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집어든 사람들에게 공부는 뜨겁게 불타올라 빠르게 연소시켜야 할 학생들의 것과 달라야 한다. 지속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일로 오래 성취감을 얻는 것이 목표니까. 오래 버틸 수 있는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때인 것이다. 밤을 활활 태우며 꼿꼿이 앉아 새벽을 맞이하는 자세로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 머리말, 「오늘도 공부하는 이유」 중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나이’로 접어들 무렵에 시작하는 공부는 자유로워서 좋다. 학창 시절에는 하기 싫어도 꾹 참고 해야 하지만 학교를 졸업하는 순간부터는 마음 내키는 대로 공부해도 된다. 싫증을 내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공부를 찾았다면 행운으로 생각하고 주욱 해보자. 자신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면 계속 즐거울 수 있다.
--- 머리말, 「오늘도 공부하는 이유」 중에서
중도하차하는 순간에도 내가 그려낸 결과물들을 보면 후회가 들지 않았다. ‘그림 하나 건진 게 어디야’라며 오히려 자화자찬하기 바빴다. 그래서 그림 그리기 삼단 콤보를 시작하는 것으로 허기는 달랬지만, 다른 장르의 그림을 배우러 가겠다고 언제 또 나설지 모르기에 다시는 그림을 그리지 않겠다는 장담은 할 수 없다.
--- 1장,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중에서
뭔가를 제대로 해야 되겠다 싶은 일이 있으면 어느 카페를 갈 것인지부터 고른다. 행선지를 정하고 나면, 그대로 나가지는 못하니 최소한 외출이 가능한 차림으로 집을 나선다. 집순이 모드에서 출근하는 직장인 모드로 전환하는 순간이다.
--- 2장, 「공부하기 좋은 ‘시공간’」 중에서
사람들마다 카페를 좋아하는 이유야 제각각이겠지만 나는 트인 공간이 주는 공공성을 즐긴다. 혼자 있음에도 외롭지 않고, 여럿이 함께 있지만 따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 않지만 내 마음대로 행동할 수는 없는, 약간의 제약이 뒤따르는 그 장소성이 내 자세와 태도를 바로잡아줘서 더 좋다.
--- 2장, 「공부하기 좋은 ‘시공간’」 중에서
외국어 공부는 다른 공부를 하면서도 할 수 있고, 자신의 생활방식에 맞춰 충분히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공부다. 무엇보다 누구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인생 중후반기에 들어 공부를 한다고 하면 “그 나이에 그런 걸 배워서 뭐해?”라는 말을 듣기 일쑤인데, 외국어 공부를 한다고 하면 오랜 시간을 투자해도 계획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지 않는다. 다시 말해 감정노동을 할 필요가 없다.
--- 4장, 「당신이 외국어 공부를 계속하며 좋겠습니다」 중에서
재미있는 과목은 신나게 공부하고, 흥미 없는 과목은 적당히 공부하면서 학교를 왔다 갔다 했다. 원래 나는 책가방 들고 매일 왔다 갔다 하는 가방 운반책 노릇은 착실하게 한 학생이었다.
--- 6장, 「배울 준비가 될 때 가르치는 이상한 선생」 중에서
원서를 끝까지 읽어내는 나만의 기술이 하나 더 있으니, 그건 바로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모르는 척 외면하는 것이다. 별 이유는 없고 단지 책 읽다가 사전 찾기가 귀찮기 때문이다. 궁금해서 죽을 정도로 그 단어의 뜻을 알고 싶다면 사전을 찾아야겠으나, 내가 경험한 바로는 모르는 단어가 있다고 책의 첫머리부터 사전을 찾아 읽다가는 서너 페이지도 못 넘기고 책을 내려놓게 된다.
--- 8장, 「어쩌다 덕업일치」 중에서
매일이 일일시호일이면 바랄 나위 없겠으나, 그렇지 않은 날에는 하루의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나는 책을 읽었다. 이제는 노후까지 생각해야 한다. 준비가 전혀 안 된 것도 아니건만 노후를 생각하면 나이 든 삶에 관해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처럼 놀랄 때도 있다. 놀란 가슴 부여잡고 지나가는 책이나 하나 붙들고 읽는 수밖에.
--- 12장,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