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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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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14쪽 | 332g | 140*205*13mm
ISBN13 9791191266290
ISBN10 119126629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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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5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오늘날 우리는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과학이 발달하고 기술이 혁신되면서 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계가 많이 등장했습니다. 덕분에 예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한 생활의 편리를 누리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신발을 신고 다닙니다. 재료와 모양이 달라졌지만 발을 보호해준다는 것은 예전과 똑같습니다.
고전 역시 재해석이 되고 있지만 그것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변하지 않습니다. 가치관과 생활 환경이 달라진 현대에 오래 전 이야기가 무슨 의미를 주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시대가 변했다고 남보다 더 잘살겠다는 탐욕과 그걸 위해서 끔찍한 범죄도 서슴지 않는 행동은 인간의 습성이기 때문에 시대가 변한다고 해서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한 잘못된 마음과 행동을 바로잡는 것이 바로 고전의 역할입니다.
권선징악, 인과응보, 자업자득 등 ‘잘못을 하면 벌을 받고 착한 일을 하면 좋은 보답을 받는다’는 고전 속 반복되는 메시지를 통해 세상이 달라졌다 해도 사람이 살아가는 데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과 가치가 있다는 것을 고전의 재해석을 통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 pp.6~7 「여는 글」 중에서

그래요. 신발이 정말 중요합니다. 세상의 모든 고양이는 자신에게 맞는 딱 한 켤레의 신발을 가지고 태어나죠. 마치 운명의 짝처럼. 하지만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고양이는 그 신발을 평생 찾지 못합니다. 그러니 네 발로 걷다가 평범하게 삶을 마감하죠. 반면 자신에게 딱 맞는 신발을 찾아낸 소수의 고양이들은 두 발로 일어서서 걷는 것과 동시에 숨겨놓았던 비범함을 드러내게 되죠.
바로 저처럼 말입니다.
보이시죠? 이 장화.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볼품없고 흔해빠진 검은색 고무장화이지만 이 장화야말로 제게 딱 맞는 단 한 켤레의 신발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두 발로 서서 인간의 언어로 말할 수 있는 거죠.
--- pp.17~18 「사기꾼 고양이의 짧은 변명」 중에서

경계심 강한 고양이가 집사의 무릎에 눕거나 품에 파묻혀 잠을 잔다는 것은 그 사람을 진심으로 믿고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렇듯 사랑은 사람과 동물 사이에도 존재합니다. 그야말로 어디에나 있고 어떤 사이에서도 피어날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죠.
장화 신은 고양이가 막내를 도왔던 것은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고양이가 막내를 왜 사랑하게 되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장화를 선물 받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자신을 버리지 않아서였기 때문일 수도 있겠죠. 어쩌면 아무 이유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pp.56~57 「사기꾼 고양이의 짧은 변명」 중에서

“네가 들어가 보고 싶은 사람의 머릿속으로 데려다줄 거야.”
“뇌 속으로 들어간다는 말이에요?”
“음, 그게 아니라 기억과 감정이 머무는 곳, 마음속이라고 해야 하나?”
“마음속이라뇨? 전 다른 사람 마음 따위 궁금하지 않아요.”
(…)
아빠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빨리 재혼했는지 알고 싶어. 내가 아는 아빠는 세상 누구보다 엄마와 나를 사랑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아빠의 결정이 믿기지 않아. 게다가 요즘 아빠는 사춘기 소년처럼 걸핏하면 화를 내. 정작 사춘기를 맞은 건 난데 어이없는 일이지. 그래, 아빠의 기억과 감정을 살펴봐야겠어.
“어디로 갈지 정했어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지?”
엘파바, 아니 이름 없는 서쪽 마녀가 나를 보며 미소 지었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운동화 뒤꿈치를 세 번 맞부딪쳤어.
“날 아빠의 마음속으로 데려가줘!”
--- pp.74~75 「은색 운동화」 중에서

저는 원작의 주제를 살리면서 소이에게 아주 특별한 모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요. 이리저리 생각을 굴리다가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공간이 아닌 추상적인 공간으로 간다면 어떨까?’라는 물음이 머릿속에 떠올랐고 그 결과 소이는 ‘아빠의 마음속으로’ 여행을 하게 됐습니다. 조금은 슬픈 이야기이지만 소이의 모험이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자그마한 울림을 남길 수 있다면 좋겠어요.
은색 운동화가 생긴다면 여러분은 어디로 가고 싶은가요?
--- pp.122~123 「은색 운동화」 중에서

“대체 누구야?”
6시가 되면 축제가 끝난다는 사실이 그때 생각났다. 10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라서 현희는 반쯤 포기했다. 멀리 천막 사이로 미라가 보였다. 미라 역시 왕자를 아직 찾지 못한 모양이었다. 지친 현희는 무거운 다리를 끌고 벤치에 앉았다.
“역시 무리였나 봐.”
현희는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유리구두를 찾으면 과연 이 현실을 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더 게임 속으로 빠져들게 될까? 그렇게 한참 생각에 잠겨있는데 옆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 찾으세요? 선배.”
--- pp.138 「유리구두를 찾아라」 중에서

저는 ‘학교는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속 각종 문제점이나 불합리한 점들이 고스란히 학교로 옮겨갔습니다. 돈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어른들을 보면서 임대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을 거지 취급하고, 시험지를 훔쳐서라도 좋은 성적을 받으려고 합니다.
이런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이 문제라면서 혀를 찹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그런 차별과 도덕성 부재를 어디서 배웠을지를 생각해본다면 과연 아이들 탓만 할 수 있을까요?
--- pp.146~147 「유리구두를 찾아라」 중에서

고시원으로 돌아온 언니는 어떤 의식을 치르듯 내게 빨간 립스틱을 발라주었다. 청심환 한 알을 먹고 엄마가 마지막으로 입었던 빨간색 꽃무늬 원피스도 차려입었다.
그리고 빨간 구두를 신었다. 조심스레 발을 넣자 구두는 마치 주인을 기다렸다는 듯이 발을 착 감았다. 빨간 구두는 이내 내 몸의 일부가 되고 나는 점점 기분이 좋아져 어떤 음악을 흥얼거리고 있었다. 몸이 근질근질하고 어깨가 들썩들썩해서 나는 몇 달 전 밤새 춤을 추었던 기억이 꿈이 아닌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선정 언니는 장례식장 앞까지 나를 배웅해주었다.
“언니! 나 어때?”
“오~ 멋진걸?”
“언니, 나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래 잘할 거야. 너 지금 누가 봐도 완전한 미친년이거든.”
--- pp.207~208 「왈츠에 맞춰 새빨간 춤을」 중에서

「왈츠에 맞춰 새빨간 춤을」을 통해 저는 가족의 개념과 금기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이 소설에는 촌수로 맺어진 남과 정으로 맺어진 남 그리고 남보다 못한 혈연이 등장합니다. 과연 누구를 가족이라 할 수 있을까요? 가족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요? 또 ‘금기’라는 것은 영원히 지켜야만 하는 절대적인 가치일까요? 원작에서는 금기를 깬 죄로 벌을 받는 주인공이 나온다면 《빨간 구두》를 각색한 「왈츠에 맞춰 새빨간 춤을」에서는 금기를 깨고 앞으로 나아가는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새롭게 창작된 이 작품을 읽는 독자분들은 금기에 대한 옳고 그름의 관점이 아닌 각 캐릭터의 입장에서 서서 그들의 행동을 바라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을 통해 나를 증명하는 가치와 전통적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pp.213 「왈츠에 맞춰 새빨간 춤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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