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구름머리 방에 놀러와
엄마의 구름머리 방에 숨어 있으면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마트에 가는 엄마를 몰래 따라가서 사탕을 들고 올 수도 있고, 면도하는 아빠를 몰래 지켜볼 수도 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신나는 건 구름머리 방에서 친구랑 실컷 초콜릿을 먹을 수 있다는 겁니다. 반찬 투정하다가 아빠한테 혼난 날에는 꽁꽁 숨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나한테 구름머리 방은 아주 소중한 존재입니다.
가시뭉치와 뽕뽕 방귀쟁이
깊은 숲속에 긴 겨울이 끝나자 봄이 찾아와 눈이 녹고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했어요. 떡갈나무 구멍에서 겨울잠을 자던 고슴도치도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켰지요. 나무 구멍에서 기어 나온 고슴도치가 하필이면 마침 땅속에서 고개를 내민 오소리 위로 떨어졌어지고 말았어요.
머리에 혹이 난 오소리는 씩씩거리며 구린내를 피웠고, 고슴도치도 화가 나서 가시털을 빳빳이 세웠어요. 고슴도치와 오소리는 서로 헐뜯으며 옥신각신 다투었어요. 그때 숲속에서 커다란 곰이 나타나 둘을 잡아먹으려고 했답니다. 벌벌 떨던 고슴도치와 오소리는 뾰족한 가시와 구린내로 힘을 합쳐 있는 힘껏 곰을 공격했어요. 과연 고슴도치와 오소리는 곰을 이길 수 있었을까요?
안녕? 꽃님아 : 계절을 알려주는 꽃 동시집
우리나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꽃, 나무 그림과 함께 동시 20편이 담긴 동시집입니다. 이 책에는 50년 이상 초등학교 교단에서 동심과 함께한 아동문학가 김종상 선생님의 동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의 감성은 표현해 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일깨워지지 않습니다. 마음의 느낌을 어렵지 않게 전달하는 데는 시만큼 좋은 언어가 없습니다. 어려서부터 읽어보고 써보게 되는 동시는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안녕? 꽃님아』는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음율감과 계절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시어들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쓰여 있습니다. 열두 달을 사계절로 나누어 각 계절마다 대표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꽃과 나무를 꼽아 아이들이 계절에 해당하는 꽃과 나무에 대한 정보를 알기 쉽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더불어 동시 작품의 분위기를 살리고 이해를 돕기 위해 석판화가인 김란희 선생님의 그림으로 꽃, 나무 그림을 입체감 있게 표현하였습니다. 석판 위에 그려진 꽃, 나무 그림의 환한 질감과 은은한 색체감은 아이들의 마음에 계절의 시작을 알려주고 감성을 일깨워 줄 것입니다.
바보 삼이
엄마에게 바보라고 불리는 '삼이''가 나옵니다. 삼이가 정말 바보인가 싶어 이야기를 따라 읽다보면 바보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지요. 삼이가 진짜 '바보'라고 여겨지기보다는 삼이 엄마가 정한 바보의 기준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삼이 엄마가 생각하는 바보가 아닌 아이는 학업 성적이 좋아야 하고, 밖에서 남들과 싸워도 얻어맞지 않아야 하며, 모든 면에서 완벽해야 합니다.
하지만 삼이 엄마를 더 한숨짓게 하는 것은 삼이가 꿈이 없다는 사실이지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삼이는 엄마의 '바보'라는 말에 힘입어 자신이 진짜 바보의 기질이 있는 것은 아닐까 고민합니다. 이 지점에서 『바보 삼이』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짙어지기 시작합니다. 바로 어른의 눈높이로 아이를 판단하여 틀에 가두는 것이 아닌, 아이 스스로가 고민하고 실천하는 삶이 진짜 모습이라는 것을요.
있다!
민이의 방은 아주 작지만 민이가 좋아하는 것들이 모두 모여 있습니다. 햄스터, 거북이, 달팽이, 애기뿔소똥구리, 만화책, 강아지 푸푸까지. 좋아하는 것들이 방안에 한가득 가득 차 있지요. 하지만 민이의 엄마는 민이가 좋아하는 것들을 싫어하는 눈치입니다. 어느 날, 민이가 엄마 몰래 앞치마 주머니에 햄스터를 넣어 두는 장난을 치자 소리를 꽥 질렀거든요. 그날 이후부터 민이가 좋아하는 것들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햄스터는 물론, 아끼는 거북이 두 마리와 달팽이, 이구아나, 애기뿔소똥구리, 만화책까지 몽땅 사라져버렸지요. 민이는 엄마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없앴느냐고 물었지만 엄마는 시치미를 떼며 묵묵부답입니다. 화가 난 민이는 방안 틀어박혀 만화책을 보거나 다른 동물 친구들과 놀면서 마음을 풀지요. 그러나 다음날이 되자 그 마저도 모두 사라지고 맙니다. 결국 민이는 '민이도 없다!'라는 편지를 써 놓고 엄마 몰래 집을 나옵니다. 민이는 동네 근처 가게에 가서 자기가 좋아하는 곤충이나 동물을 실컷 구경합니다. 네모난 시멘트 길을 한 칸 한 칸 세며 걷기도 하고 인형 뽑기 방에도 기웃거려 봅니다. 밖에 나와 혼자서 시간을 보내게 된 민이는 점점 날이 저물어 가자 주변을 둘려봅니다. 엄마와 손을 다정하게 잡고 가는 아이가 보였고, 선물 꾸러미를 들고 총총 걸어가는 아저씨의 모습에서 아빠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이윽고 민이는 정말 자신 곁에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도 모르게 '없다'라는 말을 읊조립니다. 그런데 이때 어디선가 민이를 부르는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바로 집을 나간 민이를 찾고 있었던 엄마의 목소리였지요. 민이와 엄마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서로의 목소리를 찾아 달려갑니다. 이 부분에서 그림책 『있다!』라는 제목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들이 없어졌을 때 우리는 비로소 소중한 것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내 동생 오는 날
좋은 형제자매를 둔 행운을 무엇에 견줄 수 있을까? 때로는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지만, 인생의 힘겨운 고비를 지날 때마다 동기간의 우애는 그 진가를 발휘한다. 그저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것이 형제자매가 아닐까.
동생을 맞는다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일생일대의 사건이자 보석처럼 소중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작가의 말마따나, 동생은 인생 최고의 친구이다. 하지만 동생을 만나기 위해서는 긴 시간 불안과 상실감을 이겨내야만 한다. 맏이 혹은 손윗형제가 마주하는 불안은 엄마와의 분리에서 시작된다. 동생을 낳기 위해 엄마가 병원으로 떠나게 되면 아이는 난생 처음 엄마와 기나긴 이별을 해야 한다. 그때 느끼는 상실감과 혼란은 대부분의 아이들을 분리불안에 밀어넣는다.
『내 동생 오는 날』의 주인공 벨라 역시 같은 처지에 놓인다. 병원에 간 엄마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벨라는 늦은 밤 몰래 집은 나선다. 엄마가 영영 집에 돌아오지 못할 것만 같은 두려움에 몸을 떠는 벨라에게 손을 내민 것은 바로 안개 마을 친구들이었다. 친구들의 응원 덕분에 벨라는 비로소 동생을 맞이할 용기를 얻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동생을 만날 설렘보다 엄마와 떨어질 두려움에 힘들어 하는 친구들이 많을 것이다. 『내 동생 오는 날』은 그런 아이들에게 건네는 위로이자 응원이다. 책장 너머에서 벨라와 안개 마을 친구들이 이렇게 외치고 있다. '괜찮아, 동생은 네 최고의 단짝이 돼 줄 거야!'
고민버거와 나의 자전거
주인공 한스는 고민이 많아도 너무 많은 아이다. 동생이 귀찮게 해서 고민, 친구들이 놀려서 고민, 학원 가기 싫어서 고민..... 하지만 한스는 그 많은 고민에 매몰되지 않고 유쾌한 상상으로 씩씩하세 맞선다. 바로 지끈지끈한 고민들을 좋아하는 작고 귀여운 햄버거로 변신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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