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는 코로나 사태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우리나라의 곳곳을 담았습니다. 이런 여행과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관심사를 만들고 더 큰 세상을 공부하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중략)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집에서 인터넷 수업만 듣고, 게임하고, 유튜브만 보는 또 다른 감옥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한 세상을 경험하고, 교실보다 더 큰 세상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1. 종묘와 창덕궁
서울에는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등 여러 궁이 있고, 선릉, 헌인릉 등의 왕릉도 있지만 조선 왕조를 경험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공간을 말해 보라면 저는 종묘를 추천합니다. 왕과 왕비의 위패를 모신 공간답게 다른 고궁이나 오래된 건축물에서 느낄 수 없는 신비감이 느껴집니다. 시간별 관람 인원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여유 있게 일정을 잡고 가면 좋습니다.
--- 「심쌤이 추천하는 ‘전국 10대 가족여행지’」 중에서
네가 가난한 삶도 경험했으면 하는 이유는 너를 일부러 고생시키고 힘들게 하려는 것은 아니란다. 다만 네가 어떤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강인함을 가졌으면 해서야. 성경에서 바울은 “내가 비천함도 경험하고, 풍부함도 경험하고, 배부름과 배고픔, 풍부와 궁핍에서 살아가는 모든 방법을 배웠다”라고 말했단다. 사람이 부유함을 누리는 것은 쉽단다. 하지만 배고프고, 궁핍함 가운데서도 그 시절을 버티고 즐거움으로 이겨 나가기는 쉽지 않지. 아빠는 경제적 자유란 돈이 많아서 마음 놓고 돈을 쓰며 사는 것이 아니라, 돈이 많지 않아도 돈 걱정하지 않고, 궁핍하지 않게 살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단다. 그러기 위해 근검절약과 분수에 맞는 삶을 사는 연습이 필요하지. 또, 돈이나 물질이 풍족하지 않은 가운데도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자기만의 확고한 삶의 이유가 있어야 할 것 같아.
--- 「할아버지와 아빠는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하니?」 중에서
우리나라가 지난 70년간 이룬 산업화와 민주화의 업적 중에 아빠는 민주화의 업적을 더 크게 평가하고 싶구나. 사실 산업화는 공산주의나 국민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파시스트 국가에서도 가능하단다. 독일과 일본이 파시스트 국가 체제에서 엄청난 경제적 성장을 이루고, 중국도 공산 독재 체제 가운데서 큰 경제 발전을 했잖니?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지. 사람들을 통제하고 억압해서 일을 시키면 단기간에 경제와 군사력을 발전시킬 수 있지만, 자유와 인권이 없는 나라에서는 창의적인 문화가 나오지 못한단다. 그렇기에 동아시아에서도 수십 억의 인구를 가진 중국이나 오랜 극우 정당의 집권 하에 있는 일본에서 세계인의 감정에 호소할 수 있는 문화가 나오지 못하는 거지.
--- 「민주열사 묘역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중에서
시온아, 오늘은 강진에서 다산 정약용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꾸나. 너와 여행하며 종종 다산 선생 이야기를 했지. 수원화성을 돌아보면서, 절두산의 천주교 박해 사건을 이야기할 때도 다산과 그의 형제들에 대해 언급한 것 같고. 정약용 선생은 별명이라고 할 수 있는 호(號)도 많단다. 잘 알려진 다산(茶山)뿐 아니라 사암(俟菴), 탁옹(?翁), 태수(苔?), 자하도인(紫霞道人), 철마산인(鐵馬山人), 문암일인(門巖逸人)이 있고, 집 이름이면서 별명처럼 부른 당호(堂號)는 여유당(與猶堂)이란다. 호만 많은 게 아니라 능력도 다재다능하셨지. 백과사전에서도 다산을 조선후기의 관료이자 실학자, 저술가, 시인, 철학자, 과학자, 공학자로 기재했단다. 지은 책도 500여 권이 넘고, 연구 주제도 철학, 역사, 지리, 정치, 경제, 의학, 공학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단다. 한마디로 조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이자 문·이과를 넘나든 조선의 천재였다고 할 수 있지.
---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너무 슬퍼하지 말자꾸나」 중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은 점점 악해져 가는 것만 같고, 사람들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모습을 보면 ‘과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라는 회의가 들 때도 있단다. 하지만 위에서 살펴본 선구자들의 삶을 보면 자연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지 일을 하는 것이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의미 있는 일일 수도 있단다. 만약 네가 앞으로 살다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네가 있는 곳에서 나무를 심고, 꽃을 가꾸고 자연을 돌보는 일을 해 보렴. 아름다운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맡은 바 책임은 다한 것 아닐까?
--- 「한 사람이 실천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 보렴」 중에서
두 작가의 삶과 《토지》에 나오는 용이와 월선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보면서 아빠는 운명이라는 거대한 산 앞에 서 있는 작은 인간의 모습을 보았단다. 아빠도 20, 30대 때는 인생은 내가 만들어 가고 개척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운명을 핑계로 주어진 환경에 굴하지 말고, 생생한 꿈을 그리고, 그 꿈을 적고 외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안 되는 게 없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인생을 살아 보니 내가 성공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결국 나의 재능과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운이 좋거나, 다른 사람들이 돕고, 하늘이 도와서 된 것이었어. 실패와 좌절의 순간에도 내가 아직 살아 있다면 나에게는 여전히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 그리고 점점 무언가를 이루려고 애쓰기보다, 하늘의 뜻을 헤아리고 순리대로 사는 것이 진정 자유롭게 사는 길임을 깨달았단다.
--- 「박경리, 장일순, 안도 다다오라는 큰 인물을 만나 보자」 중에서
아이 교육에 정답은 없다, 아이와 우리 가정 상황에 맞는 최적의 해답을 찾아 가면 된다. 그 해답 가운데 홈스쿨이라는 옵션이 있으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나의 두 번째 답이다. 하나는 ‘인문학 지혜독서’를 하자는 것이고, 하나는 ‘인문학 가족여행’을 통한 경험의 근육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공통 키워드는 ‘가정’이다. 어차피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시대에는 가족 단위 이상의 오프라인 모임을 가질 수 없다. 가정 중심의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교육의 기초를 쌓는 일이다.
--- 「가정 중심 교육은 흔들림이 없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