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4차 산업혁명의 정의
4차 산업혁명이란 디지털 혁명에 기반하여 물리적 공간, 디지털 공간 및 생물학적 공간의 경계가 희석되는 기술융합의 시대를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본래 2010년 발표된 독일의 High-tech Strategy 2020의 10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Industry 4.0에서 제조업과 정보통신이 융합된 단계를 의미하면서 사용되었다.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생산성 하락으로 인해 신성장 동력이 필요한 가운데 주요국들이 산업경쟁력 강화 전략을 추진하면서 4차 산업혁명이 촉발된 가운데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이슈화되면서 세계는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을 집중하게 되었다. 이처럼 글로벌 경제 침체에서 비롯한 변혁이 3차 산업혁명의 진화가 아니라 제4차 산업혁명인 이유는 변화의 속도, 범위, 사회시스템으로의 영향력이 비선형적으로 진행되고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하급수적인 변화의 주요 동인으로 전문가의 68.4%는 AI, 데이터,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을 지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기계의 지능화를 통해 생산성이 고도로 향상되어 산업구조의 근본이 변하는 것으로 지능정보기술이 변화의 동인이다. 지능정보기술은 수확체증이 가능할 정도의 높은 생산성을 제공하며 기존 생산요소(노동, 자본)를 압도하여 산업구조 재편을 촉발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ICT 기반 기술과 첨단 디지털 기술이 융합되고 사람+장소+사물+제품이 인공지능 기반으로 초연결되는 새로운 세상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전의 세 가지 혁명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간 다양한 논의에 의하면, 4차 산업혁명은 20 세기 후반 이후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 터넷 확산과 정보처리 능력의 획기적 발전을 기초로 하며,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등 의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물리적?생물학적 영역을 포함한 모든 영역의 경계가 없어지고 연결성이 극대화되는 한편, 융합이 가속화되어 기존과 완전히 다른 체계의 생산과 소비 패러다임의 디지털 경제를 일컫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다. 산업혁명이라는 개념 자체가 기존 체제의 운영방식을 획기적으로 고도화 및 변혁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1차와 2차 산업혁명은 각각 새로운 동력원의 등장으로 인한 기계의 육체노동 대체와 전기에너지로의 진화로 인한 효율성 증대를 통한 시장경제의 활성화와 관련이 깊다. 한편, 3차와 4차 산업혁명은 정보화 및 이의 진화로 인한 기계의 지식노동 대체와 이를 통한 시장경제의 재편과 관계가 깊다. 즉, 컴퓨터 및 인터넷 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정보의 산출과 교류에 3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있다고 보면, 4차 산업혁명은 정보의 단순한 산출, 축적 및 교류에 그치지 않고, 실시간의 완전한 연결성을 통한 대량정보의 산출, 소통 및 융합과 이를 기반으로 한 지능화를 통하여 연결된 모든 것의 자율화를 추진하는 데에 있다. 다시 말해, 3차 산업혁명까지는 하드웨어 중심의 방식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에서는 소프트웨어에 기계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이동하며, 데이터가 가치창출의 핵심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3 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가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정보화, 자동화였다.
다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초연결(Hyper-Connectivity) 기반의 지능화(Intelligence)를 통한 자율화(Autonomisation) 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연결성은 물리적 공간과 인터넷상의 공간이 연결되어 다양한 데이터가 발생 및 이동되는 것이며, 지능화는 집적된 데이터의 분석 및 활용을 통해, 실제 현실의 사물 제어가 가능한 수준이 되는 것이며, 자율화는 이를 통해 제품 생산과 서비스가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1-2. 4차 산업혁명 이외의 단계별 특징
제1차 산업혁명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인류의 산업 중심이 농업에서 공업으로 이동하였다는 점이다. 산업혁명의 중심지였던 영국은 다른 나라보다 먼저 봉건제가 해체되고 정치적인 안정이 이루어지면서 기존보다 훨씬 자유로운 농민층이 등장했다. 이러한 농민들이 공장의 노동자로 들어가기 위해 도시로 몰려들었으며, 이는 산업이 농업에서 공업으로 바뀌는 주요한 동력이 되었다. 또한 영국은 해외에 많은 식민지를 가지고 있어서 자원을 쉽게 확보할 수 있었다. 산업혁명 이전에 제품의 생산은 수공업에 의존하였으며, 이마저도 가족들이 사용할 물건을 자급자족하거나 간혹 주문이 들어온 제품을 집에서 생산하는 가내수공업이 전부였다. 산업혁명 시기에는 해외까지 시장이 넓혀지면서 부유한 상인이나 수공업자는 공장을 짓고 상당수의 직공을 모아 도구나 원료를 넘겨주고 그들에게 품삯을 지급함으로서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제 수공업 형태로 바뀌게 된다. 그러던 것이 각종 기계가 발명되면서 사람이 손으로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하는 공장제 기계공업이 등장하게 된다. 제1차 산업혁명의 가장 중요한 기술적 진보는 증기 기관의 발명이다. 증기 기관은 거대한 기계를 움직일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었을 뿐만 아니라 대량 생산 공장이 출현하고 발달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건설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어 각종 도로, 철교, 시설 등을 건설하기 위한 대량의 철이 필요했으며, 이는 철강 기술의 발전을 가져왔다. 도시에 노동자가 많이 거주하고 도시가 발달함에 따라, 의류에 대한 대량 수요가 발생하여 직물 방직기가 발명 되었다.
제1차 산업혁명이 증기기관과 석탄을 이용한 경공업 부문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던 것과 달리 제2차 산업혁명은 중화학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새로운 동력의 출현으로 자동차와 같은 새로운 산업 분야가 등장하였다. 제1차 산업의 중심이었던 영국은 쇠퇴하고 미국과 독일이 철강, 자동차, 전기, 화학 등의 분야에서 세계 산업의 중심이 되기 시작하였다. 노동의 분업과 전기 사용으로 인해 생산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고 대량 생산 체제가 등장했다. 이후, 대량 생산 체제는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 생산 체제로 자리잡게 되었다. 대량 생산 체제는 필연적으로 석유, 고무, 구리와 같은 제품 원료에 대한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자국 내에서는 원료를 확보하지 못한 주요 강대국들은 해외에 눈을 돌렸고, 원료가 풍부하고 힘이 약한 나라들을 침략하여 식민지로 만드는 제국주의가 만연하게 되었다. 식민지를 확보한 강대국들은 팽창주의 정책으로 인해 서로 충돌하기도 하였고 파시즘적 경향을 보이는 국가가 다수 출현하였다. 이러한 환경은 결국 두 차례에 걸친 세계 대전을 촉발시켰고 역설적이게도 잦은 전쟁의 결과가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오게 되었다. 세계 대전 이전에는 과학기술이 독일, 영국, 프랑스와 같은 서유럽 중심으로 발전하였으나 2차 대전이 끝난 1950년대부터는 미국과 소련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특히, 산업혁명 후반기에는 과학적 진보가 대규모로 급속하게 이루어 졌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점점 넓어졌으며 실생활에 응용하는 속도도 빨라졌다. 제2차 산업혁명의 주요한 기술적 진보로는 최초의 전기 제품 발명과 전기 발전소의 등장, 가솔린 자동차의 발명, 전화기의 발명 등을 들 수 있다. 제 1차 산업혁명이 증기 기관을 주요한 동력으로 삼았다면, 2차 산업혁명에서는 전기가 중요한 동력으로 등장하였다.
제3차 산업혁명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정보통신기술 혁명이라고 할 수 있으며, 미국이 그 중심이 되었다. 개인용 컴퓨터의 등장으로 정보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 도래하였고 개인용 컴퓨터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흔히 말하는 디지털화가 전세계적으로 진행되었고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각종 디지털 기기가 홍수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산업구조에서는 인터넷의 출현으로 기존의 제조업에서 볼 수 없었던 형태의 온라인 기업이 다수 등장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기업들이 실제로 영업이익을 내고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으나, 현재 수많은 온라인 기업이 탄생하여 발전하고 있다. 또한 컴퓨터의 발전은 공장 자동화를 급속하게 가속하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컴퓨터가 기존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현상도 다수 목격되고 있다. 3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기술적 진보는 컴퓨터의 등장과 인터넷의 출현일 것이다. 인터넷은 전세계를 하나의 생활 공동체로 만들고 있으며, 지식을 소수가 독점하던 시대에서 다 같이 공유하는 시대로 바꾸어 놓고 있다. 1차, 2차 산업혁명과 비교하면 그 내용과 폭이 훨씬 다양하고 범위가 넓다. 회로를 집적한 현대적 의미의 컴퓨터는 1949년 폰 노이만에 의해 만들어진 애드박(EDVAC)이라고 할 수 있다. 노이만은 컴퓨터의 구조를 데이터를 입력하고 출력하는 입출력 장치(IO, Input Output), 정보를 저장하고 기억하기 위한 기억장치(Memory), 연산을 수행하는 중앙 처리 장치(CPU, Central Processing Unit)라는 세 부분으로 정의하였다. 이러한 구조를 흔히 폰 노이만 구조(Von Neuman Architecture)라고 명명하며, 오늘날까지 모든 컴퓨터의 기본 구조로 사용되고 있다. 3차 산업혁명의 또 하나의 중요한 기술적 진보는 인터넷의 탄생이다. 인터넷은 미국 국방성에서 통신을 위한 용도로 만든 유선 연결망이었다. 이것이 전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하나의 거대한 통신망으로 발전하였다. 인터넷에서 통신을 위한 프로토콜로 개발된 것이 TCP/IP 프로토콜이다. 이 프로토콜에서는 각 컴퓨터를 구별하기 위한 32바이트 또는 64바이트의 주소를 할당하고 데이터의 앞부분에다 이 주소를 붙여서 인터넷으로 전송한다. 수신하는 쪽에서는 데이터의 앞부분에 붙어있는 헤더의 주소를 보고 자신의 주소가 붙어있으면 이를 받아서 헤더를 제거하고 데이터를 가져온다(IP 프로코콜 원리). 만약 자신이 보낸 데이터가 연결이 끊기거나 데이터가 너무 많아서 중간에 사라지거나 오류가 발생하면 이미 보냈던 데이터를 한 번 더 보내게 된다(TCP프로토콜 원리). 이러한 인터넷의 등장은 전세계에 존재하는 정보에 대한 접근 평등성과 개방성을 향상시켰으며, 각 나라의 민주주의에도 많은 기여를 하였다. 3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기술적 진보는 휴대폰의 발명과 이동통신기술의 발전이다. 휴대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의 대중화는 산업구조와 일상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사람간의 의사소통도 휴대폰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개인의 금융 서비스, 교육과 같은 부분들도 휴대폰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사람 간의 대화가 가능한 최초의 상용 휴대폰은 모토로라가 개발한 다이나택이다. 다이나택은 사람들이 들고 다니기에는 크기가 너무 커서 주로 차 안에서 사용되었다. 이후 크기가 작아지고 배터리 용량도 늘어나면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휴대폰 기기의 발전과 더불어 이동통신 기술도 속도와 품질면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1-3. 4차 산업혁명의 특징
(a)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시대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도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특징으로서 “사물들이 서로 연결되고 지능화되어 진화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초연결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초연결 시대란 인간, 물건, 장소 등 모든 사물이 무선망 또는 유선망으로 서로 연결되어 모든 사물에 대한 데이터가 생성?수집되어 서로 공유?활용되는 사회를 의미한다. 물론, 기기와 사물 같은 무생물 객체끼리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상호 유기적인 소통이 가능해진다. 공장의 모든 생산 요소는 물론하고 일상생활의 모든 전자 기기들이 서로 연결되어 자동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진화되는 환경이 도래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네트워크에 연결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연결은 기계끼리는 물론 사람과 기계, 공장 내의 생산 장비, 제품 설비, 작업자, 국내 공장, 해외 공장, 공급망 회사, 서비스 회사끼리 모두 서로 연결되어 생산 및 유통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초연결 시대에는 무선망의 속도 및 데이터 전송량이 현재보다 수십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초연결 시대의 특징은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람끼리도 시공을 초월하여 유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 도래하며, 산업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융합이 급속하게 진행된다. 산업뿐 아니라, 사회, 문화, 경제, 금융 영역에서 급속한 변화가 발생하고 향후에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b) 인공지능이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는 시대
4차 산업혁명에서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는 주제는 인공지능이다. 최근 한국에서 인공지능이 관심을 받았던 이유는 2016년 3월 구글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컴퓨터인 알파고와 한국의 바둑 천재인 이세돌의 대결에서 대다수 사람의 예상을 깨고 알파고가 크게 승리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민들이 이 기술에 대해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고 학자들에 의해 미래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수많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사실 알파고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이미 인공지능 융합 기술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었다. 기존 AI 기술은 자연어 처리에 기반을 둔 인간과 기계 인터페이스 기술에 많이 활용되었으며, 대표적인 예로 2011년 애플이 개발한 시리(Siri) 서비스를 들 수 있다. 2017년 상반기 학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이었으며, 학술 논문 사이트 디비피아가 동년 11월에 공개한 1∼6월 논문 이용 수 순위에 따르면 1∼7위와 10위가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논문이었으며, 이 가운데 1위는 이용 수 4천941건을 기록한 ‘인공지능과 제4차 산업혁명의 함의’가 차지했다.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서 산업계의 각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융합되면서 생산성 향상 및 산업의 혁신을 유발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림 2에서 보듯이 현재 인공지능 기술은 각 산업 분야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먼저, 의료 분야의 예로서는 IBM이 개발한 왓슨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왓슨은 미국의 제퍼디(Jeopardy)라는 퀴즈쇼에 출전하여 우승을 차지함으로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으며, 현재는 의료용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기존 진료 방식대로 의사가 암을 진단할 경우 정확도가 56%였던 반면, 왓슨이 1100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진단을 하였을 경우, 정확도는 96%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이 은행 상담, 대출 심사, 주식 투자, 채권과 외환 투자, 자산 관리 영역까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무인 자동차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분야는 차량 경보 기능과 관련된 영역이다. 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전방에 사람이나 동물이 나타나는 돌발 상황을 차가 인지하고 급정거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이나 동물이 어느 위치에서 출현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여러 위치에서 출현하는 영상을 훈련 데이터로 입력한 후에 이를 기계학습시켜서 컴퓨터가 스스로 판단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다. 법률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에 대한 활발한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현업에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모 법률회사에서는 변호사 업무의 일부를 인공지능이 담당하고 있으며, 재판하는 업무를 실험해 보았더니 약 79%의 정확도가 나왔다고 한다.
--- 「제1장 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