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포용성장의 사회혁신과 사회적경제 생태계
1-1 서론
기후변화 대응 및 코로나 19 사태로 환경에 관심이 전 지구적으로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오늘날 고도로 발달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기술과 조직 등의 혁신을 통해 사회발전을 추동하는 강력한 주체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이 이제 주주 중심의 이윤 추구를 미덕으로 하던 시대를 지나, 기업의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로서 그 의미가 재조정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경제의 글로벌화, 급격한 인구변화, 지구 종말을 경고하는 기후변화 등이 겹치면서 이제는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온 사회적 문제에 새로운 사회적 문제가 더해지고 있다. 특히 다문화 가정, 노숙자, 탈북민, 노인 빈곤층 등은 우리 앞 세대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회적 약자로 대두되고 있으며, 새로운 소외계층이 급격하게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의 양극화와 그에 따른 사회적 갈등 속에서 집단지성과 공동체에 대한 믿음도 약화되고 있다.
더욱이 디지털 전환 (Digital Transformation)시대에 데이터 과학, AI, 로봇기술 등의 발달로 자동화와 4차 산업혁명이 급진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학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전통적인 생산요소의 결정력은 낮아지고, 지식과 정보가 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 하였다. 또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급속한 진전에 따라 그린 전환 (Green Transformation)을 위한 에너지전환, 교통전환, 산업전환, 주택/도시 전환 작업이 빠르게 요구되고 있다.
이처럼 뉴노멀시대의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사회문제와 성장하지 않는 경제로 전환에 대비한 포용적 성장이 필요하고 사회혁신을 통한 사회적 체질 변화를 통해 사람중심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즉 기존의 기술 혁신과 경제성장 중심의 지역 혁신체계에서 벗어나 포용성장의 사회혁신을 통해 사회통합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제고시켜 사람 중심의 포용적 지역 혁신체계로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이에 본고에서는 포용성장을 위한 사회혁신의 역할을 살펴보고, 포용성장을 위한 사회혁신의 매개체로서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의미를 고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2절에서는 포용성장의 의미와 사회혁신에 사회적경제의 융합적 특성을 살펴본다. 3절에서는 사회적경제 생태계에 있어 사회적경제조직의 역할을 살펴보고 사회혁신의 매개체로서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의미를 고찰한다.
1.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의 영향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제품 및 서비스 자체가 변화하여 제품의 서비스화 또는 서비스의 제품화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가 융합된다. 그리고 제품이 서로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이 제품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가 이동하고 사용자 간, 사용자와 공급자 간 연결이 가능해지는 플랫폼이 출현한다. 4차 산업혁명은 산업의 가치사슬 내에서 기업의 필수 역량의 변화 및 배분, 부가가치 창출 구조에 변화를 발생시켜 개별 기업 차원보다 산업 내 기업 간 연계 또는 산업 간 연계를 통한 산업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된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은 기업 및 산업을 포함한 산업생태계 전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한편 코로나 19 여파로 비대면 사회가 일상이 되어 버린 상황에서 최근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은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 생산, 제공방식과 이를 통합한 운영 시스템을 디지털화시키며 또한 연구·기술개발, 원자재 조달·생산, 마케팅·유통, 판매·서비스 공정으로 이어지는 공정의 선형적 연결 이외에 디지털화를 활용한 생산과 서비스 간 연계, 연구개발과 마케팅 간 연계와 같은 공정간 비선형적 연결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 생산, 제공 방식을 총괄하는 운영방식과 관련하여, 개별 공정의 지능화가 이루어지고, 공정 간 비선형적·다중적 연결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은 산업 간 융합, 신산업 출현과 기존 산업의 구조전환을 촉진시키고, 전·후방 기업이 연계하여 디지털 전환을 동시 추진하며, 산업 내 생산자, 소비자, 중간 연결자 간 밀접도와 상호 교류를 증가시켜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촉진시킬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은 2000년대부터 시작된 지역 산업혁신생태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남기범, 2016). 정보통신(IT)산업의 발달, IT기술을 통한 기존 산업의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산업의 서비스화와 지식기반 산업화를 기반으로 한 다품종 소량생산방식의 도입, 유연하고 스마트화된 생산체계의 도입, 지식집약적 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산업공간이 대도시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장소·지역 기반의 산업생태계와 글로벌 가치사슬이 확대되고 있다. 서비스 지식이 연구개발, 제조, 유통 등 생산의 전 과정과 상호 연결되면서 산업생태계 내에서 생산·제조 기능을 담당하는 주체들과 다양한 서비스 기능을 담당하는 주체들 간의 연결성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산업생태계 내·외부에서 지식기반 서비스 분야에 새로운 기업이 많이 생성될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하였다.
또한 이런 변화와 관련하여 경제 및 산업 활동에서 기업 간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네트워크와 공간 연계가 중요해진다. 특히 과거에는 지역 내, 지역 간에 특정 기능(산업·생산 기능, 연구개발 기능, 주거 기능 등)별로 분화된 공간이 형성되었으나, 최근에는 대도시 지역의 산업구조가 서비스 산업화되면서 연구개발기능, 산업지원기능, 기타 기능(주거, 생활, 여가 등)간 융합되는 융복합 산업공간이 구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의 영향과 디지털전환이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양극화, 산업구조 변화와 그에 따른 실업, 초고령화 등 지금까지 경험해 본적 없는 사회적 난제를 겪고 있다. 이러한 난제들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의심하게 하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시점에 있다. 새로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기존의 이론과 정책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책의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00년 리스본 조약을 통해서 경제 성장 중심의 전략을 수립하였으나, 2000년대 중반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그 한계를 인식하였다. 그리고 경제 성장과 더불어 유럽의 각 국가 그리고 국가 간의 사회문제 해결이 매우 중요한 문제임을 인지하게 되었다. 이에, 유럽연합은 디지털 기술을 통한 새로운 사회문제 해결 방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디지털 사회혁신을 유럽연합 차원에서 정의하고, 유럽 내 주요 디지털 사회혁신 액터(actor)들을 파악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생태계를 이해하고, 디지털 사회혁신 활동의 중요 주제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았으며, 왜 유럽이 주목해야 하는 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였다(김종선 외, 2016). 유럽연합은 정책제언에서 디지털 사회혁신을 확장하기 위하여 자금지원, 새로운 법안 제정과 규제, 연구 및 혁신 사례 지원, 확산과 교육, 평가 방법 개발과 적용 등의 광범위한 정책들이 제시되고 있다(EU 2015).
이러한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과정은 기존의 기술·산업을 대체하는 새로운 지속가능한 기술·산업이 형성되기 때문에 사회적 도전과제 해결 및 산업과 고용의 전환도 추구할 수 있게 된다(김선우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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