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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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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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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23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414g | 134*195*20mm
ISBN13 9791166890253
ISBN10 116689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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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세상과 사람을 잇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세상과 사람을 잇는 다양한 ‘작은 이야기‘로 따뜻한 감동을 전하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그가 영화에 담고자 했던 세상, 그 다짐과 노력을 한 권에 담아냈다. 한국 독자를 위해 특별히 기획한 이번 책은 정성일 영화평론가와의 대담을 수록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다. - 에세이 MD 김태희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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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에서 알기 쉽게 가시화된 감독의 메시지는 솔직히 말해 대단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상은 감독의 의도를 초월해 눈치채지 못한 형태로 ‘찍혀버린 것’ 쪽이 메시지보다 훨씬 풍성하고 본질적이라는 점을 나는 실감하고 있다.
--- p.25,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하여」 중에서

영화를 또 하나의 측면인 ‘문화’로 볼 경우,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건 ‘영화가 나에게 무엇을 가져다줄 것인가’가 아니라 ‘내가 영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입니다. 요컨대 ‘국익’이나 저의 이익보다 ‘영화의 이익’을 우선하는 가치관이죠. 이야말로 영화를 문화로 여기는 일입니다.
--- p.36, 「문화는 외교의 종이 아니다〉, 본문 36쪽

저는 ‘다큐멘터리’란 처음부터 목적이 뚜렷한 프로파간다와는 달리, (취재) 대상과의 관계 지속과 그 변화를 동시 진행으로 기록해나가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때로는 애초 의도했던 방향과는 완전히 반대쪽에 있는 결론에 이르고 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이 재미이며, 어려움이며, 자유로움이며, 다큐멘터리가 지닌 ‘위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자유로운 ‘정신’은 극영화를 만들 때도 잊지 않고 싶습니다.
--- p.44, 「감독은 책임질 수 있을까」 중에서

‘소년범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사람마다 다양하겠지만, 적어도 ‘저잣거리에서 조리돌림’을 당할 만한 죄에 물어야 하는 법적 책임은 그 부모에게는 없다. 그건 당연하다. 그들이 짊어져야 할 것이 있다면 도의적 책임이다. 만약 정치인이 지금 큰소리로 물어야 할 책임이 있다면, 그건 경찰이나 지자체 같은 공적 역할을 담당하는 존재의 직업적 책임 아닐까?
--- p.52-53, 「범죄와 책임」 중에서

제 경우는 ‘듣는’ 자세로 그저 곁에 있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상대가 말하고 싶어질 때까지 기다립니다. 귀로서 거기에 존재합니다. 어디까지나 수동태, 리액션이죠. 극영화를 연출할 때도 역시 기본적인 자세는 변함없습니다. 배우와 스태프에게서 나오는 것에 귀를 기울이는 방식입니다.
--- p.57, 「모놀로그와 다이얼로그〉, 본문 57쪽

원자폭탄에 대한 기억을 잊지 않으려는 태도를 명확히 내세운다면, 다른 한편에 있는 가해자의 기억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상호 보완적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좀처럼 안 되니 이렇게도 단순한 ‘복수’가 세상에 넘쳐나는 게 아닐까요.
--- p.77, 「복수에 대한 생각」 중에서

상상력이 중요하다고들 여기저기서 거듭 말하는데, 이건 딱히 상대의 기분에 동화하는 게 아니라 자신과는 다른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존재, 그리고 그런 그들이 보는 우리의 것과는 다른 세계상을 상상하고 인정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그런 ‘타자’에 대한 상상이 훨씬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p.81, 「타자를 상상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 중에서

〈어느 가족〉 개봉 후에는 차를 마시러 가자고 권해도 “당신은 이제 할머니는 잊고 젊은 사람을 만나” 하며 전화로 병세에 대해 몇 차례 말씀하셨을 뿐, 직접 만나 뵙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발인 전날 밤, 석 달 만에 뵌 키린 씨는 무척 평온하고 완전히 안심한 듯한 표정을 하고 계셨습니다. 임종의 순간까지 정말로 근사하게, 참으로 키린 씨답게 인생을 매듭지으신 게 아닐까 합니다.
--- p.117, 「키키 키린」 중에서

〈걸어도 걸어도〉 개봉이 거의 마무리된 무렵. 평소처럼 야스다 씨가 가자고 해서 히로오에서 소바를 먹었습니다. 이때는 식당에서 바로 만나지 않고 일단 야스다 씨 회사 사무실에서 만났어요. 제가 도착하자 천천히 책상 서랍에서 상자를 꺼내더니 “어디서 받은 건데 난 안 쓰니까 고레 짱 줄게” 하며 책상 위에 툭 놓았습니다. 손목시계였습니다. 아마도 〈걸어도 걸어도〉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아서 내가 침울해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겠지요. 소바를 먹으며 야스다 씨는 “난 말야 고레 짱,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 고마워” 하고 흔치 않게 칭찬을 해줬습니다. 기뻤지요.
--- p.122-123, 「야스다 마사히로」 중에서

제 입장은 지진을 의식적으로 소재로 하는 픽션을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저의 의식이 변했으니 그런 제가 만들면 영화도 분명 변할 거라는, 그 생각을 기둥 삼아 만들고 싶습니다. 영화가 변하는 게 아니라 제가 변합니다.
--- p.158, 「영화가 변하는 게 아니라 제가 변합니다」 중에서

“제가 스스로 정치적인 것, 사회적인 것을 의식하면서 영화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니지만, 영화를 만들면서 깨닫게 되는 건 슬퍼하는 것보다 분노하는 게 더 강할 수 있고, 답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훨씬 더 넓어질 수 있다, 확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 p.238, 「고레에다 히로카즈×정성일 대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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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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