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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286g | 125*210*20mm
ISBN13 9791189356576
ISBN10 1189356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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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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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의 소식이 매일 들리는 시대에 산다고 해서 그것을 그냥 지나치지 말라. 왜냐하면 지구 역사상 그 어느 때에도 이 정도였던 적은 없었으니까. 이것의 의미와 중요성이 잘 와닿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의 인지 능력과 감각 기관의 한계와 무능 덕분이지 결코 사태의 심각성이 낮기 때문이 아니다. 그리고 만약 자연스럽게 되지 않으면 의식적으로라도 되새겨야 하는 이유가 또 한 가지 있다. 바로 이 글을 읽는 우리 모두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 p.3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재난 지원금과 공공 의료 확충, 비대면 경제뿐만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그것대로 필요하지만, 어디까지나 증상 대응책들입니다. 병의 원인에 대해 진단하고 처방하지 않으면, 병이 점점 더 잦아지고 더 독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최악의 사태가 반복된다는 쪽에 판돈을 거는 게 좋겠죠. 그래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 더 명확히 말해 인간이 동물과 그들의 서식지를 다루는 방식, 즉 동물의 거래/집단 사육 및 서식지 파괴 행위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요구되는 것입니다. 왜 우리가 동물에 대해 말해야 하는지, 이제 이해되십니까?
--- p.130

모두가 버리지만 모두가 치우지는 않는 세계에서 어떻게든 해보려는 사람들이 있다.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쓰레기가 잠깐이 아니라는 걸 똑바로 보는 부모와 자식과 자식의 자식과 노동자와 옷가게 주인과 잠수사와 소설가와 시인과 친구 들이 있다. 그리고 당신이 있다. 우리는 헤아릴 수조차 없다. 한 사람의 삶에 얼마나 많은 생이 스며드는지.
--- p.171

동물당은 여러 동물당들의 연합 정당으로 사실상 유일한 원내 정당으로 등극했다. 이로써 인간동물에게 국한되었던 정치는 동물 전반으로 확대되는 혁명적 전환이 이루어졌었으나, 일각에서는 정치 행위의 주체가 여전히 동물에 국한되었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사람들은 어딜 가나 있다. 동물당은 곤충당, 조류당, 어류당, 파충류당, 양서류당, 갑각류당, 거미당, 포유류당, 절지동물당, 환형동물당, 자포동물당, 연체동물당 등의 하위 정당으로 구성된다. ‘가축당’의 경우 유례가 없는 핍박의 역사라는 특수성 때문에, 상징적인 기억의 차원에서 즉, ‘잊지 않기 위해’ 당분간 그 당명을 유지한 채 의정 활동을 하기로 했다.
--- p.183

인간은 동물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래, 애도하기에도 벅찬 아찔한 규모의 동물을 학살했다. 동물을 먹지 않고 살 수 있게 된 오늘날까지도 하루 평균 30억 마리의 동물 희생이 발생한다. 자연 현상에 의한 불가피한 희생들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인간은 반성하고, 감사하며, 구차하고 가식적인 변명으로 양심을 위로하려 들지 않아야 한다. 그러니 식탐, 유희, 오락 따위로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끼치는 행위가 설 자리가 없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 p.188

인간 아니랄까봐 또다시 유난을 떨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고작 몇 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인간동물들이 있는 호들갑은 다 떨고 있다. 동물들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사례 하나만 들어줄까? 1993년 호주에서 처음 공식 확진자가 나온 항아리곰팡이(chytrid fungus) 팬데믹은, 사실 훨씬 이전부터 1965년에서 2015년까지 총 501종의 양서류 개체 수 감소에 책임이 있음이 밝혀졌다. 그리고 그중 90퍼센트가 멸종했다. 인간들의 소위 “팬데믹”에 코웃음만 나오는 대목이다. 물론, 팬데믹의 원인이 대부분 인간이라는 걸 상기하면 웃다가도 분노가 치민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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