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에스파냐어, 포르투갈어, 루마니아어 (그리고 프로방스어와 카탈루냐어 같은 몇 가지 소규모 언어와 방언) 등은 본질적으로 라틴어의 현대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라틴어가 계속 라틴어로 남기를 포기하고 이처럼 다른 언어들로 변하기 시작한 시기를 정확히 따져보자면, 813년이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샤를마뉴 대제가 자신의 영토 전역에서 하는 모든 설교에 기존 라틴어 대신 통속 라틴어를 쓰도록 명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렇게나 선을 하나 쓱 긋고 저기까지만 라틴어고, 여기서부터는 이탈리아어나 프랑스어라고 말할 수는 없다. 13세기 말까지만 해도 단테는 자신의 피렌체 모국어가 바로 라틴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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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언어 공동체는 서로 다른 언어를 고안했을 뿐만 아니라, 그런 언어들과 나란히 가는 서로 다른 문화적 경향도 고안했다. 지중해 지역의 언어 사용자들은 말할 때 자기 얼굴을 상대방에게 아주 가까이 대기를 좋아한다. 칵테일파티 같은 곳에서 남유럽 사람과 북유럽 사람이 이야기를 나눌 경우, 대화 내내 북유럽 사람은 상대방과 떨어지려고 몸을 슬금슬금 뒤로 빼고 남유럽 사람은 더 가까이하려고 점점 앞으로 다가서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물론 양쪽 모두 그런 사실을 전혀 깨닫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이런 말하기의 풍습에는 우리 생각보다 많은 것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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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는 최후의 대격변이 기다리고 있었다. 1066년 노르만인의 정복이다. 노르만인(Normans)은 그로부터 200년 전에 프랑스 북부에 정착한 바이킹이다. 그 전의 켈트계 영국인과 비슷하게 그들은 프랑스의 한 지방에 자신들의 이름을 남겼는데, 그곳이 바로 노르망디(Normandy)다. 하지만 켈트인과 달리 노르만인은 자신들의 언어는 물론이고 문화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고 태도나 말을 프랑스식으로 바꿨다. 특히 언어는 얼마나 철저히 포기했던지, 노르망디에서도 몇 군데 지명을 제외하면 스칸디나비아어가 살아남지 못했다. 이는 아주 주목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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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들은 모두 어디서 온 것일까? 위대한 덴마크의 언어학자 오토 예스페르센에 따르면, 대개 단어들을 더하거나, 단어들에서 뭔가를 빼거나, 단어들을 새로 만들거나, 단어들을 내버려두는 등 4가지 방식 가운데 하나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깔끔해 보이는 도식이긴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런 설명은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는 다른 2가지 현저한 원천을 간과한 것만 같아서, 감히 이 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꺼내볼까 한다. 그 2가지란 실수로 만들어낸 것과 다른 언어에서 빌려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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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문자의 또 다른 이점은 사람들이 무려 2500년 전의 작품을 마치 어제 날짜 신문처럼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비록 말은 전혀 못 알아들을 정도로 변했어도 말이다. 만약 공자가 오늘 부활한다고 치면, 그가 하는 말을 이해하는 사람은 학자들뿐일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가 어떤 글을 적으면 일반인도 마치 신문처럼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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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문법은 워낙 복잡하고 혼란스러운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규칙과 용어가 영어와는 공통적인 부분이 극히 드물다고 할 수 있는 라틴어를 모범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예를 하나 들자면, 라틴어에서는 부정사를 분리할 수 없다. 따라서 초창기의 권위자들은 영어에서도 부정사의 분리가 불가능하다고 결정해버렸다. 하지만 절대로 안 된다는 타당한 이유는 없으며, 이것은 마치 로마인들이 인스턴트커피와 항공기를 이용한 적이 한 번도 없으니까 우리도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 영어 문법을 라틴어의 규칙에 순응시키려는 것은 사람들에게 야구 경기를 풋볼의 규칙에 따라 해보라고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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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거치면서 변천을 전혀 겪지 않은 이름은 거의 없다. 지명에서 그런 사실이 가장 현저하게 예증된다. Cambridge는 10세기에만 해도 Grantanbrycge로 불렸다. 하지만 이 나라를 정복한 노르만족은 그 이름이 발음하기 껄끄럽다고 생각했고, 특히 ‘gr’ 발음이 어렵다고 생각해서 그 대신 Cantebrigie라는 철자를 쓰기 시작했다. 그 뒤 Caumbrigge, Cambrugge, Caunbrige를 거쳐서 마침내 오늘날과 같은 철자가 됐다. 앞으로 수 세기가 지난 뒤에는 어쩌면 또 다른 철자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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