 맡는다. 그런데 냄새는 암묵적으로만 지각된다. 그리고 이러한 암묵적 지각 역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우리를 편안하게 만든다. 모든 게 기대했던 대로다. 걱정할 필요도 신경 쓸 이유도 없다. 그런데 성당에서 부엌 냄새가 나고 부엌에서 병원 냄새가 난다면? 아뿔싸! 이때는 종소리가 아닌 경고음이 울린다.
---「제6장 바로 코앞에!」중에서

에로틱한 냄새는 순수한 형태로 제시하기 힘들다. 우리 인간은 냄새로 어떤 상태, 어떤 성적 갈망, 어떤 감정만을 꼬집어 맡아 내지 못한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감정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해도 말이다. 감정은 냄새에 대한 반응이다. 말 그대로 우리는 항상 냄새의 무리 속에 둘러싸여 있고 이와 동시에 많은 정보를 내보내고 있다. (…) 나는 연구에서 부수적인 요소는 유지하면서 인간적 특성들을 하나씩만 변화시켰다. 예를 들어 특정 유전자 자리와 관련된 유전학이나 해당 실험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감정과 관련한 개인적 경험을 다르게 했다. 일상이라는 광활한 자연에서 냄새 바구니는 주변 환경에 따라 성격이 다르고 크기도 제각각이며, 개개인의 성격에 따라 여과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후각으로 주변을 지각하고 저만의 방식으로 반응한다. 코의 안내를 받아 이끌리고 있음을 모른 채…….
---「제8장 사랑은 코를 타고」중에서

후각 정보를 작업하는 뇌 영역은 상황에 적합한 유연한 정서 반응과 사회적 인지 작용에 관여하는 뇌 영역과 동일하다. 이곳은 뇌 지도상 안와 전두 피질 혹은 복내측 전전두엽 피질의 아랫부분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이마 뒤쪽, 코 바로 위에 위치한다. 냄새를 맡은 순간 그것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 여부가 이곳에서 판가름 난다. (…) 그런데 안와 전두 피질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냄새의 의미를 알아차리기 힘들다. 이 영역이 손상되면 지능 검사에서 설령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사회적 문제에는 속수무책이다.
---「제10장 지능은 코에서 시작된다」중에서

진화상 뇌가 크게 발달한 시기는 친인척 이외의 사람들과 오랫동안 관계를 지속해 나가는 게 가능했던 때다. 친구들은 가족 냄새를 풍기지 않는다. 뇌는 더 큰 노력을 기울여 무리 내 다양한 구성원 가운데 친구 관계를 맺을 만한 사람을 찾아내야만 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냄새 대장인 코와 함께해야 한다! (…) 친구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능력은 복잡한 사회적 네트워크의 기반이기도 하지만 영장류와 인간의 뇌가 엄청나게 발달하는 데도 근본적으로 필요한 요인이다.
---「제11장 친구들은 서로의 냄새를 더 잘 맡는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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