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임새란 남이 정하는 게 아니야. 자기 자신이 정하는 거야. 세상이 너의 쓰임새를 말하기 전에 네가 먼저 물어보렴. 이 세상은 나에게 어떤 쓰임새가 있을까? 네가 살아갈 세상을 네 편으로 만들어 봐. 너에게 쓸모 있는 세상이 될 수 있게 만드는 거야. 어떻게 만드냐고? 간단해. 하늘이 무너져도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야.
---p.145
‘신기해’라는 말은 어른과 아이를 구분하는 감탄사야. 입에서 ‘신기해’라는 말이 점점 줄어들수록 재미없는 어른이 되어간단다. 하지만 넌 달라. 너의 눈엔 온 세상이 신기하기만 할 테니까. 하루에도 몇 번씩 너의 입에서 ‘신기해!’라는 말이 나왔으면 좋겠구나. 아가야, 이 세 마디 감탄사를 꼭 기억해주렴. 반가워, 놀라워, 신기해! 이 감탄사들만 간직하며 살아도 누구보다 설레고 멋진 세상을 만나게 될 거야.
---p.156
엄마, 엄만 내가 커서 뭐가 됐으면 좋겠어? 그냥 너. 사장? 의사? 판사? 교수? 그냥 너. 엄마도 내가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지, 그렇지? 아니, 그냥 너. 엄만 날 믿어? 믿지 않아. 그냥 알아. 뭘 아는데? 네가 너답게 살 거라는 거. 세상이 너를 위해 움직일 거라는 거. 정말로 세상이 날 위해 움직여? 응. 지금처럼 앞으로도 쭉.
-169p
온전히 하세요. 온전히 하세요. 쌀을 씻으려거든 한 톨, 한 톨이 생명인 양 온전히 씻으세요. 밥을 먹으려거든 한 숟갈, 한 젓갈이 피와 살이 되도록 온전히 씹으세요. 숨을 쉬려거든 물에서 방금 나온 듯이 들숨, 날숨 온전히 마시고, 온전히 내뱉으세요. 누군가의 손을 잡으려거든 생명줄처럼 온전히 잡으세요. 하루를 살려거든 다시 오지 않을 인생인 양 온전히 사세요. 매 순간, 매 순간 기적의 씨앗을 심는 마음으로 나의 모든 것을 온전히 채워보세요. 아기들은 다 그렇게 합니다.
---pp.231~232
큰 애도 엄마가 되니까 별수 없나 봐. 뭐가? 잠든 아기 깰까 봐 하품해가며 늦도록 안고 서성거려. 나도 그랬는데 엄마도 그랬어? 그랬지. 사랑하면 미련해지니까.아이가 어떻게 자랄까 상상하며 웃다가도 울고, 울다가도 웃고 그래. 나도 그랬는데 엄마도 그랬어? 그랬지. 사랑하면 바보가 되잖아엄마, 기억나? 뭐가? 내가 밥 먹을 때마다 마주 앉아서 웃고 얘기하고 그랬잖아. 내가 그랬었나? 이제 알 것 같아. 뭘? 엄마는 밥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밥 다 먹을 때까지 마주 앉아있어 주는 사람이란 걸.엄마, 기억나? 뭐가? 학교 갈 때도, 친구랑 놀러 갈 때도, 시집갈 때도 돌아보면 늘 그 자리에 서서 손 흔들어주던 거. 내가 그랬었나? 이제 알 것 같아. 뭘? 엄마는 나와 함께 걷는 사람이 아니라 돌아갈 곳이 있다는 믿음을 주는 사람이라는 걸.
---pp.261~263
오래 살지만, 적게 사는 사람이 있고 짧게 살지만, 많이 사는 사람이 있답니다. 제 몫의 시간조차 낭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혼자서 대여섯 명 몫의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요. 주어진 하루의 양은 같아도 그 하루에 무엇을 얼마나 담을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렸답니다. 길고 짧은 생이란 하늘의 소관이지만, 많고 적은 생은 인간의 선택이니까.
---p.36
알고 보면 우리 주변엔 보이지 않는 수많은 돌담이 둘러쳐져 있단다. 작은 두려움과 섣부른 절망들이 하나씩, 하나씩 차곡차곡 쌓이면서 거대한 돌담이 되어버린 거야.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아니야, 불가능해. 두려움의 돌, 절망의 돌이 쌓이기 시작하면 어느새 거대한 돌담이 되어버린단다. 하지만 끝내 그 돌담을 넘는 사람이 나타나기도 해. 그러면서 예전에 없던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거야.
---p.69
신들의 회의에서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왔대요. 인간의 하루 속에 씨앗을 쏙 집어넣은 거죠. 과자 봉지 속에 행운의 스티커처럼? 맞아요. 누구나 하루하루를 살아가잖아요. 그런데 그 하루 속에 기적의 씨앗이 들어있는 거예요. 하지만 씨앗을 어떻게 찾죠? 안 보이잖아요. 나도 그게 참 궁금했어요. 땡큐 레이디는 웃으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단다. 그러고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마신 것처럼 땡큐, 하더니 또 이야기를 이어갔어. 어쩌면 방금 마신 커피 향기에 들어있을지도 모르죠. 어쩌면 아까 들었던 한 곡의 음악 속에 들어있을 수도 있고요. 걷고 숨 쉬며 살아가는 순간순간 그 어딘가에 기적의 씨앗이 들어있을 거예요. 그래서 매 순간이 고마운 거죠. 그래서 자꾸 땡큐, 땡큐 하시는 거군요. 온종일 땡큐 소리만 하며 살 순 없잖아요. 그러니까 의미 있는 순간, 더없이 행복한 순간을 만날 때마다 땡큐, 하는 버릇이 생긴 거예요.
---pp.88~89
넘어져도 돼. 울어도 돼. 넘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그런데 그렇게 마냥 주저앉아 있을 거니? 혹시 또 넘어질까 봐 두려운 거야? 아니야, 넌 다시 일어날 거야. 넘어지지 않는 사람보다 더 강한 건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사람이란다.
---p.203
할아버지는 로봇의 등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습니다. 너무 완벽하지 않아도 된단다. 비었으면 텅 빈 채로 놔둬 보렴. 그 텅 빈 곳도 얼마든지 쓸모가 있단다.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그냥 놔둬 보렴. 가득 채워야만 꼭 만족스러운 건 아니란다. 완벽한 것의 반대는 쓸모없는 것이 아니야. 완벽한 것의 반대는 여유롭다는 뜻이지. 뭔가 모자라고 아쉽게 느껴질 때 이렇게 생각해보렴. 모자라서 아쉬운 게 아니라 일부러 비워둔 거라고 말이야. 기어이 채우는 건 욕망이지만 일부러 비워두는 건 지혜란다.
---pp.25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