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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냥 즐기려고요

이제 그냥 즐기려고요

: 김태균 강박 탈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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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연예인 에세이 68위 | 에세이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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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0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366g | 130*205*18mm
ISBN13 9791191401080
ISBN10 1191401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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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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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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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카를 끌고 가는 길. 오른쪽 도로에서 차들이 달리며 울려대는 경적 소리가 ‘어차피 지난 일 다 잊고 앞만 보고 달려’라고 말하는 듯했다. 고개를 숙여서 볼 수는 없었지만 향기로 봐서 왼쪽에 있던 나무들은 아카시아가 분명했다. 아카시아 꽃향기가 진하게 코를 자극했던 걸 보면 여관을 벗어나던 날은 여름이었다.
--- p.23, 「여관 탈출」 중에서

처음에는 힘들어서 피하기도 했지만 결국 마주한 나의 진짜 모습들. 그 속에 숨어 있던 어설프고 서툰 나를 인정하고 안아줬더니 있는 대로 잔뜩 힘이 들어가 있던 맘이 몽글몽글 유연해졌다. 이렇게 좋은 걸, 이토록 맘이 가벼운 걸, 뭐 얼마나 잘 살아보려고 그렇게 악착같이 주먹 꽉 쥐고 이 악물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 p.35, 「이제 그만 즐기려고요」 중에서

어느 날 아파트 지하 주차장 벽을 있는 대로 쳐대며 분을 삭이고 집에 들어갔는데, 아내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나를 안아주었다. 자전거 도둑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게 아마도 이때부터인 듯싶다.
--- p.41, 「자전거 도둑」 중에서

그 사실을 깨달은 이후로 난 ‘착하다’라는 말로 인해 어떠한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다. 오히려 나도 모르게 갖게 된 착한 면모가 누군가에겐 매력으로 느껴질 수 있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요즘 누군가 나에게 착하다고 하면 웃으면서 “감사합니다!” 하고, 속으로는 ‘또 한 분이 내 매력에 빠지셨네요. 후후’ 하며 우쭐한다. ‘착해 빠졌다’란 말 좀 들으면 어때. ‘못돼 처먹었다’란 말보다 낫지.
--- p.46, 「착해 빠졌다」 중에서

‘뚜껑아, 밥 먹어라’를 외친 지 얼추 1년 만이었다. 사연을 읽으면서 벌써 서운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강아지 밥을 1년이나 먹였는데 당장 내일부터 같은 시간에 뭘 하지? 허전하고 어색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한동안 ‘뚜껑이가 밥은 잘 먹고 사는지’가 궁금한 후유증은 꽤 오래갔다.
--- p.91, 「뚜껑아, 밥 먹어라~」 중에서

그때까지 나에게 밥은 허기를 달래는, 말 그대로 끼니일 뿐이었다. 시간 내고 돈 내서 비싸고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는 것 자체가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딴 세상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날 주어진 한 끼가 맛있으면 고맙지만 맛없어도 불만 없이 배를 채웠다.
--- p.182, 「젠장 5」 중에서

목욕탕에 가면 눈꼴 시려서 보고 싶지 않았던 장면은 아빠가 아들의 등을 밀어줄 때다. 젠장! 아프다고 싫다며 때를 쓰는 애들을 보면 밀치고 날 밀어달라고 하고 싶었다. 내가 살면서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경험, 돈이 있다고 해도 앞으로 절대 해볼 수 없는 경험, ‘아빠 등 밀어주기’, ‘목욕탕 나오면서 아빠가 사 주신 바나나 우유 빨대로 쪽쪽 빨아 먹기’.
--- p.222, 「바나나 우유」 중에서

아들은 16세인 지금까지도 아빠가 있는 삶을 살고 있다. 아들이 부럽다. “아빠, 오랜만에 캐치볼 할래?” 갑자기 아들이 변성이 지난 굵은 목소리로 말하는데, 난 너무 설레고 행복했다. 난 잘 살아 있다. 259, 「잘 살아 있다

별로 한 일도 없는데 위로를 받았다니 내가 다 고마운 마음이 들었는데 그 순간 문자 게시판도 폭풍 공감 문자들로 난리가 났다. 구구절절 사연을 다 알아야 위로를 해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갑작스런 상황극이었지만 내가 외려 위로를 받은 듯했다.
--- p.288, 「언니의 위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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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머리 무게만큼이나 묵직한 저음부터 귀엽고 따뜻한 옥희의 고음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대한민국 대표 DJ의 '진짜 목소리'가 담긴 책. 무엇이든 다 이해해줄 것 같은 그에게 이런 숨겨진 이야기들이 있었다니. 이 책을 읽고 태균이 형과 훨씬 더 가까워진 기분이다. 동태전에 막걸리, 함께 해요.
- 이적 (가수)
이 책을 읽으며 배우이자 가장으로, 또 한 사람으로 큰 위안을 얻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주며 살아왔지만 정작 나에게는 허락하지 않았던 시간들, 그렇게 무던하게 살아온 시간들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책을 읽는 내내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쉬운 것 같지만 가장 어려운 일인 나를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일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나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세상과 주변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그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며 모처럼 따듯한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 조정석 (배우)
김태균의 글은 창피하지 않은 과거를 창피하게 생각했던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김태균은 이제 창피한 게 창피하지 않고, 아픈 기억들이 아프지가 않나 보다.
부럽다.
〈이제 그냥 즐기려고요〉를 읽고 눈물이 흐르는 사람은 아마도 상처가 많은 사람일 것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항상 자책하고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면서 늘 혼자 있는 사람일 것이다.
겨울 밤 자판기 커피처럼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아주 잠깐이라도 가슴 저 끝이 따뜻했으면,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원태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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