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MKYU라는 게 있구나. 열정대학? 그게 뭐지?!’ 궁금한 정도였는데, [스피치 마스터 클래스] 과정을 계기로 홈페이지를 찾아보게 됐어요. 거기서 ‘두 번째 스무 살’이란 문구를 본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두 번째 스무 살이라니?’ 그때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스무 살이 있었나? 내가 나를 위해 산 적이 있었나? 무엇을 위해 그토록 열심히 살았지?’ 머릿속에는 먹고사는 문제에 허덕이면서 발끝만 바라보며 뛰는 저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뭐였지? 내가 진짜 되고 싶은 것은 뭐였을까?’ 스무 살 때는 사치 같아서 차마 생각조차 못 했던 ‘꿈’을 찾고 싶어졌습니다. 마음이 통하는 동기뿐만 아니라 삶에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멘토도 만나고 싶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첫 번째 스무 살 때 하지 못했던 MT도 가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졸업 사진도 찍어보고 싶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MKYU에서 하고 싶었어요.
--- p.21~22
“우리는 시간의 창조자”라는 학장님의 말씀이 맞았다. 주어진 시간을 잘게 쪼개기 시작하니 죽어 있던 시간이 살아서 돌아왔다. 규칙적으로 글을 쓰기 위해 규칙적으로 달리기를 한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나도 규칙적으로 걸으면서 산책길의 모든 것들이 걸어오는 말에 집중해본다. 요즘에는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지식을 공부해야 생긴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고 있다. 그래서 정말 궁금해진다. [딱김따]를 완강한 후 나의 모습이. 책을 읽고, 영어 공부를 하고, 글 쓰는 할머니가 된 내 모습을 상상하며 혼자 실실 웃는다.
--- p.58
나는 꼭 성공해서 내 이름을 널리 알리는 멋진 여성이 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누구보다 앞선 사람이 돼서 아직 회복되지 않은 내 생활고를 이겨내고, N잡러 생활과 배움도 게을리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작년에 처음으로 내 몸에 타투를 새겼다. ‘다시 태어나도 나 자신이고 싶은 삶을 만들어가자’라는 의미를 담았다. 그리고 눈 모양도 새겨 넣었다. 더 이상 눈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않고, 나약한 소리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나이 마흔에 타투라니, 철없는 여자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시기에 이 문구와 그림을 새겼기 때문에 꼭 이겨내야만 한다. 그리고 난 아직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 나약하고 힘들어질 때마다 아이라인을 강하게 그리면서, 내 몸에 새긴 다짐을 보면서, 나 자신을 다잡고 멋지게 오뚝이처럼 살아가 보려고 한다.
--- p.134~135
내 안에 늘 있었지만 차마 꺼낼 수 없었던 영어를, 그것도 인스타그램에 얼굴을 공개하며 영어 외우는 동영상을 찍어 올리는 미션이었다. 간단하지만 평범한 주부에겐 큰 용기와 모험심을 갖고 도전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하루하루 미션을 완성해가면서 웃고 있는 나를, 열심히 도전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테드 영어 강연 스크립트를 통으로 외워서 단 한 번의 편집도 없이 영상 찍는 놀이를 새벽마다 했는데 그 미션을 해내고 나면 ‘아, 내가 오늘도 해냈구나’ 하며 깊은 안도와 짜릿한 희열을 동시에 느꼈다. 나에게도 할 일이 생겼고 열심히만 하면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새벽에 아침 해가 뜬지도 모른 채 계속 도전하고 또 도전했다. 나중에 알게 됐는데, 엄마가 잠 안 자고 영어 외우는 걸 딸이 방에서 듣고 있었다. 내가 뜬 눈으로 보낸 외로운 새벽을 딸이 함께 지켜줬던 것이다. 엄마를 응원하며 속으로 같이 영어를 외우고 있었다니 마음이 찡해졌다.
--- p.178~179
그 어떤 말로도 생각이 다른 남편을 설득할 수 없었고, 아이들 앞에서 엄마인 나를 무시하는 말과 행동을 반복했다. 결국 나는 입을 닫아버렸다. 사랑하는 아이들마저 지킬 수 없는 무기력한 현실에 좌절했고, 이미 낮아질 대로 낮아진 자존감은 자꾸 내 안으로 파고 들어갔다.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에 돈 버는 일마저 싫고, 아이들이 혼나는 모습에도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 않을 때쯤 우울증이 깊어져 결국 유서를 쓰고 죽을 결심을 했다.
--- p.200
감사하면 할수록 감사한 일이 생긴다더니, 신기하게도 하고 싶은 것들이 하나씩 더 생겨난다. 책을 읽다 보니 글을 쓰고 싶고, 글쓰기를 시작했더니 작가라는 꿈을 꾸게 된다. 진정한 ‘나’를 찾아 성장하고 있다. 누구누구의 엄마가 아닌 ‘나답게’ 걸어가고 있다. 짧은 기간 ‘성장’이라는 단어를 정말 많이 듣고 정말 많이 말했다. 점을 찍다 보면 선이 되고, 그 선이 모여 아름다운 그림이 되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오늘도 나는 작은 점을 찍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 p.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